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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방

경남 거창 금원산 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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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원산(金猿山 1,353m)

 

 

금원산! 가을꽃 향기에 바위에 갇힌

황금원숭이가 곧 깨어날 듯~

 

 

언제 : 2014. 10. 14.()

어디로 : 금원산으로,  경상남도 거창군 위천면과 북상면, 함양군 안위면에 걸쳐 있음

누구랑 : 아내

산행 경로 : 2코스에서 3코스로

   자운폭포 유안청 2 폭포 유안청 1 폭포 임도(횡단) - 금원산 동봉 금원산 금원산 동봉 3코스(기백산 방향) - 육각정 유안청 폭포 방향 야영장

 

 

 

 

 

금원산 개요

<>금원산자연휴양림홈

 

금원산은 행정구역상으로 경상남도 거창군 위천면과 북상면, 함양군 안의면에 걸쳐 위치하고 있습니다. 금원산의 줄기는 남으로 기백산(1,331m)과 남령을 거쳐 남덕유산(1,507m)과 이어져 있습니다.

 

금원산은 기백산으로 이어지는 높은 능선마루에서 보는 경치가 장관입니다. 북으로는 덕유산, 서쪽으로는 거망산에서 황석산 능선, 동으로는 수도산에서 가야산 능선, 남으로는 지리산의 풍경이 오밀조밀하게 들어서 있습니다.

 

금원산에는 두 골짜기, 성인골 유안청계곡과 지장암에서 유래된 지재미골이 있으며 이곳에서 흘러 내리는 물이 상천리에서 합수하여 상천(上川)이 되어 위천면을 가로질러 흐르고 있습니다.

 

금원산 유래

 

금원산의 본디 이름은검은 산이다. 옛 고현의 서쪽에 자리하여 산이 검게 보인데서 이름하였다. 이 산은 일봉(一峰), 일곡(一谷)이 모두 전설에 묶여 있는 산이다.

 

전하는 말에 따르면 옛날 금원숭이가 하도 날뛰는 바람에 한 도승이 그를 바위 속에 가두었다 하며, 그 바위는 마치 원숭이 얼굴처럼 생겨 낯바위라 하는데 음의 바꿈으로 납바위라 부르고 있는 바위, 비 내림을 미리 안다는 지우암(知雨岩), 달암 이원달 선생과 그의 부인 김씨와 얽혀 이름한 금달암(金達岩), 효자 반전이 왜구를 피해 그의 아버지를 업고 무릎으로 기어 피를 흘리며 올랐다 하는 마슬암(磨膝岩), 중국의 5대 복성중 하나로서 감음현을 식읍으로 받아 입향한 서문씨(西門氏)의 전설이 얽힌 서문가(西門家) 바위, 하늘에서 세 선녀가 내려와 목욕을 하였다 하는 선녀담(仙女潭)들이 널려 있다.

 

금원산 골짜기 소개

 

금원산에는 크게 이름난 두 골짜기가 있다. 성인골(聖人谷) 유안청(儒案廳)계곡과 지장암에서 와전된 지재미골이다. 유안청 계곡은 조선 중기 이 고장 선비들이 공부하던 유안청이 자리한 골짜기로 유안청폭포를 비롯한 자운폭포와 소담이 주변 숲과 어우러져 산악경관이 빼어나다.

 

지재미골은 서문씨의 전설을 안은 서문가 바위와 옛날 원나라에서 온 공민왕비 노국대장공주를 따라서 감음현을 식읍으로 받아 살았던 이정공 서문기(理政公 西門記)의 유허지로 그 자손들이 공부하던 곳으로 전한다. 지재미골 초입에는 문바위와 차문화를 꽃피웠던 가섭암지 마애삼존불이 있다.

 

흔적

 

우리나라는 산이 많은 나라다. 산에 대한 애정이 없을 땐 그저 막연하게 우리나라는 70%가 산악 지형인 정도로만 알고 지냈다. 언제부터인가 주말 산행을 다니며 보노라니 요즘은 삽작문만 열고 나가면 온 천지가 산으로 둘러 쌓여있는 모습만 본다. 여기도 산이요 저기도 산이다. 그러고 보니 산이 많아도 너무 많다. 이렇게 좁은 땅덩어리를 산이 모두 점령해 버렸으니 산이 우리에게 뭔가 줄 법도 한데 아쉽게도 우리나라 산은 파헤쳐 봐야 경제적 가치가 있는 광물 자원이 별로 없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산은 빈껍데기만 있고 정녕 거추장스럽기 만한 쓸모없는 덩어리란 말인가?

