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 청송 주산지 탐방
■ 언제 : 2013. 11. 1.(금) ~ 11. 3.(일) 2박 3일
■ 어디로 : 캠핑홀리데이 청송오토캠핑장(인터넷으로 온라인 예약)
주소 : 경북 청송군 부남면 화장리 산118번지
■ 누구랑 : 실장 님 내외분, 박부장 내외 그리고 우리(부부 3팀, 6명 참가)
■ 일정
▶1일차 : 퇴근 후 오후 8시경 캠핑홀리데이 도착 후 설영
설영 후 늦은 저녁 때우고 만찬을 즐김
▶2일차 : 아침 일정 - 청송 주산지 탐방 후 캠프로 귀환
오후 일정 - 김밥을 말아 점심을 준비하고 절골로 이동
▶3일차 : 조식 후 철영하고 주왕산으로 이동
주왕산 4.5Km 남은 지점부터 차량 정체가 극심하여 답이 나오지 않음
궁여지책으로 주왕산은 포기하고 송소고택을 탐방 후 안동으로 이동하여 안동찜닭으로 주린 배를 채운 후 귀환
흔적
11월의 첫 날 퇴근을 하고 2박 3일 야영을 하기 위해 미리 준비한 짐 무더기를 박부장 차에 싣고 늦은 시간에 야영장으로 출발을 하였다. 2시간이면 도착하리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시간이 많이 걸렸다. 목적지까지 근 3시간이나 걸렸다. 아마 야간 운행이라 시간이 더디게 걸린 모양이다. 야영장은 ‘캠핑홀리데이 청송오토캠핑장’인데 이 캠핑장은 전국 도처에 산재해 있고 시설이 좋아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야영객이 빈틈없이 꽉 차 있다. 우리도 우리가 원하는 날짜에는 이미 예약이 만료되어 20여일을 기다린 오늘에서야 하나 남은 데크 야영지를 예약할 수 있었다. 물론 실장님이 예약부터 야영에 필요한 모든 준비에 소홀함이 없었기에 편안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따뜻하게 여행을 할 수 있었다. 이 기회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출발이 늦었으니 도착은 당연히 어둠이 밀려온 캄캄한 밤일 수밖에 없었다. 부랴부랴 설영을 하고 밤늦게 저녁 식사를 마친 후 잠자리에 드니 시간은 벌써 자정을 넘기고 있었다. 요즈음 캠핑 문화가 발달하여 그런지 캠핑장에는 각양각색의 현대화된 텐트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각종 장비를 갖춘 야영객으로 붐비고 있었다. 숙영지마다 전기시설은 물론이거니와 섹타별로 나뉜 야영지마다 급수 시설과 깨끗하게 정비된 화장실 문화가 돋보였으며,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뜨거운 물이 나오는 샤워장 시설이었다. 이렇게 잘 정비된 야영장의 현대화된 시설을 이용하여 추운 밤에는 전기장판을 깔아 따뜻한 밤을 지새울 수 있었으며, 땀을 흘리고 난 후에도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할 수 있어 큰 불편함 없이 야영을 할 수 있었다.
청송 명소 일원 탐방은 편의상 탐방지를 기준으로 1, 2, 3부로 나누어 피력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아 먼저 청송의 명소인 주산지 탐방을 1부로 후기를 시작하고자 한다.
청송(靑松)은 동쪽에 있는 불로장생의 신선 세계,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에 가장 적합한 이상 세계를 뜻한다. 청송이 이렇게 살기 좋은 고장으로 거듭나기에는 청송을 대표하는 명소가 즐비하기 때문일 것이며 대표적으로 주왕산과 절골 그리고 주산지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세 곳을 제외한 명소 또한 많지만, 청송하면 당연히 이곳이 대명사로 떠오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우리는 이 세 곳을 모두 탐방하리라 작정하고 캠핑장에서 하룻밤을 묵은 뒤 먼저 주산지를 찾았다.
