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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방

조계산 산행(송광사에서 선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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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속한 불교산악회를 따라 나선

엄마의 품속같은 조계산


■ 조계산 : 884m

■ 위치 : 전라남도 순천시 송광면·승주읍의 경계에 있는 산.

■ 언제 : 2012. 1. 20.(일)

■ 어디로 : 순천 조계산 송광사 너머 선암사까지

■ 누구랑 : 불교대학 산악회(박부장 내외와 함께 동참)


■ 산행 상세코스

  ▶ 송광사 주차장 - 송광사 - 수석정삼거리 - 운구재 - 천자암 - 송광굴목재 - 보리밭집 - 큰굴목재 - 조계산 생태체험 야외학습장 - 대승암삼거리 - 선암사 - 선암사 승선교 - 선암사 주차장

(수석정삼거리에서 3.4Km 천자암 1.8Km 송광굴목재 4Km 선암사)


산행거리 약 12Km

시간 약 6시간

  

■ 산행지도

 

 

 

 

■ 개요

높이 884m. 조계천 계곡을 사이에 두고 뻗은 능선이 동서로 나란히 대칭을 이루고 있다. 본래는 동쪽의 산군을 조계산이라 하고 서쪽의 산군을 송광산이라고 했으나, 조계종의 중흥 도량산이 되면서 조계산이라고 부르게 되었으며 송광산이라고도 한다. 수림이 다양하고 울창하여 전라남도 채종림(採種林) 지대로 지정되어 있다. 1979년 12월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공원 면적은 27.38㎢이다. 봄철의 벚꽃·동백·목련·철쭉, 여름의 울창한 숲, 가을 단풍, 겨울 설화(雪花) 등이 계곡과 어우러져 사계절 모두 독특한 경관을 이룬다. 또한 송광사·선암사 등의 유명한 사찰과 많은 문화재가 있어 송광사·선암사 일원이 명승 제5호로 지정되어 있다. 산의 서쪽에 있는 송광사는 삼보사찰 가운데 하나인 승보사찰(僧寶寺刹)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절이다. 경내에는 목조삼존불감(국보 제42호)·고려고종제서(高麗高宗制書:국보 제43호)·송광사국사전(국보 제56호)·송광사경패(松廣寺經牌:보물 제175호)·송광사하사당(보물 제263호)·송광사약사전(보물 제302호)·송광사영산전(보물 제303호) 등의 많은 문화재가 있다. 주위에는 광원암·감로암·천자암 등의 암자가 있으며, 천자암 위쪽에는 곱향나무쌍향수(천연기념물 제88호)가 있다. 산의 동쪽에 있는 선암사는 백제 성왕 때 아도화상(阿道和尙)이 창건했으며, 경내에 선암사3층석탑(보물 제395호)이 있다. 선암사 입구에서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아치형 다리인 승선교(昇仙橋:보물 제400호)와 강선루가 있다. 그밖에 비룡폭포가 유명하며 특산물로 산채와 고로쇠약수가 알려져 있다. 송광사-마당재-굴목재[屈木峙]-선암사를 잇는 등반 코스가 잘 알려져 있다. 송광사와 선암사 입구에는 숙박시설과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는 집단시설지구가 형성되고 있다. 조계산 일대는 전라남도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광주·순천에서 송광사 및 선암사까지 버스가 운행되고 호남고속도로 및 순창-고흥을 잇는 국도와 인접해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 광주·순천·여수 등의 대도시와 인접해 있고, 한려수도와의 연계로 앞으로 더욱 발전할 것이 기대된다.

출처 다음 백과사전

 

 

 

 흔적


 아내가 속해있는 불교대학 산악회에서 1월 첫 정기산행으로 전남 순천에 있는 조계산을 간다고 한다. 송광사는 몇 번 다녀간 적 있지만, 조계산은 올라본 적이 없어 함께 따라 가고 싶었다. 신자가 아니라 조금 망설여지긴 했으나 아내의 권유도 있고 박부장 내외의 적극적인 동참 의지도 있어 함께 참여하기로 했다.


