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은 결코 멀고 험한 곳에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쉽게 그 길을 열어 주지도 않았다.
-오늘 나는 아내와 함께 지리산 3봉을 곁에 두는 기쁨을 맛 보았다.-
■ 언제 : 2014. 8. 11.(월)
■ 어디로 : 지리산 성삼재 - 뱀사골
■ 누구랑 : 아내
■ 상세 코스 : 성삼재 - 1.0km - 무넹기 - 0.5km - 노고단 대피소 - 2.8km - 피아골 삼거리 - 0.4km - 임걸령 - 1.3km - 노루목 - 1.0km - 반야봉 - 1.5km - 삼도봉 - 0.8km 화개재 - 9.2km - 반선
총 18.5km
■ 산행 지도(성삼재에서 뱀사골)
흔적
오늘 성삼재에서 뱀사골까지 지리산 산길 50리를 걸었다. 지리산은 중산리에서 천왕봉까지 그리고 백무동에서 세석을 거쳐 천왕봉까지 해서 두 번을 가보았다. 지난번 동료들과 함께 오늘 간 이 코스를 가려고 시도한 적이 있었지만, 아쉽게도 노고단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방학이 끝나기 전에 지리산을 꼭 한 번 더 가고 싶어 어디로 갈까 망설이다가 주저 없이 지난번 미수에 그친 성삼재를 시작으로 뱀사골로 가는 산행길을 택했다. 아내랑 함께 하자면 아무래도 이 코스가 가장 무난할 것 같았다. 중산리에서도 백무동에서도 가봤지만, 쉽지 않았으니 오늘 이 코스는 반야봉까지 가더라도 그 이후로는 하산길이니 아내랑 동행하는 산행 코스로는 가장 무난할 것 같았다. 아내가 요즘 컨디션이 그리 좋지 않았지만, 지난번 노고단까지는 가본 경험이 있고 노고단까지만 오르면 반야봉 오르는 것만 힘 좀 쓰면 된다고 했더니 아내도 크게 힘들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는지 흔쾌히 함께 길을 나서 주었다.
늘 그랬지만, 88올림픽고속도로의 거창휴게소 주변 새벽 풍경은 볼 때마다 늘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주변의 높고 낮은 산을 구름이 휘어 감고 있는 모습은 높은 산을 힘들게 올라가 바라보는 풍경과 다를 바 없다. 거창휴게소에서 잠시 쉬면서 산허리를 감고 도는 구름과 새벽안개가 짙게 깔린 진풍경을 촬영하고, 그것도 모자라 휴게소를 벗어나 고속도로에 진입하기 전에 도저히 주변 풍광을 스쳐 지나가기엔 너무 아쉬움이 커 결국 차량을 갓길에 주차하고 거창휴게소 주변의 몽환적인 분위기를 담기에 급급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차량을 이동하는 중에도 아내는 스마트폰으로 고속도로의 새벽안개를 담고 또 담으며 그렇게 지리산을 찾아갔다.
새벽 4시에 일어나 5시 쯤 출발하여 8시 쯤 성삼재에 도착을 하였다. 차량을 주차하고 성삼재에서 바라보는 아침 풍경은 가히 천하절경이다. 이건 뭐, 새벽에 거창휴게소에서 본 광경하고는 또 다른 엄청난 비경을 자아낸다. 구름이 에워싼 높은 산 아래 잔잔하게 드러난 마을의 풍경은 진경산수화의 대가가 그림을 그린다 하더라도 저 모습 저대로는 도저히 그릴 수 없을 것 같다. 산행을 시작도하기 전에 바람과 구름이 산야를 배경으로 연출하는 분위기에 휩싸여 장거리 운전의 피곤함마저 싹 달아나 버리게 하였다.
상큼한 기분으로 성삼재에서 노고단을 향해 힘차게 첫 발을 내딛었다. 첫 발을 내딛는 순간 아니나 다를까 작년에 일행들과 함께 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초입부터 가는 길엔 야생화가 군락을 이룬 채 줄지어 늘어 서 있다. 그렇게 흔하게 보던 물봉선은 올 해는 거의 접하지 못했는데 여기는 군락을 이루며 긴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초입에서 주로 보이는 것들은 물봉선을 시작으로 짚신나물, 모시대, 둥근이질풀, 흰진범 등이 점령을 하고 있다. 이런 무리는 자주 보던 애들이라 산행 시간을 조율할 필요가 있어 대충 눈으로 보고 즐기는 정도로 만족하고 사진 찍는 시간을 애써 줄이며 시간을 아꼈다.
