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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방

지리산 바래봉 눈꽃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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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바래봉(1,165m)


-겨울 산행의 묘미를 만끽하기 위해 찾은 지리산 바래봉-

 

 

▣ 언제 : 2014. 1. 12.(일)

▣ 어디로 : 지리산 바래봉

▣ 누구랑 : 아내
▣ 소요시간 및 거리 : 약 2시간 13분(칠곡IC~바래봉),  140.3Km

▣ 주소 : 전북 남원시 운봉읍 산덕리  ☎ 063-625-8911

▣ 내비게이션 : 춘향허브마을(운봉읍 용산리)

▣ 산행 코스

   ▶우리가 다녀 온 코스 : 지리산 바래봉 눈꽃축제의 주 무대인 허브밸리에서 바래봉까지 원점 왕복 산행

   ▶기․종점 : 전북 남원시 운봉읍 지리산 허브밸리 주차장

   ▶산행 경로 및 거리

     용산리 주차장 - 0.7Km - 운지사 삼거리 - 0.9Km - 황산대첩비 가는 삼거리 - 바래봉 - 임도 - 3.5Km - 바래봉(5.1Km)

왕복 10.2Km

     산행 시간 : 4시간 가량

   ▶난이도 : 중

    ※ Tip : 주차장에서 임도로 가는 길은 오르막길이 계속 이어지면서 비교적 단조로우며, 운지사로 가는 길은 거리는 임도로 가는 길보다 짧으나 경사가 급하다.


  

바래봉이란 본래 발산(鉢山)이라 하였으며, 바래란 나무로 만든 승려들의 밥그릇인 바리란 뜻으로 봉우리 모양이 비슷하게 생긴데서 유래(속칭 삿갓봉이라고도 하는데, 삿갓봉은 승려들이 쓰고 다니던 삿갓 모양과 같은데서 유래)되었으며, 바래봉은 지리산 줄기가 이어져 고리봉(1,304m), 세걸산(1,198m), 바래봉(1,165)등이 산세를 갖추고 있다. 운봉의 10경 중 바래봉 달빛아래 들리는 경쇠소리가 있듯이 바래봉(발산)에는 산제당과 절이 산재해 있었던 것으로 전래되고 있습니다.

<펌>http://place.map.daum.net

 

 

흔적


1월이 벌써 열이틀이 지났다. 세월 참 빠르게도 흘러간다. 1월 3일부터 4박 5일 정도의 일정으로 땅끝마을에서 대천까지 서해 바닷길을 따라가는 긴 여정을 계획했었는데 어머님이 감기가 심해지셔 계획이 무산되었다. 여행을 위해 이틀간 연가까지 낸 함지박님 내외와 여행 기간 동안 손주 돌봄 계획을 변경해 놓은 빛나리 내외님께 이 기회를 빌려 미안함을 표하는 바이다.


휴가 기간 중이라 벌써 산을 다녀도 몇 군데는 더 다녀왔을 법한데 방학하고 보름이나 지났음에도 고작 신년벽두에 팔공산 갓바위를 다녀온 것이 다다. 마음은 지리산뿐만 아니라 벌써 덕유와 태백의 설경을 모두 즐기고 왔으련만 어찌된 노릇인지 마음만 가고 몸은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하기야 옆지기도 오랜 감기가 계속 애를 먹이고 있는지라 길 떠나기가 여러 가지 정황상 여의치 않았음도 그 이유였을 것이다.


오늘, 옆지기가 상태가 다소 호전이 되었는지 지리산 바래봉을 가자고 한다. 난 태백산이나 함백산의 설원을 가고 싶었지만, 요즘 지리산 바래봉 눈꽃 축제가 한창이라고 하니 여기도 좋을 것 같아 지리산의 가보지 않은 곳 바래봉을 찾아 길을 나섰다. 바래봉으로 접근하는 코스는 여러 경로가 있지만, 우리는 우리 형편에 맞는 코스인 춘향허브마을이 있는 운봉읍 용대리 주차장을 기점으로 삼았다.