길이 멀어 이른 새벽에 나서야 했기에 박부장 내외는 많이 피곤할 것이다. 일본에 다녀온 뒤끝이라 갈 수 있으려나 노심초사했는데 그 마음은 기우에 불과했고 완벽하게 준비를 한 채 제시간에 나타났다. 역시 운동으로 다져진 부부라 그 정도는 끄떡없나 보다. 차량은 예정된 새벽 이른 시간에 어김없이 출발했다.

 

아내가 소속된 불교산악회 정기 산행에 참석할 때마다 느꼈지만, 오늘도 역시 불교산악회는 넉넉하고 푸근한 분위기로 시작한다. 운행 중 어김없이 울려 퍼지는 예불과 함께 들려오는 목탁 소리는 멀미 해소는 물론이거니와 맑은 청량제 역할까지 감당한다. 눈을 감고 포교사 자격을 갖춘 전임 산악회장의 염불 소리와 신자들이 함께 웅얼거리는 소리를 음미하다 보니 멀기만 했던 조계산이 벌써 내 눈앞에 가까이 다가와 있다.


조계산은 삼보사찰 가운데 하나인 승보사찰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송광사와 그 뒤로 있는 선암사 그리고 산 중 깊숙한 곳에 있는 천자암 등 유명한 암자와 사찰을 품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조계산은 워낙 다양한 수종을 품고 있어 전라남도 채종림(씨받이 숲)으로 지정되어 보호하고 있는 산이기도 하다. 특히 조계산 일대를 포함한 순천을 비롯 남도삼백리길은 노선이 잘 정비되어 걷기 좋은 길로 많은 각광을 받고 있다. 전라도는 조계산 뿐 만이 아니라 갈 곳이 참 많은 지방이다. 찬찬히 시간 나는대로 여기저기 둘러보고 싶은 욕구가 절로 생겨나는 곳이다.


우리 일행은 송광사를 출발하여 주봉인 장군봉으로 바로 치고 올라가지 않고, 운구재로 돌아 천자암을 거쳐 송광굴목재와 보리밭 집을 경유하여 선암사로 가는 비교적 먼 거리를 택했다.

이 길은 만만한 듯 하면서 고개를 넘고 또 넘어가는 장거리 코스라 결코 쉬운 산행 길은 아니다. 한 고개를 힘겹게 넘어서면 조릿대와 솔숲을 배경으로 한 평탄한 능선 오솔길이 나왔다가 또 고개를 넘어야 하는 과정을 수차례 되풀이한다. 눈이 녹아 질퍽질퍽한 길도 나오고 얼어붙어 빙판이 되어 버린 길도 나오니 가는 길이 결코 수월치 만은 않았다.


특히 우리가 산행한 코스 중에서 비교적 힘들었던 곳은 송광사에서 출발하여 운구재까지 50여 분이 걸리는 오름 길이다. 이 길은 그리 가파르진 않지만 꾸준한 오르막 산행으로 이어지는 다소 지루한 길이다. 그리고 운구재에서 50여 분 더 진행하면 천자암이 나온다. 운구재에서 능선을 따라 천자암으로 가는 길은 폭신폭신한 능선 오솔길이 이어져 기분이 더할 나위 없이 상큼한 길이다. 우리가 선택한 코스는 조망이 그리 좋은 곳은 아니나 대체로 걷는 길이 포근하고 따뜻한 느낌이 드는 그런 길이다. 일반적인 육산은 보통 산행이 지겹기 마련인데 전형적인 육산인 조계산은 이상할 정도로 엄마의 품처럼 따뜻하고 아늑한 느낌을 준다.


천자암에 도착하여 각자 챙겨온 점심을 먹고 잠깐 짬을 내어 암자를 둘러본다. 천자암의 명물은 단연 쌍향수를 꼽을 수 있다. 송광사에서 오든 선암사에서 오든 송광사의 명물 천자암의 쌍향수를 보려면 2시간 가량 품을 팔아야 볼 수 있다. 전설에 의하면 고려시대 보조국사와 담당국사가 중국에서 돌아올 때 짚고 온 향나무 지팡이를 나란히 꽂은 것이 뿌리가 내리고 가지와 잎이 나서 자랐다고 한다. 무려 800여 년이 된 귀하고 오래된 문화적․생물학적 가치가 높은 천연기념물 제88호로 지정된 향나무다. 쌍향수(곱향나무)는 마치 엿가락을 꼰 것 같이 꽈배기 모양으로 뒤틀려 있고, 한 손으로 밀거나 여러 사람이 함께 밀거나 한결같이 움직이는 것이 기이하며, 한 번씩 손을 대 흔들어 보면 틀림없이 극락세계로 갈 수 있다는 전설이 있어 천자암(天子庵)을 찾는 손님이 많다고 한다.