 

그렇지 않다. 숫자 개념으로 계산하거나 자세하게 알고 있지는 않다만, 산이 주는 경제적 가치와 자연의 혜택을 품고 사는 우리는 세계 그 어떤 나라보다 행복지수가 높은 국가임을 알아야 한다. 자연이 주는 이런 혜택을 활용하기 위해 작금에 이르러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앞 다투어 지역 주민의 건강을 챙기고 경제적인 시너지 효과를 얻고 있다. 개발이란 미명하에 너무 분별없이 개발되지 않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기도 하지만, 불필요한 곳은 배제하고, 적재적소에 주민의 건강과 행복을 구현할 수 있는 자치 행정을 펼친다면 그보다 더 잘하는 일도 따로 없을 것이라 여겨진다.

 

오늘은 경남 거창에 있는 명산, 금원산을 찾았다. 금원산은 201211월에 기백산을 갔을 때 곁에 두고도 차량 회수 문제로 발길을 돌리고 말았던 산이다. 그때 기백산을 돌아 나올 때 금원산으로 가는 갈림길이 있어 쉽게 갈 수 있었는데도 아쉽게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능선을 타고 가는 길이라 청량한 날씨에 조망을 즐기며 갔더라면 금상첨화였지만, 갈 수가 없었기에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아 있었다. 그래서 기백산을 다녀오면서 바라본 금원산에 대한 미련을 해소하기 위해 오늘은 금원산정의 가을을 만나러 갔다.

 

금원산을 가노라니 경남 거창 방면의 산도 꽤 다닌 것 같다. 우두산을 비롯하여 미녀봉과 기백산 그 외 여러 곳을 다녔으니 거창 방면 일대의 산은 88고속국도를 타고 가다 보면 대략 짐작이 간다. 허나 거창 일대는 산이 워낙 많아 이 정도 수준으로는 안다고 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아직 세월이 많으니 찬찬히 다녀볼 일이다.

 

금원산 산행은 가능하다면 미폭을 들머리로 현성산에 먼저 오르고 금원산과 기백산을 종주하는 코스가 좋다. 웬만한 산꾼이라면 당일 코스로도 충분할 것이다. 우리가 그리 하자면 역시 차량 회수 문제가 대두됨으로 여러 가지 정황상 역부족이다. 해서 우리는 금원산자연휴양림을 기점으로 야영장관리사무소가 있는 지점에 주차를 하고 유안청폭포가 있는 2코스 가는 길을 들머리로 해서 금원산을 찍고 다시 3코스로 내려오는 그림을 그리고 산행길에 올랐다. 거리는 대략 8km 남짓 되는 것 같다.

 

우리가 산행을 시작한 들머리는 유안청폭포로 가는 계곡이다. 맑은 물이 유유히 흘러내리며 크고 작은 소를 지닌 유안청 계곡은 조선 중기 이 고장 선비들이 공부하던 유안청이 자리한 골짜기로 임도를 만나기 전까지는 시원한 골바람과 끊임없이 흐르는 맑은 물을 따라 거슬러 간다. 2폭포를 먼저 지나고 1폭포에 다다르면 1폭포가 담고 있는 소에 들어가 더위에 지친 땀방울을 한 방울도 남김없이 씻어 내고 싶어진다. 물이 맑고 시원해 한참을 노닐다 가면 좋으련만 갈 길이 아득한지라 경관에 혼을 뺏겨 더 이상 머무를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잠시 5분 정도 여유를 가지고 사진도 찍고 숨을 고른 후 가던 길을 재촉한다. 예정시간대로 하산한다면 여기까지 온 김에 단일 바위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는 문바위도 보고 수승대까지 들릴 심산이다.

