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이 우리 부부에게 준 가을 선물
흘림골에서 주전골까지, 단풍보다 더 황홀했던 기암일색
■ 언제 : 2014. 10. 9.(목) 한글날
■ 어디로 : 설악산 흘림골에서 주전골
■ 누구랑 ; 아내(사설 산악회와 함께)
■ 산행 경로 : 흘림골공원지킴터 - 1.1km - 등선대 - 2.1km - 금강문 - 0.6km - 용소폭포 - 0.6km - 금강문 - 2.2km - 오색약수 총 6.6km
흔적
10월 9일 한글날은 1949년에 법정공휴일로 지정되었다가 지난 2006년 주5일제도가 보편화되면서 한글날이 그만 법정공휴일에서 제외되는 수모를 겪었다. 그러다 지난해 2013년부터 우리 한글의 위상을 정립하고 그 우수성을 기리기 위해 법정공휴일로 재지정 하였다. 아마, 주5일제도로 인하여 법정공휴일을 조정하다보니 한글날을 제외시킨 것 같은 데 하고 많은 공휴일 중에 하필이면 우리의 찬란한 한글문화가 탄생한 날을 제외시켰으니 굳이 한글 학자가 아니라도 여기저기서 말이 많을 법도 하다. 어쨌든 작년부터 다시 법정공휴일로 회생했으니 불행 중 다행이라 아니할 수 없다.
한글날! 이 좋은 날에 아내가 사설산악회를 따라 설악산을 가잔다. 우리는 10일이 재량휴업일이니 나 같은 경우는 목요일인 한글날부터 일요일까지 연휴로 이어져 부담이 없으나 아내는 그렇지 않다. 아내는 10일 날 출근을 해야 하니 한글날 당일치기로 멀고 먼 설악산을 다녀오면 분명 부담이 클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인데 그래도 설악산을 가자고 제의를 한다. 나는 괜찮지만 아무래도 아내가 염려되어 한참을 망설이기만 했는데 계속 상관없다는 아내의 말에 결국 설악의 단풍 냄새를 맡으러 가기로 하였다.
새벽 4시에 기상하여 5시 반 차를 타고 설악으로 가는 긴 여정에 몸을 실었다. 무려 5시간 정도를 가야한다. 오늘 산행의 목적지는 한계령휴게소를 지나 흘림골을 시작으로 주전골까지다. 이 코스는 흘림골에서 등선대까지 넉넉잡아 1시간가량만 올라가면 더 이상 힘든 곳이 없는 비교적 수월한 코스다. 그러니까 설악산은 가고 싶은데 대청이나 공룡능선을 갈 형편이 안 되는 사람에게 설악이 내어 주는 환상적인 코스라 할 수 있다. 여기는 신비로운 폭포와 기암괴봉이 조화를 이룬 남설악 최고의 전망대를 가진 코스로 우리부부에게는 설악의 맞춤형 코스로 제격인 셈이다.
흘림골에서 등선대로 올라가는데 시작부터 엄청나게 많은 인파가 득실거려 첫 발걸음부터 정체 현상이 빚어진다. 설악산 등산로 중에서는 비교적 난이도가 수월하다보니 이쪽을 겨냥해서 오는 단풍객은 상상 이상으로 많은 편이다. 우리는 대체로 시즌을 피해 다니며 사람이 붐비지 않는 곳을 주로 다녔지만, 이번 산행은 의도적으로 설악의 단풍을 목적으로 했다. 막상 와보니 단풍은 아직 30%에 불과한데 오히려 등산객의 아웃도어 물결이 설악의 단풍보다 더 알록달록하다. 어쨌거나 설악의 가을빛은 산도 사람도 총천연색 일색이다.