천자암에서 1.7Km 거리를 1시간 정도 슬슬 가면 송광굴목재가 나온다. 눈이 녹아 마치 봄이 온 듯한 평탄한 오솔길을 거니는가 하면 오르막 능선 꼭대기까지 20분 정도 헐떡거리며 올라가기도 한다. 헐떡거리며 올라간 이 지점에 이르면 비로소 조망이 터진다. 그동안 갇혀있던 산행길의 갑갑함을 내동댕이치고, 여기서 주변 산세를 마음껏 관망하고 지친 육신을 잠시 내려 놓고 간다. 조계산은 숲으로 둘러싸인 전형적인 육산으로 산행 내내 포근한 산길을 걷는 재미 외에는 암릉을 걷는 묘미가 없어 연산봉이나 장군봉을 거치지 않는 우리 산우들에겐 이 지점에 다다르기 전까지 뻥 뚫린 조망권을 기대할 수 없다. 긴 산행 끝에 조망 좋은 곳에 처음 다다렀는지라 다른 사람은 서둘러 내려가지만, 난 이 지점에서 주변 조망을 즐기고 호흡을 가다듬으며 사진 몇 장을 남긴 채 잠시 쉬어 간다.

 

송광굴목재로 내려가는 길은 눈이 많이 쌓여있다. 내리막길이고 음지라 눈이 얼어있어 그동안 착용하지 않았던 아이젠을 등산화에 꽉 붙들어 매고 내려간다. 송광굴목재에 다다르니 선암사까지 4.0Km를 가리키는 이정목이 있다. 송광굴목재는 사거리로 송광사와 선암사 그리고 장군봉과 천자암 가는 길목이다. 우리가 송광사에서 송광굴목재로 바로 넘어왔으면 시간을 많이 절약할 수 있었지만, 송광사의 그 유명한 천자암의 쌍향수는 볼 수 없었을 것이다. 송광굴목재에서 20여 분 오면 대피소를 지나 보리밭 집에 도착한다. 보리밭 집에는 먼저 도착한 불자들이 도토리묵과 막걸리를 시켜 놓고 한 잔 기분 좋게 들이키고 있다. 뒤늦게 나타난 날 보더니 어서 오라며 막걸리 한 사발을 가득 따라준다. 막걸리 한 잔의 인정을 나누어 마시고 우리는 박부장 내외와 가던 길을 재촉하여 선암사로 향했다.


보리밭 집에서 선암사까지 2.6Km, 아직 갈 길이 멀다. 오르막길이 이제 끝났나 싶었는데 큰굴목재까지 15분 정도 계단을 또 올라야 한다. 큰굴목재로 가는 길엔 빈 가지가 앙상한 굴참나무 군락이 눈에 뒤덮인 채 겨울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고 있다. 큰굴목재에서 선암사로 가는 길은 오르막길이 없어 보인다. 그런데 내려가는 길이 꽁꽁 얼어 붙어있어 아이젠을 착용했음에도 매우 조심스럽다. 선암사 계곡에 흐르는 물은 아예 꽁꽁 얼어붙어 있다.


큰굴목재에서 30여 분 내려오면 편백나무로 조성된 숲길과 야생화 단지인 미로원이 나온다. 편백나무 숲길을 따라 걷노라니 왠지 모를 평온한 기운이 밀려온다. 언젠가 함지박님 내외와 함께 걸었던 장성의 축령산을 걸을 때도 그랬다. 야생화단지를 나오니 대승암 삼거리가 나왔다. 대승암삼거리에서 선암사는 10분 거리에 있는데 우리는 선암사 탐방을 하지 못하고 스쳐 지나와 버렸다. 시간이 늦어 먼저 간 일행이 기다릴까 싶어 바로 길옆에 있는 선암사를 둘러보지도 못하고 그냥 내려온 것이 무척 아쉬웠다. 서둘러 주차장에 당도하니 아직 많은 일행이 도착하지 않았다.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서둘러 내려왔건만 이럴 줄 알았다면 선암사 탐방을 넉넉하게 하고 올 걸 그랬나보다.


