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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B산악동아리

2013. GB산악동아리 첫 정기산행(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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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길목의 산성길을 걸으며 친목을 다지다.

가산 901.6m,  가산바위 860m



2013. 3월 GB 산악동아리 첫 산행(3회)


■ 언제 : 2013. 3. 23.(토)

■ 어디로 : 가산산성

■ 누구랑 : GB 산악동아리 회원 13명

■ 산행코스 : 한티재(휴게소) → 3.2Km → 치키봉 → 0.9Km → 할매할배바위 → 1.3Km → 가산 → 0.2Km → 유선대 → 0.3Km → 중문 → 0.5Km → 가산바위 → 1.5Km - 남포루 → 2.0Km - 진남문

산행 거리 9.7Km

산행 시간 5시간

 

 가산산성 개요

 

 팔공산 서쪽에 자리잡은 가산산성은 해발 901미터의 가산에 쌓은 석축산성으로 가사면 가산리와 동명면 남원리의 일부에 걸쳐 있다.

골짜기와 능선의 지세를 적절히 이용하여 축조했기 때문에 포곡식(包谷式) 테뫼식(山頂式)이 혼합된 산성으로, 내성․중성․외성을 갖추고 있다.

가산산성이 구축되기 시작한 것은 임진․정유재란이 끝난 뒤였다.

 인조 17년(1639) 경상도 관찰사에 제수된 이명웅이 준공하였으나 이 성을 쌓기 위해 10만여 명 이상의 엄청난 인력과 막대한 자금이 동원되고 감사의 가혹한 독려로 공사 도중 많은 사람이 죽기까지 하여 민심의 동요가 심해 결국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이듬 해 7월 체직되고 말았다.


- 포곡식(包谷式) : 성곽 안에 하나 또는 여러 개의 계곡을 감싸고 축성된 것

- 테뫼식(山頂式) : 성곽의 축조 지형이 산의 정상을 중심으로 하여 산의 7․8부 능선을 따라 거의 수평되게 한 바퀴 둘러쌓은 것. 산성의 모습이 마치 머리띠를 두른 것 같다고 하여 붙은 이름

 

신정일의 '다시 쓰는 택리지' 5권 복거총론 내용 참고

 

흔적


  올해는 GB 산악동아리 정기 회원이 더 늘었다. 현재 등록된 회원만 20여 명이 된다. 학기 초 무지하게 바쁜 교육일정에도 잠깐 틈을 내 2013. 첫 정기산행을 진행하였다. 첫 산행지로는 가급적 부담이 적은 우리 지역의 가산산성을 목적지로 정했다. 한티재에서 출발하여 가산바위를 경유하고 진남문으로 가는 코스다. 한티재에서 출발하니 난이도는 어렵지 않으나 근 10Km에 해당하는 먼 길이라 그래도 만만치 않은 코스다. 처음 산행하는 젊은이들도 있고 하니 진남문에서 성곽으로 가는 코스보다는 이 코스가 비교적 여유 있을 것 같아 그리 정했다.


이번 GB 산악동아리 첫 산행은 회원 상호 간의 결속을 다지는 것이 그 첫 번째 목적이고, 두 번째는 우리 지역에 있는 산성을 한 바퀴 돌아 나오며 옛 조상의 피땀 어린 숨결을 느끼며, 덤으로 세계 최대 복수초 군락을 찾아 새봄의 향연을 만끽하기 위함이다.


뜻밖에 처음 참가하는 젊은이들도 모두 잘 간다. 물론 힘들어했지만 그래도 예상과는 달리 큰 무리 없이 잘 올라간다. 하기야 내가 가면 누구나 갈 수 있다. 그런 날 믿고 따라오는 친구들도 있으리라. 날씨는 참말로 맑고 화창하다. 우리 회원들의 건강하고 싱싱한 마음만큼 하늘도 맑고 푸르다. 이렇게 맑고 푸른 날 젊은이들과 함께 어울려 첫 산행을 하게 되어 무엇보다 좋다.


산성길을 따라가는 길은 그리 험하지 않았지만 비교적 거리가 멀고 오르락내리락하는 코스가 많아 그리 만만하지만은 않다. 다른 곳에 비하면 난이도가 다소 수월할지 몰라도 그래도 산이란 어떤 곳이든 쉬운 곳이 없다. 가보면 힘이 드는 곳이 산이고, 힘이 든 만큼 정상에 도달하면 세상 부러울 것 없는 곳이 산이기도 하다. 그런 곳이 산이다. 우리는 이런 고행과 그 고행 뒤에 오는 넉넉한 여유를 배우기 위해 모였다.


