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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오름방

거문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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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오름의 산실! 거문오름



언제 : 2019. 2. 12.() ~ 2. 16.()

어디로 : 제주로

누구랑 : 아내랑

 

212() : 완도여객선터미널 3제주로

213() : 거문오름 돌문화공원(입구까지) - 교래자연휴양림

214() : 다랑쉬오름 아끈다랑쉬오름 성산포유람선

215() : 관음사 방주교회 협재(만두 가게) - 제주현대미술관 방림원(입구까지)

216() : 745분발 대구행 비행기


 


거문오름 소개

<http://wnhcenter.jeju.go.kr> 참조


■ 위치 : 조천읍 선흘리 및 구좌읍 덕천리 일대
■ 높이 : 해발 456m(둘레 4,551m)
■ 2005년 : 국가지정문화재(천연기념물 제444호)
■ 2007년 : UNESCO 세계자연유산 등재
■ 탐방코스


 ▶ 정상코스(빨강색) : 약 1.8km(약 1시간 소요)
 ▶ 분화구코스(하늘색) : 약 5.5km(약 2시간 30분 소요), 아내와 내가 간 코스
 ▶ 전체코스(주황색) : 약 10km(약 3시간 30분 소요)


■ 특징


 - 거문오름은 용암동굴계를 형성한 모체로 알려져 있고, 분화구에는 깊게 패인 화구가 있으며, 그 안에 작은 봉우리가 솟아 있다. 


 - 거문오름은 북동쪽 산사면이 터진 말굽형 분석구의 형태를 띠고 있으며, 다양한 화산지형들이 잘 발달해 있다. 


 - 거문오름은 2009년 환경부 선정 생태관광 20선, 2010년 한국형 생태관광 10모델에 뽑힌 바 있으며, 2007년 세계자연유산등재 이후 매년 국제트레킹대회가 개최되고 있다. 


 - 10만~30만 년 전 선흘리에서 여러 차례의 거대한 화산 폭발이 일어났다. 그 때문에 해발 456m의 산체가 생겨나고, 정상에는 둘레 4.5km로 무려 백록담보다 세 배나 큰 분화구가 만들어졌다. 이것이 바로 거문오름이다. 그러나 화산 폭발은 거문오름에서 끝나지 않고 거대한 화산 활동의 흔적을 남겼다. 용암들이 지표면 경사를 따라 해안가로 흘러 벵듸굴에서 용천동굴, 당처물동굴까지 13km에 이르는 직선형 용암 동굴을 만들고 제주에서 가장 긴 용암협곡을 만들었으며, 용암 함몰구와 수직 동굴, 화산탄 등 다양한 용암의 흔적을 남겼다. 잘 알려진 만장굴, 김녕굴 또한 거문오름 화산 활동 때문에 만들어졌다. 

 - ‘거문’은 숲이 나무로 무성해 어두컴컴하게 보인다고 하여 붙여졌다고도 하고, 신(神)이란 뜻의 고조선 말 ‘검, 곰, 감’에서 유래한 말이라고도 한다. 실제 거문오름을 멀리서 보면 나무들로 둘러싸여 있어 아름답기는커녕, 거대한 검은 숲처럼 보인다. 그 덕에 거문오름은 오랜 시간 인간과 거리를 둘 수 있었다.


파란색 부분은 인터넷 한겨레 2018-12-10 내용에서 펌<http://www.hani.co.kr>


■ 탐방안내
 - 탐방출발 시간 : 09:00 ~ 13:00 (30분 간격 출발)
 - 탐방인원
 - 1일 450명 (평일, 휴일 구분 없음. 단, 화요일은 휴식의 날 운영)
※ 설날, 추석은 휴식일로 탐방 불가
※ 기상악화 시 전면 통제


■ 탐방예약
전화예약 및 인터넷 예약은 탐방 희망 전 달 1일부터 선착순으로 이뤄지고, 당일 예약은 불가
  * 예 : 5월 10일 예약을 원하실 경우, 4월 1일부터 예약 가능
    문의 064)710-8981


