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마와 낙동강물만 유일한 심산유곡을
오늘 우리는 20,000보 걸었다.
1부 : 낙동정맥트레일 제2구간 중 분천에서 양원까지
■ 언제 : 2014. 4. 5.(토) 식목일(청명)
■ 어디로 : 분천역에서 양원역을 거쳐 승부역까지 낙동정맥트레일 제2구간 탐방
(1부 분천에서 양원까지)
■ 거리 : 분천역 - 4.6km - 체르마트길 - 2.2km - 양원역 - 5.6km - 승부역
(12.4km)
■ 낙동정맥트레일 안내도
흔적
이번 주는 함지박님이 여물게 계획한대로 기차로 떠나는 낙동정맥트레일 제2구간을 탐방하고 왔다. 일기예보에는 기온이 내려가 여행하기에 마땅치 않을 것이라며 토요일 여행 계획은 가급적 일요일에 가는 것이 낫다고 권하고 있다. 갑자기 기온이 하강하고 강원 북부 지방은 눈까지 내린다고 하여 걱정되기도 했지만, 반면에 때 아닌 환상적인 설국을 구경할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도 생겼다. 그런데 막상 도보여행 당일에는 햇살도 적당하고 바람까지 잔잔하여 장거리 도보 여행에는 더 없이 좋은 날씨를 띄고 있었다.
이번에 기차를 이용한 여행은 세 부부가 함께하다보니 산보다는 겨울 눈꽃 여행으로 각광 받고 있는 계곡 트레킹이 더 좋을 것 같았다. 비록 환상적인 설국이 펼쳐진 계절이 아닌 따가운 햇살을 받으며 장거리를 걸어야 하는 봄이 무르익은 계절에 찾긴 했지만, 지금이라도 다녀오지 않으면 다시 실행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세 부부가 의기투합을 하고 오지로 가는 탐방 열차에 몸을 실었다. 실로 오랜만에 떠나는 기차여행이다.
분천역-양원역-승부역으로 가는 철길 여행은 어찌 보면 단순할 수 있다. 먼 길에 보이는 건 오로지 철둑길과 계곡을 따라 흐르는 낙동강 물길뿐이니 네 시간 이상 계속 되풀이되는 길을 걷자면 자칫 지루해 질 수 있는 길이다. 게다가 철로 옆이나 터널 주변 견주로 같은 걷기가 불편한 곳은 모두 시멘트로 포장을 한 길이라 더욱 지치고 십상하기 쉽다. 오지의 협곡 분위기를 느끼고 여행의 참 맛을 느끼지 못한다면 결코 쉽지 않은 여행길이 되리라 여겨진다.
동대구역에서 강릉행 06시 15분 무궁화에 탑승을 했다. 참으로 오랜만에 기차에 몸을 담고 여행을 떠난다. 대구지역 연맹 학생을 인솔하여 동대구역에서 정동진까지 가 본 적은 있지만, 우리끼리 자유로운 여행을 위해 기차에 몸을 실은 건 신혼여행 이후 처음이 아닌가 생각된다. 달리는 기차에서 환하게 떠오르는 찬란한 태양을 바라보며 첫 번째 목적지인 분천역을 향해 걷는 듯 달린다. 오랜만에 타는 기차지만 기차 안 풍경도 낯설지 않고 비워 두었던 집을 찾아 들어간 것 같은 여유로움이 베여있는 느긋한 기차 여행이다.
우등열차라 느릿느릿하게 달리는 것 같아도 차창너머엔 벌써 봉화 춘양역이 보인다. 단 한 번도 머무른 적이 없지만, 평소에 좋아하는 홍렬이 형님의 초임 발령지라 그런지 춘양역을 처음 스쳐 지나감에도 전혀 낯설지가 않다. 담배 한 대쯤 피울 수 있는 시간만큼 머무르다 갔으면 좋겠는데 야속하게도 그냥 휑하니 달려 가버린다.
춘양역을 지나니 봉화 소천에 있는 분천역은 금방이다. 드디어 동대구역에서 4시간 넘게 기차를 타고 분천에 당도한 것이다. 긴 기차 여행에서 벗어나 분천에 내린 첫 인상은 목조 건물에 분천이라고 쓰인 역사가 첩첩산중 오지 마을과 잘 어울린다는 소담스런 느낌을 받았다. 기차에서 내려 철길을 건너니 바위 위에 호랑이 한 마리가 걸터앉아 분천을 오가는 사람을 호위하듯 바라보고 있다. 아마 분천을 지키는 파수병 역할을 하는가 보다.