 

유안청1폭포를 지나니 곧 임도로 이어진다. 임도를 가로질러 2코스로 향하는 이정목을 확인하고 내쳐 올라간다. 여기서 만난 임도에서 금원산 정상까지는 1.8km를 나타내고 있다. 거리는 얼마 되지 않지만, 여기서 1.8km 거리가 왠지 심상치 않게 느껴진다. 애초에 우리가 금원산을 채택한 코스가 거리와 시간이 가장 짧은 코스다. 1, 2, 3, 4코스가 있지만, 2코스가 그 중 가장 빠르게 접근하는 곳인 만큼 결코 만만치 않으리라 여겨진다. 유안청계곡을 오르는 길은 폭포와 계곡을 끼고 오는 산수경관이 화려한 곳이라 힘든 것도 모르고 왔지만, 지금부터는 고생을 각오해야 할 것 같다.

 

역시 느낌은 현실로 다가왔다. 임도에서 정상까지 1.8km는 대부분이 된비알로 이어져 고생 꽤나 해야 했다. 사방이 꽉 막힌 된비알을 앞만 보고 하염없이 올라야 한다. 8~9부 능선쯤에 올라야 비로소 조망도 보인다. 거리가 짧다고 빠른 속도로 올라가기도 힘겹다. 원래 달팽이처럼 느릿느릿 걷지만, 오르막이 계속 이어지니 발걸음은 천근만근이다. 더욱이 5년 정도 사용한 내가 애용하는 경등산화가 수명이 다 되어 아내가 요즘 잘 신지 않는 중등산화를 신었더니 발바닥은 편한데 무겁고 불편한 것이 걷는 내내 신경이 거슬린다. 하지만 상황이 어찌되었던 간에 우리 부부는 느긋하기가 한량없다. 달팽이와 늘보가 경주를 해 봐야 오십보백보이거늘 우리가 그렇다. 대략 하산하는 시간을 넉넉하게 잡아 놓고는 산중에서 하세월이다. 거꾸로 생각하면 힘든 곳이나 비교적 쉬운 곳이나 우리 부부에게는 상관없다는 말이다. 어차피 산다람쥐처럼 빠르지 못할 바에야 산천경계를 두루두루 관망하고 가는 것이 더 잘 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늘 그런 마음으로 여유를 가지고 다닌다. 그래서 그런지 어떤 산을 다녀와도 우린 큰 후유증에 시달리는 법은 없다. 어쩌면 이런 우리가 산을 잘 알고 잘 타는 부류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내 생각으로는~~~ggg

 

그렇게 오다보니 어느덧 금원산 안부에 들어선다. 비로소 탁 트인 조망과 이제 다 왔다란 안도감에 가파른 호흡마저 안정감을 찾는다. 임도에서 1.8km에 이르는 된비알은 조망도 갇혀있는데다 이렇다할 들풀마저 찾아보기 어려워 더 힘들었는데 안부에 올라 금원산 동봉과 정상석이 있는 곳으로 가는 길은 야생화가 지천이다. 그래 이런 모습을 보기 위해 여기까지 애 써 온 것이 아니던가? 그 뿐만이 아니다. 지난 번 기백산에선 금원산 쪽을 바라봤다면 오늘은 금원산에서 기백산을 수도 없이 바라본다. 남덕유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도 보이고 황석산도 보이고 산마루 너머 멀리 지리산도 보이는 것 같다. 고개를 돌리면 가야산을 잇는 산마루가 마루금을 그리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정상에 서면 어떤 산이든 늘 감동에 젖기 마련이다. 항상 자신이 낮고 자연이 위대함을 깨닫는다. 거대한 자연의 한 점에 불과하면서 뭐가 그리 애달파 몸부림을 치며 살아가는지 만약, 나도 그리했다면 자연과 더불어 속죄하며 살아야 할 일이다.

 

산은 결코 정상 정복을 위하여 오르는 것이 아니다. 정상이 거기 있기에 거기까지 일단 가보는 것이다. 정상에 서서 뭔가 큰 업적이나 공덕을 쌓자는 것도 아니다. 그저 가다보면 가지 않은 것보다는 나을 것이고 가서보면 그 무엇인가 가슴 깊이 저며 오는 성취감을 맛볼 수 있다. 그것이 나에게 어떤 식으로 감흥을 불러일으키든 그것은 내가 상관할 바가 아니다. 내가 상관하기 전에 산에 가면 산이 절로 무언가를 내 가슴 속에 먼저 심어놓는다. 내나 아내나 우리는 그것을 가슴 깊이 뿌리박고 오면 되는 것이다. 오늘도 1,353m나 되는 높은 금원산을 오르며 갑갑한 도시의 회색빛 장막을 벗어난 것만으로도 족한 하루라고 본다.