■ 탐방 시 주의사항
 - 사전예약자는 탐방안내소에서 출입증을 받고 해설사 안내에 따라 탐방한다.
 - 무단으로 출입하거나, 출입증 없이 탐방 시에는 퇴장조치 및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처벌된다.
 - 앞트임샌들(등산용 샌들 포함), 키높이 운동화 착용 시에는 탐방이 금지된다.
 - 겨울철에는 어그부츠 착용 시 탐방이 제한될 수 있다.
 - 양산, 우산 사용 금지된다. (비오는 날은 우의를 준비)
 - 음식물 반입은 금지된다.
 - 음주자는 탐방이 금지된다.
 - 애완동물 반입 금지된다.
* 한시적으로 눈날씨에는 아이젠, 스틱을 허용한다.
* 탐방 중 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으니, 탐방 전에 화장실 이용 바람

기타 자세한 내용은 <http://wnhcenter.jeju.go.kr> 참조




흔적


'거문오름'의 '거문'은 색깔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신을 뜻하는 '검'에서 유래한
‘신령스러운 산’이라는 뜻이다.
베일에 쌓인 신비로운 산이란 의미겠지만,

한편으론 검고 음산한 기운을 띈다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제주의 신비는 오름에 있다.

어떤 이는 제주를 만든 아버지가 한라산이라면

제주를 키운 어머니는 360여 개의 오름이라고 했다.

제주의 겉과 속은 모두 화산체인 오름으로 채워졌다.

그 많고 많은 오름 중 거문오름은 단연 오름의 거성으로 손꼽힌다.
화산 활동과 태곳적 신비를 자연 그대로 갖춘 신령스런 오름이기 때문이리라.

해설사의 설명에 의하면 제주의 오름은 자그마한 동산보다 작은 것이 많아,
대부분 한라산의 기생화산이라고들 하는데 그것은 틀린 말이라고 했다.
오히려 한라산 주변에 산재한 작은 오름이 한라산 보다 먼저 생성된 모체라고 했다.

자료를 찾아보니 제주의 오름을 한라산의 기생화산이라 설명한 곳이 꽤 많다.

한라산이 높다보니 오인할 소지가 다분하리라 본다.


지난번 제주 왔을 때 거문오름을 가려했었다.
그런데 그 때는 탐방 예약을 해야 방문할 수 있다는 걸 몰랐기에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번 제주 방문길엔 거문오름 탐방을 최우선으로 했다.
혹여 이번에도 놓칠새라 대구서 제주로 가기 전에 아내가 탐방 예약부터 단단히 해 놓았다.


탐방안내소에 도착하니 11시 타임의 방문객들이 다 모일 때까지 대기를 해야 했다.
정확하게 11시가 되니 담당 해설사가 앞에 나섰고 그의 인솔에 따라 함께 움직였다.
분위기로 보아 시종일관 해설사 보다 앞서 가기도 그렇고 떨어져 나가기도 그랬다.
병아리 마냥 해설사를 졸졸 따라 다녔다.


해설사를 동반한 탐방은 꼭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적어도 거문오름이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이 분들은 그 때 그 시절의 역사라 할 수 있다.
이번 거문탐방은 해설사로부터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우리끼리 갔다면 그저 숲과 나무, 풀을 보고 온 것이 다였을 것이다.

해설사와 함께 할 수 있음은 큰 기쁨이자 수확이랄 수 아니할 수 없다.


탐방로는 세 코스로 나뉘어져 있다.
거문오름 주변을 조망할 수 있는 정상 코스는 1.8km에 1시간 남짓
분화구 내의 알오름과 역사 유적지를 볼 수 있는 분화구 코스는 5.5km에 2시간 30분

분화구 정상을 완주하는 전체 코스는 10km에 3시간 30분 정도로 나뉘었다.
아내와 난 전체 코스를 택했다.
다시 가기 쉽지 않아 이번 기회에 다 돌아볼 작정이다.


