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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방

강원도 정선 함백산 기행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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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백산 자락에 있는 적멸보궁 정암사 탐방

 

 

 

■ 언제 : 2013. 2. 28.(목)

■ 어디로 :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함백산로 1410번지 태백산 적멸보궁 정암사(주지 정광 합장)

■ 전화 033-591-2469, 070-8299-1300

 

 

 

흔적


예기치 않은 사고로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지만, 우리는 함백산을 오르기 전에 정선군 고한읍에 있는 적멸보궁 정암사를 함백산보다 먼저 찾았다. 겨울이 한 꺼풀 벗겨진 시기에 함백산을 찾은 이유는 아내가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중의 한 곳인 정암사를 꼭 가보고 싶어 했고, 함백산이 그런 정암사를 품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은 영취산 통도사 적멸보궁, 오대산 상원사 적멸보궁, 사자산 법흥사 적멸보궁, 태백산 정암사 적멸보궁, 설악산 봉정암 적멸보궁 이 다섯 군데 있다. 이 중 우리는 사자산 법흥사 적멸보궁 외에는 모두 가보았다. 다만 통도사 적멸보궁은 다른 곳과 달리 산행을 하면서 둘러 본 것이 아니라 가족 여행과 아이들 체험학습 인솔로 인해 방문했던 정도라 그리 여물게 들여다 본 것은 아니었다. 그러니 통도사는 다시 한 번 기회를 봐 탐방을 해야 할 것 같고, 법흥사는 아직 우리가 가야할 곳으로 남아 있다. 오늘 정암사를 다녀가니 나머지 두 곳도 빨리 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 함백산 산행이 아니었더라면 여기까지 온 김에 인근에 있는 사자산 법흥사 적멸보궁을 가는 것도 현명한 처사인데 오늘 목적하지 않았으니 아쉽지만 다음 기회로 미루어야겠다.


적멸보궁인 정암사는 신라 645년 자장율사께서 수마노탑을 세우고, 세속의 티끌이 끊어진 정갈하기 이를데 없는 곳이라 정암사로 명명하였다고 한다. 처음에는 산머리에 사리탑을 세우려고 했으나 세울 때 마다 붕괴되어 간절히 기도를 하였더니, 하룻밤 사이에 칡 세 갈래가 눈 위로 뻗어 지금의 수마노탑, 적멸궁, 그리고 현재의 절터에 각각 멈췄다고 한다. 그 자리에 절을 지어 이곳 지명을 갈래라 하고 사찰 이름은 갈래사(지금의 정암사)라 하였다고 전해진다.


정암사에는 동쪽의 천의봉, 남쪽의 은대봉, 북쪽의 금대봉과 같은 세 개의 봉우리가 있다. 그 중에 보탑이 세 개 있는데 첫째가 금탑, 둘째가 은탑, 셋째가 수마노탑이다. 그 중에 수마노탑은 지금까지 보존되고 있으나 금탑과 은탑은 감추어져 눈에 띄지 않는다. 이는 자장율사께서 후세 중생들의 탐심을 우려하여 불심이 없는 중생들이 육안으로 볼 수 없도록 비장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극락교를 지나면 적멸궁 앞에 기이한 주목이 지키고 섰는데 이 나무도 범상치 않은 나무다. 이 주목나무는 자장율사의 주장자에 얽힌 유명한 전설이 서려 있는데 내용인 즉 스님이 정암사를 세우고 평소에 몸의 일부로 사용하던 지팡이(주목)에 새 생명을 불러 일으켜 아직까지 스님의 가르침을 후세에 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목을 가만히 살펴보면 죽은 나무 안에 새로이 살아난 주목이 천년의 생명을 이어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실로 기이한 나무다. 과연 이 정도면 자장율사의 혼이 새 생명으로 왕생하였음이 아니겠는가.


이번 함백산 산행은 5대 적멸보궁인 정암사와 함께하여 이루 말할 수 없이 좋았다. 천년의 세월을 뛰어 넘어 자장율사를 뵙고, 수마노탑과 적멸보궁 그리고 자장율사의 생명력이 아직까지 전해지는 주장자를 보았으니, 함백산은 조금 가벼운 산행을 했더라도 충분히 만족한다. 오늘 아침 예기치 않은 사고로 인해 출발이 많이 늦었지만, 정암사는 그래도 알뜰하게 챙겨 본 편이다. 덕분에 함백산은 만항재를 시작으로 다소 가벼운 코스로 돌아 나왔지만, 시간이 여의치 않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당초에는 다음 날 평창에 있는 가리왕산 산행 계획까지 잡고 길을 나섰기에 너무 무리한 일정을 잡기에는 버거운 상황이었다. 다음날 가리왕산을 가기 위해 정선에서 하룻밤 유숙하고자 숙소를 더듬어 봤더니 하룻밤 유숙하기엔 숙박료가 너무 비싸다. 숙박료 산정 기준이 다음 날이 휴일이면 그 전 날은 주말 숙박료를 받는단다. 그래도 호텔도 아닌데 숙박료가 너무 비싸다. 굳이 비싼 숙박료를 지불하며 하룻밤을 보낼 기분이 안 난다. 여기까지 와서 그냥 돌아서기에는 아까운 감이 들었지만, 가리왕산은 아쉬움을 남겨둔 채 아내랑 국밥 한 그릇 먹고, 해 저문 늦은 시간, 내 고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어둠이 내려 앉은 도로를 타고 내 고장으로 내려가는 시간이 꽤 길고 멀다.