 

오늘도 금원산 정상에 서서 발아래 펼쳐진 산군의 형체를 바라봤고, 높은 산에 올라야만 볼 수 있는 야생화가 바람과 구름과 햇빛을 먹고 자라는 모습을 봤다. 흘러가는 구름과 함께 움직이는 야생화의 물결은 그야말로 감동 그 자체로 다가온다. 아랫동네에서도 물론 향기롭고 아름다운 꽃이 가득하지만, 높은 산정에 올라 함께 걷는 야생화의 물결은 그 느낌 자체가 다르다. 꽃은 같은 꽃이래도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다 다르다. 똑같은 종이라 하더라도 산 아래 있는 것과 산 위에 있는 것은 품격이 다르다. 같다면 같게 볼 수도 있겠지만, 굳이 다름에도 같이 비교할 이유가 없다. 느낌이 오는대로 받을 뿐이고 마음이 가는대로 느끼면 된다. 그것은 땀 흘리며 고행을 한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고유권한 같은 것이라고 치부하면 될 노릇이다.

 

정상에서 기백산 방향으로 가는 길섶엔 구절초와 특히 보랏빛 향기를 머금은 쑥부쟁이가 병정들이 도열하듯 널려있고, 진한자줏빛 꽃망울을 터뜨린 산비장이가 하늘을 우러러 보는 광경은 가히 일품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뿐이랴. 하얀 꽃술을 자유분방하게 펼친 정영엉겅퀴와 잔뜩 그 위용을 웅크린 수리취가 언제 포효를 할지 모를 표정으로 하늘 아래 서있는 장면은 멋스러움을 떠나 큰바위얼굴을 연상하게 한다. 산은 말없이 장중한 모습으로 늘 가만히 있는 것 같아도 그 산속을 들어가면 산이 이렇게 많은 일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가만히 있는 것 같아도 결코 가만히 있지 않고 쉼 없이 일을 하는 산, 우리는 언제나 말없이 진중하고 묵직한 산을 바라보며 늘 겸손하고 깨우침에 있어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사진으로 보는 금원산 산행기

- 금원산엔 벌써 가을이 무르 익었다. -

 

 

금원산 정상석(서봉)

 

2코스 유안청폭포로 가는 길을 들머리로 잡고 3코스로 돌아 나옴

 

금원산이란 이름을 있게한 황금원숭이. 금빛 찬란한 황금원숭이가 천지를 모르고 뛰어 놀다 어떤 도승에 의해 바위에 갇히었다는 전설이 있다. 오늘 금원산엔 가을이 오는 소리에 맞춰 온갖 꽃이 무성하고 향기가 짙어 깊은 바위 속에 갇힌 원숭이의 외로움을 들어줄려나~~~  

 

 

자운폭포. 내려가지는 않고 가는 길에 데크에 서서 잘 보이는 위치에서 인증샷으로 만족~

 

야영장 주차장에 주차를 하니 여기가 시작점이다. 오전에는 야영데크가 텅 비어 있더만, 오후에 하산해서 보니 텐트로 꽉찼다.

 

야영장 주차장 위에 유안청계곡으로 들어가는 들머리가 있다. 여기서 계곡으로 들어간다.

 

야영장 주차장에서 위로 조그만 올라가면 안내판과 이정목이 보인다. 여기서 유안청폭포 방향으로 가면 된다. 

 

역시 같은 지점에 등산안내도가 있다. 안내도를 보고 코스를 재점검한 후 2코스에서 3코스로 방향을 확정지었다.

 

유안청2폭포다. 한 쪽 방향으로만 물이 모여 흐르고 있다. 물론 물살이 셀 때는 저 바위를 모두 덮고 흐르겠지. 살살 흐르는 폭포수가 그저 다정다감하기만 하다.

 

숙은촛대승마라 하는 데 확실하지 않네요. 확인 필요... 들이대니 퍼져 버린다. 찍기 참 힘들다.

 

단풍취는 끝물에 가깝고...

 

이끼가 뒤덮인 바위 위엔 바위떡풀이 점령하고 있다. 금원산 유안청계곡에서 이놈을 보니 지리산에서 본 바위떡풀이 잊혀지지 않는다. 

