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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엽수방

13기 연수원 대구팀, 팔공산 야생화 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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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원 13기 동기생 대구팀 팔공산 하늘정원 야생화 탐방

 

 

■ 언제 : 2020. 9. 4.(금)

■ 어디로 : 팔공산 하늘정원

■ 누구랑 : 13기 연수원 동기생 6명(최교수님, 오쌤, 성쌤, 권쌤, 막내, 나)

 

 

흔적

 

우리 13기 교육생 중 대구팀은 모두 7명이다.

35명 중 7명이니 우리식구가 1/5인 셈이다.

 

막내가 대구팀 단톡에 오늘 시간이 있다는 메세지를 남겼다.

워낙 바쁘게 살아가는 인생인지라 나를 포함한 모두가 반기는 분위기다.

5명이 참가한단다.

김금*쌤만 빠지고 최교수님은 뒤늦게 혼자서 오신단다.

 

장소는 팔공산 하늘정원으로 정했다.

며칠 전 영천 보현산은 다녀왔고 여름꽃은 팔공산이 좋아 그리 정했다.

이 길은 우리 팀과 한번 가고 싶었던 길이기도 했다.

 

하늘정원을 지나 비로봉을 가는 이 길은 나와 아내가 전세 내다시피 한 길이다.

가기도 엔간히 갔던 길이다.

언제 어디서 어떤 꽃이 피고지는지 웬만큼 아는 길이다.

 

평상시와 달리 오늘은 발걸음이 학처럼 가비얍다.

태풍 마이삭이 지나갔음에도 하늘은 왜 그렇게 맑고 청량한지

마치 하늘정원이 우리 일행을 축복하는 기분이다.

 

우리 팀은 모두 색깔이 다 다르다.

백인백색(百人百色)이다.

색깔이 서로 달라 더 어울리는 모임이다.

 

[種]이 같은 꽃도 알고보면 다 다르다.

가을꽃의 대명사인 구절초와 쑥부쟁이만 해도 그렇다.

 

구별은 다 못하지만 내가 아는 것만 해도

구절초/산구절초/분홍구절초/포천구절초/한라구절초

쑥부쟁이/개쑥부쟁이/까실쑥부쟁이/미국쑥부쟁이/섬쑥부쟁이/갯쑥부쟁이

이루 다 말하기조차 어렵다.

이 녀석들도 사람처럼 각양각색이다.

 

최교수님은 여장부다.

공개할 수 없어 다 나타낼 순 없지만 이력이 화려하다.

65세의 나이에도 끈기와 집념 그리고 무서울만큼 매사에 열정적인 분이다.

오늘 부군과의 선약이 있어 부득이 참석을 하지 못한다며 그렇게도 아쉬워하더니

가지 않아도 된다며 혼자 구미에서 참석한다고 뒤늦게 합류하신단다.

이미 우린 하늘정원에 맞닿아 비로봉을 향하는 길인데 오신다니 더 이상 우리끼리 더 가기 그랬다.

하늘정원에서 기다리기로 하고 기다리는 시간에 우린 9일날 있을

이론시험과 시연발표시험 준비를 하기로 했다.

 

이론 시험 대비는 성쌤의 배려로 이미 우린 수성구 모카페에 모여 한 차례 합동 스터디를 했었고

단톡으로 애매한 문제의 답은 수시로 정답을 주고 받았었다.

그래서 이론 시험 준비는 계속 단톡으로 이어가는 것으로 하고

대신 시연발표 연습만 하기로 했다.

 

하늘정을 독차지한 우리 중 먼저 오쌤이 운을 뗐다.

오쌤은 시연 발표가 아닌 본인이 살아온 인생여정을 얘기했다.

그리 넉넉치 않은 환경의 맏딸로 태어나 하고 싶은 공부를 다하지 못하고

늦은 나이지만 하나하나 쌓아가며 살아온 인생을 얘기하는 모습은 듣는

우리들로 하여금 귀감이 되고도 남았다.

부드러우면서도 억척스러움이 몸에 베어 있다.

 

오쌤 얘기가 끝나자 막내인 변쌤이 바톤을 이어 받았다.

마흔 갓넘은 결코 어린 나이가 아니지만 우리 그룹에서 막내인지라

어딘가 모르게 귀염성 있는 막내 티가 나는 쌤이다.

그런데 이 친구 얘기가 걸작이다.

나이는 어리지만 얘길 듣자 하니 벌써 산전수전 공중전 다 겪었다.

보태서 말하자면 눈물없이 듣기 민망할 정도다.

그래도 강단있고 정직하고 솔직함이 몸에 베어있는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강직한 사람이다.

이 친구는 지금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선 우리 모두 대선배로 모셔야 하는 친구다.

우리보다 한참 앞서간 친구다.

 

성쌤, 권쌤과 나는 추임새만 넣고 뒤로 물러 앉았다.