선암사에서 주차장까지 내려가는 길이 지겹다. 그나마 강선루와 삼나무 군락 그리고 보물 제400호인 승선교를 볼 수 있어 다행이었지만, 그래도 주차장까지 거리가 꽤나 멀다. 아마, 긴 산행의 후유증이 차량이 대기하고 있는 주차장까지 가는 길을 더욱 피곤하게 했나 보다.


오늘 전라남도 순천에 있는 조계산 산행은 참으로 즐거운 산행이었다. 일본 여행의 뒤끝이라 피로했을텐데도 전혀 지치지 않는 박부장 내외와 함께해서 좋았고, 불교산악회에 얹혀 자가운전을 하지 않고 먼 길 다녀온 것이 그저 고맙기만 하다. 그나저나 이렇게 절 산악회 따라다니다가 결국 포교를 당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사진으로 보는 조계산 산행기

 

 

 

 

아침 7시에 출발하여 영산휴계소에서 아침을 먹고 휴게소에 쉬어가며 근 4시간이 걸려 도착했다. 출발하기 전에 기초 운동을 하면서 경직된 몸을 풀어 주는 체조를 한다. 우리끼리 가면 그냥 내쳐 올라가버리는데 역시 산악회란 단체는 달라도 뭔가 다르네요.

 

송광사 하마비. 직위고하를 막론하고 말에서 내리라는 신성구역을 알리는 표시

 

송광사 일주문. 일주문에는 '대승선종 조계산 송광사'와 '승보종찰조계총림'이라는 두 개의 편액이 걸려있다.

 

 

송광사대웅보전.  대웅보전(大雄寶殿)이란 가람의 중심이 되는 전당으로, 큰 힘이 있어서 도력(道力)과 법력(法力)으로 세상을 밝히는 영웅을 모신 집(전각)이란 뜻이다.

 

송광사 비사리구시. 송광사 3대 명물 중의 하나. 내용은 아래 사진 참조

 

 

송광사 배롱나무. 배롱나무는 부처꽃과에 속하는 낙엽교목이다.

 

송광사 금목서.

 

편안하게 마음에 와 닿는 글이다.

 

짧은 시간에 송광사를 둘러보고 이제 본격적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예스러운 한적한 돌담길 따라 우측으로 꺾어 올라가면 등산로가 나온다.

 

돌담길 우측으로 꺾어 돌면 울창하게 우거진 대나무 숲이 나온다. 목을 쭉 빼고 대숲을 한번 올려다보며 걸을 줄 알아야 한다.

 

수석정삼거리에서 선암사로 가지 않고 우리는 천자암 방향으로 간다. 천자암을 가야 쌍향수를 볼 수 있다. 선암사 방향은 바로 가로질러 가는 길이고, 천자암으로 가면 우회하여 둘러간다.

 

수석정삼거리에서 천자암 방향으로 눈쌓인 길을 슬금슬금 올라간다.

 

등산로에는 눈이 녹지않고 쌓여있으나 아이젠 착용의 필요성은 아직 느끼지 않는다. 

 

운구재까지 그리 가파르지 않아 쉬엄쉬엄 갈만하다.

 

운구재에 도착하여 천자암으로 가자면 좌측 능선길로 가야한다. 수석정삼거리에서 운구재까지 40여 분 걸리는데 여기까지가 1차 난관이다. 산행 시작이고 길이 험하지 않아 운구재까지는 그리 힘들지 않다. 

 

운구재에서 천자암으로 향하는 능선 오솔길. 길이 편하고 아늑하다. 어머니의 따뜻한 기운을 느끼며 걷는다.

 

일행들이 함께 모여 잠시 가쁜 숨을 고른다.

 

또 엄마의 품속처럼 포근한 오솔길을 따라 간다. 우리가 선택한 조계산 코스는 오르고 평탄한 길을 걷고 또 내려가는 길의 연속이다.

