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부회 을미년 신년 나들이, 통영에서 1박 2일
(1부)
■ 언제 : 2014. 1. 4.(일) ~ 5(월)
■ 어디로 : 통영 일원
1일차 : 한려수도조망케이블카, 박경리 기념관, 달아공원, 통영중앙전통시장
2일차 : 마리나리조트 해안 누리길 산책, 동피랑벽화마을, 이순신공원, 산청 남사 예담촌마을
■ 누구랑 : 육부회 회원 몽땅
■ 숙박 : 금호 통영 마리나리조트
을미년, 새해 육부회 회원 여섯 부부 모두 함께 신년 나들이로 통영을 다녀왔다.
당초에는 강원도 고성을 다녀오기로 하고 고회장이 일찌감치 숙소를 예약해 두었던 터다.
허나 길이 너무 멀고 겨울 날씨를 예측하기 어려워 남자들끼리 모여
한잔 할 겸 사전 모임을 하고 논의를 한 결과 모두 이구동성으로 난색을 표명한다.
기왕지사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면 여섯부부가 함께 할 수 있는 다른 장소를 물색해야 한다.
하지만 급작스럽게 거처를 마련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고민 끝에 모두 서로 잘 알고 지내는 퇴직하신 권교장쌤의 콘도 회원권에 기대를 걸고
전화를 드렸더니 다행히 모든 일이 순조롭게 일사천리로 진행이 되었다.
이 자리를 빌어 교장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부지불식간에 여행지가 강원도 고성에서 금호통영마리나리조트로 변경되는 순간이다.
방 4칸, 거실, 화장실 3개 이정도면 이번 여행길은 귀족 여행이다.
편의상 신년 육부회 부부 여행기는 순차적으로 이어지는 이야기 사진 기행에 나누어 싣고자 한다.
사진으로 보는 통영 기행
첫 번째 이야기, 미륵산 케이블카
아침 10시에 모두 모여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곧 바로 통영으로 출발했다.
첫 번째 탐방할 코스는 100대 명산에 속하는 한려수도조망케이블카가 있는 곳이다.
케이블카 탑승장에 도착하니 왕복 이용료가 무려 10,000원이라는 적지 않은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사나들은 나 말고는 한 번쯤 다녀온 모양이다. 해서 경비도 아낄 겸 여자들만 다녀오기로 하자는 분위기다.
난, 가보지 않았기에 사나 다섯만 남기고 나 혼자 아낙의 무리에 섞여
자칭 인솔교사 자격으로 케이블카에 합승했다. 케이블카는 8인승으로 7명이 타니 딱 맞다.
통영케이블카는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한국관광공사 주최로
명실공히 '한국관광의 별'에 선정된 곳이다.
통영 한려수도조망케이블카는 국내최초로 자동순환 2선식으로 운행되었으며
화물용 1대를 제외한 47대의 곤돌라가 시간당 800명을 수송하고
선로거리는 1975m로 국내 최장길이를 자랑하고 정상까지 당도하는데 10분이 걸린다.
곤돌라를 타고 오르면 처음엔 두려움이 나타나나 그것도 잠깐이다.
동양의 나폴리라 일컫는 통영항과 한려수도의 비경에 취하다 보면
어지럽거나 두려움에 사로잡힐 여유가 없다.
통영에서 가장 높은 높이 461미터의 미륵산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으뜸 일출을 볼 수 있는 명소 중의 한 곳에 속한다. 짧은 여정에 갈 곳 많은 우리 일행은 비록 케이블카로 대신한 미륵산이었지만 그것으로 만족을 하고 눈 앞에 있는 미륵산 정상을 포기하고 내려왔다. 통영항을 중심으로 통영시내와 점점이 떠 있는 그림 같은 다도해 전경을 조망했으니 그 정도로 만족을 해야 했다. 밑에서 기다리고 있는 사나들과 합류해 또 다른 곳을 가야 하니 우리만 한정없이 분위기에 취해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통영은 우리 중학생 시절 마치 질량불변의 법칙 같은 수학여행 정코스였다. 그때는 충무였었지. 대구, 경북권에서 유행처럼 충무에서 1박하고 부산 해운대에서 2박하던 시절이다. 유독 충무에서 아이들의 불평이 더 많았다. 그것은 아마, 숙식이 마음에 들지 않아 불평과 불만을 방 벽과 화장실 벽에 낙서로 짓이겨 놓은 것이라 여겨진다. 충무 1박, 해운대 2박, 돌아오는 길에 경주 경유
내가 교사가 되고도 10여년 이상 변하지 않는 불변의 수학여행 코스였다. 그런 충무가 통영이 되더니 변해도 많이 변했고 좋아도 많이 좋아졌다. 그러나 아직 도심 곳곳의 도로와 주차 시설은 넘치는 관광버스와 밀리는 차량을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한 것 같다. 지금 같은 성의를 보면 그 또한 조만간 해결 되리라 여긴다.