흘림골 탐방로는 숲이 짙고 깊어서 늘 날씨가 흐린 것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흘림골에서 등선대를 넘어 주전골 오색약수까지 6km여가 되지만, 등선대까지 1km 정도만 힘들게 올라가면 나머지는 내리막길이라 크게 어려운 것은 아니다. 더러 급한 내리막길이 있어도 조심해서 내려가면 된다. 등선대로 올라가는 길에는 여심(女深) 혹은 여신(女身)폭포라 일컫는 여인의 깊은 곳을 나타내는 기이한 모양의 폭포도 있고 올라가는 내내 기봉이 나란히 서 있는 칠형제봉을 뒤로하고 걷는다. 초입부터 이렇게 기암괴봉이 줄줄이 늘어져 있으니 과연 설악은 달라도 뭔가 다르다는 인상을 시작부터 강하게 받는다. 30% 정도 색깔을 갈아입은 흘림골의 단풍과 그보다 더 잘 익은 아웃도어 물결을 따라 가면서, 밀리면서 쉬고 힘들어서 쉬고 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등선대까지 올라와 버린다.
신선이 하늘로 올라간다는 등선대는 기암괴석이 사방으로 펼쳐져 만 가지 형상을 하고 있어 만물상이라 부르는데 그 중심에 등선대가 있다. 만물상의 중심인 코 앞에 있는 등선대에 올라가자니 가는 길부터 밀리기 시작해 등선대까지 올라가서도 수많은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복잡해서 눈에 보이는 대로 사진을 찍기조차 힘 든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제대로 된 등선대의 형태도 한 장 얻지 못했다. 그러나 여기는 흘림골에서 주전골로 가는 만물상의 가장 높은 곳이다 보니 등선대에 올라서면 만물이 눈에 다 들어온다. 복잡한 산객의 틈바구니에 끼여 북쪽으로 눈길을 주면 설악산의 서북주능이 한 눈에 들어온다. 지나온 한계령휴게소를 비롯하여 그 뒤에 있는 안산, 귀때기청봉, 끝청, 대청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그뿐인가? 바로 코앞에는 의리로 뭉친 칠형제봉이 흘림골의 파수꾼인 냥 오가는 산객을 보살피고 있다. 설악산의 가장 편한 코스를 왔는데 생각 외로 엄청난 기암괴봉이 단풍보다 더 큰 즐거움을 선물한다. 등선대에서 내려오면서 설악의 서북주능을 바라보며 언젠가 설악을 다시 찾는다면 한계령휴게소에서 대청을 지나 설악을 대표하는 공룡능선을 넘어가고 싶다. 가능할는지 모를 일이지만 꼭 그렇게 한번 다녀왔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아내는 무박으로 오색을 들머리로 대청에서 공룡을 지난 적이 있다. 고생을 많이 한 줄 알고 있다만 그래도 나는 그런 아내가 마냥 부럽기만 하다.
등선대를 내려오니 위쪽보다는 조금 덜 복잡하다. 그래도 사람은 많더라만, 등선대 만큼 복잡하지는 않다. 등선대부터는 내리막길이다. 5km를 내려간다. 내려가는 길에는 신선이 하늘로 오르기 전 몸을 깨끗하게 정화하고 신선이 되기 위하여 등선대에 올랐다는 등선폭포가 있고 만물상의 온갖 형상을 한 기암이 끝없이 펼쳐진다. 쪽 곧은 나무가 어떻게 기암에 뿌리를 내리고 저렇게 우뚝 솟아 있는지 도무지 일반적인 판단으로는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발걸음을 옮기는 내내 이러한 기암 풍경에 넋을 잃고 카메라 셔터만 연신 눌러대며 기막힌 풍경에 그저 혀만 내두를 뿐이다. 과연 설악은 뭔가 달라도 다르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는 순간이다.
기암덩어리가 만든 묘봉들에 취해 내려오다 보면 등선폭포 외에 십이폭포를 만난다. 십이폭포는 12단 12폭의 비단폭이 휘어진 것처럼 와폭으로 늘어져 있어 한 눈에 담을 수는 없지만, 탐방로를 따라 가면서 부분적으로 보이는 모습만 봐도 경이롭기 그지없다. 계곡에 흐르는 물은 수량이 충분치 않아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이 실처럼 가늘었지만, 그마저도 아름답기 그지 없었다. 조그마한 곳에 소를 이루고 있는 물은 맑은 옥색으로 산행에 지친 산객을 그대로 빨아들일 듯 유혹을 한다. 조금 정신이 나갔으면 그냥 뛰어들 것 같은 충동에 사로잡힐 정도다.