해설사가 인솔한 코스는 5.5km에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는 분화구 코스였다.
아마 거문오름 해설사 분들은 대개 이 코스로 다니며 해설을 하는 것 같다.
아내와 난 일단 해설사가 이끄는 대로 갔다가 해설이 끝나는 지점에서

전체 코스 방향으로 더 가려고 마음 먹었다.
그런데 막상 해설사의 설명이 끝나는 지점에 다다라 전체 코스로 가려고 하자
해설사분이 지금 그쪽으로 가 봐야 크게 더 볼 것도 없다며 만류한다.

한 사람도 가는 사람이 없다.


잠시 고민에 빠졌다. 여기까지 와 그냥 가자니 아쉽고 아깝다.
1시간 정도만 가면 끝을 보겠더만, 아내마저 그만 가자고 만류하니
더 이상 강행하기도 그랬다.
그나마 알짜배기 코스인 해설사 코스(분화구 코스)
5.5km라도 돌아봤으니 천만다행이다.

해설사를 동반했기에 거문오름에 대해서는 그래도 많이 안 셈이다.

그로서 만족한다.


거문오름은 2005년 국가지정문화재(천연기념물 제444호)로 지정되었고,
2007년 UNESCO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이력만 봐도 절로 구미가 당긴다.
세계자연유산센터를 지나면 곧 바로 오름 입구가 시작된다.
초입부터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은 삼나무가 탐방객을 맞이한다.
황량한 겨울에 초록빛 숲을 오르는 기분이 상큼하다.


오르막 10분 정도 오르자 해설사의 발걸음이 멈춘다.
해설사 말씀으로는 지금 피톤치드가 가장 많이 나오고 효과도 좋은 시간대라며,
숨도 고를 겸 피톤치드를 양껏 흡입하라신다.
재미삼아 심호흡 한 번 크게 해본다.
평소 담배 연기를 즐겨 마시니 해독 차원에서 남들보다 더 많이 마신다.

거문오름 품속 깊이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다.


황량한 바람이 여전하지만 오름의 초록 이파리는 싱그럽기 그지없다.
오르막길에 줄지어 늘어 선 삼나무 군락지가 끝나는 지점이 나오면 정상은 지척이다.
초입에서 정상까지는 30여 분이면 족하다.
정상에 다다르면 거문오름의 9룡 중 제1용을 나타내는
흑룡상천봉이란 깃발이 바람에 나부낀다.

여기가 해발 456m 지점이며 제1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제1전망대에서 바라보면 한라산을 비롯한 제주의 수많은 오름이

마치 다도해의 섬처럼 떠있는 환상적인 분위기가 연출된다.


그뿐만이 아니다. 여기선 분화구 속도 들여다 볼 수 있다.
겨울이 좋은 것은 나뭇가지와 잎이 떨어져 휑한 반면 숲의 속살을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규모가 크고 숲까지 우거진 거문오름의 분화구 속을 다 들여다 본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거문오름의 분화구 둘레가 얼추 백록담의 3배나 되고, 깊이가 108m로
산굼부리와 백록담의 깊이와 거의 같다고 하니
이를 어느 한 곳에 서서 모두 바라본다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다.


거문오름은 화구 밖의 조망 뿐만 아니라 화구 둘레가 말발굽형으로 이루어진 능선 또한 매력 덩어리다.
정상에 우뚝 선 1용부터 시작해 9룡까지 아홉 마리 용이 줄지어 솟구쳐 있는 모습은

가히 거문오름만이 가진 독보적인 지세라 아니 말할 수 없다.
풍수학적으로 보면 아홉 개의 봉우리가 분화구 내 알오름을 품고 있는 형상은
마치 아홉마리의 용이 여의주를 희롱하는 '구룡농주형(九龍弄珠形)'을 닮았다고 한다.
아쉽게도 우린 능선 코스를 다 돌지 않아 1용밖에 볼 수 없었지만,
그나마 능선을 감싼 아홉 마리 용의 위용을 실감할 수 있었음에 위로를 받는다.
아홉 마리의 용이 화구를 감싸고 오름의 중심을 잡아주는 모습까지 봤더라면,
금상첨화였겠지만 어쩌겠나 이미 지나간 일을.