통영한려수도케이블카. 국내에서 가장 처음 자동순환 2선식으로 운행
두 번째 이야기, 박경리 기념관
문명의 이기를 빌어 미륵산을 가볍게 탐방하고 미륵산과 같이
통영 8경 중의 하나인 달아공원으로 향했다.
마침 달아공원으로 가는 길에는 박경리 기념관이 있었다.
그다지 문학에 조애가 깊거나, 문인을 썩 잘 알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박경리’하면 누구던가? 삼척동자도 알만한 분이 아니던가.
여기까지 왔으니 꼭 선생님을 배알하고 싶어졌다.
만약, 일행이 원치 않는다면 혼자 갈 수는 없겠지만
고맙게도 서부장이 내 맘을 읽었는지 먼저 앞서 나가기에 뒤따라 붙었는데
차량은 박경리 기념관에 도착해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일행을 배제하고 혼자 후다닥 묘소까지 갔다가 내친김에 기념관까지 갔다왔다.
이 글을 쓰면서 박경리 선생님에 대해 기본적인 사항 정도는 알 필요가 있어
인터넷 사이트를 뒤적거리다 보니 마침 박경리기념관 운영 사이트가 검색이 되었다.
사이트 카테고리 중에 통영시문화예술과 김순철이란 분의 <작가와 생가>라는 게시글에
박경리 선생님은 경남 통영시 문화동, 현 문화주유소 맞은 편 서문고개 입구 좌측 골목 끝집
(김약국의 딸들에 나오는 서문고개라는 표지석이 있음)에서 출생하셨으며
현재 생가에는 일반 시민이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선생님께서는 지금 경상남도 통영시 산양읍 산양중앙로의
미륵산 산기슭 햇살 좋은 곳에 영면해 계신다.
수구초심이라 했던가? 선생님은 늘 말씀하시기를 ‘고향이 그립지 않은 사람은 없다.
고향은 삶의 기초다. 특히 문학하는 사람은 어린 시절의 추억이 밑천’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런 선생님은 결국 통영에서 태어나 통영에 묻히셨다.
20대에 고향을 떠나 주로 서울과 원주에서 생활하신 선생님은
고향을 떠나 모진 세월을 오로지 글밭을 일구면서 생활하셨다.
그러던 분이 결국 고향을 잊지 못해 고향에 돌아와 묻혔다.
반백년이 넘는 세월을 고향을 떠나 모진 세월을 감내하시다
따뜻한 고향 품으로 돌아온 것이다.
통영의 주산인 미륵산은 예로부터 미래의 부처인
미륵불이 내려오는 곳으로 믿어져온 곳이다. 그곳에 선생님이 계신다.
왠지 모를 따뜻한 마음과 온기가 감돌며, 무덤가를 찾았음에도
무덤에 엄습하는 냉랭한 기운은 간 곳 없고
서기[瑞氣]가 뻗쳐 온화함마저 감돈다.
선생님과 그다지 소통을 한 적이 없음에도 무덤 앞에 서니
선생님에 대한 마음이 애달프다. 가만히 머리 숙여 목례를 했다.
무덤 앞에서 바다를 바라보니 전면에 보이는 바다가 바로
이순신장군이 대승을 거둔 한산대첩이고 왼쪽에 우뚝 솟은 산이
언제고 미륵불이 온다는 통영의 주산 미륵산이다.
여기에 선생님이 계신다.
태생이 항일정신으로 무장된 선생님이 왜구가 침략했던 바다를 바라보며
무위자연으로 돌아 갔음에도 나라의 안위를 걱정하는 것 같다.
혹여 미륵이 되신 건 아닐까?