연이어 변쌤이 대표로 시연발표 시범을 보였다.

이 친구 실력은 이미 알고있다.

송정자연휴양림에 실습 갔을 때도 봤었고

수업 중 모둠 발표했을 때도 들었다.

역시 맑고 낭랑한 목소리로 또롱또롱하게 은쟁반에 옥구슬 굴리듯 슬슬 잘도 넘어간다.

이 친구 하고 있는 모양새를 보니 은근슬쩍 두려움이 엄습한다.

나는 절대 저리 못할 것 같다는 ㅋ  

 

성쌤은 요즘 세상에 참 만나기 쉽지 않은 귀한 사람이다.

귀부인 티가 몸에 베었지만 사려깊은 행동은 더 그렇다.

 우리 대구팀의 은혜로운 사람이다.

남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마음은 산숭해심(山崇海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사람이 어찌 저리도 이쁘게 나이를 먹었는지 새삼 부러울 정도다.

 

나 말고 한 명 더 있는 남자가 권쌤이다.

권쌤은 차분하고 진중한 성품이다.

그래도 가끔씩 우스개 소리로 분위기를 잘 이끌어 가곤한다.

한 마디씩 던지는 말이 말 많은 나보다 더 좌중을 압도한다.

성실함이 몸에 베어있고 좋아하는 일을 하기위해 누구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앞길이 전도양양했으면 좋겠다.

 

막내둥이 변쌤의 시범 시연발표가 있고 최교수님이 당도했다는 연락이 왔다.

초행길이라 하늘정원으로 가는 초입을 못찾아 결국 권쌤이 다시 들머리까지 모시러 갔다.

 

최교수님이 당도하자 우린 기다렸다는 듯 각자 보따리를 풀었다.

서로 싸온 것은 없어도 풀어헤쳐 놓으니 먹을거리가 풍성했다.

먼저 성쌤이 내린 커피부터 한잔 마셨다.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며 주린 배를 채운 후 비로봉으로 향했다.

 

눈곱만 한 노박덩굴 열매가 더 영글고 노랗게 익었다면 훨씬 좋았을 길을 그저 그렇게 지나쳤다.

노랗게 줄지어 익은 이 녀석을 보여 주고 싶었지만 아직 시기가 아니었다.

크게 볼품이 없음에도 최교수님은 연신 감탄사를 연발한다.

이럴 때 보면 영락없이 낭랑 18세다.

보이는 대로 얘기하는 족족 스마트폰을 들이댄다.

생전 처음 봤을 "고본"도 찍고 "투구꽃"도 찍으며 어린아이 마냥 신기해한다.

괜스레 내 기분도 좋아진다.

 

똑똑이 성쌤은 하나를 일러주면 그 하나를 놓치는 법이 없다.

이번에 이론시험 문제 정답을 찾는 것만 해도 그랬다.

얼마나 열심히 찾는지 모르겠다.

사실 나도 대표로서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 열심히 찾긴했지만,

성쌤 만큼은 아니었던 것 같다.

 

조만간 날 앞질러 고수가 될 소지가 다분하다.

탐구심과 학구열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니

내 자리도 없지만 자리가 위험타.

 

오쌤, 권쌤, 우리 막내둥이 변쌤도 모두 신기해 하고 좋아했다.

모두 애정을 가지고 산정에 핀 야생화 하나하나 유심히 들여다 보는 모습이 꽃보다 더 예쁘다.

아내랑 늘상 다니던 이 길이 오늘따라 더 빛을 발한다.

 

빛바랜 좀조팝나무가 다소 아쉬웠지만 우린 그 길을 따라 비로봉으로 향했다.

구절초와 쑥부쟁이가 익어가고 오리 모양을 한 흰진범도 가는 길을 밝혀주었다.

이런 광경을 처음본 일행들은 마냥 즐거운 모습이다.

 

방송국 송신탑 부근에서 바라보는 하늘정원과 청운대 아래 오도암이 자리한 모습은

가히 절경이라 아니할 수 없다.

철조망 너머 국화방망이가 있던 자리엔 곰취가 나름 군락을 이루며 반기고 있었다.

철조망과 노랗게 핀 곰취 그 너머 청운대와 오도암이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여차하면 714개의 계단을 내려가 강제로라도 오도암으로 데려가고 싶은 심정이다.

 

비로봉 턱 밑에 다다르니 점입가경이다.

오른쪽으로 서봉이 왼쪽으론 동봉이

마주보는 곳은 신림봉이라 부르는 케이블카 정거장이 있다.

멀리 칠곡까지 한 눈에 보이는 이곳은 팔공산 주봉이 있는 비로봉 턱밑이다.

 

난 심심하면 다녀가는 곳이지만 우리 일행 중 여길 몇 번 다녀간 사람은

성쌤밖에 없는 것 같다.

그 외엔 모두 초행길인 모양이었다.