자, 이제 분천에 내렸으니 슬슬 시동을 걸어야 한다. 본격적으로 낙동강을 거슬러 오지의 심산유곡을 한 걸음씩 떼야 한다. 갈 길이 아득한지 빛나리님이 식당가 평상 마루를 차지하고 자리를 잡는다. 준비해온 치킨과 김밥 그리고 아내가 구워온 달걀로 가볍게 배를 채우며 바쁜 시간을 죽인다. 여행을 위해 세밀하게 계획을 짠 함지박님은 시간 여유가 그리 없어 보이는지 좀은 좌불안석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지만, 결국 자리를 함께한 채 일단 먹고 주린 배부터 채웠다.
분천에서 양원역으로 가는 길은 오지의 분위기에 맞지 않게 거의 대부분이 포장길로 덮여있다. 오늘은 비교적 햇살이 따갑지 않아 걷기에 안성맞춤이라 다행이었지만, 앞으로 날씨가 더워지면 이 구간은 사람의 발길이 뜸할 것 같다. 오늘도 우리 일행을 제외한 다른 사람은 본 적이 없다. 첩첩산중 오지 마을의 협곡을 오직 바람을 등진 채 낙동강 깊은 상류를 유일하게 우리만 거슬러 올라가고 있다. 다소 외로운 길이기는 하나 때 묻지 않은 깊은 산 중 협곡이 너무나 아름다워 목적지인 승부역까지 가는 길이 그래도 마냥 즐겁기만 하다.
비동마을이 가까워지니 금강송이 촘촘하게 자리 잡은 쉼터가 나온다. 비동마을 앞으로 흐르는 낙동강이 아름다운 호수와 같다고 하여 붙여진 ‘가호’란 이름을 지닌 곳이다. 지친 발걸음이 머물다 가기 딱 좋은 분위기라 잠시 쉬어 갈 수도 있었건만, 시간이 그리 녹록하지 않아 가뜩이나 늦는 발걸음 더 지체할 수 없어 눈길만 주고 그냥 간다.
느릿느릿 걸었지만 쉼 없이 기어가는 거북이처럼 꾸준하게 걷다보니 예상시간보다 늦지 않고 행군이 순조롭게 잘 이어지고 있다. 비동임시 승강장에 도착해 체르마트길로 가는 철로 위에 올라서니 주변 경관이 그야말로 장관이다. 철로 위에 서서 한 참을 사춘기 소년·소녀마냥 주변 경관을 둘러보며 사진을 찍고 오염되지 않은 오지 마을의 천혜비경을 만끽하며 여유를 즐긴다.
분천역은 스위스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체르마트역과 자매결연을 맺어 관광지로서의 새로운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분천역과 자매결연을 맺은 체르마트역은 알프스의 명산 마테호른을 오가는 '관광열차 빙하특급'의 시발점인 역이다. 자동차 진입을 금지해 오직 기차로만 닿을 수 있는 알프스의 청정 지역으로 'V-트레인'의 출발지가 되는 분천역과 여러모로 닮았다고 한다. 체르마트와 분천은 서로 잘 어울리는가 보다.
비동마을 임시승강장 위 철길을 지나 고개를 넘어 양원으로 간다. 짧은 고갯길이지만, 역시나 올라가는 길은 힘에 부대낀다. 분천에서 승부까지 가는 길은 배바위 고개 가는 길을 피하면 이 고개와 169하늘오름길을 오르는 것이 다다. 비동마을 고갯길만 지나면 수월하게 양원역까지 갈 수 있는 길이다.
저기, 멀리 고깔모자를 덮어쓴 것 같은 양원역이 시야에 들어온다. 언덕에 멋지게 자리 잡은 농가 한 채를 돌아가니 곧이어 눈에 익은 흙으로 쌓은 건조실을 갖춘 촌가가 나타나며 양원역사가 한 눈에 들어온다. 제1구간인 분천역을 지나 양원역에 도착하는 순간이다.
1부. 분천에서 양원까지 도보 사진 기행
동대구역 출발 강릉행 무궁화 1672호 차량. 6시 15분 탑승
오전 6시 46분경 해는 벌써 높이 솟아 올라있다. 기차를 타고 떠오르는 해를 바라본다. 기분이 묘하다.
3시간이 넘게 걸려 선배로부터 말로만 듣던 봉화 춘양역에 도달한다. 존경하는 홍렬이 형이 처음 발령받은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기차안에서 바라만 봐도 낯설지 않고 정이 간다.