한참을 더 내려오니 용소폭포가 있음을 알리는 이정목이 서 있다. 가는 길에서 0.6km를 벗어나야 한다. 오늘은 시간 여유가 많으니 넉넉한 마음으로 왕복 1.2km를 걸어 빼먹지 않고 용소로 갔다. 용소폭포는 여기서 천 년을 살던 이무기 두 마리가 승천하려다 준비가 덜 된 암놈 이무기가 승천할 시기를 놓쳐 용이 되지 못하고 이곳에서 바위가 되고 폭포가 되었다는 전설을 가진 폭포다. 믿거나 말거나 이정도면 우리 민족도 전설을 갖다 붙이는 대는 일가견이 있다. 용소폭포를 탐방하고 뒤돌아 나와 주전골 방향으로 가다 보니 금강문이란 바위가 나온다. 큰 바위 옆에 큰 것 보다는 조금 작은 바위가 기대어 서 있는 사이로 세모꼴 모양의 틈이 있다. 그 틈을 금강문이라 이름 붙여 놓았다. 금강문을 불교에서는 경도가 가장 큰 금강석에 빗대 금강석처럼 단단하고 강해서 변하지 않는 마음으로 부처의 지혜를 배우고자 들어가는 문이라 하며, 잡귀가 미치지 않는 강한 수호신이 지키고 있는 문이라고도 한다.
이렇게 주변 경관에 취해 걷다보니 길은 언제부터인지 순하고 평탄하기 이를 데 없어진다. 계곡에 흐르는 물은 점점 수량도 많아지고 에메랄드빛을 띤 채 많은 산객을 유혹하고 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설악의 차가운 계곡으로 들어가 바쁜 가운데도 여유를 부리며 발을 담근 채 놀고 있다. 우리도 당장 뛰어 들어가고 싶은 마음 굴뚝같았으나 그래도 최대한 목적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안심하고 시간 여유를 갖기 위해 순간적으로 치솟는 욕망을 꾹 눌러 참았다. 그렇게 참고 내려가노라니 밝은 달밤에 선녀들이 내려와 만석에 날개옷을 벗어 놓고 목욕을 하고 올라갔다는 옥빛 선녀탕이 나오고, 야생쥐들이 생존의 지혜를 터득해 족제비나 올빼미, 뱀이 범접하기 쉽지 않은 곳에 촘촘하게 구멍을 내고 생활하는 데 그 모습이 마치 가파른 절벽에 아파트를 지어 놓은 것과 같은 형상을 하고 있어 ‘쥐들의 아파트’라 이름 지어진 곳도 있다.
이렇게 주변 풍광과 어울리다 내려오니 어느새 발걸음은 주전골 어귀에 다다랐다. 주전골 어귀는 설악산의 비경을 뽐내고 있는 천불동의 축소판으로 일컬으며 정상부에 한 사람만 겨우 앉을 수 있는 독주암이 있다. 독주암의 기개와 그 주변에 늘어선 기암과 노닐다 오색석에서 분출되는 약수가 있는 성국사에 들렀다. 성국사는 오색석사라 불리기도 하며 국립과학연구소와 강원도 보건환경연구소에서 우수한 수질로 평가 받은 약수가 있는 곳이다. 약수에는 어김없이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서서 물을 받고 있다. 아내가 잠시 화장실 간 틈을 이용해 나도 대열의 끄트머리에 줄을 서서 남아 있는 물을 버리고 그 물통에 약수를 한 통 받아 챙겨 놓았다.
그러다보니 주전골 입구의 약수터에 도착을 해버렸다. 입구에는 주전골을 설명하는 안내판이 있다. 위조엽전을 만들던 곳이라 하여 주전골이라 부르게 되었단다. 짧지 않은 시간을 이렇게 흘림골에서 주전골까지 왔다. 흘림골에서 주전골까지 6km 정도이나 워낙 경치가 빼어나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 3~4시간이면 충분한 거리를 무려 5시간 걸려 여기까지 왔다. 상가 가까운 곳에는 오색약수가 있는가 보다. 계곡의 한 부분에 많은 사람들이 줄 지어 서 있고 그 옆에도 바닥에 뚫려있는 조그만 구멍에서 바가지로 약수를 떠는 사람도 있다. 우리도 내려가서 또 약수 맛을 볼까하다가 사람들이 많기도 하고 성국사에서 떠온 약수도 있고 해서 더 이상 내려가지 않았다. 나중에 다른 일행에게 들은 얘기로는 여기 약수를 먹고 막혀 있던 숨통이 뻥 뚫렸단다. 그런 이야기를 듣자니 괜히 맛보고 오지 않은 것이 후회되기도 했다. 대신 산행 내내 꾹 눌러 참았던 족탕을 하기 위해 계곡 한 편에 자리를 잡고 피로에 절은 두 발을 설악의 맑고 차가운 물에 담갔다. 비록 효력이 좋다는 약수 맛은 보지 못했지만,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니 일시에 그 동안의 피로감이 모두 사라졌다.