경상남도 통영시 산양읍 산양중앙로 173. 일출로 유명한 달아공원으로 가던 중 들린 박경리선생님 기념관. 박경리선생은 우리나라 현대문학의 어머니라 불리며 통영에서 태어나 통영에 묻혔다. 선생께서 태어나신 곳은 대략적인 위치는 파악되었으나 정확한 곳은 파악되지 않아 통영시 문화예술과 김길순씨가 호적부 등을 토대로 작고하기 전에 통영을 찾은 박경리 선생님과 그의 딸 김영주씨의 증언을 토대로 1926. 10. 28. 경남 통영시 문화동 328-1번지(통영읍 대화정 328)에서 태어났음을 확인했다. 선생님의 출생지는 현재 문화주유소 맞은 편 서문고개 입구에서 좌측 골목을 들어가면 골목 끝집이다. 지금은 일반 시민이 살고 있다고 한다. 본 내용은 '김길순'씨가 확인하고 탑재한 내용을 일부 옮겨 적었다.
기념관을 지나 박경리 공원으로 가는 길이다.
통영의 주산이요 100대 명산인 미륵산이다. 미륵선 너머가 케이블카를 타는 승강장이 있는 곳이다.
맨 위가 박경리선생님의 묘소가 있다.
박경리 선생님께서 영면해 계신 곳. 미륵산이 보호하고 통영 앞바다가 시원하게 트인 곳에 자리잡고 있다. 선생께서는 혼자 누워계셔도 혼자가 아니다. 무덤가라 쓰산한 바람이 불 것 같았는데 미륵산과 탁 트인 남해의 다도해 때문인지 오히려 온기가 감돈다.
사람도 없는 선생님 묘소 앞에 젊은 청춘남녀가 벤치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아마, 문학도인 듯 아니면 선생님을 흠모하는 문인인가? 예쁘게 보인다.
선생님 묘소 앞. 정자가 있는 곳에서 바라본 통영 앞바다. 참 좋다.
자그마한 공원처럼 꾸며져 있다.
내려오면서 선생님이 계신 곳을 다시 뒤돌아 본다.
일행이 기다릴 것 같은데 꼼꼼하게 들여다 볼 시간이 없다. 그냥 가기 아쉬워 대충이라도 훓어 보고 간다.
김약국의 딸들에 나오는 전체 배경은 통영이다.
세 번째 이야기, 통영팔경 중 한 곳 달아공원
달아공원의 달아는 무슨 뜻일까?
‘달아’(達牙)는 이곳 지세가 마치 상아(象牙)처럼 생겼다고 유래했다는 설과
옛 가야 지역에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다라(多羅)계의 지명에서 유래된
토박이 지명인 다라, 다래 등에서 따왔다는 설이 있는데
요즘 달아라는 명칭은 달 보기에 좋은 곳이라는 쉬운 의미로 받아들인다고 한다.
통영 사람들은 보통 ‘달애’라고도 부르기도 한다는데
개인적으로는 달 보기 좋은 곳이라는 의미가 제일 쉽기도 하고 잘 어울려 보인다.
통영의 주산 미륵산의 일출은 일출 명소 중 그 으뜸이나
달아공원의 일몰은 통영에서 가장 으뜸가는 일몰이 명품인 곳이다.
달아공원은 산양읍 남서쪽에 자리 잡고 있으며
미륵산 해안을 중심으로 산양일주도로를 타고 가다 보면
금호마리나리조트의 중간쯤에 있다.
산양일주도로는 해안외곽순환도로를 달리는 길이라 자가운전을 하노라면
주변 자연경관에 취해 음주를 한 것 보다 더 위험할 수도 있다.
그만큼 다도해와 해안 풍경이 빚어내는 그림이 아름답기 때문에
운전자의 시선이 흐트러지기 십상이다. 그러니 알아서 조심해서 운전해야 한다.
달아공원은 통영에서 워낙 일몰이 유명해 사진을 찍는 사람이 엄청나게 많이 몰린다고 한다.
계절에 아랑곳 없이 진사들로 북적이는 곳이라 도로 한쪽 가장자리에 주차를 하면 웬만큼
소화를 시킬 수 있음에도 현재 주차시설을 더 보강하고 있었다.
주차장 시설의 골조는 이미 다 올라온 상태라 조만간 주차 형편은 더 나아질 전망이다.
달아공원은 일몰 촬영지로 유명할 뿐만이 아니라
전망대에 서면 올망졸망한 다도해 조망이 일품이라 가던 길을 쉬 떠날 수가 없다.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5분만 걸어가면 전망대에 도달하니 발품 파는데 어려움도 없다.
쉽게 접근해서 달콤한 아름다움을 가질 수 있는 곳
그곳은 바로 통영이 자랑하는 8경 중의 하나 바로 달아공원이다.
