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문동재에서 매봉산 바람의 언덕을 넘어
삼수령으로 간 대간길 야생화 산행
▣ 언제 : 2014. 6. 6.(목)
▣ 어디로 : 강원도 태백 & 정선(금대봉, 매봉산)
▣ 누구랑 : 수화니 님 내외랑 박부장 님 내외(6명)
▣ 산행코스 : 두문동재-금대봉(1418m)-비단봉(1279m)-매봉산 천의봉(1303m)-피재(삼수령)
8.9km 거리를 대충 5시간 넘게 걸었다.
▣ 산행지도<펌> : 두문동재에서 피재까지
산행지 알고갈까요 <펌> 다음 백과
▣ 두문동재
위치 : 강원 태백시 화전동
두문동재는 정선군 고한읍과 태백시사이의 고개이다. 다른 이름으로 싸리재라고 불리기도 한다. 국도 제38호선이 통과하며 태백시 삼수동에서 정선군 고한리로 넘어가는 고개이다.
고개너머 정선땅에 두문동이라는 자연부락이 있는데 그리로 넘어가는 고개라서 두문동재(杜門洞嶺)라 한다. 정선 쪽에서는 두문동재라 하고 태백에서는 싸리재라고 부른다. 두문동재는 여말선초에 고려가 망한 뒤 충신이 두 임금을 섬길 수 없다고 하여 흘러 들어와 두문불출 하던 곳이라 이 고개를 두문동재라 하는 말도 전해지고 있다.
▣ 금대봉
주소 : 강원 태백시 창죽동
금대봉(金臺峰)은 강원도 태백시와 정선군 및 삼척시에 걸쳐 있는 산으로 높이는 1,418m이다. 동쪽은 매봉산(1,303m), 남쪽은 함백산(1,573m), 북쪽은 대덕산(1,307m)으로 둘러 쌓여 면적 약 38만 950㎡(126만 평)의 지역을 1993년 환경부가 자연생태계 보호지역으로 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전해오는 이야기
금대봉은 "검대"에서 유래되었는데 "신들이 사는 땅"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특히 이곳의 금대봉과 은대봉의 이름은 신라 선덕왕 때 자장율사가 함백산 북서쪽 사면에 정암사를 창건하면서 세운 금탑, 은탑에서 이름이 유래된 것으로 전해 온다. 또한 두문동재에서 금대봉까지 이어지는 1.2㎞의 능선을 싸리재 또는 '불바래기 능선'이라 부르는데 예전 화전민들이 산 아래에서 놓은 불을 이 능선에서 맞불을 놓아 진화한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금대봉에서 발원하는 골지천은 세 가지 원류부로 나뉜다. 그 중의 하나는 두타산 남쪽 댓재(竹峙)에서 발원한 번천이고, 다른 하나는 삼척시의 대덕산(大德山:1,307m)과 중봉산이다. 바로 검룡소에서 흘러나오는 물로 한강의 발원지가 되는 것이다.
정선군 북동쪽 임계면에서 서쪽으로 흘러내린 임계천(臨溪川)은 북부 여량(餘糧)에서 골지천에 합류하고, 이 물줄기는 정선읍 남쪽에서 조양강(朝陽江)과 합류한다. 『정선군지』에 의하면 골지천(骨只川)은 이 골지리(骨只里)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구한말까지는 문래리 또는 고계리(高溪里)로 칭하였는데, 일제강점기에 번역이 잘못되어 골지리가 되었다는 얘기다. 골지는 골짜기라는 이곳의 방언이다.
골짜기 물이 골지리 앞을 지난다고 해서 골지내(骨只川)라 불렀다는데 골지리와 골지천이 지도에 처음 표기된 것은 일제강점기에 제작된 『조선지형도』라고 알려져 있다. 금대봉에는 1995년 8월 7일 한국청소년연맹 한강탐사대에서 세운 표지목에는 '양강발원봉'이라고 쓰여 있다. 양강이란 한강과 낙동강을 말하는 것으로 바로 여기서 두 강이 발원한다는 뜻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강들이 모두 이곳에서 발원하는 것으로 상징하는 의미가 크다.
▣ 매봉산(천의봉)
매봉산(鷹峰山)은 강원도 태백시 삼수동에 있는 산으로 높이는 1,303m이다. 태백시 함백산 자락의 천의봉(天儀峯)으로 알려져 있지만 흔히 매봉산으로 부르고 있다. 영남의 낙동정맥을 따라 산을 거슬러 올라와 황지로 접어들면 북쪽에 가장 높이 솟은 산이 바로 매봉산으로 알려져 있고 삼척시 하장면 쪽에서 물줄기를 거슬러 올라오면 제일 높은 산도 매봉산으로 알려져 있다.