모든 여정을 끝내고 차가 주차한 곳을 찾아보니 어디 있는지 잘 보이지 않는다. 가이드한테 전화를 걸어 물어보니 상가에 있는 어느 식당으로 오란다. 식당 평상에는 우리랑 함께했던 일행 두 부부와 가이드가 미리 자리를 선점하고 파전을 시켜 막걸리를 마시고 있었다. 우리도 양미리 한 접시와 옥수수 막걸리 한 통을 사서 합석을 했다. 얘기를 나누다 보니 모두 우리 지역에 거주했거나 거주하고 있던 분들이고 공교롭게도 한 팀은 우리 아파트 동민이다. 이런 귀한 인연이 어디 있나? 서로 즐겁게 이런저런 정담을 나누다보니 설악의 하루해가 저만큼 깊이 흘러가고 있었다.
사진으로 보는 설악산 흘림골에서 주전골의 가을 풍경
여행사 차량을 탑승하기 위해 IC에서 대기 중에 새벽에 뜬 달을 보고...
새벽달보고 출발했다가 한 밤에 뜬 달이 떠 있을 때 도착했다. 새벽 5시 30분 출발
여행사가 제공하는 아침을 먹기 위해 단양휴게소에 들렀다. 시간이 얼축 됐는데 휴게소의 아침은 짙은 안개에 서려있다.
설악산 흘림골 입구에 도착. 이미 도착 시간이 10시가 넘었다.
흘림골 입구의 단장된 계곡 양쪽에는 출발도 하기 전에 기암이 설악의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오른쪽은 칠형제봉이다.
출발에 앞서 도로 건너편 산세도 슬쩍 들여다본다.
흘림골공원지킴터 입구에 있는 탐방로 안내도. 오늘 산행코스는 흘림골에서 주전골 오색분소까지
출발하기 전에 기암에 서려있는 이쁜 단풍을 바라보며 산행길 에너지를 충전한다.
자, 이제 출발이다. 보다시피 산객이 많다. 나중에 오르막이 심한 곳에서는 정체가 일어나 진행이 잘 되지 않을 정도다.
기암의 조그마한 틈도 주지 않고 나무는 뿌리를 내리고 작품처럼 아름다운 모습으로 자라고 있다.
어휴 이 사람들을 보라. 단풍보다 색이 더 곱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런 모습이다. 전라도 영암 월출산도 대단하더니만, 여기는 설악산의 일부임에도 이토록 기암이 장관을 이룬다.
아웃도어 물결과 아직 채 익지 않은 단풍
스핑크스 같다.
여심폭포에 있는 이정목. 등선대까지 중간지점이다.
여심폭포(=여신폭포). 물이 없다. 실같이 가는다란 물줄기만 흘러내린다.
저 꼿꼿하게 자라고 있는 경이로운 나무를 보라. 그저 신비할 따름이다.
고사목은 죽어서도 풍경의 한 몫을 차지한다.
끝청과 대청쪽을 바라보며
칠형제봉 뒤로 44번 국도가 있고 귀때기청봉을 가로지르는 서북주능이 보인다.
한계령휴게소에서 대청쪽을 한번 다녀가야겠다.
아직 단풍이 완전치가 않다.
늘 빈사진만 찍다 사람들이 많아 주변이 어지럽다.
여기가 오늘 코스 중 가장 높은 등선대인데 등선대의 모습을 제대로 담지를 못했다. 저기 오른쪽에서 담으면 의자바위라고도 하는 등선대의 의자 모습을 담을 수 있지 싶은데 굳이 복잡한데 거기까지 안갔다.