 

천자암에 도착하여 각자 챙겨온 점심을 먹으며 도란도란 재미있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송광사에서 천자암까지 3.4Km 왔다. 선암사로 가려면 송광굴목재 방향으로 가면된다.

 

천자암 종각

 

곱게 차려입은 단청이 돋보이는 천자암. 송광사의 말사

 

 

송광사 천자암에 있는 쌍향수(곱향나무). 보조국사 지눌과 당나라 담당왕자가 송광사 천자암에 이르러 짚던 지팡이를 꽂았더니 가지가 나면서 잎이 피었다고 하는 전설이 깃들어 있는 향나무. 높이 12.5m. 수령 800년 천연기념물 88호인 쌍향수는 숫자만큼 88번을 비비꼬아 용트림하다 승천하는 용의 형상을 방불케 한다고도 한다.

 

 

 

 

이제 천자암을 떠나면서 아쉬움에 천자암의 전경을 담아본다.

 

박부장 내외와 앞서 있는 아내가 가는 방향이 송광굴목재 가는 방향이고 눈이 없는 길이 이읍으로 가는 길이다.

 

천자암 모퉁이에서 송광굴목재까지 1.7Km를 가리킨다. 대략 1시간은 가야한다.

 

천자암에서 10분쯤은 길이 좋아 넉넉한 기분으로 산책하듯 걸어간다.

 

선암사 가는 입간판이 있는 곳에 너른 공터가 나오고 천자암에서 기분 좋은 길은 여기까지다.

 

10여 분 기분 좋게 걷다가 여기서부터 계단목을 오르며 또 올라간다. 송광굴목재와 보리밥 집 그리고 큰굴목재까지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계속 되풀이 된다.

 

이정목이 가리키는 송광굴목재로 방향을 바꾸어 다시 올라간다. 가보자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건마는 오르지 않고 뫼만 높다해서 되겠는가. 요 이정목이 있는 곳까지는 천자암에서 0.8Km 왔다.

 

눈이 녹아 질퍽한 황토길이 그대로 드러난 조릿대가 반기는 숲길이다. 

 

10분쯤 올라가니 비로소 조망이 확 트이는 능선 꼭대기가 나온다. 우리가 산행한 코스로는 유일하게 조망이 사방으로 확 트인 조망요충지라고 볼 수 있다.

 

어느 산인지 모르겠으나 7~8부 능선까지 도로가 난 길이 선명하게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산행 내내 숲속에 갇혀있다가 처음으로 마루금을 보니 막혀있던 가슴이 뻥 뚫린다.

 

산마루를 넘어 이제 또 내리막길로 간다.

 

조계산엔 조릿대가 길가에 많이 포진되어 있다.

 

내리막길이 미끄러워 이젠 아이젠을 걸쳐야 된다. 등반 중에 배낭 벗고하는 것이 참 귀찮다. 그러나 늘 그렇듯 산행 중에는 부지런을 떨어야 한다. 귀찮다고 방심했다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니 언제나 산행은 유비무환의 마음을 갖고 겸손하게 다녀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산이 용서치 않는다. 

 

송광굴목재. 천자암에서 거의 50분 정도 걸렸다.

 

송광굴목재는 사거리다. 장군봉, 천자암, 송광사, 선암사 가는 길목이다. 우리도 송광사에서 송광굴목재로 바로 넘어왔으면 선암사로 빠르게 넘어 갈 수 있었다. 그러나 천자암을 거치자면 우회할 수밖에 없다.

 

위쪽이 조계산의 주봉인 장군봉 가는 길이다.

 

 

대피소. 송광굴목재에서 보리밥 집 가는 길에 있다.

 

대피소

 

보리밥 집. 꽤 유명한 모양이다. 부엌으로 가는 문에는 주인장이 이렇게 써 놓았다. '2월 2일은 가족행사가 있어 영업을 하지 않습니다.'

 

한참 내려왔는데 선암사까지 아직 2.6km 남았다. 오늘 산행이 꽤 긴코스다.

 

일행이 보리밥집에서 동동주와 도토리묵을 시켜 놓고 기분 좋게 한 잔씩 나눈다. 지나가는 길에 같이 한잔 먹고 가던 길 재촉한다.