매봉산은 북쪽으로 금대봉·비단봉·천의봉, 동쪽으로 태백시와 백병산·면산·묘봉으로 이어진 낙동정맥이다. 옛날부터 삼척시 하장면 쪽에서 물줄기를 거슬러 올라오면 제일 높게 보이는 산이어서 흔히 낙동강의 발원지로 알려졌다. 남쪽으로 중함백산, 서쪽으로 백운산·두위봉 등이 보이고 백두대간 종주코스의 한 구간을 이룬다.
전해오는 이야기
매봉산은 대한민국내에 수없이 많다. 강원도내에서도 여러개의 매봉산이 존재하고 있다. 다르게 부르던 봉우리들이 바라볼 수록 매같은 형상을 보여 붙여진 이름들이다. 이곳의 매봉산도 원래 '하늘 봉우리'라는 의미로 붙여진 함백산 자락의 천의봉였지만 낙동강의 발원지로도 흔히 알려져 있다.
낙동강의 발원지에 관해서는 강원도 태백시 황지동에 있는 황지연못을 비롯하여 태백시 함백산 자락의 이곳 천의봉 북동쪽 계곡의 너덜샘, 너덜샘 아래쪽의 용소(龍沼), 태백산 장군봉 아래의 용정(龍井)이라는 주장이 있는데, 태백시에서는 혼란을 막기위해 황지연못만을 발원지로 인정하고 있다.
『태백의 지명유래』에 의하면 매봉산의 남쪽 자락, 연일 정씨 묘에서 바라보면 매처럼 보인다고 하여 매봉으로 불렀다는 기록이 있다. 풍수에서 닭이 알을 품을 때 독수리가 명당을 노려보고 있어야 한다는 풍수 때문에 매봉으로 하였다는 얘기다. 정씨 집성촌으로 알려져 있어 매봉이라는 지명이 붙였을 것으로 보여진다.
흔적
황금 같은 연휴가 이어진다.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현충일과 주말이 맞물리니 과연 황금 같은 연휴라 해도 틀림없다. 4일 선거일에는 대전에 있는 계족산을 다녀왔고 5일은 하루 쉬고 현충일인 오늘은 강원도 태백에 있는 매봉산을 다녀왔다. 물론 계족산과 매봉산은 수화니님이 의견을 냈고 박부장과 우리는 함지박님 의견에 곧 바로 의기투합했다. 대전에 있는 계족산은 박부장이 수고하여 차를 몰고 갔지만, 이번 강원도 매봉산 산행은 길이 너무 멀어 차를 가져갈 엄두를 내지 못해 산악회를 이용하였다. 1인당 비용이 33,000원 이었으니 6명이면 근 200,000만원이다. 자차를 이용하면 경비는 다소 절감할 수 있으나 운전자가 너무 고되고 원점회귀의 불편함이 있어 오늘 이동한 코스대로 움직이기 곤란한 면이 있다. 6명이 합산하니 비용이 많이 든 것 같지만, 어차피 한 팀당 계산하면 66,000원이니 우리 부부가 차를 몰고 다녀오는 것에 비하면 기름 값 정도 밖에 안 된다. 다녀오고 나니 산악회 차량을 이용한 것이 여러모로 잘한 것 같다.
두문동재에서 금대봉과 비단봉을 거쳐 매봉산너머 삼수령으로 가는 길은 하늘 정원이다. 물론 인근에 있는 함백산과 대덕산도 야생화 단지로 유명하지만, 강원도 태백 지역은 어느 산을 막론하고 야생화가 유명하지 않은 곳이 없다. 이곳은 고산준령이 즐비한 명산이 많아 산을 찾는 이도 많고 산을 겸한 야생화를 보러 오는 사람도 많다. 특히 이 지역은 요곡융기운동으로 형성된 지형이라 융기축이 동쪽으로 치우쳐서 동쪽 사면은 아주 좁고 급한 반면 서쪽 사면은 넓고 완만한 경동지형이 잘 발달된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런 이유로 태백산맥은 동해안에서는 병풍을 두른 것처럼 산맥이 가파르게 솟아 있지만 정상에 올라서면 의외로 기복이 작고 사면경사가 완만한 구릉성지형 또는 평평한 고위평탄면이 곳곳에 넓게 펼쳐져 있다.