주차장에서 대략 0.7Km 정도 오르면 운지사 삼거리 나온다. 여기에서 운지사를 경유하여 바래봉을 오르면 거리는 짧으나 다소 경사가 급함을 감안하여 올라야 하고, 임도를 따라 좌측으로 가면 매우 지루한 길이 길게 늘어지지만 가는 길은 좋다. 그러나 이 코스도 임도라 길은 좋으나 오르막 길이 길게 연이어져 걷기가 다소 따분한 느낌이 많이 들 것이다. 다행히 오늘은 그동안 내린 눈이 녹지 않아 하얀 설국을 걷게 되어 지루함을 해소할 수 있어 다행이었지만, 평상시에는 매우 지루한 길일 것이라 여겨진다. 오늘 같이 눈 쌓인 미끄러운 길이 아니라면 운지사로 올라 지루한 임도로 편안하게 하산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


바래봉으로 오르는 길은 지리산 둘레길 코스인가 보다. 푯말에 둘레길이라고 적혀 있다. 아마 임도를 따라 바래봉으로 가는 길이 일반 산행길보다 잘 놓여 있어 그런가보다. 가다보니 황산대첩비가 나오는 갈림길도 나온다. 가보고 싶었지만, 가는 방향이 다르니 그런 곳이 있나 보다 하고 눈길만 주고 가던 길로 계속 간다. 그런데 오늘 기대했던 바래봉 눈꽃산행은 설국은 분명했지만, 상고대나 설화가 보이지 않는다. 아래쪽 상황을 보아하니 기대한 만큼 보기 어려울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지루한 임도는 하얀 눈밭으로 덮여 있다. 그러나 하얀 눈밭과는 달리 상고대가 없어 올라가는 길이 길고 몹시 지루하다. 그래서 뭔 나무가 없나 싶어 눈여겨보며 가노라니 벌거벗은 나무가 모두 그 놈이 그 놈인지라 당체 이름을 부르기가 쉽지 않다. 무작정 걷기만 하자니 심심하기도 해서 모르는 놈들은 평소 애용하는 카페에 문의하기로 하고 찍기 수월한 위치에 있는 나무를 중심으로 똑딱이에 담으며 올라갔다. 그렇게 가다보니 훨씬 산길이 덜 지루하고 힘도 덜 든다.


바래봉으로 가는 길 초입에는 겨울을 무색케 하는 빠알간 앵두 같은 화살나무 열매가 덕지덕지 달려 있더니 운지사 삼거리를 지나면서는 바래봉의 그 유명한 철쭉 군락지가 발가벗은 채 진을 치고 있다. 보아하니 봄이면 그야말로 천지가 철쭉꽃 향기로 진동을 하리라 짐작된다. 황산대첩비 이정목이 있는 지점부터는 침엽수임에도 낙엽이 지고 색이 바래진 낙엽송이 큰 키를 자랑하며 전봇대처럼 늘어서 있다. 마른 가지가 옆으로 길게 쭉쭉 뻗어 빈 하늘을 메꾸어 놓은 모습이 하얀 눈밭과 어울려 참으로 멋들어진 모습으로 다가온다.


정령치에서 넘어 오는 곳 즉 팔령치로 가는 갈림길부터는 바래봉의 고원으로 가는 안온한 숲길이 이어진다. 길섶에는 구상나무 군락과 낙엽송인 일본잎갈나무가 마치 정리한 듯 도열해 있다. 이 길은 하얀 눈길과 구상나무 그리고 낙엽송이 잘 어우러진 기품이 서린 길이다. 그리고 이 길은 가뭄이 들 때도 물이 마르지 않고, 매서운 추위에도 물이 얼지 않는 사시사철 풍족한 물이 흐르는 바래봉 약수터까지 이어진다.


약수터 일대는 구상나무로 가득 차있다. 하얀 설원의 구상나무 아래는 산객이 빼곡하게 자리 잡고 점심을 먹고 있다. 우리는 바래봉을 다녀온 후에 여기서 점심을 먹기로 내심 작정하고 곧장 바래봉으로 향한다. 눈앞에 바래봉이 있는 데크가 보이고 많은 사람들이 오르내리고 있는 모습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약수터를 지나 바래봉 턱 밑에 도달하니 250m 쯤 마지막 오름길이 나타난다. 약수터까지는 바람이 잔잔하여 추위를 몰랐는데 바래봉 아래부터는 칼날 같은 세찬 바람이 몰려온다. 장갑낀 손이 시리고 두 뺨까지 시리다 못해 얼얼할 정도로 바람이 따갑다. 추위에 얼어 얼른 다녀와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바래봉 일대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바래봉에 바람이 드세니 시야인들 뚜렷할리 만무하다. 지리산을 넘나들며 걸었던 봉우리를 바래봉에 서서 바라보고 싶었건만 조망이 제로 상태이니 보일리가 없다. 다소 아쉬운 맘이 들었지만, 오늘 지리산의 또 다른 명소를 들렀다는 생각에 안위를 하며 아쉬운대로 바래봉이 보여주는 만큼만 조망을 즐긴 후 서둘러 내려왔다.