일단 이번 코스는 노고단까지 오르막길을 좀 오르고 반야봉을 오를 때 기를 쓰고 오르면 되는 정도라 크게 부담을 느끼지는 않았다. 하지만 워낙 산길 50리가 되는 먼 길이라 잠시도 방심할 수 없는 노릇이다. 노고단 고갯마루에 올라 노고단까지 올라가느냐 마느냐 망설이다가 작년에 간 적도 있고 해서 역시 시간을 아끼는 차원에서 아쉽지만 생략하기로 했다. 노고단 올라가는 길이 야생화가 지천에 널려있는데 아쉽기는 많이 아쉬웠다. 하지만 늘 늘보산행을 하는 내가 나를 더 잘 아는지라 무조건 욕심을 내고 볼 일은 아니었다. 과유불급이라 하지 않았던가. 산행은 다녀 본 사람은 잘 알겠지만, 욕심은 반드시 화를 부르게 되어 있는 법이니 가장 산행을 지혜롭게 하는 사람은 자기 형편에 맞춰 산을 즐기고 산이 주는 만큼 자기 수준에 맞게 받는 것이라 생각한다.
지리산 노고단이 주는 풍경을 충분히 감상하고 노고단 고개에서 임걸령으로 가는 길로 바로 들어갔다. 노고단 고개에서 임걸령으로 들어가는 첫 관문이 지리산 종주의 시발점이다. 임걸령으로 가는 지리산 주능선은 그야말로 편안하기 그지없는 길이다. 주릉의 숲속을 걷는데 주변에 우거진 숲은 마치 밀림이 우거진 숲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저 속으로 들어가면 지금까지 만나지 못했던 기이한 야생화도 많이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충동감이 생긴다. 그래도 지금까지 나는 귀한 야생화 한번 대면하고자 풀숲을 헤집고 다닌 적이 없다. 찾기 위해선 밟고 밟혀야할 풀들이 얼마나 많겠나 하는 마음에 아예 처음부터 그러지 않겠노라고 작정도 했었다. 그저 산을 즐기면서 산길을 따라 내 눈에 보이는 정도로만 만족해도 내 수준으로는 충분하다.
오늘 이 코스를 돌아보며 지리산의 가보지 않았던 여러 구간을 많이 돌아본다. 돼지령도 그렇고 피아골 삼거리도 만나고 임걸령, 노루목, 반야봉, 화개재까지 지리산의 그 유명한 많은 고개를 만난다. 워낙 먼 거리다보니 만나기도 많이 만나는 모양이다. 구간 구간을 모두 세세하게 서술하자니 내용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 임걸령과 반야봉 그리고 화개재에서 뱀사골로 가면서 느낀 감정만 기술해야겠다.
성삼재-반야봉-뱀사골 이 코스는 잘 알다시피 1차적으로 노고단까지 대략 넉넉하게 잡아 1시간쯤이면 충분하고 그 이후로는 지리산 종주 능선을 줄곧 즐기며 갈 수 있다. 다만 힘이 든다면 노루목에서 반야봉까지 1km되는 오르막을 힘겹게 올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힘에 부대끼면 굳이 올라가지 않아도 된다. 우리도 오늘 아내의 컨디션 난조가 급작스럽게 올 줄 알았다면 굳이 반야봉을 오를 이유가 없었다. 반야봉을 오르내릴 때 까지는 괜찮던 아내가 화개재에서부터 그리 큰 고생을 할 줄 몰랐던 것이다. 그럴 줄 알았다면 아내의 편의를 위해 반야봉을 오르지 않았을 것이다. 한치 앞을 내다보는 혜안이 부족했기에 어려움이 따랐다. 화개재에서는 줄곧 하산길이니 그리 큰 두려움은 없었기에 걱정을 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어찌되었던 원추리를 비롯한 먹을 만한 야생초가 많아 돼지가 많이 출현해서 이름 붙였다는 돼지령을 지나 노고단에서 반야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중간 지점에 있는 임걸령에 다다랐다.임걸령은 높이 1320m이며, 옛날에 임걸년이라는 의적이 은거하던 곳이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임걸령 샘터에서 목을 축이고 먹다 남은 물통에 들어 있는 물을 버리고 임걸령 샘터물로 보충을 했다. 물이 시원하고 맛도 좋다. 임걸령에서 잠시 쉬었다가 노루목을 향해서 간다. 이 길도 뭐 유유자적하게 노닐며 가면 된다. 가는 도중 하얗게 핀 어수리 밭도 보면서 쉬엄쉬엄 가다보니 노루목에 당도한다. 노루목에 당도하여 보니 노루목 역시 해발 1,498m에 이르는 아주 높은 고개다.