이런 고원지대는 오대산에서 태백산에 이르는 곳에 특히 잘 발달되어 있다. 고산에서 평야를 만나니 이 일대는 자연발생적으로 꽃과 나무가 성행했을 것이며 아울러 지형의 특성을 살린 고랭지 배추와 같은 고산 작물을 재배하여 지역민의 살림을 보태는데 일조를 했을 것이다. 산을 다니다보니 내 고장 대구에서는 쉽게 올 수 있는 곳은 아니지만 이 지역을 그래도 좀은 다닌 편이다. 그래서 알게 된 얕은 지식으로 이 지역의 계절에 따른 환경을 간파할 수 있어 오늘은 산행이 주목적이 아닌 우리 지역에서 볼 수 없는 야생화 탐사를 겸해서 오게 된 것이다.
오늘 야생화 탐사를 겸한 산행은 고도가 높고 이동거리가 꽤 됨에도 불구하고 그리 힘든 산행 일정은 아니다. 무려 1,418m에 달하는 금대봉을 첫 목적지로 이동하지만 두문동재에서 출발하니 이미 1,200고지가 넘어서 시작을 한다. 그러니 산행길은 대체로 크게 힘들거나 난코스가 거의 없다. 다소 힘든 구간이 있다면 금대봉에서 비단봉 가는 300~400m 정도의 오름길이 힘들고 바람의 언덕으로 올라가서 매봉산 천의봉 가는 길이 약간 힘들다면 힘든 정도다. 산악회에서 주어진 시간이 대략 5시간 30분 정도이니 태백산맥의 준령을 충분히 조망할 수 있는 시간이 있고 야생화 탐색하기에는 그리 넉넉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눈에 보이는 정도로 뚝딱거릴 여유는 있었다. 내 스타일이라면 자동으로 놓고 대충 찍어버리니 피사체의 각도만 나오면 사진 대여섯 장 찍는데 몇 초 안 걸린다. 찍어 놓고 집에 와 정리하면 마음에 드는 사진이 거의 없어 허탈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지만, 산행을 겸하자니 사진에 공들일 경황이 없다. 그래서 난 꽃 사진은 일단 이름 하나 건지자는 마음으로 주로 다닌다. 훗날 엄청나게 많은 후회가 엄습하리란 것을 예감하면서도 늘 이렇게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오늘은 사실인즉 강원도 태백 일대의 야생화에 대해서는 그리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다. 이미 봄꽃은 다 졌을 것이고 아직 여름이 무르익지 않은, 계절이 익어 가는 틈새라 6월말경과는 달리 들꽃 환경이 좀은 둔감하리라 예감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두문동재를 출발하면서부터 애써 꽃을 찾기 위해 숲속 깊은 곳에 눈길을 줄 필요가 없다. 등로를 걸어가는 길섶만 바라보아도 갖가지 무성한 꽃들이 난립하고 있었던 것이다. 더욱이 산행 시작부터 놀랐던 것은 산을 다니면서 늘 곁에 두고 다녔던 산죽에 꺼머죽죽한 꽃대가 올라온 것을 본 것이다. 처음에는 내 눈을 의심했다. 만 5년이 넘는 세월을 거의 주말마다 산에 다니며 얼마나 많은 산죽을 보아 왔던가? 그런데 두문동재에서 첫 출발부터 산죽에 꽃이 핀 것을 본다. 과연 강원도 산은 달라도 뭔가 많이 다르다는 느낌을 가지며 잠시 흥분한 마음을 살짝 감추며 걷는다. 산죽에 꽃이 핀 모습을 여기서 처음 보다니 보면 볼수록 설레는 마음을 더 이상 억누를 길이 없다. 다소 상기된 마음을 진정시키며 걸음을 재촉하는데 괜히 흥분되어 그런지 숨까지 차오른다. 그나저나 겨우 산죽 하나 찍는다고 시간을 몇 분 지체했을 뿐인데 일행을 비롯한 산우들은 시야에서 멀찌감치 벗어나고 나 혼자 뒤떨어져 시작부터 허둥거린다.
