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하늘정원의 봄
■ 언제 : 2019. 5. 1.(수)
■ 어디로 : 팔공산 하늘정원
■ 누구랑 : 아내랑
흔적
팔공산, 올해 세 번째 방문이다.
그저 꽃 찾아 바람 쐬러갔다.
이젠 꾀가 나 팔공산도 접근하기 쉬운 곳만 골라 다닌다.
산을 잘 오르진 못하지만 의욕만으로 이 산 저 산 다니던 때가 그립다.
이젠 의욕마저 약화되는 것 같다. 슬퍼지려고 한다.
봄이 오는 산정엔 으레 노란 양지꽃부터 먼저 핀다.
개별꽃도 흔하게 핀다.
하지만 흔하디흔하다지만 애들도 보려면 산에 올라가야 볼 수 있다.
시골 밭둑이나 개울가에선 보여주지 않는다.
산에 가면 너무 흔해 본체만체 하는 애들이지만 산에 가지 않으면 볼 수 없다.
귀한 대접을 받는 꽃들은 더하다.
솔나리 같은 애들은 남덕유산 꼭대기까지 가야 볼 수 있다.
대개는 산을 넘고 넘어야 볼 수 있다.
보고 싶은 꽃을 보자면 산을 잘 타야한다.
난, 근 10년 동안 주말 산행을 했음에도 도무지 산행 실력은 발전의 기미가 없다.
가면 갈수록 힘이 더 든다.
아내도 나와 함께 잘 다니더니만, 요즘은 흥미가 반감되었는지 아니면 꾀가 나는지
힘든 산행 길은 별로 반기는 기색이 없다.
하기야 내가 워낙 꾸물대니 나랑 함께 산에 가는 건 별 재미를 못 느꼈을 거다.
그동안 따라 나서준 것만 해도 감지덕지다.
힘 든다고 산을 안 갈 수도 없고,
산에 가야 꽃을 보고 산바람도 쐴 수 있는데 늘 마음만 앞서고 그렇다.
어쩌겠나. 보고 싶은 꽃을 보자면,
힘이 부치면 부치는 대로 가기 좋은 곳만이라도 골라서라도 가야할 밖에.
꽃 찾아 산에 가는 건 내 삶의 일부 중 가장 큰 기쁨이니 아니 갈 순 없는 노릇이다.
하늘정원에서 비로봉 가는 길은 아직 봄꽃이 무르익지 않았다.
보현산보다 팔공산의 봄이 더 늦다.
눈에 띄는 건 노란 양지꽃과 민들레뿐이다.
발에 밟힐 만큼 흐드러지게 피었다.
비슬산엔 이미 다 진 진달래가 이제 한창이다.
늦어도 많이 늦다.
그러고 보니 팔공산 하늘정원도 늘 봄보다 앞질러 왔다.
하늘정원은 봄꽃보다 여름과 가을꽃이 대세를 이루는지 알면서도 늘 그런다.
굳이 팔공산의 봄을 보려면 치산계곡이나 수태골로 가야 한다.
그럼에도 하늘정원을 왔다.
하늘정원으로 가는 데크를 올라가니
오늘도 꽃구경 하기란 틀렸음을 직감적으로 느꼈다.
오랜만에 하늘정원에 왔다는 정도로 만족해야겠다.
팔공산 하늘정원! 올해는 또 몇 번이나 들락거릴지 모르겠다.
진달래
양지꽃
민들레
쇠뜨기/민들레
쇠뜨기
양지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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