 

금원산 2코스 방향으로 간다.

 

짧은 나무다리도 지나고~

 

유안청2폭포를 위에서도 바라본다.

 

 

이정목이 나올 때마다 금원산2코스 방향을 겨냥하고 간다.

 

은꿩의다리도 두어 번 만난다.

 

 

 

금원산2코스로 gogo~

 

 

유안청1폭을 바라보며 잠시 상념에 젖어 있는 옆지기~ 이순간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 아니리오...

 

유안청1폭포. 소설가 이태가 쓴 '남부군'에 빨치산 500여 명이 목욕을 하였다는 곳이기도 하다.

 

더 가까이 들어가서~

 

1폭에서의 여유로움도 잠시고 곧 금원산을 향해 또 올라간다.

 

이정표를 보고 계속 2코스로

 

줄기가 굵은 붉은 빛이 감도는 이 나무는 피나무랍니다. 

 

숲속 개울가 근처에 눈빛 승마가 하얗게 빛을 발하며 눈길을 끈다. 소백산 어의곡에서 올라갈 때 계곡에 꽉 찬 눈빛승마가 다시 그리워진다. 

 

먼저 올라간 아내가 나를 보며 손짓을 한다. 한 방 찰칵~

 

 

금원산 물봉선은 아가리를 잔뜩 벌리고 가는 여름을 아쉬워 하며 자태를 한껏 뽐내고 있다. 

 

약수가 보이기는 하지만, 먹을 수 있는지는 모르겠슴다.

 

유안청폭포로 올라오다 보면 금원산으로 향하는 임도를 만난다. 임도를 가로질러 이정목을 보고 2코스 방향으로 계속 진행한다.

 

임도에서 시작되는 금원산은 1.8km에 불과하나 지금부터 금원산까지는 쉽지 않은 길이다. 대부분이 된비알로 이어져 있으며, 숲이 앞을 가로막아 조망도 없는 길이다. 조망은 거의 안부에 올라야만 트인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묵묵하게 가면된다.

 

금원산 유명한 계곡 2군 데 중 한 곳은 우리가 올라온 유안청계곡이고 나머지 한 곳은 이쪽 지재미골이다. 금원산을 충분히 즐기자면 1코스를 시작으로 문바위를 보고 지재미골로 해서 금원산-기백산으로 가서 4코스로 내려오는 환종주도 좋을 것이다.

 

환종주를 하고자 하는 분들은 대체로 매표소에서 현성산-금원산-기백산으로 돌아 나오는 코스로 다니는 것 같다.

 

임도에서부터는 이런 가파른 길을 1.8km 올라간다.

 

가끔 이런 길도 나오지만 짧아서 아쉬움만 가득하다.

 

임도에서 한참 올라왔는데 이제 0.8km왔다.그참 길이 줄어 들지를 않네. 원래 힘이 들수록 길은 더욱 먼 듯~

 

그러나 이제 금원산 정상도 1km밖에 안 남았다. 실실 가보자

 

이건 뭐 이제 0.5km 정도 남았겠지 생각했는 데 겨우 0.2km 더 왔다. 나 참~~~

 

이 소나무는 바위를 둘로 쪼개 듯 뿌리가 박혀 있었는 데 사진으론 자세하게 나타나지 않았네요. 

 

밧줄구간이 나타났으나 뭐 굳이 밧줄에 의지하지 않아도 될만큼 경사가 그리 심하지 않습니다. 여기를 올라서면 비로소 조망이 트인다.

 

1코스로 넘어 오는 현성산 방향. 오늘은 현성산을 넘어 금원산으로 오기에는 너무 늦게 출발했다.

 

금원산 2코스를 오르며 먼발치에서나마 현성산을 들여다 보고 거창 들판도 바라본다.

 

 

이야, 우리 마눌 멋있네. 그 기세면 금원산 황금원숭이를 곧 구출하고도 남을 듯~

 

저 멀리 기백산이 보인다. 오늘 금원산에서 기백산 능선을 넘어 가지는 못했지만, 기백산을 한 번 다녀간 적이 있어 바라만 봐도 정답다. 

 

황금원숭이를 가둬 놓은 원숭이민낯바위가 요기 아랫부분인지 윗부분인지 헷갈리네요.