이제 노루목에 왔으니 본 코스의 최고 고난도인 반야봉을 올라야 된다. 아내와 난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반야봉을 향해 올라갔다. 이때까지는 아내의 컨디션도 별 무리가 없었다. 막상 반야봉에 올라보니 거리는 1km에 불과하였지만, 오르막 경사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팔공산 갓바위 올라갈 때 관음사에서 거의 갓바위 올라가는 정도가 된다. 갓바위는 그래도 길이라도 좋건마는 반야봉 올라가는 길은 갓바위보다 훨씬 길이 좋지 않았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그렇다고 어찌 지리산 2봉에 해당하는 반야봉을 멀리할 수 있단 말인가? 힘은 좀 들었지만 막상 반야봉에 당도하니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 없었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의 감회가 밀려왔다. 시야가 멀쩡하던 곳이 언제 그랬느냐는 듯 구름이 시야를 가려 조망을 순식간에 감추더니 또 이내 구름이 걷혀 사방을 열어주기도 한다. 잠시 있는 동안 몇 번을 그렇게 되풀이 한다. 반야봉이 높기는 높은 모양이다. 반야봉의 높이가 무려 1,732m에 달한다. 과연 지리산 2봉이라 칭할만하다.
반야봉은 낙조로 유명한가 보다. 전주에서 온 부부가 얘기하는 데 반야봉 낙조가 지리 10경 중의 하나라고 한다. 반야봉의 낙조가 아마 엄청나게 아름다운가 보다. 땀을 뻘뻘 흘리며 반야봉에 올랐으니 이제 좀 쉬어 가도 되겠다 싶어 출입금지 된 문이 있는 심마니 능선으로 가는 길목도 보고 주변 풍경도 즐기며 곰취꽃을 비롯한 각종 야생화도 촬영을 했다. 안도의 한숨을 고르며 반야와 마고할미의 전설에 기인한 반야봉의 의미와 또 다른 의미로 이름 지어진 반야봉을 생각하며 깊은 숨을 고른다.
반야봉에서 삼도봉으로 간다. 반야봉에서 삼도봉까지야 얼마 되지 않는 거리라 가볍게 움직이면 된다. 삼도봉은 전라남도 구례, 전라북도 남원, 경상남도 하동의 3도의 경계선 상에 있다. 삼도봉에 이르니 언젠가 민주지산에 갔을 때 만났던 같은 이름의 삼도봉이 떠오른다. 민주지산에 있는 삼도봉은 충청북도 영동군과 전라북도 무주군, 경상북도 김천시의 경계에 있는 봉우리다. 이제 삼도봉에서 화개재로 넘어가야 한다. 삼도봉에서 화개재로 넘어가는 길도 거리는 얼마 되지 않지만 깊은 나무 계단을 한동안 내려가야 한다. 상황을 보아하니 이제 본격적인 하산 길이 이어질 모양이다.
화개재는 비교적 너른 공터로 조성되어 있다. 해발 1,316m인 고개에서 과거에 영호남 상인들이 등짐을 메고 와 물물교환을 하였다고 하는데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 높은 곳에서 어떻게 장이 섰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맨 몸으로 다니기도 힘든 판국에 무거운 등짐을 메고 왔을 거라 생각하니 그저 기가 막힐 뿐이다. 화개재에 오니 산객 두어 팀이 보인다. 이제 우리는 화개재에서 본격적인 하산을 감행해야 한다. 실은 성삼재에서 화개재까지 그 먼 길을 걸었어도 이제 겨우 반 밖에 오지 않았다. 화개재에서 반선까지 9.2km나 남았으니 ‘아이구야’ 갈 길이 까마득하다. 아내가 화개재에서 이정표에 표기된 남은 거리를 보더니 주눅이 들어버린다. 그래도 하산길이니 큰 어려움은 없을 거라고 아내를 격려한 뒤 함께 내려갔는데 하산길이 말 그대로 장난이 아니다.
평소에 올라가는 것은 힘들어 해도 내리막길에서는 그래도 앞서 가는 편인데 오늘 화개재를 내려오면서 내리막길이 힘 듬을 비로소 느끼게 되었다. ‘하산길이 어렵다는 것을’ 산에 다닌 이후로 오늘 만큼 느껴본 적이 없다. 산 꽤나 다녀봤다지만, 이렇게 길고 힘든 내리막길은 처음이다. 길도 좋지도 않다. 커다란 돌멩이가 제멋대로 놓여져 한 발 한 발 내딛는 것이 오히려 올라가는 것 보다 더 만만치 않다. 적당한 거리라면 괜찬겠건만, 이건 6km 정도를 이런 길을 걸어야 하니 난감하기 짝이 없다. 물론 한참을 내려오면 그때부터는 뱀사골 계곡의 흐르는 물과 계곡의 아름다운 절경에 취해 온다지만, 이미 지치고 발까지 약간 접 질러 버린 아내는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닌 모양이다. 이제 다시는 먼 길 따라 오지 않겠다고 투덜거리면서 그래도 4시간 이상 산행하는 곳만 따라 다니지 않겠다니 영 안 가지는 않겠다는 말이다.