근 4시간 만에 분천역에 도착. 지금까지는 잠도 자고 딩굴거리며 편히 왔는데 이제 분천역에 내렸으니 지금부터 고행의 길을 맞이해야 한다. 우리 일행의 첫 시발점이라 그런지 웬지 정이 더 가는 것 같다.
우리가 타고온 우등열차를 배경으로 분천에서 인증샷 한 장 남기고.
철길을 건너 역사를 빠져 나간다.
역사를 나오니 웬 호랑이 한 마리가 분천역을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다. 마치 분천의 수문장 처럼 '분천은 내가 지킨다.'라는 각오로 파수병 역할을 자처하는 모양이다.
역사를 나와 계단을 내려오니 먹거리 식당 옆에 분천역의 개설과 마을의 변화에 대한 안내판이 있다. 짧은 시간에 분천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분천을 시작으로 장도에 오르기 전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으니 일단 먹고 보자. 오늘 여정의 일정을 꽤뚫고 있는 함지박 님은 애가 탄다. 아마 시간이 빠듯하리라 여기나 보다. 하기야 우리 팀은 그리 서두르는 사람이 없으니 그 마음도 이해는 된다.
토요일이기는 하지만, 분천에는 트레킹하는 사람이나 행락객의 발걸음이 그리 많지 않다. 아마 눈꽃열차로 유명한 곳이라 지금은 시즌이 아닌가 보다. 분천역 앞에 자리 잡고 있는 대형 막사는 먹거리 식당이다. 손님이 없어 한산한 모습이다.
분천역 먹거리 식당가의 비어 있는 평상에서 간단히 요기를 마친 후 이제 본격적인 탐방길에 오른다. 먼저 분천에서 양원역까지를 목표로 출발한다. 분천역을 출발하니 백두대간 협곡열차가 지나간다.
시야에서 멀어지는 백두대간 협곡열차가 마냥 부럽기만 하다. 앞으로 갈 길이 멀다. 우선 분천 - 체르마트길까지 4.6km, 체르마트 - 양원역까지 2.2km를 부지런히 걸어가야 한다.
승부역 8.8km 남았으니 벌써 분천에서 3.6km 쯤 왔나보다. 빛나리 님은 사진을 찍을 줄 아네요. 분위기에 따라 취하는 장난기어린 포즈가 참 잘 어울립니다.
분천에서 체르마트까지 가는 길은 주로 포장된 딱딱한 길을 걸어간다. 그럼에도 그리 지겹지 않음은 주변 산세와 협곡을 가로지르는 낙동강을 거슬러 올가가기 때문이 아닐까? 길섶에는 곳곳에 노랗게 꽈배기 틀듯 올라온 산괴불주머니가 싱그러움을 더한다.
태백 황지 연못에서 발원하는 낙동강 물길을 거슬러 올라간다. 비동1교를 지나고~~~
심산유곡을 지나 강물따라 철길따라 하염없이 걷는다.
벌써 분천역에서 2.3km 왔네요. 비동마을까지 2.6km 남았습니다.
아지매 3인방이 비동1교를 여유롭게 지나오고 있습니다.
울진이 가까운 곳이라 그런지 유달리 푸른 금강송이 많이 보인다. 일행들이 많을 땐 여기에서 먹거리를 풀어 헤치고 먹고 쉬어가면 좋을 듯... 우리는 시간이 일러 그냥 스쳐 지나간다.
비동마을까지는 주로 콘크리트 길이 내내 이어진다. 다소 따분할 수 있으나 강과 계곡을 따라 가니 그리 지겨운 줄은 모른다. 곳곳에 금강송이 쭉 뻗어 있어 풍경이 좋다.
비동2교를 지나고
느긋하게 뒤따라오는 아지매 3인방
강가와 산기슭에는 푸른 우리 금강송이 쫙 펼쳐져 있어 푸르럼을 더한다.
가는 길 곳곳에 지역의 특성과 지역 유래가 잘 설명되어 있다. 이곳의 지명이 '가호'라 명명할 정도이니 얼마나 아름다웠으면 가호라 명명했겠나?
이제 비동마을까지 1.1km 남았다. 사진을 찍어가며 쉬엄쉬엄 걸어도 비교적 여유 있는 오지 탐방길이다.
더운 날엔 분천-승부까지의 낙동정맥트레일 구간은 별로 재미없을 것 같다. 그늘 길이 별로 없고 포장길을 내리 걸어야 하니 다소 지겨울 수 있을 것 같다. 오늘도 이 길을 걷는 사람은 거의 볼 수가 없다. 우리 일행만이 산천을 유람하듯 유유자적하게 심산유곡의 분위기를 만끽하며 걷고 또 걷는다.