 

산너머 산이라더니 참말로 산이 많다. 저 산을 언제 다 다녀보노. 다 다닐 때가지 살아야 하니 천년만년 살겠구만.

 

드디어 금원상 봉우리가 지척에 있다. 올라오면서 저곳이 정상인가 싶었는 데 와서 보니 금원산 동봉이다. 동봉에 올라서 0.2km를 더 가면 금원산 정상인 서봉이 나온다. 

 

바위 틈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

 

산죽길은 자주 나온다.

 

구절초는 아직 듬성듬성 보인다.

 

산기슭은 산죽밭이다.

 

드디어 안부가 보인다. 고생 끝~ 행복 시작~

 

올라오면서 본 정상인가 했던 금원산 동봉

 

 

왼쪽으로 올라오고 오른쪽 목침 계단으로 가면 기백산 가는 방향이다. 일단 동보에서 정상으로 갔다가 다시 이 지점으로 돌아와 기백산 방향으로 가서 육각정이 있는 곳에서 3코스 방향으로 하산을 한다.

 

동봉에서 헬기장을 지나 서봉으로 가면 정상석이 있다.

 

동봉과 정상 사이에 있는 헬기장

 

구절초는 아직 그리 많이 띄지 않고 쑥부쟁인지 벌개미취인지가 사방에 깔렸다.

 

쑥부쟁이, 까실쑥부쟁이, 개쑥부쟁이, 벌개미취인지는 찾아 봐야 알 일이다. 

 

정상 능선길엔 보랏빛 물결이 넘실댄다.

 

능선에 올라서니 야생화 물결도 지금까지와는 상황이 다르다. 거무틱틱한 수리취를 만나니 반갑기 짝이 없다.

 

산비장이와 미역취

 

노란꽃이 예쁜 미역취.

 

길섶에 핀 정영엉겅퀴도 지천에 널려있다. 과연 고생한 보람이 있다. 수리취, 정영엉겅퀴 이 친구들 볼려면 이 정도 발품은 팔아야 볼 수 있다.

 

야생화에 혼이 빠진 날 기다리다 지친 옆지기는 스마트폰을 하면서 여유를 누린다.

 

능선길은 보랏빛 향연이 펼쳐진다.

 

드뎌 금원상 정상이다.

 

우와 1코스로 내려가는 길은 7.4km. 원래 계획에 없어 다행이다.

 

정상석을 중심으로 개미가 날개를 단 듯한 벌레가 엄청나게 기승을 부린다. 정상석을 배경으로 사진 한 장 찍기 힘들 정도다. 사진 몇 장 찍는 동안 벌레가 등속으로 몇 마리 침투하더니 물어 뜯고 난리다. 퍼뜩 옷을 벗어 옆지기가 몸속으로 들어간 날파리린지 뭔지를 잽싸게 잡았다.

 

생명이 없는 돌 주변을 맴돌다가 생기가 있는 사람이 올라오니 이 놈들이 모두 우리쪽으로 삽시간에 몰려든다. 퍼뜩 사진 몇 장 찍고 자리를 뜬다.

 

물려가면서도 인증샷은 빠뜨릴 수 없지~

 

정상에 서서 기백산을 바라보고 또 바라본다.

 

이제 금원산을 떠나며 아쉬움에 다시 금원산을 뒤돌아 본다. 

 

금원산 동봉에 있는 이정표. 정상인 서봉에서 기백산까지 3.6km더니 더 가까운 동봉에서 기백산까지 5km네요. 어느 곳이 잘못 되었지요. 

 

동봉에서 우리는 기백산 방향으로 가다가 육각정에서 3코스로 하산한다. 

 

금원산 정상갔다가 다시 동봉으로 돌아왔다. 오른쪽 목침 계단으로 내려간다.

 

뒤돌아 보니 금원산 정상석이 보인다. 가보지 않았더라면 저게 뭔지 싶었을텐데~

 

동봉에서 육각정을 내려가는 길도 온통 보랏빛 물결이다. 마치 천상화원을 걷는 듯 하다. 이 기분 뭐라 표현해야 하나. 사진이 허접해도 높은 산 능선길을 직접 걸으며 만나는 꽃은 수목원 같은 원예용 풀꽃과는 감흥이 다르다. 이런 기분을 맛보자면 땀흘리며 고생하면서 가봐야 그 기분을 안다.