가산산성은 인조 17년 경상도 관찰사에 제수된 이명웅이 준공하였으나 엄청난 인력과 막대한 자금이 동원되고, 공사 중 많은 백성이 죽기까지 하여 결국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체직되고 말았다. 이런 선조의 피땀과 많은 목숨을 앗아간 곳을 오늘 우리는 걸어가고 있다. 단순하게 성곽 위를 걷는 것 보다는 선조의 피와 땀이 흥건히 베여있는 역사의 숨결을 느끼면서 산행을 한다면 그 의미는 더욱 배가되리라 여겨진다. 오늘 우리가 가산산성을 걸으면서 흘린 땀이 그때 그 시절 선조가 흘린 피땀을 씻어 주는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생각을 하면서 걷고 또 걷는다.


유선대를 지나 가산산성을 향하면서 결국 그렇게 보고 싶은 복수초 군락을 만났다. 이제 막 봉우리가 맺힌 애들도 많이 있었지만 대체로 꽃잎을 활짝 펼치고 있었다. 이곳은 아직 4월까지는 복수초가 펼치는 향연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카메라가 똑딱이라 최대한 복수초 가까이 근접을 하여 찍어야겠는데 군화보다 더 우악스러운 등산화로 여기저기 짓밟으며 사진을 찍기란 양심에 찔린다. 빈 곳을 밟으며 최소한 주변을 다치지 않게 조심하며 찍자니 자세를 낮추어 찍기도 어렵다. 작가도 아닌 것이 눈으로 보고 마음껏 취했으면 됐지 싶어 주로 위에서 가까이 눈에 띄는 애들로 잡아본다. 그러다 보니 내가 찍은 사진은 주로 활짝 핀 꽃잎 위주로 찍혔다.


넓고 평평한 가산바위에 서면 칠곡 시내가 훤히 내려 보인다. 오늘은 날씨가 청명하여 시계가 좋다. 숲으로 가려있던 산성길은 기찻길처럼 길게 뻗어 그 모습을 완벽하게 드러내고, 팔공산의 정기가 뻗친 주능선 또한 한눈에 들어온다. 모두 가산바위에 서서 여기저기 조망하느라 여념이 없다. 산행의 참맛은 바로 이런 것이 아니겠는가? 모두 가산바위까지 왔으니 이제 고생 끝이고, 행복 시작이다.


가산바위에서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 성곽을 따라 진남문으로 내려간다. 남포루를 지나면 다소 경사가 급한 내리막길로 30~40분 정도 내려가야 한다. 그래도 하산길이라 다소 여유가 있다. 오로지 오른 자만이 내려갈 수 있는 특권이 있으니 기득권을 맘껏 누리며,  코끝으로 솔솔 들어오는 솔숲 향기와 함께 편안한 기분으로 내려간다. 솔향과 생강나무의 노란 꽃내음을 맡으며 내려오니 어느 틈에 종착지인 진남문이다.


GB 산악동아리 올해 첫 산행을 무사히 마치고 뒤풀이는 장●● 쌤의 초청으로 왜관으로 갔다. 뒤풀이에는 전임 정보부장과 현 정보부장이 가세하였고, 우리는 주린 배를 돼지고기로 속을 채우며 소주 한 잔 기울이면서 오늘 산행의 힘든 여정을 마무리했다.

아직 산행에 익숙하지 않은 젊은이도 생각 이상으로 잘 따라 주어 대과없이 행사를 마감할 수 있었다. 앞으로 일상이 갑갑할 땐 자주 모이지는 못하더라도 한 달에 한 번쯤은 자연의 품속으로 들어가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올 수 있도록 하자. 낫살 먹은 사람이 해줄 수 있는 것은 이것밖에 없다. 모두 수고 많았다.

GB 산악동아리 파이팅팅팅!!!

 

2013. 3. 24. 슬로우늘보

 

한티휴게소에 먼저 도착하여 나머지 일행을 기다리며 즐겁게 담소를 하고 있네요. 아직은 여유가 있어 보이죠. 지금이 봄 날씬기라. 이 코스도 그렇게 만만치 만은 않을걸...