산죽에 꽃이 핀 모습을 요리조리 성에 차게 찍지도 못한 채 일행을 뒤쫓아 가노라니 한 발 움직이면 다른 놈이 보이고 또 한 발 뛰면 또 다른 애가 보인다. 산죽 밭을 지나 몇 걸음 움직이지도 않았는데 카페에서나 보던 요강나물이 보이더니 온 천지가 종처럼 생긴 요강나물 꽃으로 뒤덮여 있다. 검은종덩굴인가 요강나물인가 자신할 수 없었지만 일단은 요강나물 같아 이 꽃 하나로 이래저래 시간을 또 지체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일행은 이미 금대봉에 다다라 날 기다리고 있다. 이렇게 시간을 지체하면 주어진 시간이 아무리 여유가 있다 해도 시간은 턱없이 부족할 것 같다. 안되겠다. 오늘은 다른 애들을 못 만나더라도 산죽에 꽃이 핀 모습과 요강나물을 본 것으로 충분하니 이제부터 산행에 집중하고 꽃은 대충 만나야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 아쉽지만 할 수 없는 노릇이다. 최대한 민폐를 끼쳐서는 안 되니까 그리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마음먹고 있는데 또, 카페에서 보기만 하던 일명 개불알꽃이라고 하는 복주머니난이 눈에 띈다. 이 친구 역시 산에서 처음 만난다. 오늘 참 호사를 누리기는 하는데 이러다가 아무래도 민폐를 톡톡히 끼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금대봉에서 비단봉으로 넘어 가는 길도 참 좋다. 이름은 잘 모르지만 온갖 산나물과 신갈나무를 비롯한 우거진 숲과 그늘진 오솔길이 너무 좋다. 바깥 날씨는 무척 더움에도 산중 오솔길은 오히려 시원하기만 하다. 우거진 숲이 그늘막을 만들고 기온 역시 아랫동네와는 10℃ 이상 차이가 나니 여름 산행지로는 안성맞춤인 산행길이다. 비단봉 올라가는 20여 분이 꽤 힘들었지만 전체적인 산행경로가 대체로 순순한 길이기에 이 정도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땀 좀 흘려 비단봉에 올라서면 비로소 태백산권이 주는 조망이 터진다. 그 전까지는 그저 숲길을 걸을 뿐이다. 나같이 야생화에 관심을 두지 않고 걷는다면 다소 지루할 수 있는 길이다.
비단봉에서 매봉산 가는 길은 고랭지 배추밭을 지나 올라가야 한다. 고랭지 배추밭 아래 포장길에 접어들면 길이 다소 헷갈릴 수가 있지만 전면에 보이는 풍력발전기를 바라보며 대간길 이정표를 따라 올라가면 헷갈릴 이유도 없다. 배추밭은 이제 밭을 갈고 잡초를 제거하느라 농약을 뿌리는 모습을 볼 수 있을 뿐 흙과 잔돌 무더기가 어우러져 밭고랑을 만들고 밭 주변을 둘러가며 철망을 치고 있는 몇 안 되는 농부의 분주한 손길만 보인다. 땡볕에 고랭지 배추밭을 올라가니 비단봉을 넘어 오면서 보던 풍력발전기가 돌고 있는 매봉산 바람의 언덕에 올라선다. ‘하늘아래 태백’이라는 안내판에 새겨진 글과 여기가 ‘바람의 언덕’이라는 표지판을 보니 과연 여기가 거기구나란 실감이 절로 난다.
바람의 언덕에는 마치 정상석처럼 보이는 커다란 돌덩어리에 ‘백두대간 매봉산’이라고 적혀 있다. 그 모습을 보아하니 마치 여기가 매봉산 정상인 것처럼 보인다. 정작 매봉산은 바람의 언덕에서 가깝게 보이는 봉우리가 있는데, 그곳이 바로 매봉산 천의봉이라고 하는 정상이다. 바람의 언덕이라 일컫는 이곳은 고원평탄면이나 바람이 거센 지역이라 센바람을 이용한 신재생에너지 보급 정책의 일환으로 국비지원 시범사업으로는 전국기초자치단체 최초로 풍력발전소를 만든 곳이다. 총공사비 135억을 들여 8기를 건설하였으며 1기당 무려 1,000여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을 생산한다. 가까이서 보니 슬렁슬렁 거리며 돌아가고 있는 것 같은데 분당 26rpm의 속도로 돌아가고 있다. 