 

산비장이도 얼마나 고운지 고와도 너무 곱다. 오늘은 금원산 능선길을 걸으며 보랏빛 산비장이에 취한다.

 

기백산 방향을 또 바라보며

 

저기 육각정이 있는 곳에서 왼쪽 3코스로 하산한다. 길섶 양쪽이 쑥부쟁이가 뿌려 놓은 보랏빛 물결인데 사진은 별로다.

 

 

산기슭을 배경으로 한 이런 사진은 이만큼 올라야 볼 수 있고 담을 수 있지요.

 

깊섶이 온통 꽃밭이다. 오늘은 산 정상에 올라 이런 길을 걷고 싶어 올랐다.

 

마침 우리가 내려가니 육각정에서 점심을 먹고 쉬어 가던 산우들이 자리를 털고 일어선다. 고맙구로~

 

오늘 금원산 능선의 산비장이가 너무 곱다. 찍고 또 찍고 또 찍어댄다. 그 중 맘에 드는 애들만 올린 게 이정도다.

 

정영엉겅퀴가 가는 길에도 엄청나게 널려 있다. 높은 산에서 보긴 했어도 가는 길에 이렇게 많이 널려 있는 곳은 처음이다.

 

육각정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우리는 3코스로 간다. 여기서 기백산 4.3km인 것을 보니 이정목에 표시된 거리는 정상에 있는 표지가 잘못 된 것 같다.

 

 

 

정영엉겅퀴에도 벌과 나비가 많이 서성댄다.

 

육각정에서 만난 산우가 보랏빛 향기에 취한 건지 아직 저만큼 더 올라가야 하나 싶은지 하염없이 앞만 바라보고 있다.

 

뒤이어 일행이 다가오자 힘차게 발걸음을 뛰며 꽃밭길을 올라간다. 이 길은 올라가더라도 전혀 지겹지 않으리라~~~

 

오늘 금원산 능선길은 수리취와 산비장이, 정영엉겅퀴를 비롯해 보랏빛 쑥부쟁이가 그 주인공이다.

 

육각정에 앉아 가볍게 점심을 먹는다. 이제는 웬만한 거리면 먹을 것을 주저리주저리 챙기지 않는다. 가급적 기본에서 쬐금 더 챙기는 정도로 준비를 한다. 많이 챙겨봐야 짐이다. 

 

 

보아하니 육각정에서 하산하는 길도 장난이 아닐 것 같은 예감~

 

 

내려가는 길도 정영엉겅퀴 밭이다.

 

산죽길도 자주 나오고

 

 

 

 

천남성 씨앗이 주렁주렁 맺혔다.

 

 

철 지난 산수국도 아직 내가 산수국이요 할 정도로는 남아 있다.

 

임도까지 내려오는 길도 쉽지 않다. 데크로 조성된 길을 지나오면 대부분이 이런 너덜길이다.

 

은방울꽃열매가 아닌가 싶다.

 

계곡이 있는 습한 곳으로 내려오니 투구꽃이 자주 보인다. 이제 가을이 오면 이 친구들 비스무리한 애들 또 엄청 만날텐데~

 

산행하면서 요상한 형태의 나무가 있으면 사진 찍는 것을 빼먹지 않는다.

 

이제 임도로 내려왔다.

 

독초로 사용되는 천남성의 빠알간 열매가 탐스러울 정도다. 탐스러움에 빠져 맛보다간 큰일나겠죠.

 

숙은촛대승마. 쉽게 눈에 띄지 않을텐데. 난 세잎승마인줄 알았더니 아니네요.

 

선괴불주머니도 한창입니다.

 

임도를 따라내려가면 돌아가니 숲길을 가로질러 간다.

 

이제 가을이 왔으니 고들빼기 세상이 오겠구만, 까치고들빼기

 

이 친구는 눈빛승마 잎이 다 떨어진거겠지.

 

컴컴한 숲을 밝게 밝혀 주는 눈빛승마

 

 

 

선괴불주머니

 

은꿩의다리

 

투구꽃도 자주 보인다.

 

물 좋은 유안청계곡을 마지막으로 담으면서 금원산 산행을 아쉬운 마음으로 접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