분화구 안의 식생은 다양했다.

다양한 식물분포를 보고 실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한 분화구 안에 온대와 난대, 한대림이 공존하고 있는 식생 분포를 볼 수 있다니

이건 놀라움을 떠나 축복이라 아니할 수 없다.
빛 바랜 숲과 아직 파란 잎을 그대로 달고 있는 상록수림이 큰 대조를 이루는가 하면
콩짜개덩굴과 마삭줄이 성한 나무를 감고 올라가는 모습은 흔하디 흔하다.
개다래덩굴과 송악은 꽈배기 꼬듯 큰 나무의 목을 옥죄고 있다.


용암이 폭발할 때 터져 나와 바위가 된 수십 톤의 화산탄은 초록 이끼로 뒤덮였는가 하면
나무뿌리는 그 거대한 바위를 아예 새끼 꼬듯 꼬고 있다.
화구 더 깊이 들어가니 관상수로 널리 주목받는 식나무와 희귀식물인 붓순나무 군락지가 나온다.
더러 식나무의 무늬변종으로 조경수로 많이 심는 금식나무도 보인다.
이름표를 보니 생달나무, 윤노리나무, 합다리나무, 멀꿀 같은 종류도 보였다.
식생이 다양해 그걸 다 알자면 한 세월 보내야 알까말까 할 정도다.


거문오름 분화구 한복판에는 알오름이라는 새끼 오름이 있다.
흔히 거문오름의 백미라면 제1전망대가 있는 정상이라 여기는 사람이 많겠지만,
그건 제1전망대는 정상이라 주변을 바라볼 수 있는 경관이 좋은 것이지
거문오름이 가진 특성을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거문오름의 속살이 가진 아름다움과 생태 및 지질학적 희귀성을 알자면

알오름에 있는 데크 전망대 정도는 서봐야 하고,

전체 코스를 한 바퀴 다 돌아봐야 조금이나마 그 느낌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알오름 전망대에 서면 사방으로 훤하게 트인 구룡이라 일컫는 아홉 개의 봉우리와
구룡이 늘어선 거문오름의 능선, 분화구 내의 원시림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구룡을 다 돌아보진 못했지만 알오름 전망대에 서서

능선에 솟아 있는 구룡의 위엄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것만 해도

오늘 행보는 만족했다고 볼 수 있다.


화구 안은 곶자왈도 많았다.
거문오름이 천혜의 자원을 간직할 수 있었던 건 곧 곶자왈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난 제주를 얘기할 때면 늘상 말하곤 한다.
제주의 생명의 원천은 곶자왈이라고.
곶자왈은 숲을 뜻하는 제주 사투리 ‘곶’과 돌(자갈)을 뜻하는 ‘자왈’을 합쳐 만든 글자로
화산이 분출할 때 점성이 높은 용암이 크고 작은 바위 덩어리로 쪼개져 요철(凹凸)지형이 만들어지면서

나무, 덩굴식물 등이 뒤섞여 원시림의 숲을 만든 제주의 방언이다.