멀고 험한 뱀사골 깊은 계곡을 내려오자니 옛 소금장수들이 소금 짐을 메고 오다 빠뜨려 간장이 되었다는 얘기와 이 소에 있는 물을 마시면 간장까지 시원해진다고 하는 간장소가 나온다. 더 내려가니 1,300여 년 전 송림사 고승인 정진 스님이 불자의 애환과 시름을 대신하여 제를 올려 소원의 영험함이 오늘에 이르런다는 제승대도 나온다. 특히 제승대 주변은 기암괴석이 청류와 어우러져 산객의 발길을 절로 묶는다는 비경을 갖고 있다. 그뿐인가? 큰 뱀이 목욕을 한 후 허물을 벗고 용이 되어 승천을 하다 이곳 암반 위에 떨어져 100여 m나 되는 자국이 나고 그 자국 위로 흐르는 물줄기가 용이 승천하는 모습과 같다하여 탁용소라 불리어 지는 명소도 있다. 평소 같았으면 자연이 빚은 이런 황홀한 광경에 취해 피로도 잊은 채 다녔을 텐데 오늘은 아내의 상태가 비경이니 천하절경이니 하는 것과는 사뭇 어울리지 않는다. 오히려 아내의 심기에 내가 더 불편할 따름이다. 비경에 취해도 고통스러워하는 아내를 앞에 두고 좋아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간장소도 제승대도 탁용소도 뛰어 내려가 그림을 제대로 잡아야 하는데 가는 걸음에 그저 뚝딱거리고 만다. 부축은 못해 줄지언정 혼자 그림 좋다고 여기저기 뛰어다닐 형편이 아니다. 이럴 땐 알아서 해야 한다.
보통 하산해 보면 알겠지만, 하산길은 엄청 더디다. 길이 쉬 짧아지지 않는다. 분명 올라갈 때 보다 빠르게 내려감에도 거리는 쉽게 줄어들지 않는다. 오늘 이 길은 유독 더 그렇다. 하산길이 워낙 길어 내려가도 가도 끝이 없다. 그러니 얼마 쯤 왔는지 이정표에 새겨진 거리만 보면 더 지친다. 이럴 땐 그야말로 무념무상인 채 아무 생각 없이 자연을 즐기며 내려와야 한다. 늦으면 늦는 대로 힘들면 쉬어 가면서 그렇게 넉넉하게 자연을 품으며 걸어야 한다. 하지만, 그쯤이야 이제 아내도 충분히 알고 있지만, 몸이 받쳐주지 않으니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모양이다. 하산길은 이렇게 아내의 불편함으로 인해 기억이 별로 달갑지 않다. 어찌 어찌 와운교까지 내려오니 이제 살 것 같다. 와운교를 지나니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가 한 대 대기하고 있다. 가격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더 이상 아내를 걷게 할 순 없어 택시를 이용해 성삼재로 이동했다. 어차피 주차장까지 가더라도 거기서 택시를 이용해 성삼재로 가야하니 잘 된 편이다.
어떠하든 오늘 아내와 나는 둘이 함께 지리산 3봉을 다녀오는 쾌거를 이루었다. 천왕봉도 두 번 갔고, 노고단, 반야봉을 위시하여 지리산 큰 길은 대충 다녀본 셈이다. 과연 지리산의 품은 넓고 깊었다. 어디에서 가나 지리산은 만만한 곳이 없다. 지리산이 내 사는 곳과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내 고장 팔공산 다니듯 쉽게 다닐 수 있는 곳은 아니겠지만, 앞으로 여유가 생기면 지리산 가보지 않은 곳을 찾아 또 만나러 와야겠다. 오늘 고생한 아내가 앞으로 지리산에 또 따라오려나 모르겠지만, 긴 코스만 아니면 아내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아내의 산행 실력이 나보다 나으니 페이스만 잘 조정해 내가 움직여 준다면 아직 어디라도 가능하다. 여보, 고생많았수~~~
반야봉(盤若峰:1,732m) 전라북도 남원시 산내면과 전라남도 구례군 산동면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지리산 2봉에 속한다. 기반암은 화강편마암으로 급경사의 바위산을 이루어 산세가 비교적 험하다. 오늘 아내와 나는 반야봉을 오르며 비로소 지리산 3봉에 올라 보는 쾌거를 이룬다. 힘은 좀 들었지만, 반야봉에 올라서는 순간 만감이 교차되며 뿌듯한 희열을 느낀다.
파노라마 사진. 성삼재에서 바라본 아침 전경
노고단 고개에서 본 돌탑
왼쪽 노고단 오른쪽 봉우리 반야봉
사진으로 보는 성삼재-반야봉-뱀사골 이야기
비가 올 것 같지는 않은데 88고속국도의 아침은 잔뜩 찌푸러져 있다.