주산지는 소문대로 많은 탐방객으로 붐비고 있었다. 아침도 거르고 새벽에 나섰건만 부지런한 사람들은 벌써 우리가 올라가는 시간에 내려오고 있었다. 내려오는 행렬을 보고 조금 더 서둘러야 했음을 직감했다. 주산지는 사계절을 불문하고 가도 좋지만, 특히 가을철에는 주변 단풍이 물들어 호수에 비친 모습이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가을이 무르익어 가는 요즘 우리나라 산천 어디를 가나 형형색색으로 단풍물이 들지 않은 곳이 어디 있으랴마는 주산지 또한 초입부터 잘 익은 단풍이 온산을 뒤덮은 채 탐방객을 반갑게 맞이한다. 더구나 단풍만이 아니라 곳곳에 눈에 띄는 청송 명물사과는 빨갛게 농익은 채 주렁주렁 매달린 모습이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를 만큼 풍족함을 느낄 수 있다. 가을이 익어가는 주산지는 시작부터 이런 모습을 하고 있다.
주산지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풍경이 호수에 빠져있는 왕버들의 모습을 연상할 것이라고 본다. 아침 물안개가 올라올 때쯤의 몽환적인 분위기는 수많은 진사들의 혼을 빼앗고도 남는다. 주산지의 왕버들은 옛날에는 많았는데 요즈음은 150년 된 왕버들이 10~20여 그루에 불과하다. 오랜 세월을 묵은 왕버들이 이제는 노쇄 현상이 일어나 시름시름 앓다가 한 그루 한 그루 모진 생명을 마감한다고 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어떻게 보호할 방법이 없을까? 그저 자연의 순리에 맡길 수밖에 없을라나? 자연의 이치라면 어찌할 도리가 있겠나마는 보호할 수 있으면 최대한 보호에 전념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소중하고 귀한 자연유산이다. 사진을 찍는 것도 좋고 가까이 보는 것도 좋지만, 철책을 넘어가서 왕버들 너무 가까이 근접하는 것은 삼가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사람들이 너무 가까이 접근해 왕버들이 몸살을 앓아 시들해 지는 것은 우리가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을이 익어가는 주산지 풍경은 가히 일품이다. 비록 시간이 늦어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모습은 보지 못했지만, 주산지 주변이 고운 단풍잎으로 갈아입고 호수에 잠겨 있는 모습은 천하가 부럽지 않으며, 수십 그루의 왕버들이 호수에 잠긴 채 당당하게 그 위용을 자랑하는 모습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진풍경이다. 아울러 잔잔한 호수 위로 솟구친 왕버들이 반영된 모습은 어찌 표현해야할지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모두들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온다. 나도 흥분한 나머지 철책을 넘어 호숫가 가까이로 다가갔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선점해 있었지만 그래도 다녀오고 나니 잘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 가까이 다가간 것은 아닌지 그래서 인간이 오염원이 된 것은 아닌지 잠깐 후회가 된다.
아침 일찍 새벽길을 나선다고 나섰지만 우리 일행은 그나마 오늘 운이 좋은 편이었다. 마침 간신히 주차할 공간이 한군데 있어 다행이었지 아니면 난감할 뻔 했다. 행락객이 붐비는 철에는 일찍 서두르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 우리는 이와 같은 상황을 아내와 산행을 다니며 직접 경험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절대로 행락철에는 사람이 붐비는 곳으로 가지 않으리라고 다짐을 했다. 사람끼리 아우성 칠 정도로 부대끼는 것은 참으로 견디기 힘든 일이다. 오늘 우리는 행운이 따라 난생 처음 방문한 주산지 구경을 잘 했다만, 다음에 올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런 행락철은 일부러 오지 않을 것 같다. 새털같이 많은 날 모두 버리고 뭐 할라고 하필 이럴 때 가는지 모르겠다. 주산지엔 언제 어느 때고 항시 호수에 빠져 있는 왕버들과 그 위로 흘러가는 구름,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물안개와 바람 그리고 조금 한가한 날 호수에 빠진 단풍으로 물든 산이 있으면 그만인 것을.
이른 새벽 청송 '주산지' 물안개와
왕버들을 찾아 떠난 사진 기행
1부 머리 사진. 주왕산국립공원 주산지 입구
이 사진은 다음날 아침 주산지를 다녀온 후 촬영한 사진이다. 도착 당일 설영을 한 후 촬영을 하자니 어둠이 깊게 밀려와 찍지 않고 날씨가 맑을 때 찍었다. 요즘 야영지는 전기 시설과 샤워시설을 비롯한 생활 환경이 좋아 추운데도 불구하고 야영객이 들끓고 있었다. 참말로 요즘 놀기 좋다.