첩첩산중을 잇는 철교와 가끔 달리는 백두대간협곡열차 그리고 쉼없이 흐르는 낙동강물과 아지매 3인방의 웃음소리가 오늘 이 길의 전부다.
내친김에 아자씨 3인방도 포즈 함 잡아보자.^^^
볼 품 없은 사람들 빼고 배경만***
영동선 개통에 따라 산간 오지마을의 삶도 더러 변화가 있었겠구란 생각을 해본다. 지금은 백두대간협곡열차와 눈꽃열차, 단풍열차 같은 이벤트성 열차 운행으로 인하여 유명 관광지로 재탄생했다.
분천에서 승부까지 도보여행은 무조건 강물따라 철길따라만 가면된다. 지금 같은 갈림길이 나오면 왼쪽으로 가지말고 물길따라 가면 된다.
또 철교가 나온다. 철교가 많아 의도적으로 헤아리고 기억하지 않으면 몇 개쯤 지났는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돌틈사이에 피어난 진달래도 찍어보고...
또 앞에 가로놓인 쬐그마한 다리를 건넌다.
다리 앞 갈림길에서 승부역과 배바위고개로 가지 않고, 체르마트 길로 가자면 이 다리를 건너야 한다. 여기서 배바위고개로 가자면 고갯길 넘는 것이 만만치 않을 것 같고, 유명세가 더해진 체르마트 길을 갈 수없다. 스위스의 체르마트와 흡사하다고 하니 여기까지 와서 생략하면 억울할 것 같다. 함지박 님이 계획한대로 우리는 비동마을에 있는 체르마트로 간다.
비동마을 임시 승강장과 체르마트 길을 가자면 이 다리를 건넌다. 예정된 시간대로 움직이자면 시간을 잘 맞추어야 한다. 함지박 님은 시간이 초조한지 시간 체크하기 바쁘다. 실실 걸어도 시간은 승부에서 동대구로 가는 기차 시간과 육개장 한 그릇과 막걸리 세 사발씩 먹을 시간은 충분할 것 같으니 염려 놓으시지요.
조오기 모퉁이를 돌아서면 비동마을 임시 승강장이 나온다.
강가에는 색바랜 갈대가 바람에 휘날리고 사람이 그리운지 우리를 보고 하염없이 날개짓을 한다.
강가의 돌틈 사이에 핀 돌단풍. 역시 돌단풍은 돌틈 사이에서 자라는 것이 제격이다.
요 모퉁이를 돌면 비동마을 임시 승강장이다. 모통이를 돌면서 바로 우측 철길을 따라 올라가면 저기 철교를 지난다. 물론 철길을 따라 걷는 것은 아니고 철길 옆에 보행을 할 수 있는 길이 나있다.
자, 이제 모퉁이를 돌아 저 철교를 지나 산길로 접어들면 그곳이 바로 체르마트 길이다. 터널로 진입하면 쉽고 빠르게 지나가지만 철교 속으로 사람이 들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철교를 지나 우측 산길로 진입하면 체르마트 길로 접어든다. 여기는 분천에서 체르마트 길 직전인 비동마을 임시 승강장이 있는 곳이다.
이정표가 있는 이곳이 비동마을 임시 승강장이다. 산불감시예방을 하는 분을 만나 방명을 하고 체르마트 길로 들어선다.
비동마을 임시 승강장에 있는 이정표. 이제 체르마트 길에서 양원역까지 2.2km를 가야한다.
비동승강장에서 양원역으로 넘어 가는 처음 나오는 고갯길이 체르마트 길이다. 비동승강장에서 기호에 맞게 판단을 해야한다. 체르마트 길을 넘어 양원역으로 가서 승부역으로 가느냐? 아니면 배바위재를 넘어 승부역으로 바로 가느냐는 가는 이가 판단해야 할 몫이다.
철로 위에 올라 그 옛날 향수를 그리며 동심으로 돌아가는 순간이다.
둘이 함께도 찍어보고
혼자서도 찍어보고
부부가 함께도 찍어본다.
저 굴을 지나가면 바로 앞인데 우측 산길로 돌아 올라가야 한다.
철길은 위험하니 좌우로 통행을 할 수 있게 통로를 만들어 두었다.
서방님이 마나님 찍어 주는 장면이 참 행복해 보입니다.
비동을 떠나 이제 본격적으로 체르마트 길로 이동을 한다.
뭣이 그리 아쉬운지 태백 황지에서 흘러 내려오는 낙동강물을 하염없이 바라보네요.