 

나나 당신이나 그 놈의 담배 참 끊지도 못하고, 그래도 스트레스보다는 피우는 것이 안나을려나.

 

GB패밀리. 요 사진은 1명 빠졌고.

 

요기는 전원 참가. 모두 닉네임을 괴상망측하게 붙여 놓을라 카다가 참았다. 담부터는 본인 닉을 지어오도록. 지난번에 내가 지어준 사람은 맘에 드는 이는 그냥 쓰고, 맘에 안드는 이는 작명해 오시도록. 자, 출발 전 한티휴게소를 배경으로 기념 샷.

 

하늘도 맑지만 젊은 처자와 총각은 더 맑다. 

 

날 내팽겨치고 혼자서 유유자적하게 잘도 가시는구만. 우리 젊은 처자들로 잘 간다. 그런데 나는 내리막 길은 괜찮은데 오르막은 왜 이리 힘드노. 

 

한티재에서 이제 1.2Km 왔다. 35분 걸렸다.

 

돌로 된 관문도 통과하고

 

누가 줄 맞추어 가라고 얘기도 안했는데 알아서들 일렬로 잘 가네요. 역시 모범생 집단이라 달라도 뭔가 많이 다르구만. 여기서는 넘들도 다 저절로 이렇게 된다구요. 그렇구나.

 

일부러 꾸며 놓은 듯한 돌무더기와 젊은 처자들

 

아니 맑은 총각도 있었구만.

 

또 끙끙거리며 올라간다. 올라가고 내려가고 마치 시소를 타는 것처럼  가는길이 재미있다. 지금은 재미라 표현하고 있지만, 당시에 내는 에고 힘들었다.

 

요기는 치키봉 해발 756m에 있는 삼각점. 아마 요것도 못보고 지나간 사람 있을끼라. 지치고 힘들어도 볼건 다 보고 가야 합니다.

 

치키봉 이정목. 여기까지 한티재에서 3.2Km왔고, 시간은 1시간 20분 걸렸습니다.

 

먼저 온 팀은 조망 좋은 곳을 발견하고 내가 속한 후발팀이 올 때까지 망중한을 즐기고 있다. 우리가 오니 바로 출발한다. 죽겠구만. 

 

그래도 우리는 아랑곳 하지 않고 볼 것 다보고 찍을 것 다 찍는다. 내랑 함께 댕길려면 쪼께 답답할 끼라. 그래도 우야겠노. 함께 해야지.

 

특수부대출신 포스가 그대로 드러나네요. 어디 특수공작부대 출신이더라.

 

패기발랄하고 능력있는 일 솜씨를 자랑하는 젊은이와 3, 4층 방 살림을 꾸려나가는 수장. 의지의 50대 아지매. 

 

야들은 여기서 뭐하노. 가위바위보 하나. 스마트폰으로 사진찍기 바쁘나.

 

정아의 웃음소리는 100만불짜리 웃음이네. 산에 와서 그리 웃고 즐기니 얼마나 좋노.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니들이 찍는 것이 아니고 내가 니들을 찍었다. 몰랐지.

 

할매할배바위

 

한티재에서 4.1Km를 1시간 40분 정도 걸렸다.

 

동문으로 빠지지 않고 산성길을 따라 유선대 방향으로 계속 올라간다. 여기서 일부 나뉘어 졌다.

 

산성길을 따라 쉬엄쉬엄 잘 올라갑니다.

 

산성을 쌓아 산우들이 걷기는 좋건마는 그래도 걷는 기분이 마냥 좋지만은 않다. 당시의 백성들은 이 산성을 축조하느라 얼매나 생고생을 했겠노.

 

여기가 가산산성의 가장 높은 '가산' 표지석이 있는 곳이다. 해발 901.6m. 가산바위는 860m.

 

이쁜이 세자매. 그래 니들이 지금 꽃보다 더 이쁠 때다.

 

내친김에 이쪽으로 온 친구는 유선대까지 간다. 자고로 왔으면 볼거는 다 보고 가야지.

 

인조 17년. 1639년에 축조한 성이 아직까지 이렇게 건재하다. 허물어진 것을 다시 복원한 것은 아닌지 확실히 모르겠으니 정확하게 알고 싶은 사람은 관련기관이나 문헌을 참조하시도록.