저녁 식사를 하기 전에 전기장판도 미리 깔아 놓고 몸만 들어가면 쉴 수 있도록 사전 조치를 한 후 모두 한 자리에 모여 저녁 만찬을 즐겼다.
11월 1일 금요일 퇴근 후 늦은 시간에 출발하였더니 캠핑장에 근 8시가 되어서야 도착했다. 부랴부랴 박부장과 함께 설영을 하고 9시가 넘은 시간에 저녁 자리를 마련했다. 마침 오늘이 정민이 어머니 생일이라 약소하나마 준비한 케익을 차려 놓고 조촐한 생일 파티를 열어 함께 축복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행복이 뭐 별건가? 이런 자리에서 조그만 케익 하나 놓고도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한 행복이 또 어디 있으리.
오른쪽 마나님이 오늘의 해피 주인공 입니다. 케익 있고 새우 꿉고 한우 구워 먹었으니 생일치레는 되었지요.
'긴급구조 119'인가 보았더니 새우는 머리 부분을 떼고 먹어야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고 해서 머리 부분은 아낌없이 떼어 내고 먹었죠.
알뜰하게 챙겨 온 석화도 구워서 술 안주 하고... 근데 많이 짜다.
여섯명이 오손도손 모여 앉아 불장난을 하며 두런두런 이런저런 담소를 나눈다.
캠핑장에서 하룻밤을 지새우고 주산지로 갔다. 막상 도착해 보니 이미 늦었는지 많은 사람들이 벌써 주산지에서 내려오고 있다. 물안개 보기는 늦었나 보다.
아직 이른 시간임에도 오가는 사람의 행렬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지금부터 주산지로 들어간다. 주산지까지는 입구에서 대략 천천히 걸어도 10분 정도 거리에 있다. 차량 주차가 꽤 어려웠는데 그래도 우리는 요행히 입구 근처에 주차를 할 수 있어 편하게 다녀왔다.
주산지 가는 어귀부터 단풍이 알록달록 예쁘게도 물들어있다. 벌써 주산지 탐방을 마치고 내려오는 사람들도 많다. 우리는 시간이 많이 늦은 것 같다.
바위에도 단풍이 곱게 채색되어 있다.
주산지 주차장에 주차하면 주산지까지는 산책길로 이어지니 부담이 없다.
새벽에 주산지에 왔으니 주산지 탐방이 끝나면 캠프로 귀환해 아침 식사를 해결하고 김밥을 말아 곧 절골로 갈 계획이다.
주산지 가는 길에 빨갛게 익은 참빗살나무 열매가 앙증맞다.
주산지는 워낙 명성이 자자한 곳이라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주산지는 1720년 8월 조선 경종 원년에 착공한 아담한 저수지로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인공저수지로 조성되었다. 조성 이후 아무리 가뭄이 들어도 바닥을 보인 적이 한 번 없었으며 호수에는 150년이 넘은 23여 그루의 왕버들이 자생하고 있다.
저수지 속에 가을이 들어있다.
주산지의 매력에 흠뻑 빠진 진사들은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다. 사진 한 장 건져볼려고 같은 자리에서 찍고 또 찍고 하는데 나는 1분에 대여섯장 찍는다.
주산지에 농염한 가을빛이 물들어 있다. 긴세월 호수에 잠긴 왕버들과 가을이 익어가는 빨갛고 노란 단풍 잎이 대비가 되며 한 폭의 잘 그린 수채화가 눈 앞에 펼쳐진다.
150년이 넘는 세월을 어찌 물 속에서 견뎠는지 인고의 생명이 그저 놀라울 뿐이다.
같은 장면을 조금 더 당겨본다.
호수에 비친 왕버들과 호수에 빠진 가을의 반영이 잘 드러난다.
무슨 말이 필요하나요. 그저 바라만 봐도 입이 딱 벌어지는 풍경이다.
호수에 비친 그림을 잡을려는지 진사들의 폼도 각양각색이다.