태백이나 경북의 영덕처럼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나라는 신재생에너지 건설에 더욱 박차를 가하여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바람의 언덕에서 태백의 시원한 고산 바람을 맞으며 여기까지 오는 동안 흘린 땀을 보상이라도 하듯 바람결에 날려 보낸다. 이제 다소 여유가 생겼는지 지금까지 넘어 왔던 비단봉을 바라보고 태백의 장쾌한 산그리메를 눈으로 보고 가슴에 담으며 카메라에 싣는다. 날씨가 맑고 화창하여 조망미가 더 없이 좋은 날이다. 이렇게 좋은 날, 이 좋은 곳에 와서 이 좋은 바람을 맞으며 세 부부가 나란히 바람의 언덕에 섰다. 여기에 수화니 님과 박부장 내외 그리고 우리 부부가 나란히 서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서니 뭔가 바람에 날려 보내고 싶다. 혹 부부간에 지금까지 살면서 서로 찌든 잔여물이 남아 찝찝했던 것이 있다면 여기서 모두 티끌 한 점 남김없이 날려 보내고 갔으면 좋겠다. 30년 넘게 한 이불 덮고 살아왔으니 왜 없겠나? 어차피 부는 바람에 실어 보내니 기름도 들지 않을 거고 어디에 정착하는 것도 아닐지니 그냥 이 참에 확 날려 버리는 것은 어떠하신지요. 인생 뭐 별 것 있습니까? 이리 살면 우리 서로 가장 행복하게 잘 사는 것이 아닐까요. 나이 들어가면서 부귀도 영화도 모두 일장춘몽입니다. 그저 욕되지 않게 이만큼 살아갈 수 있다면 그게 제일 잘 사는 인생일 겁니다. 심신이 건강하게 늙어 가는 것 이제, 우리 인생에 남은 2막입니다. 자, 우리 다음에 또 건강하게 잘 살러 가봅시다.
바람의 언덕으로 일컫는 백두대간 매봉산. 바람의 언덕에 있는 매봉산 표지석은 매봉산 정상석이 아닙니다. 매봉산 정상은 바람의 언덕에서 700m를 더 가야 된다.
여기서부터 오늘 산행은 시작입니다. 두문동재란 여말선초에 고려의 충신들이 이곳에 모여 두문불출하였다 하여 두문동재라 일컫는다. 해발 1,268에서 시작하니 오늘 산행은 산이 높다하나 크게 힘든 코스는 아니다.
이 안내판은 위 표지석 맞은 편에 있으며 안내판이 있는 방향으로 가면 은대봉으로 해서 함백산으로 간다.
우리는 표지석이 있는 방향의 금대봉과 비단봉으로 가는 백두대간 길을 간다.
금대봉으로 가는 갈림길에서 백두대간 이정표를 보고 계속 우회하여 간다.
하아, 언저리에서 산죽에 꽃이 핀 모습을 본다. 4년 넘어 100군데가 넘는 산을 다녔지만, 산죽에 꽃이 핀 이 친구는 처음 만난다. 산죽에 꽃이 피다니 정말 보기 힘든 장면이다.
시작부터 기대 이상으로 야생화들이 유혹을 한다. 요강나물이렸다. 넘의 카페에서만 보다가 직접 내 눈으로는 처음 본다. 오늘은 위의 산죽이 꽃이 핀 모습과 요강나물을 본 것으로 대만족이다.
첫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은 고목나무샘으로 가는 길이고 우리는 금대봉으로 간다. 오늘은 갈림길이 나오면 대부분 우회하여 가면 되는 길이다. 모르겠으면 백두대간 방향으로만 가면 된다.
요강나물이 한창이고 지천에 군락을 이루며 피어 있다. 그야말로 환상이다.
범의꼬리풀이 맞나 모르겠다. 좀 짧은데 이 놈은 꽃이 길다. 아닌가?
지금까지 노랗게 잔뜩 피어 있는 이놈들은 산괴불은 아닐테고...
벌써 금대봉까지 왔다. 두문동재에서 금대봉까지는 그리 힘들여 오지 않아도 된다. 나는 출발부터 산죽꽃이 핀데 놀라 정신이 없었고 쥐오줌풀에 요강나물까지 호사를 누리느라 숨가쁘게 올랐다.
안내판에서 보듯 금대봉 가기 전 갈림길에서 비단봉과 매봉산 가는 길은 무조건 우측으로 방향을 튼다. 백두대간 길로 방향을 잡아가면 매봉산으로 간다.
삼수령(피재) 방향으로 간다.
금대봉에서 부부 인증샷 하고~~~
빈 표지석도 한 장 남긴다.
금대봉은 양강 발원봉이다. 양강이란 낙동강과 한강을 말한다. 여기가 양강의 최초 발원지인 모양이다.
관중 군락도 군데군데 많이 보인다. 저 정도 자랄려면 세월 꽤나 보냈을텐데~~~
끝물인 감자난초도 본다.