초행길에 대구의 진산인 그것도 주봉인 비로봉을 왔으니

이 사람들 모르긴 해도 큰 산 하나 거저 먹은 셈이다.

 

좋다.

역시 산이 좋긴 좋다.

절기에 맞는 꽃이 있어 좋기도 하고

우리 대구팀과 함께해서 더 좋다.

 

늘 아내 아니면 혼자였던 길을 오늘은 무려 6명이나 왔다.

예전에 학교 근무할 때 산악회나 야생화탐방동아리를 조직해

선생님들을 데려온 적이 여러번 있긴했다만, 오늘은 그때 기분과는 영 다르다.

앞으로 어떻게 이어질지 모를 인연이지만, 지금은 모두 한 배를 탔다.

동지로서 선후배로서의 인연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인연이란 사슬은 고리 잇기에 달렸다.

맺기 쉽지 않은 인연인 만큼 모두 귀히 여겨 매듭을 잘 이어주길 바란다.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주고

도움을 받을 사람은 받아 한 발짝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모두 인품이 훌륭하고 좋은 사람들이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한 오늘은

팔공산이 축복받은 날이다.

 

 

 

 

  

왼쪽 끄트머리가 청운대가 있는 자리고 중간 지점이 군위군에 하늘정원으로 조성한 곳이다. 여기서 바라보는 이 그림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이기도 하다.

 

미역줄나무의 꽃이 다 떨어지고 씨만 덩그러니 맺혀 있다. 저 녀석도 곧 떨어질 심산이다.

 

여기 올  때마다 빠뜨리지 않고 찍는 풍경이다. 언제 봐도 좋다.

 

여기까지 왔다가 최교수님이 구미에서 출발한다는 소식을 듣고 하늘정으로 왔다. 성쌤이 내려온 커피 한 잔씩 나누어 마시며 잠시나마 여유를 즐긴다.

 

비로봉을 향하다가 최교수님 온다는 소식에 다시 되돌아 갔다.

 

늦게 합류한 최교수님과 함께 하늘정원에서 비로봉으로 가는 길에 있는 만물상을 안내했다. 만물상이란 이름은 내가 지었다.

 

그림 좋은 곳엔 그림 좋은 사람들이 서야지...

 

웬 늙은 염소가 다가오더니 우릴 바라보고 섰다. 저도 우리 눈치 보고 우리도 지 눈치 보며 서로 경계하고 섰다.

 

팔공산 하늘정원이 준 또 다른 명품. 보기만 해도 그 장엄한 분위기에 압도된다.

 

오쌤은 피곤하신가 봅니다. 모두 절경에 넋이 나가 사진찍기 바쁘다. 역시 권쌤은 여유가 있구만...

 

청운대 아래 저기 오도암이 보인다. 모시고 갔어야 하는데...

 

오도암을 당겨 찍은 모습. 암자 분위기를 고려해 흑백처리를 했다.

 

콘크리트 구조물 사이로 동봉을 빼꼼 들여다 본다.

 

저기 보이는 동봉은 늘 수태골에서 올랐는데 요즘은 하늘정원으로만 다니고 있다. 왼쪽 아래 마애석조여래입상이 보인다.

 

비로봉 앞에서 최교수님은 무얼 하시나.

 

막내동이 재간둥이 변쌤

 

모두 원하는 바 다 이루소서... 성쌤 포즈 굿!!!

 

와우! 기상 넘치는 모습이 비로봉이 무색할 정돈데~

 

고추잠자리 한 마리가 가을을 재촉하고 있네요. 

 

하늘정원 억새의 흐느낌은 여기가 제일이다. 근데 오늘 사진은 별로다.

 

오른쪽 저 나무가 찰피나무인데 아직 열매가 영글지 않았다. 열매가 주렁주렁 달렸을 때 참 보기 좋은데~ 저 열매를 염주로 사용하기도 한다.

 

오도암으로 내려가자면 이 길로 내려가면 된다. 무려 714개의 가파른 계단을 내려가야 한다. 난 여길 자주오다 보니 이 계단 공사할 때부터 봤고 완공되고 난 후엔 한 번 내려갔다 올라오기도 해봤다. 올라올 땐 죽을 맛이다. 이 계단이 없었을 땐 길이 험해 웬만한 산사람들도 다니기 힘든 길이었다.

 

청운대에 자리잡은 명품소마무로 가 잠시 휴식을 취한다. 남아 있는 귤이 하나 있어 6등분 해 한 입씩 먹었더니 꿀맛이다.

 

여기서부턴 하늘정원에서 비로봉을 오가며 본 야생화 모음이다.

 

고본

 

 

구절초

 

 

미역취

 

백당나무

 

 

버드나무 종류

 

세잎종덩굴

 

 

세잎쥐손이/흰이질풀??

쉽싸리

 

정영엉겅퀴

 

좀조팝나무

 

투구꽃

 

 

흰진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