날씨가 조금씩 개이는가 싶더니 거창 주변 고속도로의 아침이 환상적인 모습을 한 채 먼 길을 달려가는 우리를 황홀하게 한다.
아내가 얼른 스마트폰을 꺼내 88고속도로의 아침을 맞이한다.
달리는 차 안에서 아내가 촬영을 했는데도 그림이 꿈결 같이 그려진다.
여기는 성삼재에 도착하여 아내가 스마트폰으로 찍은 지리산 아침 풍경이다.
노고단 고갯마루에서 주변 풍경에 도취되어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 낭군을 아내가 몰카로 직찍~~~
거창휴게소에서 나와 고속도로로 진입하기 전에 도저히 그냥 갈 수 없어 차를 갓길에 잠시 주차하고 거창 주변의 아침 풍경을 카메라에 담는다.
경남 거창의 아침은 늘 이렇다. 이쪽 지역으로 산행을 하기 위해 아침 일찍 나서다보면 늘 이런 분위기를 즐긴다.
오도산과 미녀봉을 덮고 있는 아침 안개
성삼재에 도착하여 찍은 똑딱이 사진. 이 광경을 뭐라 표현해야 되나. 가히 환상적이라 아니할 수 없다.
자, 이제 본격적인 산행을 위해 산행 전 분위기에 도취된 마음을 접고
여기서부터 산행 이야기를 시작하고자 합니다.
성삼재휴게소. 박부장 내외랑 서부장이 동참한 가운데 오늘 갔던 코스를 가기 위해 온 적이 있었는데 내가 사진을 찍느라 워낙 꾸물거리는 바람에 이 친구들이 그런 속도로는 도저히 가기 어렵다고 노고단까지만 갔다가 다시 되돌아와 뱀사골에서 물장난을 하고 간적이 있다. 오늘 아내와 나는 그때 중도에 포기한 이 길을 가기 위행 오늘 다시 이 자리에 섰다.
가방 끈을 단단히 조여 매고 살살 올라가니 초입부터 비비추, 노루오줌, 짚신나물, 물봉선 등이 반갑게 우리를 맞이하고 있다.
어젯밤 지리산 전역에 비가 내린지라 물봉선이 물을 맞아 축 늘어져 있다. 그래도 그렇게 자주 보던 물봉선을 올해는 여기서 처음 본다.
긴산꼬리풀도 시작부터 많이 보인다. 가급적 시간을 아끼기 위하여 짚신나물 같은 것은 촬영도 하지 않고 가는데도 지리산의 야생화가 갈 길 바쁜 산객의 발길을 자꾸만 붙들어 맨다.
곧 흰진범이 지리산을 꽉 채울 것이다.
지난번 친구들과 함께 이 지점에서 시간을 계산해 보더니 아무래도 안되겠는지 노고단까지만 가잔다. 내가 꾸물거리긴 해도 산을 많이 다녀본지라 나름대로 계산할 때는 충분히 뱀사골까지 가능한데 아직 이 친구들이 내 실력을 모르는가 보다.
병조희풀도 처음 만난다. 여기서 놓쳤으면 오늘 병조희풀을 볼 수 없을 뻔했다. 다른 곳에서는 만나지 못했다.
노루오줌은 팔공산에서도 실컷 봤지만, 색감이 좋은 것은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다.
성삼재 - 뱀사골 코스는 일단 노고단고개까지만 올라가면 한시름 놓는다. 반야봉을 가느냐 마느냐가 문제인데 그것은 일단 오늘 우리 상황을 봐가며 판단할 문제다. 노고단 고개로 라가는 돌길이다. 돌 길! 정말이지 이제 질린다. 지리산 산행길은 흙의 유실을 방지하기 위해 대부분 등로에 돌을 깔아 놓았다. 모를 땐 그냥 그냥 다녔는데 이제 좀 다녀보니 돌길이 정말 싫다. 화개재에서 뱀사골로 내려가는 돌길은 지금 생각하니 덧정 없다.
노고단 대피소 도착
대피소 앞 마고할미상
우리는 밥을 준비했으니 밥 해 먹을 필요가 없어 인증샷만 한 컷 남기고 간다.
노고단대피소 앞에서 노랑 원추리가 예뻐 송신탑을 배경으로 한 장 담아봤다.
가는 길에 온통 둥근이질풀 천지다.
노고단 고갯마루에 도착했다. 지난 번 일행들과 함께 왔을 때 노고단 정상까지 갔으니 이번엔 시간을 줄일 겸해서 노고단은 생략하기로 했다. 노고단 가는 길 양쪽에는 무지무지하게 많은 야생화가 피어 있을텐데 가까이 두고 멀리하려니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든다. 하지만 오늘 갈 길이 멀고해서 과감하게 생략한다.
가지는 못하니 아쉬움에 먼발치에서나마 한 번 더 바라보고 간다.