 


 

 

 

 

 

적멸보궁 정암사. 행동이 느린 사람은 얻을 것도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느린 태도를 버리고 민첩하게 행동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무슨 일이든 때가 있는 것이다. 때를 놓치면 잃는 것이 많게 된다. (니건자경)

 

태백산 정암사 일주문. 어리석은 자는 게으르기 때문에 항상 고뇌를 만든다. 게으른 자에게는 안락이 떠나가니 실로 온갖 고뇌는 게으름에서 생긴다. 그러므로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면 게으름을 버려야 한다. (정법연처경)

 

지혜가 있으면 탐착이 없어지나니, 항상 스스로 성찰하여 마음에 허물이 없게하라. 이렇게 행하는 사람은 부처님 법 가운데에서 능히 해탈할 수 있으려니와 만약 그렇지 않으면 그는 이미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지도 믿지도 않는 자이다. (불유고경)

 

정암사 들어가는 초입. 마음은 항상 용감하게, 생각은 항상 신중하게, 행동은 항상 깨끗하고 조심스럽게, 그리고 스스로 자제하여 법에 따라서 살며, 부지런히 정진하는 사람은 영원히 깨어 있는 사람이다. (법구경)

 

포대화상. 나쁜 말을 전하지 말며, 언쟁으로 남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말며, 듣지 않은 것을 들었다고 하지 말며, 보지 않을 것을 보았다고 말하지 말라. (아함정행경)

 

극락교. 사람의 마음은 생각하는 쪽으로 기울어지기 쉽다. 탐욕을 생각하면 탐욕의 마음이 생기고, 성내는 것을 생각하면 성내는 마음이 일어나고, 어리석음을 생각하면 어리석은 마음이 일어난다. (잡아함경)

 

자장율사 주장자. 주장자란 스님이 가지고 다니는 나무지팡이를 말한다. 정암사 주장자는 평범한 주목으로 보이지만 많은 이채로움이 담겨 있다. 우선 나무 꼭대기 위쪽으로는 허옇게 말라죽은 나무 줄기가 가느다란 꼬챙이 모양으로 1m 넘게 솟아 있음을 볼 수 있다. 아랫부분의 주목과는 마치 별개의 나무인 것처럼 부조화를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푸른 잎을 싱그럽게 돋운 중심 줄기 부분에도 야릇한 부조화가 담겨 있다. 분명 살아 있는 주목이건만 껍질 부분은 마치 죽은 나무처럼 시커멓게 썩은 데다 온통 푸른 이끼가 덮여 있기까지 하다. 그러나 죽은 나무로 보이는 이 주목에서 뻗어나온 가지와 푸른 잎은 매우 싱그럽게 살아 있다.

 

자장율사의 주장자는 1,300여 년 전 자장율사께서 정암사를 세우고, 평소 사용하시던 지팡이를 꽂았는데 여기에서 뿌리가 내려 큰 나무로 자랐다. 그러나 세월이 가고 주장자에서 뿌리가 내린 고목은 고사하였으나, 그 곁뿌리 하나가 생명을 이어 고목 속에 새 생명을 잉태해 지금까지 스님의 혼이 이어지고 있다.

 

그때 그시절의 자장율사처럼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덜어내고 새 생명을 키운 자장율사의 주장자(지팡이 나무)

 

정암사 적멸궁. 나쁜 말을 전하지 말며, 언쟁으로 남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말며, 듣지 않은 것을 들었다고 하지 말며, 보지 않은 것을 보았다고 말하지 말라. (아함정행경)

 

정암사 적멸궁. 많은 불자들이 단체로 참배를 드리고 있다.

 

정암사 적멸궁. 중생은 탐욕에 허덕인다. 그들은 금은보화가 아무리 많아도 만족할 줄 모른다. 그러므로 즐거움은 적고 괴로움이 많다. 지혜 있는 자라면 이런 이치를 능히 깨달아야 할 것이다.

(장생왕인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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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종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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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암사 종무소. 믿음을 가져서 가정이 화평하면 살아 생전에 복과 좋은 일이 저절로 찾아온다. 복이란 자신의 행위에서 오는 결과일 뿐 결코 신이 내려 주는 것이 아니다. (아난문사불길흉경)

 

육화정사

 

관음전 옆 처마 밑에 있는 장작 더미를 보니, 내 가슴이 따뜻하다.

 

관음전

 

일심교. 일심교를 지나 수마노탑으로 오른다. 수마노탑으로 오르는 길은 7분 정도 소요되며 다소 경사가 가파르다. 그러나 계단을 놓아 다니기 좋게 해 두었으니 수마노탑은 꼭 보고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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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암사 수마노탑. 마음이 안정되고, 몸이 깨끗하고, 생활이 정직하고, 분명히 알고 해탈한 사람에게 노여움이 어찌 있겠는가? 확실히 알고 깨달은 사람에겐 노여움은 존재하지 않는다. (소부경전)

 

 

 

수마노탑. 수행하는 자는 항상 바른 지혜로 깊이 관찰해서, 마음이 미망에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부지런히 바른 생각을 가다듬어 지나친 애착의 마음을 갖지 않는다면 새벽이 밝아 올 것이다. (기신론)

 

수마노탑에서 바라 본 정암사 전경. 모욕을 참지 못하는 것이 번뇌의 원인이다. 나에게 집착하는 온갖 번뇌는 남의 잘못 때문이 아니라 내 잘못 때문에 생긴 것이다. 불행한 일을 당했을 때 참지 않는다면 이는 곧 스스로 죄업을 짓는 것이 되고 그 죄업은 다시 자기 자신에게 돌아온다. (선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