주산지의 보물 왕버들이 수령이 오래되어 노쇄화가 진행되고 있다니 걱정입니다. 주산지에 왕버들이 없다면 상상조차 하기 싫은 끔찍한 일이겠지요. 현대 과학의 힘으로 천년만년 살게 할 수는 없을런지...
죽어 가는 저 가지는 지금은 작품으로 보이겠지만 머지않아 떨어져 나가겠죠. 벌써 마음이 아픕니다.
한 장의 사진을 얻기 위해 수없이 눌러대는 진사들의 폼이 정겨워 찍었는데 워낙 가을빛이 완연한지라 염두에 두지 않았던 배경도 그림처럼 아름답게 그려진다.
이 나무는 살았나 죽었나. 어쨌든 지금은 진사들의 좋은 먹잇감이 되겠으나 앞으로 얼마나 저 모습을 오래 간직할지 알 수가 없다.
호수 속에는 마치 데칼코마니를 찍은 것 같이 주변의 모든 풍광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150년 넘은 저 왕버들 만큼 오래오래 사시오. 잘 어울립니다.
여기도 잘 어울리남요.
저 사람은 카메라를 저렇게 들이대고 뭘 찍을까? 반영을 찍는가?
잘하면 호수가 사람을 빨아 들이겠다.
아직 건재한 저 우람한 왕버들의 줄기와 가지를 보라. 지나갔다하여 어찌 세월을 잊을손가?
죽었나. 군더더기 하나 없이 매끈하노.
옆의 왕버들만큼 오래오래 해로하소서...
함께한 일행이 모처럼 합쳤네요.
주산지 아지매
함 찍어 보겠다고 애쓴다.
왕버들의 여인들
우람한 체구는 아직 건재하건만, 어째 고사목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왜 일까요.
주산지의 가을 분위기에 젖어 갈 줄을 모른다.
중학교 시절 입학식 때 처음 교복입고 찍던 폼
이렇게 수형을 자랑하며 천년만년 살고지고 했으면 좋으련만 줄기가 부러진 모습은 보기가 안쓰럽기 까지 합니다.
그렇기나 말기나 우리는 김치^^^
익살 맞은 모습으로 고사목이 되어 버린 왕버들을 위로하오니 어떻든지 생기를 받아 고목생화 하기를 바랍니다.
나무는 죽어서도 일을 한다고 하던데 이 나무는 죽어 우리에게 명품 사진을 제공하네요.
수령이 오래되어 노쇄현상이 나타난다고 하나 아직은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오늘 주산지는 이 여인네들이 모두 접수했습니다. 포스가 모두 장난이 아니네요.
건강한 근육질의 왕버들을 다시 한 번 자세하게 들여다 본다.
둑에는 진사를 비롯한 아직 많은 사람이 오가고 있다.
낙엽송인 일본잎갈나무도 노랗게 물들어 가고 있다.
노랗게 예쁘게 물든 나무는 '비목'인가 봅니다.
비목 열매
산뽕나무
이렇게 내려 가면서 이제 나무를 눈여겨 본다. 똑딱이로 찍을만하면 담고 담을 자신이 없는 애들은 그냥 지나친다.
층층나무. 이 나무는 층이 확연하게 구분되어 비교적 구별하기 쉽다. 여름에 무수히 달린 꽃이 장관을 이루던데...
빠알갛게 익은 앙증맞은 열매가 탐스런 참빗살나무
참빗살나무의 열매가 똑 따먹고 싶을만큼 예쁘다.
누리장나무 빨간 꽃도 이쁘기 그지 없다.
청송의 명물 청송사과가 주렁주렁 달린 과수원
주산지 주차장에서 본 주왕산 가을 풍경
주렁주렁 달린 사과가 탐스러울 정도로 잘 익었다.
캠프장에서 출발한지 2시간 만에 보금자리로 돌아왔다.
김밥을 말던 박부장은 아낙네들로부터 밀려나고 날 따라 달콤한 잠에 빠진다.
절골에 가서 먹을 김밥은 역시 여인들의 몫으로 돌아왔다. 이제 조금 후에 보따리를 챙겨 절골로 간다. 절골은 2부에서 만나요.
다음은 2부 절골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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