다시 약수터로 돌아와 거센 바람을 맞으며 쪼그리고 앉아 보온밥통에 들어 있는 따뜻한 미역국만 꺼내 놓고 밥을 말아 허겁지겁 허기를 채웠다. 워낙 바람이 심해 아예 다른 밑반찬과 후식으로 준비한 과일은 꺼내 놓을 엄두도 나지 않았다. 후다닥 미역국에 밥만 말아 먹고 하산을 서두르는 것이 최상이었다.


팔랑치로 가는 갈림길로 다시 돌아와서는 잠시 갈등이 생긴다. 여기서부터는 바람도 잠잠하니 정령치로 가는 능선을 따라 팔랑치까지 만이라도 왕복할까 하다가 요즘 아내가 컨디션 난조를 보이고 있는지라 욕심을 접었다. 하산길도 왔던 길로 되돌아가지 않고 운지사로 돌아 내려갈까 했는데 그 역시 아내의 상태를 고려하여 욕심내지 않고 재미없지만, 왔던 길로 편안하게 되돌아 내려왔다. 운지사로 돌아 내려가는 길은 경사가 급하니 아무래도 눈길에 안전이 우려되었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눈길 산행은 임도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하산을 완료한 후 운지사에 들렀다. 운지사는 사찰이라기보다는 조그만 암자에 불과했다. 그래도 주차장 가까운 곳에 고즈넉하게 자리 잡고 있어 산객이 잠시 머물러 가기에는 좋았다. 운지사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간다. 


바래봉 눈꽃 산행은 비록 기대한 만큼의 상고대나 설화를 본 것은 아니지만 지리산의 또 다른 한 곳을 다녀왔다는 것에 큰 만족감을 가진다. 이로써 오늘 바래봉 산행으로 지리산은 4번 탐방을 한 셈이다. 지리산 관광 형태의 접근은 빼고 순수하게 산을 오른 것만 4번이다. 지리산은 앞으로 틈나는 대로 탐방할 계획이라 몇 번을 더 갈지 심히 기대된다.

 

 

 

 

 

사진으로 보는 지리산 바래봉 산행기

 

 

 

스마트폰 파노라마. 바래봉에서 바라본 지리산 능선. 짙은 운무에 가려 시야가 흐릿하다. 

 

스마트폰 파노라마. 마지막 바래봉 올라가는 길 

 

 

 

남원시 운봉읍 용산리 주차장(산행 기점). 저어기 주차장 아래에 눈꽃축제장이 있습니다. 

 

주차장에서 운지사로 가는 길섶에는 빠알간 열매가 달린 화살나무가 먼저 산객을 반긴다.

인공으로 조성된 연못 주위엔 화살나무가 조경되어 있다.

 

화살나무의 빨간 열매가 지금 한창이다. 

 

여기까지 오는 도로 상황은 아주 양호했는데 용산리 주차장에 들어서니 초입부터 눈밭이다.

 

주차장에서 0.7km 쯤 오면 운지사 삼거리가 나온다.

 

운지사 삼거리에서 왼쪽은 바래봉 가는 임도길이고 오른쪽은 운지사를 경유하여 가는 길이다.  임도로 가는 길은 바래봉 둘레길이며 길고 긴 오르막길이 지루하게 이어진다. 반대로 오른쪽으로 가면 운지사를 경유하여 바래봉으로 가는 산길이며 다소 경사가 급하나 거리는 짧다.

 

운지사 삼거리에 있는 이정목. 눈길 산행이라 우리는 안전한 임도를 택한다. 왼쪽 바래봉으로 가는 방향을 택했다는 얘기다.