돌탑도 쳐다만 보고~~~
꽃잎이 흐려서 잘 구분이 안되나 어수리로 보인다. 노고단 고개로 진입하니 어수리가 지천에 널려있다.
오늘의 최고 난코스인 반야봉을 오르고 삼도봉을 지나 화개재로 내려온다. 지난 번엔 아내랑 백무동에서 세석을 지나 천왕봉을 오른 적도 있었지. 그때도 하산길에 고생 꽤나 했는데 안내판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
안내판이 가르키는 대로 사진을 찍어 이름을 붙여 보았다. 오늘은 시야가 그런대로 좋은 편이다.
아침에 삼재에서 찍었던 광경을 노고단 고개에서 바라보며 다시 찍었다. 산으로 둘러쳐진 마을을 구름이 에워싸고 있다.
지리산에서 볼 수 있는 지리터리풀. 꽃이 이미 져 버렸다.
활짝 핀 동자꽃과 곧 활짝 필 동자꽃망울이 비교된다.
참취도 꽃이 핀 채 지천에 널려있다.
모시대도 엄청나게 많이 분포되어 있다. 이렇게 많은 모시대가 넓게 퍼져 자란 모습은 처음이다.
두메갈퀴로 보이는데 자신 없음
가는 길이 이와 같이 꽃천지니 어디 눈 둘 곳이 없다. 동자꽃
도대체 한 곳에 얼마나 다양한 식생을 자랑하는지 과연 지리산이구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노랑원추리가 예쁘나요 빨간 모자를 덮어 쓴 마눌님이 예쁘나요.
눈이 현란해서 도저히 걸음을 제대로 걸을 수가 없다.
지난 번 지리산에서 봤던 수리취도 만나고...
처음으로 개시호도 만난다.
이런 산형과 식물 이름이 참 어렵고 헷갈리는 데 당귀, 참당귀 아니면 뭘까요.
마찬가지~~~
아직 지리터풀의 빠알간 꽃이 남아 있다. 아주 귀하게 만난다.
흰여로도 천지삐까린데 너무 많아 아꼈다가 제대로 된 사진 한 장 못건졌다.
지나온 노고단 봉우리를 한 번 뒤돌아 본다. 쉬엄쉬엄 와도 벌써 먼 길 왔다. 지난 번에도 이렇게 왔으면 됐을텐데...
산오이풀도 듬성듬성 보이는 것이 앞으로 지리산은 또 산오리풀이 점령을 하다싶이 하겠지...
이 놈은 그냥 꼬리풀인가 보다.
바위의 이끼와 함께 있는 바위채송화는 늘 한결 같이 싱싱하고 싱그럽게 피어 있다.
등로엔 긴산꼬리풀과 동자꽃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어수리. 한 개체에서 다양한 모양을 하고 있다.
노고단 고개에서 반야봉을 가는 중 처음 나오는 헬기장. 아마 여기가 돼지령인가? 사진이 워낙 많아 이제 헷갈린다.
돼지령 이정목이 위의 헬기장이 맞겠지? 원추리랑 각종 야생초가 많아 돼지가 먹을거리가 풍부한 이곳에 자주 출현하였다고 돼지령이라고 이름 붙였다고 한다.
오뉴월 개불알처럼 축 늘어진 산오이풀
송이풀도 가끔씩 만난다.
가만 여기가 어디 쯤이지. 피아골 삼거리 가는 지점인데...
구름이 산허리를 감고 산봉우리를 덮었다 열었다를 계속 되풀이 한다.
피아골 삼거리에 약수터가 있었던가? 에고 이제 나이가 드는지 헛갈리고 있다. 임결령 샘터 밖에 생각이 나지 않으니 나원 참...
이 지점에서 직전마을로 내려가면 피아골이다. 피아골에서 올라 온 산객을 한 명 만났는데 여기서 오는 것도 얘기 들으니 장난이 아니더구만.
멸가치라고 하네요.
전망이 좋은 곳에서도 구름이 시야을 가려 앞이 하나도 안 보인다.
임걸령에서 갈 길을 다시 한번 되짚어 보고... 임걸령은 노고단에서 반야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중간 지점에 있는 고개로 높이 1320m이며, 옛날에 임걸년이라는 의적이 은거하던 곳이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임걸령 샘터에서실 마실 물을 보충한다. 물도 차갑고 맛도 좋아 가지고 갔던 조금 남은 물통의 물을 버리고 가득 채워갔다.
언뜻 보기엔 마타리인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많이 다르다. 알아보니 개시호라 한다.
모시대의 꽃받침이 생생해서 보기 좋다.
수리취도 다시 만나고...