칠형제봉만 중심으로
나무와 기암
등선대 아래 갈림길에서
등선대 아래 갈림길.
등선대에서 약수터까지 5km 남았다. 지금부터 가야할 길이다.
저 나무는 잘 담으면 걸작품인데~
왼쪽 기암이 등선대다. 밑에서 올려다 보며 찍었다.
참, 기암의 형태가 기기묘묘하다. 사람의 옆 얼굴도 보이고~~~
등선폭포
계곡에 물이 없어 삽시간에 산객들의 아지트로 변했다.
등선폭포
다리 밑 계곡에도 다리 위에도 사람 사람 사람~
폭포 아래도 사람~
대충 구도를 잡고 누르기만 하면 최소한 이 정도 사진은 나온다.
그러고보니 여기는 기암에 뿌리 내린 나무가 있어 더욱 돋보이는 그림을 연출한다.
기이한 암봉과 단풍이 잘 어우러져 있다.
사람이 워낙 많아 서로 찍고 찍히고 하다보니 초상권이고 뭐고 서로 없다.
이쁘다 못해 황홀한 지경이다.
십이폭포
계곡 구석구석에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밥을 먹거나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에메랄드 빛깔이라할까 옥색 빛깔이라 할까? 푸른 기운이 감도는 자그마한 소에 설악의 아름다움이 담겨있다.
용소탐방지구가 있는 용소폭포를 들린다. 시간도 넉넉한데 여기까지 와서 안 보고 갈 수야 없지~
기암절벽에 뿌리 내린 나무. 파란 하늘 정말 환상적인 풍경이다.
용소폭포
금강문. 위에서 내려오다보니 뭔가 싶었는데 앞에서 보니 사람이 통과할 수 있는 문과 같은 역할을 하는 모습이다. 저리로 통과할 걸 그랬네.
우리도 이쯤에서 발을 좀 담궈볼까 하다가 아무래도 동행이 있는 가까운 곳까지 가서 안전하게 쉬는 것이 나을 것 같아 그러기로 했다.
설악의 단풍이 전체적으로 이 정도는 안 되어도 비슷하게 익었지 않았겠나 싶었는데 이쪽은 아직 단풍이 크게 들지는 않았고 한창 익어가고 있는 중이다. 다다음 주 쯤 절정일 것 같다.
이 풍경에 뭐라 할 말이 없다.
선녀탕
선녀탕
왼쪽 독주암. 정상에는 한 사람이 겨우 자리를 할 수 있는 정도라 한다.
절벽에 풀이 있는 곳에 뚫린 구멍이 야생쥐가 족제비, 올빼미, 뱀 등을 피해 안전하게 거주하는 곳이다.
주전골 어귀에 있는 독주암과 그 주변 풍경은 마치 설악이 천혜경관을 자랑하는 천불동을 압축해 놓은 곳과 같은 곳이라 한다.
왼쪽 독주암
성국사(오색석사) 오색석에서 분출되는 품질 좋은 약수가 샘솟는 곳으로 유명하다. 나도 저 줄 끝에 서서 있던 물을 버리고 약수로 한 통 채웠다.
양양 오색리 삼층석탑도 보물이다.
올 한 해 그렇게 산을 다녔어도 노랑물봉선도 한번 만나지 못했는데 끝물인 요즈음 귀한 흰물봉선을 만난다.
이제 다 내려왔다. 설악의 분위기에 취해 힘든지 어떤지도 모르고 내려왔다.
여기 약수가 좋은가보다. 성국사 약수는 떫거나 톡쏘는 맛이 없었는데 여기는 탄산수와 같은 톡쏘는 맛도 있고 효력도 좋은 모양이다. 줄 서 있기 귀찮아 그냥 왔더만 맛이라도 볼 걸 그랬다.
바로 옆에 있는 조그만 구멍에서도 약수가 솟아나나 보다.
주전골 입구 풍경
망월사도 가볼 걸. 왜 안갔는지 모르겠다. 뭐가 있을지 모르는데~~~
흘림골에서 오색분소까지 이렇게 왔다.
횡성휴게소에 잠시 쉬어가니 달은 벌써 저만큼 떠 있다.
칠곡IC에 도착해 컴컴한 하늘에 떠 있는 둥근달을 기념하며 오늘 길었던 여정을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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