 

선암사골에 흐르는 물이 얼어붙었다.

 

보리밥집에서 일어서니 또 계단목을 올라간다. 큰굴목재까지 10준쯤 올라간다. 여기까지 올라가면 이제 더 이상 오르막길은 없다.

 

굴참나무 지대의 눈이 고스란히 남아있어 조계산 눈꽃산행의 아쉬움을 그나마 달래준다.

 

계단길 10분을 오르니 큰굴목재가 나온다.

 

큰굴목재 고개도 사거리다.  송광사와 선암사 그리고 작은굴목재와 고동산 가는 길로 나누어진다.

 

큰굴목재 고개에서 잠시 지친 몸을 가누고 곧장 내려간다.

 

호랑이 턱걸이 바위라고 적혀있는데 형상으로 봐선 이해가 쉽게 되지 않는다. 뭣이 호랑이가 턱걸이를 하고 있는 모양인지 종잡을 수 없다.

 

 

선암사골에 흐르는 계곡물은 이처럼 꽁꽁 얼어있다.

 

하산하는 길도 미끄러워 조심조심 내려가야 한다. 이 꼬맹이는 등산화도 아이젠도 없이 보리밥집에 보리밥 먹으러 따라 나섰다가 내려가는 길에 십겁을 하고 있다. 다행히 아내가 스틱도 챙겨주고 손을 붙들고 아이가 미끄러지지 않게 잘 인도를 하고 있다. 보시가 특별한가 바로 이런 마음이 보시가 아닌가.

 

 

계곡에 얼음이 녹은 둥근 부위가 마치 야외 욕탕 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데 물이 수정알과 같이 맑고 푸르다. 사진에는 보이는 것만큼 찍히지 않아 아쉽다.

 

편백나무 숲엔 편백나무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늘 갈 길이 바빠 충분히 보고 즐기고 갈 여유가 없다.

 

봄이 오기 전에 야생화 단지는 정비를 많이 해야겠다.

 

야생화체험 학습장

 

 

야생화학습장을 빠져 나오면 대승암삼거리가 나온다. 선암사까지 0.6Km 남았다. 긴 여정의 끝이 보인다.

 

대승암삼거리에서 선암사로 가는 길

 

선암사 삼인당. 삼인당은 긴 알모양의 연못 안에 섬이 있는 독특한 양식으로 선암사 기록에 의하면 신라 경문왕 2년(862)에 도선국사가 만든 것이라고 한다. 삼인이란 제행무상인(諸行無常印), 제법무아인(諸法無我印), 열반적정인(涅槃寂靜印)의 삼법인을 뜻하는 것으로 불교의 중심사상을 나타낸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독특한 이름과 모양을 가진 연못은 선암사에서만 볼 수 있다.

 

 

선암사 강선루. 사찰의 실질적인 경역이 시작되는 곳에 자리한 강선루는 사찰 출입용 문루이다. 대부분의 사찰은 누문이 일주문 안쪽에 위치하는데, 선암사는 사찰 경역의 입구에 두어 계곡과 어울리도록 한 것이 특징적이다.

 

지친 몸을 이끌고 승선교 옆을 지나는 아내와 박부장 내외간. 선암사에서 주차장까지 지루하고 길이 멀다.

 

승선교 보물제 제400호.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돌다리로 선암사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다. 자연 암반 위에 장방형의 돌을 쌓아 반원형을 만들고 그 옆으로 냇가에 있는 돌을 쌓아올렸다. 아치형 내부 천장의 용머리 돌출 장식은 다리 붕괴를 막는 수호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축조 연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벌교홍교가 지어진 조선 영조 이전일 것으로 추정된다.

 

 

 

 

 

등산안내판을 보면서 오늘 산행한 길을 짚어본다. 빙둘러 많은 길을 돌아왔다. 송광사부터 선암사주차장까지 짚어보니 대략 12Km는 걸은 것 같다. 시간은 5시간 30분 정도 걸렸다.

 

선암사 삼나무 숲

 

 

마지막으로 주차장에 있는 순천-남도삼백리길 노선을 살펴보면서 오늘 하루 긴 산행의 끝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