드디어 오늘의 가장 난코스인 노루목에 당도한다. 여기서 반야봉을 가느냐 마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여기까지 와서 안 가자니 언제 다시 이곳으로 올지 모를 일이고 가자니 아무래도 그놈의 산행속도가 걱정된다. 그래도 아내는 반야봉을 당연히 가리라 여긴다. 막상 화개재에서 내려가는 하산길이 걱정인데 아무래도 내려가는 길이니 그래도 수월하지 않겠나 싶어 큰 걱정은 하지 않은 채 반야봉으로 올라 간다.
반야봉까지 1km남짓 되는데 막상 올라가보니 팔공산 갓바위 올라가는 정도다. 갓바위 올라가는 길은 그래도 좋은 편인데 여기는 오르막 경사가 심한 편이다.
자, 앞뒤 견줄 필요가 없다. 올라가보자. 여기까지 와서 그냥 갈 수야 없지 않나???
지나온 노고단을 한 번 더 바라보면서 천천히 반야봉을 향해 올라 간다.
지리산 고사목은 죽어서도 작품을 연출한다.
1km가 왜 이리 머노~
힘들고 지쳐도 찍을 건 다 찍는다. 산오이풀을 배경으로
벌써 지리산 구절초가 피어 난다. 앞으로 가을이 오면 지리산을 훤하게 밝혀줄 친구들이다.
잘 보이지 않던 마타리도 반야봉에 오르니 많이 보인다. 떼거리로 보인다.
오르막을 힘들게 오르고 나니 이런 길도 열어준다. 얼마나 고맙던지~ 여기도 야생화가 천지삐까리다. 시간을 지체한다는 마눌 님 성화에 꼼꼼히 살펴볼 수가 없다. 에라이 혼자 다니는 것이 이럴 땐 속 편한데 그러자니 옆지기가 옆에 없으면 내만 답답고 딜고 댕기자니 짜증스럽고~~~
마타리는 여기서 많이 본다.
우선 언뜻 눈에 띄는 것만도 마타리, 동자꽃, 둥근이질풀 등등
산나물의 제왕이라 일컫는 곰취도 만나고~
어수리도 만난다.
드디어 반야봉에 섰다. 오늘 이 자리에 섬으로 명실공히 지리산 3봉을 모두 오르는 쾌거를 이룬다. 반야봉의 지명 유래는, 지리산에서 불도를 닦고 있던 반야가 지리산의 산신이면서 여신인 마고할미와 결혼하여 천왕봉에서 살았다는 전설에서 유래 되었다는 설과 어떤 영험한 스님이 뱀사골에 있는 이무기를 불도와 합장으로 쳐부수고 절의 안녕을 가져 왔다는 의미에서 반야심경에서 이름을 따 반야봉이라고 지었다는 설이 있다.
마고할미와 관련된 전설에 따르면 천신의 딸인 마고할미는 지리산에서 불도를 닦고 있던 반야를 만나서 결혼한 뒤 천왕봉에서 살았다. 슬하에 여덟 명의 딸을 두었는데 그 뒤 반야가 더 많은 깨달음을 얻기 위하여 처와 딸들을 뒤로 하고 반야봉으로 들어갔다. 마고할미는 백발이 되도록 남편이 돌아오지 않자 남편 반야를 기다리며 나무껍질을 벗겨서 남편의 옷을 지었다. 그리고 딸들을 한명씩 전국 8도로 내려 보내고 홀로 남편을 기다리다 나중에 지쳐 남편의 옷을 갈기갈기 찢어버린 뒤에 숨을 거두었다. 후에 사람들은 반야가 불도를 닦던 봉우리를 반야봉으로 불렀으며 그의 딸들은 팔도 무당의 시조가 되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그 후 반야봉 주변에 안개와 구름이 자주 끼는 것은 하늘이 저승에서나마 반야와 마고할미가 서로 상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 전한다.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
반야봉에서 전주에서 온 부부 산객을 만났는데 남자 분이 지리산에 꽤나 다닌 모양이었다. 지리산에 대해서 훤히 꿰 뚫고 있다. 그 분의 말로는 출입금지해 놓은 곳으로 가면 뱀사골 가는 시간을 많이 줄일 수 있다고 하는데 현재 5년 넘게 출입금지령을 내려 만약 이곳으로 하산하다 적발되면 벌금이 많은 벌금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이 길이 바로 심마니 능선이라고 한다.
반야봉에서 반야와 마고할미의 전설을 되새기며~
반야봉을 접수 하셨구만~
토종 다람쥐. 포즈를 취해 주곤 휑하니 가버린다.
기특한지고...
반야봉 주변 돌틈 사이 고추나물이 싱그럽게 자라고 있다.
전주에서 온 산객의 말을 빌리면 반야봉은 지금처럼 이렇게 늘 구름에 가리는 경우가 허다하단다. 그래도 낙조가 일품인 반야봉은 지리 십경 중의 하나란다.
하늘 높은 곳에 송이풀이 자리 잡고 있다.
왜 거푸 2장을 얹었지...