눈개승마도 아예 군락을 형성하고 있다.
관중 군락지
금대봉에서 비단봉 가는 길은 얼마나 편하고 좋은 오솔길이 연이어 지던지 숲이 콱 막혀 주변이 보이지 않아도 답답하지가 않다. 온갖 산나물이 즐비하게 늘어져 있다. 이름을 알면 채취할 욕심이 먼저 생길 것 같아 이름을 모르고 지낼란다.
가는 길에 눈개승마가 지천으로 널려 있다.
쉬어 갈까 아예 밥을 먹고 갈까? 조금만 더 참자...
이놈도 이름이 헷갈린다. 일월비비추 같기도 하고 산마늘 같기도 하고~~~
?
꽃쥐손이풀로 불리었는데 이제 쥐손이풀로 이름이 통합되었다네요.
노랑갈퀴. 이 친구는 일반 갈퀴류 보다 고산지대에서 주로 자란다네요. 귀한 친구입니다.
개감수도 드문드문 만난다.
우산나물도 가끔씩 만난다.
복주머니난은 산행하면서 처음 만나는데 이제 끝물인지라 꽃잎이 삭고 있다. 그래도 처음 만난 기쁨에 그저 반가운 마음 뿐이다.
온갖 산야초로 널부러진 능선 오솔길을 따라 산책하듯 슬슬 걸어간다. 길은 숲에 덮여 그늘 길을 제공하니 걷기가 더 없이 좋다.
터리풀 종류 같은데 노루오줌인가???
이 고목의 이름이 뭣이라 카더라... 어느 님의 블로그에서 봤는데 당체 기억이 삼삼하다.
이제 거의 반 정도 왔나 보다.
여기서도 천남성을 본다.
노랑장대나물? 가는 길에 자주 보인다.
두문동재 초입에서 산죽 밭을 보고는 처음 만난다. 여기 산죽은 꽃이 필 생각도 피지도 않았다.
이 나무에 핀 꽃도 길섶에 자주 보이던데 이름이 ???
터리풀의 건강한 모습도 자주 본다.
'진범'인가요.
비단봉에 올랐다. 오늘 산행 중 가장 힘든 구간이다. 비단봉 300m 전 부터 오르막길이다.
또 봉우리 하나 만났으니 인증샷 한 방 남길까요.
역시 빈 표지석도 한 장 남겨둔다.
요기는 사진 찍어주는 사람이 아주 조심을 해야 한다. 사진을 찍기 위해 한 발 물러서다가는 ↓↓↓
이제 주린 배 좀 채우고 갑시다. 오늘은 길이 그리 험하지 않을 것 같고 시간도 비교적 여유가 있을 것 같아 막걸리까지 준비했다. 한 집 당 2병씩 준비했는데 아무래도 많을 것 같아 수화니 님 막걸리 2병은 차에 두고 1병은 옆집 아저씨 아주머니 드리라고 주고 우린 3병만 꿀꺽 했네여~~~
자, 두 분의 역사적인 순간입니다. 30년 세월의 허물을 비단봉에서 매봉산 가는 길에 막걸리 한 잔으로 터는 순간입니다. 이 순간이 영원하길~~~
신갈나무 연리지. 조금 독특하네요. 왼쪽 가지에서 심이 나와 오른쪽 줄기를 관통한 채 연결이 되었습니다.
은대난초도 끝물인지 귀하게 봅니다.
민은난초 인가요. 어렵다 어려워~~~
이제 서서히 바람의 언덕이라 불리우는 풍력발전단지의 모습이 눈에 뜁니다.
참 그림 좋다. 좋아~~~
그냥 갈 수 없지요~~~
조기 길이 보이는 곳을 따라 올라가면 바람의 언덕 위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그림 조~~~오타~~~
마가목인가요...
여기부터 바람의 언덕으로 넘어가는 길엔 서양민들레가 엄청나게 넓게 퍼져 자라고 있다. 꽃이 지고 씨앗이 바람에 날릴 준비만 하고 있다.
여기서 바람의 언덕으로 넘어가자면 길을 혼돈할 수 있다. 저기 왼쪽에 보이는 길을 따라 매봉산과 바람의 언덕이라는 표식만 보고 가면 된다.
마을농기계보관창고가 보이는 길을 따라 가면 된다. 돌멩이가 많이 썩여 있는 밭이지만 이젠 배추밭에 푸른 배추가 자랄 일만 남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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