우리는 달아공원에서 사진 촬영도 하고 충분히 쉬어 갔다.
쉬는 도중에 다도해를 그려 놓은 안내판을 보고
실제 바다에 떠 있는 섬과 짝 맞추기도 해본다.
귀에 익은 이름으로는 사량도가 쉽게 맞추어지고 남해와 추도가 눈앞에 있다.
뒤를 돌아보니 연화도, 연대도, 비진도, 대매물도가 보인다.
처음 들어보는 낯선 섬이 즐비하게 늘어져 있다.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속한 통영은 그야말로 눈앞에 섬이 지천이다.
그래서 다도해라 하고 아름답기 그지없어 한려수도라 이름 했나보다.
달아공원에서 실실 놀아가며 봤는데 벌써 세 곳을 탐방했다.
미륵산 케이블카 왕복 탑승, 박경리기념관 그리고 여기 달아공원
좌우당간 탐방 속도전에서는 우리 일행을 따라갈 이 그 누구도 없으리라.
네 번째 이야기, 숙소 & 통영중앙전통시장
케이블카로 미륵산 전망대에 오르고
박경리선생님 묘소에 들러 한산대첩을 이룬 뻥뚫린 시원한 바다를 보고
달아공원에서는 안내판에 그려진 섬 이름을 견주면서
사량도도 맞추어 보고 매물도도 맞추어 가면서
빠르게 그러면서 여유 있는 여행을 하고 있다.
달아공원에서 20여분 달려 오늘 우리 일행이 머무를 통영금호마리나리조트에 도착했다.
해가 저물려고 하는 시간에 도착해 일단 여장을 먼저 풀고 먹거리 장만을 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고회장네가 갖가지 음식을 장만하느라 애를 먹었는데 이번 여행길엔
혼자 애써 장만하지 말고 서로 편하게 현지 형편에 맞추어 조달하기로 했다.
그러니 모두 서로가 편하다. 하긴 다녀본 사람은 알겠지만
산으로 가면 바리바리 챙겨서 가야하고 바다로 가면 돈만 두둑하게 넣어가면 된다.
숙소에는 여성 동무와 박부장만 남고, 사나 다섯이서 통영중앙전통시장으로 장보러 갔다.
점심을 '슬이네보리밥집'에서 푸짐하게 먹은터라 아직 속은 든든하다.
서부장이 안내하여 간 슬이네집은 1인당 8,000원으로 상차림이 정말 풍족했다.
모두 점심을 풍성하게 먹은터라 저녁은 회로 배를 채우기로 했다.
통영 중앙시장은 살아 있었다. 부둣가 선착장에 늘어선 고깃배가 살아 있고
시장에 장보러 드나드는 관광객과 상인의 숨결에 묻어 나오는 짜디 짠 바닷내음이 살아 있다.
생동감이 넘치는 시장통 분위기에 장보러 간 우리 사나 다섯명도 덩달아
활어를 때려 잡는 시장통 분위기를 좌지우지하는 아낙의 사람사는 냄새에 휘말리기 시작한다.
멍게와 해삼, 농어, 돔, 광어, 문어 삶은 것까지 모두 사고 싶었지만
먹을 만큼 부족하지 않을 만큼 넉넉하게 장만하고
할매가 회를 장만하는 동안 서부장과 장부장은 회 먹을 때 필요한 나머지를 챙기러 가고
남은 우리 3명은 회치는 할매와 역시 할매 옆에 앉아 회치는
할매보다는 많이 젊은 복스럽게 생긴 아낙과 주거니 받거니하면서
농을 주고 받으며 회를 다 장만할 때까지 기다렸다.
장만할 횟거리가 많아 기다리기 지루했을텐데 역시 시장통 아지매들이라
농을 주고 받는데 주저함이 없어 회보다 아지매들의 땀에 절은 웃음소리가 더 맛깔난다.
회를 치고 난 나머지 부위를 매운탕을 해먹기 위해 깔끔하게 다듬어 챙기고 숙소로 돌아왔다.
기다리고 있던 여성 동무들과 한데 어울려 회부터 먹기 시작했다.
싸고 얼마나 맛있던지 저녁은 뒷전이고 회가 밥을 대신했다.
그렇게 12명 모두 너나 할 것 없이 두둑하게 챙겨 먹었는데도
따지고 보면 비용은 그리 많이 든 것도 아니었다.
오늘 통영에서의 하룻밤은 이렇게 저물어 갔다.
1일차 여정은 여기까지
2일차는 2부로 넘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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