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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엽수방

수정난풀을 여기서 보다니 그~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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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산을 안다고!!! 아직 멀었다.

 

 

■ 언제 : 2020. 9. 15.(월)

■ 어디로 : 우리 지역 모처

■ 누구랑 : 별공님이랑 막내랑

 

 

흔적

 

수정난풀이 내 고장 가까운 곳에 무더기로 자라고 있었다니

참,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노릇이다.

 

내가 그 산을 안다고~

아직 멀었다.

산이 한 줌 모래를 손아귀에 움켜지듯 쥘 수 있는 것도 아닌 것을

괜히 시건방만 떨었다.

겸양이 미덕임을 다시금 깨닫는다.

 

막내둥이 변쌤이 단톡에 희소식을 날렸다.

모처에 숲해설가로 근무하는 변쌤의 유아숲 동기생이 수정난풀 자생지를 안다고

그리고  직접 안내까지 해주신다고~

 

그렇다면 열일 마다하고 가야한다.

언제 폈는지 모르겠다만 자칫 하루라도 지체하면 눈 녹듯 녹아버릴 수도 있다.

어제 가산산성에서 장장 14km, 2만보를 넘게 걷고 왔다만 그게 대수가 아니다.

수정난풀이 있고 거길 직접 안내까지 해준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다.

정보만 입수해도 온 산을 헤집고 다니며 찾아야 할 분명한 이유가 있는 녀석이다.

이 녀석은 카페, 블로그, 밴드의 야생화 전문가들도 다문다문 보여주는 귀물이다.

 

내가 야생화에 관심을 가진 지 십수 년이 지났다.

그런데도 수정난풀의 실물은 한 번도 만난적이 없다.

우리팀들한테도 이런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치게 하고 싶지 않았다.

숲해설을 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인 만큼 이런 기막힌 장면을 놓친다는 건 말도 안 된다.

보기 힘들고 이번 기회에 꼭 봐야 한다고 얘기를 했건만,

참석이 가능한 사람은 별공님과 막내밖에 없다. 다들 바쁘고 선약이 있는 모양이었다.

참석해 주신 별공님은 오늘 횡재한 날이다. 참석한 것 자체가 탁월한 선택이었다.

 

숲해설가 사무실엔 3분이 근무하고 계셨다.

여자 해설가 분이 우리를 안내했다.

연세가 있어 보이는 남자 두 분은 현장에 가니 다른 길로 왔는지 먼저와 계셨다.

 

기가 막혔다. 그저 다문다문 몇 송이씩 있으리라 여겼던 수정난풀은

무더기로 군락을 이루며 여기저기 피어있었다.

전혀 예상밖이었다.

그동안의 노고를 마치 보상이라도 해주듯~~~

 

별공님도 변쌤도 처음 보는 희귀한 야생초에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버섯 같기도 하고 외계인 같기도 한 모습이 마냥 신기했던 모양이었다.

 아마 쉽게 볼 수 없는 귀물이라 얘길 했으니 더 그런 마음이 들었을 거다. 

실상은 내가 받은 감흥은 더 컸다. 그럴 수밖에~

오늘따라 막내가 왜 그리 이쁘게 보이는지~

 

사진은 원없이 찍었다.

장면도 모두 좋았다. 아쉬움이 있었다면 나무 그늘이 우거져 빛이 약해

수정난풀의 투명도를 다 살리지 못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정도면 대만족이다.

 

별공님이 준비해온 아이스커피를 마시며 잠시 티타임을 가졌다.

계곡을 타고 흐르는 물소리도 좋고 숲이 내뿜는 피톤치드의 기운도 향긋하다.

운취가 있어 그런지 커피 맛이 일품이다.

움직이는 빛을 따라 수정난풀을 더 담고 싶었지만, 오늘은 일이 있어 일찍 가야 한다.

 

아쉬움을 머금고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시간이 있으면 애들이 다 사그라지기 전에 다시 한 번 더 가야겠다.

 

 

식물명 : 수정난풀(자료출처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

학명 : Monotropa uniflora L.

분류군 : 노루발과 (Pyrolaceae)

영문 : Indian pipe

분포 : 동아시아, 인도, 미국 / 한국(전역)

형태 : 여러해살이풀 , 부생식물.