 

유선대를 조금만 지나면 부계면이 훤하게 조망되는 목좋은 전망터가 있다. 물론 유선대 전망대에서 보는 것도 조망이 일품이다.

 

유선대. 조망권이 좋아 전망대를 마련해 두었다.

 

태릉숙. 오늘도 포스가 장난이 아니구만. 현 포도대장이 중문을 떡 버티고 서 있으니 당시의 수문장이 기겁을 하겠오이다.

 

세계 최대의 복수초 군락지. 지발 사진 한 장 건지려고 밟고 삐대고 하지 마시기를.

 

엎드리고 자세를 낮추기가 어려워 주로 위에서 아래로 꽃을 중심으로만 찍었다. 

 

활짝핀 꽃잎보다 망울이 곧 터질 듯한 꽃봉오리가 더 이쁘다.

 

잎과 줄기도 선명하게 나왔으면 좋았으련만...

 

이쁘다. 이 놈을 볼려고 1년을 기다렸다.

 

곧 터질 듯 움츠리고 있다. 복수초는 요 때가 제일 탐스럽다.

 

군락지엔 많은 복수초 무리가 있는데 좀 더 깊이 들어가야 똑딱이로 많은 무리를 찍을 수 있다. 그러나 그리하자면 주변을 밟고 들어가야 하고 그러면 투박한 등산화에 무수한 생명이 짓밟히니 그저 멀리서 보이는 만큼만 찍는다.

 

가산바위에 먼저 도착한 일행이 늦은 점심을 먹고있다.

 

점심이 늦어 모두 허기가 진 상태라 허겁지겁 잘 먹는다. 가산바위는 우리 팀이 점령. 성곽길 주변의 잡목을 제거해 놓아 길게 뻗친 산성길의 윤곽이 시원스럽게 드러난다.

 

가산바위의 한 귀퉁이를 배경으로. 돌 틈 사이로 뿌리를 내린 생명은 장소에 아랑곳 없이 모진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넓고 펑퍼짐한 바위는 가산의 자랑이며, 많은 산객들이 쉬어갈 수 있는 조망 좋은 전망대 역할을 한다.

 

가산바위를 떠나기 전 기념촬영

 

가산바위에서 내려와 선조들이 피땀 흘려 세운 성곽을 따라 걸어간다. 이 길을 따라 가면서도 여기저기 피어있는 복수초를 만난다. 지난 가을에는 이곳을 지나면서 성곽의 돌 틈 사이에 자리 잡은 구절초와 쑥부쟁이 그리고 투구꽃 등 많은 들꽃을 만나기도 했던 길이다.

 

성곽길을 따라 걷다 이정목이 나오면 남포루로 간다. 중문을 향해서 가면 길은 좋지만 남문까지 가는 길이 길고 지리하다.

 

성곽 주변에서 복수초를 또 만난다. 늘 넘들이 찍어 올리 놈만 보다가 오늘 그동안 보고 싶었던 복수초를 원없이 보고 즐긴다.

 

워낙 키가 낮은 놈이라 당체 줄기와 잎과 꽃을 모두 담기 어렵다.

 

저 뒤로 비로봉을 시작으로 동봉으로 연결되는 팔공산 주능선의 마루금이 선명하다.

 

함지산과 연결된 도덕산을 바라보면서. 함지산에서 도덕산 가는 길도 좋은데 이정목이 없어 길 찾기가 수월하지 않아 다소 아쉬운 감이 있다.

 

여기는 남포루.

 

진남문까지 2.0Km 남았다.

 

자연을 느끼고 함께 동화할 수 있다면 그대들은 이순간 바로 자연의 일부가 된 것이나 다름 없오이다.

 

산을 사랑하는 그대는 진정 산의 일부가 된 듯 합니다.

 

봄날을 알리는 노란 꽃의 생강나무는 언제나 산객의 피로를 말끔하게 풀어주곤 하죠.  

 

진남문에 내려와 반가운 사람을 만난다. 전임 실장님인데 아마 아내랑 딸아이랑 봄바람을 맞으러 온 듯하다. 늘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하산하고 장선생 별장지에 가서 뒷풀이 겸 돼지고기로 포식을 했다. 산행을 함께하지 못했지만 전임 정보부장을 초대하여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학생부장, 정보부장 딸내미들이 즐겁게 뛰어노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남기며 오늘 일과를 마무리 한다. 그런데 뒤에 허연 연기같은 형상은 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