인제가면 언제오나 싶어 나도 마지막으로 심산유곡으로 들어가는 계곡을 철로위에서 다시 한 번 더 바라본다.
안내판이 가르키는 방향으로 가면 처음으로 맞이하는 짧은 고갯길이 나온다. 이 길이 체르마트 길인가 보다. 이름만큼 그리 황홀한 길인지는 잘 모르겠다.
계곡을 따라 평탄한 길만 걷다가 처음으로 고갯길을 만난다. 높고 길지 않은 길이지만 그래도 힘든다.
헥헥 거리며 올라가다 노란 생강나무 꽃을 보니 아무리 힘이 들어도 그냥 갈 수 없다.
계곡으로 늘어진 생강나무 꽃을 보며...
계곡을 따라 걷는데 갈대밭도 심심찮게 나온다. 때 아닌 갈대밭도 걸어보고...
물가라 그런지 솜털 보드러운 갯버들도 자주 만난다. 갯버들 맞겠지...
비동에서 양원으로 가는 체르마트 길은 계곡에 흐르는 물과 더욱 가까이 붙어 걷는다.
또 갈대밭이 나오고 포토존을 잘 아는 빛나리 님이 이 장면을 놓칠리 없고~~~
아직은 모두 생생하다. 그늘이 없는 길이라 다소 무료할 수 있을만도 한데 모두 아직 지친 기색이 없다.
비동에서 양원을 거쳐 승부까지 가는 길은 모두 이런 비경을 간직한 길이다. 포장도로에 땡볕을 맞고 걸어도 지겹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분천에서 계곡을 따라 걸으며 처음 만나는 가옥이다. 이 집은 양원역에 다 왔음을 예고한다.
드디어 저기 양원역이 보인다.
양원역과 가장 가까이 있는 농가. 건조실을 보니 지금은 뭉개지고 없는 처가의 건조실이 생각나 한 컷...
양원역사의 모습이다. 깊은 산골에 있는 만큼 소박하고 단촐하다.
백두대간 협곡열차가 정차하는 곳이다. 저기 여성 두 분은 아마 승부에서 걸어온 모양이다. 분천에서 걸어 오면서 만난 유일한 사람이다. 비동에서 산불감시예방 하는 사람을 만난 것 외에는~~~
양원역 철길 한 켠에 세워진 안내판. 분천에서 양원보다 양원에서 승부 가는 길이 더 좋다. 그래서 낙동강 세평 비경길이라 이름 붙였나 보다.
양원역 철로 위에 서서 몇 가구 없는 양원마을을 바라본다.
양원역사를 바라보며...
철길 옆 데크를 따라 간다.
양원역에서 승부역까지가 분천에서 온길보다 가깝다.
동동주 한 잔 나누어 마시며 잠시 피로를 푼다. 잔치 국수도 먹고~~~
아내가 오쿠에 구워온 달걀을 안주삼아 막걸리 한 사발 들이키고...
양원역사 뒷편. 농산물 판매하는 곳이 마련되어 있으나 비수기라 손님이 없는지 폐점이다.
깊은 산중에 자리한 조그마한 역이라 대합실 또한 아담 사이즈다. 왜 이렇게 작지하는 마음보다는 역사의 분위기에 맞게 잘 어울리는 느낌이 먼저 든다.
양원역 대합실 안의 모습
대합실 안에 있는 양원역에 대한 안내판
대합실도 역시 소박하게 꾸며져 있다. 작지만 걸림이 없어 좋다.
추억의 화장실. 양원역 대합실 옆에 있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고 그때 그 시절을 회상하는 추억의 장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양원역 철길에 V-train 협곡열차를 상징하는 조형물을 배경으로
오른쪽 농가가 있는 길을 따라 비동마을에서 양원으로 왔다.
자, 이제 막걸리도 한 잔하고 잔치국수도 한 그릇 나누어 먹었으니 슬슬 승부역으로 갈 준비를 할까요.
떠나기 전에 양원역의 모습을 함께 고스란이 담아 놓자. 세월은 지금의 이 모습을 어떻게 바꿀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멤버 교체하고~~~
오지의 협곡 마을은 철로가 유일한 이동 수단이었을 것이다. 자주 오지 않는 기차를 기다리는 촌로의 모습에 양원의 뒤안길이 느껴진다.
양원에서 더 쉬고 싶었으나 시간 여유가 없어 승부가는 길을 재촉한다. 승부로 가는 길에 또 만난 돌단풍을 양원역과 함께 가슴 속에 담으며 승부로 가는 2부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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