알오름 전망대와 일본군갱도진지를 지나면 숯가마터가 나온다.
제주 토착민이 평화롭게 숯을 굽고 화전을 일구며 살기도 했고,
태평양전쟁 때 패색이 짙어진 일본군이 숨어 살았던 곳이기도 하다.
당시 6,000여 병력의 일본군 제108여단이 만든 갱도와 군사시설은
오늘날까지 우리의 아름다운 문화유산인 오름의 상처로 남아 있다.
우리나라 곳곳마다 일본이 남긴 상처가 없는 곳이 없다.
차제에 제2차 북·미 협상이 결렬되긴 했다만, 아무쪼록 양국이 더 나은 방안을 강구하여
좋은 결과를 양산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평화통일을 이루어 더 잘 사는 나라 더 강한 나라가 되기를 소원한다.


오름 곳곳엔 ‘풍혈’이 있다. 우리는 이를 흔히 ‘땅의 숨골’이라 부른다.
풍혈은 돌 틈 사이 커다란 구멍에서 수증기 같은 바람을 내뱉다 멈추기를 반복한다.
이런 모습이 마치 땅이 숨 쉬는 것 같아 ‘땅의 숨골’이라 한다.
풍혈의 특징이 여름에는 시원한 바람을 내주고, 겨울에는 따스한 바람을 준다는 것이다.

거문오름은 수억 년의 세월이 가도 아직 살아 있음의 반증이리라.


화산탄이 쌓여 있는 곳을 지나 계속 가노라니 용암 동굴 천장이 무너지면서 만들어진
용암협곡과 깊이 35m에 이르는 거문오름 수직 동굴이 나온다.
2층 동굴이 무너져 생긴 동굴로 일반적으로 수평으로 발달한 용암동굴과 달리

항아리 모양을 한 독특한 구조로 형성된 동굴이다.
일제시대에는 일본군이 피해 살았고, 4·3제주사태 때는 주민들이 숨어 지내기도 했다는
이 동굴에서는 안타깝게도 4·3사태 때 던져진 주민의 시신이 발견되기도 했단다.
지질학적으로 독특한 구조를 한 지형에 도민의 애환과 한 많은 사연이 묻혀있다.
호기심에 들다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막아놓았다.
보호가 우선이리라.


거문오름은 생태학적인 가치와 더불어 화산폭발로 인해 형성된 용암동굴계가 유명하다.
해설사의 말을 빌면 2007년 UNESCO가 거문오름을 세계자연유산으로 인정할 때
가장 큰 공헌을 한 것이 바로 거문오름에서 비롯된 용암동굴계였다고 한다.


거문오름이 UNESCO 세계자연유산 자격이 되는지 심사를 하러온 관계자가
동굴에 첫 발을 내딛는 순간 그 발을 동굴바닥에 닿지 않게 바로 떼며 한 말이,
내 발자국 하나로 인해 수백만 년의 세월을 훼손할 수 없노라고 했단다.
해설사의 설명을 들은 난,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야생화를 찍는답시고 전국에 있는 산과 들을 다니며 얼마나 많은 풀을 짓밟았는지 모르겠다.
조심 또 조심하면서 찍었다지만 낙엽더미 속에 있거나 돌 틈 사이에 움트는 어린 생명을
과연 건드리지 않았다고 자부할 수 있겠는가?
야생화를 계속 찍으러 다녀야 할지 생각해 볼 대목이다.


분화구 코스는 수직동굴을 지나면서 전체 코스로 가는 능선과 갈라진다.
아내한테 언제 다시 오겠냐며 가자고 했더니 오늘따라 힘이 드는 모양이다.
물론 간다고 마음만 먹으면 나보다 훨씬 더 잘 가지만 이번엔 어째 가기 싫은 모양이다.
해설사분도 굳이 갈 필요가 없다기에 돌아서긴 했다만 뭔가 찝찝하다.
밥 두 숟가락 덜 먹은 기분이다.


‘거문오름’ 과연 제주의 자랑이요 세계자연유산으로 손색이 없다.
많이 보고 듣고 성공리에 탐방을 마쳤다.
해설사분이 계셨기에 더욱 큰 도움을 받았다.
나도 퇴직하고 숲해설사나 문화해설사 같은 일을 하고 싶은데
이 분처럼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할 수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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