잠깐 사이에 구름이 뒤덮어 시야가 전무하다.
자, 이제 반야봉에서 내려가자.
하얗게 핀 어여쁜 구절초와 다시 눈 인사를 건네고~
잠깐 사이에 구름이 또 모두 걷히니 노고단이 눈 아래 들어온다. 저기서 이까지 왔단 말이지...
은분취도 처음 만난다.
올라갔던 반야봉을 다시 한 번 눈에 담고 먼길을 아무생각 없이 간다.
반야봉을 지나 삼도봉에 다다른다. 삼도봉은 전라남도 구례, 전라북도 남원, 경상남도 하동의 경계선 상에 있다.
삼도봉에서 내려오니 드디어 문제의 화개재 나온다. 화개재는 호남의 상인들이 물물교환을 하던 장소라는데, 왜 하필 이 높은 곳까지 힘들게 올라와 물건을 교환하였는지 당체 이해가 안 간다. 무거운 짐을 지고 올라오자면 장난이 아니었을텐데...
화개재에서 반선까지 무려 9.2km다. 실컷 걸어 왔는데 거리상으로 따지자면 이제 반 정도 밖에 오지 않았다는 얘기다. 에휴 갈길이 구만리다.
화개재를 한 번 더 바라보고 본격적으로 내리막길을 내려간다. 화개재에서 급한 내리막 돌길을 거의 6km 정도를 내려간다. 돌길이라 하나 어지럽고 질서없이 놓여 있어 내려가는 길이 보통 힘든 것이 아니다. 오늘 산행 계획 중에 가장 큰 실수가 있었다면 화개재에서 내려가는 이 길을 만만하게 봤던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내리막길이 이렇게 힘들줄은 예전엔 미쳐 몰랐다. 그것은 화개재에서 내려와 봐야 안다.
한참을 내려오니 뱀사골탐방지원센터가 보이는데 여기는 현재 운영을 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하기야 뱀사골에서 화개재로 올라가는 산객은 그리 있을 것 같지 않다. 이쪽으로 올라간다면 왠만한 사람이 아니면 어려울 것 같다.
피나물인가 싶었더니 매미꽃이라다. 그것 참 쉽지 않네...
다리 이름도 화개교다.
물기가 많고 습한 지역이라 관중 같은 고사리류와 이끼류가 많다.
여기 지명이 '막차'인 모양인 데 처음 들어보는 지명이다. 한참을 내려왔는데 이제 1.2km 내려 왔다. 아이구야 장난이 아니다. 아내는 아직 8km를 더 내려가야 하는데 벌써부터 파김치가 되었다. 큰일이다. 지금 아내의 컨디션으로 보아 버텨낼지 의심스럽다.
간장소.설명은 안내판으로 대신...
간장소도 잠시 내려가 각도를 맟춰 찍으면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는데 지치고 힘이 들어 그냥 위에서 보이는대로 직찍~~~
여성 1명과 남성 2명이 함께한 산객을 만나는데 여기도 많이 지쳐 보인다.
뱀사골로 내려 오는 계곡은 깊고 수량이 풍부해 곳곳에 소가 많이 형성되어 있다.
갈 길이 멀지 않으면 저기에 몸을 담궈 푹 쉬고 갔으면 딱 좋으련만, 그러기엔 갈길이 너무 멀다.
데크로 조성된 길도 계곡을 따라 돌아가니 그 또한 보기 좋다.
이끼바위
에구, 마눌 님 오늘 오시는 걸음걸이를 보니 또 원성꽤나 듣게 생겼다. 요즘 상태가 좋지 않아 산에도 잘 따라 다니지도 못했는데 오랫만에 함께하는 길을 너무 먼 코스를 잡은 것 같다.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니 못내 가슴이 쓰리다.
폭포도 아닌 것이 떨어지는 물이 워낙 시원스러워 도저히 그냥 갈 수가 없었다. 내려가서 사진에 담고 다시 올라온다.
탁용소도 내려가기 귀찮아 길 위에서 대충 찍었더니 나무에 가리고 모양도 갖추지 못했다. 그래도 그냥 한 방 날리고 간다.
드디어 다 내려왔다. 마눌 님 고생 많으셨오이다. 내려오는 길이 이렇게 힘들 줄은 예상치 못했네요. 미안... 지송... 구박하지 마셔~~~~***
일전에 동료들과 함께 왔을 때 혼자 와운마을에 있는 와운 천년송을 보고 왔지요.
와운교 건너 대기하고 있는 택시가 있다. 어차피 성삼재까지 가야하니 여기서 택시를 타고 성삼재로 다시 간다. 젊은 택시 기사가 참 친절하다.
이렇게 사진으로 탐방한 성삼재-노루목-반야봉-삼도봉-화개재-뱀사골 이야기를 끝을 맺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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