생육환경 : 숲속 부식질이 많고 습윤한 곳.

크기 : 높이가 10-20cm정도로 자란다.

: 비늘같이 퇴화된 잎이 어긋나기한다. 비늘조각은 긴 타원형, 좁은 달걀모양 또는 삼각상 달걀모양이고 길이 7-20mm, 나비 5-10mm로서 끝이 둥글거나 둔하며 약간 톱니가 지지도 한다.

: 꽃은 7월에 피며 길이 1.5-2.5cm, 1.4-1.8cm로서 종형이고 흰색이며 줄기 끝에 1개씩 밑을 향해 달리고 꽃받침조각은 1-3개이며 비늘잎과 비슷하고긴 타원형이며 꽃잎은 3-5개이고 쐐기같은 긴 타원형이며 길이 1.5-2cm, 5-10mm로서 끝이 둥글고 안쪽에 털이 있다. 수술은 10개이며 꽃잎보다 짧고 꽃밥은 등홍색이며 잔돌기가 있고 수술대에 털이 있으며 씨방은 병모양으로 털이 없으며 암술머리는 넓어졌다.

열매 : 장과는 난상 구형으로서 길이 2.5cm, 2cm 가량이고 털이 없으며 끝에 굵고 짧은 암술대가 있다. 종자는 타원형으로 길이 0.5-1mm, 0.5-1mm이며 8-9월에 익는다.

줄기 : 높이 10-20cm이고 줄기는 여러대가 모여나기하며 뿌리 이외에는 순백색이고 윗부분에 흔히 긴 털이 있다.

뿌리 : 뿌리와 근경은 갈색의 덩이로 뭉친다.

이용방안 : 전초를 허증으로 나는 기침과 허약자의 보신약으로 쓴다.

보호방안 : 자생지는 전국적으로 분포하나, 부생식물로 서식공간이 매우 불안정하다.

유사종 : 구상란풀이 있으며 높이 20cm, 줄기는 밀생, 다육성, 원기둥 모양, 잔털이 있다. 꽃은 황백색, 총상꽃차례로 밑을 향한다.

특징 : 세계에 3-4, 우리 나라에는 2종이 분포한다. 썩은 나무에 붙어 살고, 엽록소가 없는 식물이다.

 

 

 

계곡으로 흐르는 물은 변함없이 곁을 내준다. 시간이 있다면 풋고추 딘장에 찍어 막걸리 한 사발 들이키며 쉬어 갔음 좋겠다만 아쉽다.

 

오늘 여기서 본 이녀석들은 가야물봉선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이 아이는 크기가 물봉선의 1/3 정도밖에 되지 않으나 색감으로 봐선 가야물봉선으로 보기 어렵다.

 

그런데 이녀석은 물봉선과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크기도 물봉선에 비해 많이 작고 색깔도 흑자색으로 분홍빛을 띠고 있는 일반적인 물봉선과는 많이 다르다. 가야물봉선으로 봐야겠는데 위에 녀석들과 함께보니 헷갈린다. 

 

같은 곳에 얘가 있으니 꽃의 크기로 보아선 물봉선과 차이가 나나 색감으로 봐선 영낙없이 물봉선과 닮았다. 가야물봉선으로 보기엔 뭔가 찝찝하다. 바로 위에 있는 녀석과는 닮은 듯 많이 다르다.

 

이삭여뀌

 

큰낭아초.  낭아초와 쉽게 구분하자면 낭아초는 크기가 작은 초본으로 보이고, 큰낭아초는 크기 큰 목본으로 보인다.

 

 

여기서부턴 수정난풀 입니다.

 

이 아이를 내가 사는 지역에서 봤다니 믿기지 않는다. 우리 막내 덕을 톡톡이 봤다. 숲해설 대선배로부터 안내를 받아 이 아이가 있는 곳으로 갔다가 깜짝 놀라자빠질뻔 했다. 이 산은 내가 얼마나 많이 들락거렸던 산인가? 근데 이 산에 애가 있었다니 실로 놀랄 노자다. 오늘 인터넷에서만 보던 귀물을 군락으로 만났다. 시간이 있으면 빛을 따라가며 찍고 싶었다만 나무 그늘에 가려 빛을 많이 받지 못함이 못내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