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산산성 복수초 산행
■ 언제 : 2015. 3. 15.(일)
■ 어디로 : 가산산성
■ 누구랑 : 아내
■ 코스 : 진남문 - 성곽 따라 - 남포루 - 가산바위 - 중문 - 동문 - 진남문
흔적
산성에 핀 복수초를 오늘은 볼 수 있겠지 싶어 찾았다.
물론 전년도에 비추어 아직 시기적으로 그리 많이 피진 않았겠지만,
그래도 듬성듬성 볼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은 섰다.
아내랑 간단한 채비를 하고 남문으로 갔다.
오늘은 복수초와의 만남을 위해 출사한 만큼 힘든 성곽을 따라
남포루로 가는 길을 외면하려 했다.
허나 막상 남문에 당도하니 걷기 좋은 길은
가는 길이 너무 지리해 지겨운 생각이 들어
쉽고 평이한 길보다는 좀 더 힘이 들고 어렵더라도 산행을 겸해 남포루로 올라
가산바위 밑에서 중문을 지나 동문으로 돌아 나오기로 했다.
요즘 예기치 않게 산행이 뜸했던지라
온 김에 일삼아 산행을 곁들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편한 길을 마다하고 좀 더 힘든 길로 왔다고 숨이 가쁘고 힘이 든다.
길이 없다면 모르지만, 쉬운 길이 있으니 그런 마음이 더 드나보다.
하지만, 쉽고 편하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다.
그 길은 길이 멀고 지리해 차라리 힘이 들더라도 성곽을 따라 오르는 것이 더 낫다.
아내와 난 오늘 간 이 길을 늘 선호하는 편이다.
봄이 왔나 싶었지만, 가산엔 아직 그리 깊은 봄이 온 것은 아닌 모양이다.
역시 예상한대로 복수초는 쉽게 눈에 띄지 않았다.
남포루를 지나 중문으로 빠지는 숲으로 오니
그제사 하나 둘 노란꽃을 피운 채 그 모습을 보여준다.
상황을 보아하니 오늘은 복수초를 겨냥한 산행이 허탕이 아니겠구나란 생각이 든다.
복수초를 향해 사진을 찍고 있자니 지나가는 산객이 여기저기에 많이 있던데 라며 입을 모은다.
아직은 가산의 모든 곳이 행복으로 도배되지 않았겠지만, 이 정도 분위기라면
오늘 산행길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으리라는 희열감이 돈다.
가산의 복수초가 어디쯤 피어 있는지 이제는 대충 감을 잡는다.
예상했던 지역으로 한 바퀴 휘둘러 내려오니 심심찮게 행복을 머금은 복수초를 만난다.
금줄을 쳐 놓아 가까이 들어 갈 수가 없어 등로 주변 가까이 있는 복수초를 대상으로 찍자니
약간 식상한 감이 있다. 하지만 어쩌랴. 내가 군락지를 짓밟고 들어가면 다른 이도 들어 갈 것이고
그러다보면 훼손되는 일이야 여반장인 것을~
오늘 나선 길은 나름대로 알찬 행차였다.
산행을 하지 않기로 하고 나선 길에 산행도 했고
기대했던 영원한 행복을 의미하는 꽃망울과 활짝 핀 노란 복수초도 나름대로 보고 즐겼다.
가산바위에서 중문을 지나 동문을 내려가는 길은 산책길이라 발걸음도 가볍다.
다소 지루하지만 중간 중간 가로 질러 내려가니 시간도 좀은 줄일 수 있다.
늘 그랬듯 올라갈 때는 헤매어도 내려갈 때는 나름대로 보폭이 가볍게 움직인다.
산도 타고 꽃도 봤으니 가산에서의 오늘은 기분이 좋고 상큼하기 까지 하다.
아마, 다음 주면 노란 복수초가 엄청나게 올라와 있겠지만
시기에 맞춰 가야할 곳이 있어 복수초가 만개한 시점의 가산은
이제 더 이상 찾을 수 없을 것 같다.
다음 주엔 광양매화마을을 가야할 것 같고
그 다음 주엔 올괴불나무 꽃을 만나러 가야할 것 같다.
작년에 비가 내리는 날 산악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가다 우연히 만난 행운
올괴불나무 군락, 그 친구도 곧 만나야 한다.
봄이 오면 가산을 온통 노랗게 물들이는 노오란 행복전도사 복수초
가산산성 남문(진남문)
복수초를 겨냥한 산행이라 걷기 좋은 길로 가려고 길을 나섰으나 막상 진남문을 지나니 늘 그랬듯이 왼쪽 성곽을 따라 남포루로 올라간다.
올라가면서 바라본 남원리. 늘 바라보지만 항상 위에서 바라보는 마을의 모습은 평탄한 곳에서 바라보는 시선과는 많이 다름을 느낀다.
저기 보이는 길은 자전거를 타고 다 돌아 본 곳이다.
중간에 가로 지른 저 도로는 남원리에서 칠곡 동명과 다부동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MTB를 타고 홀로 저 고개를 넘어 동명을 지났던 기억이 아련하다. 이제는 잔차로 가기 어려울 것 같다.
진남문에서 성곽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마치 고인돌처럼 얹힌 바위더미가 나온다.
호랑이 눈 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 이 나무의 이름이 뭐더라???
나는 힘이 들어 죽겄는데 옆지기는 날 내버려 두고 혼자 잘도 올라간다.
하늘을 배경으로 솔방울을 멋지게 잡아 보려 했더니 노출이 심해 사진이 별로~~~
저 성곽을 따라 쭈욱 올라가면 가산바위까지 이어진다.
가산에는 서어나무 군락이 많다.
서어나무가 워낙 튼실해 발길이 절로 머문다.
남포루 주변의 서어나무
남포루 위로 올라서면 팔공산 주능선이 바라보이는 첫 번째 조망처가 나온다. 시야가 흐려 멀리 비로봉의 송신기지가 흐릿하다.
저기 산객이 서 있는 석굴을 통과하여 산성 위로 오르면 팔공산 주능선이 한 눈에 들어온다. 가산에서 내가 제일 좋아 하는 곳이다. 여름과 가을이면 온갖 야생화가 즐비하게 피어 나는 곳이다.
성곽을 따라 걷는 길엔 물푸레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이제부터 복수초가 드문드문 나타나기 시작한다. 가산의 복수초는 피는 시기가 다른 지역보다 좀 늦은가 보다.
물푸레나무의 세력이 대단해 눈길이 절로 간다.
물푸레나무의 세력이 정말 대단타~^
수리취. 겨울을 보냈어도 아직 튼실하게 서 있다.
성곽을 따라 가산바위로 간다.
이 길엔 야생화가 참 많은 곳이다.
박제가 된 산수국
문화재 발굴지역. 발굴지역이 볼 때마다 더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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