 

자작나무와 비슷하게 생긴 색깔이 뽀얀 은사시나무도 만나고...

 

운지사 삼거리에서 바래봉둘레길 ⑦번 이정목이 있는 지점까지는 시간상으로 20여 분 걸리는데 가는 길은 계속 이런 안락한 길이 이어진다. 초반 워밍업하기 딱 좋다. 

 

비록 잎은 떨어지고 없지만, 겨울나무의 진면목을 보는 것 같아 정감이 간다. 이름은 잘 모르겠네요. 벚나무 계통인지... 

 

주차장에서 30여 분 오르니 비로소 지리산 바래봉의 명물 철쭉군락이 그 위용을 드러낸다.

 

날씨는 화창한데 안개가 짙게 드리워져 시야가 불분명하다. 위로 갈수록 안개가 더 심해져 조망은 별로였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드 넓게 펼쳐진 운봉 마을을 외면할 수야 없지...

 

황산대첩비로 가는 길이 둘레길인 모양이다. 바래봉으로 가는 길은 둘레길이라고 보기 어려운 산행길이다. 여기까지는 아주 순한길이고 여기서부터 앞으로 갈길은 길은 좋으나 만만치 않은 긴 오름길이 시작된다.

 

위 사진 황산대첩비로 가는 삼거리 길이다. 이정표 앞에는 바래봉까지 거리가 지워져 있어 뒷면 이정표를 찍어 거리를 대중했다. 여기까지 운지사에서 0.9km, 앞으로 바래봉까지는 3.5km 남았다. 

 

 

 

여름내 예쁜 꽃을 피우던 산수국의 겨울 모습

 

다른 나무를 타고 휘휘 감고 있는 빨간 노박덩굴  

 

먼저 전봇대처럼 삐죽삐죽하게 온 산을 가득채운 낙엽송 군락지가 나온다. 산길만 내주고 키 큰 낙엽송이 하늘마저 덮어버릴 기세로 자라고 있다. 낙엽송은 일본잎갈나무를 말한다.

 

길섶에 산수국이 줄지어 늘어져 있다. 마치 누가 인위적으로 심어 놓은 것 마냥 자라고 있다. 색깔은 가고 없어도 자태는 그래도 눈밭에 그대로 남아 있다.

 

이 일대는 온천지가 낙엽송(일본잎갈나무)로 뒤덮여 있다.

 

웬만큼 올라오니 또 다시 길이 순해진다.

 

눈에 덮인 낙엽송 군락지를 바라보며...

 

겨울눈이 맺힌 물푸레나무의 모습도 새롭다.

 

다 왔는데 바래봉까지 0.8km가 멀게 느껴진다. 

 

안개에 묻혀 더 이상 조망되진 않지만 그래도 겨울산의 형체가 잘 드러난다.

 

이제부터 구상나무 대단위 군락지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이 지역의 구상나무는 오래전에 인위적으로 조성해 놓은 곳 같다.

 

능선에 올라서면 길은 또 순하게 이어진다. 역시 위로 오를수록 눈도 많아지고 바람도 차가워지기 시작한다.

 

낙엽송(일본잎갈나무) 열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바래봉을 찾는 부지런한 산객들이 많이 보인다. 

 

서양에서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구상나무로 장식했다지요. 하얀 눈이 상록의 구상나무에 얹혀져 있으니 마치 크리스마스 트리가 연상되는 듯 합니다. 

 

정령치로 넘어가는 갈림길. 보통 바래봉 산행은 자가 운전이 아닌 경우에는 정령치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우리는 원점으로 회기해야 하니 아쉽지만 정령치를 기점으로 할 수가 없다. 

 

능선길이고 팔랑치까지는 길이 멀지 않아 왕복 3km 쯤 발품을 팔면 시간도 남아 다녀옴직도 했지만, 아내의 컨디션을 고려하여 아쉽지만 과감하게 욕심을 저버린다.   

 

이 일대는 끊임없이 구상나무 군락이 이어진다. 마치 세석의 구상나무 군락지를 보는 것 같다.

 

눈앞에 바래봉 가는 마지막 고갯길이 보인다. 안개에 가려 시야가 많이 흐리다. 

 

한 편에는 구상나무 군락이 줄지어 서있고, 또 다른 한 편에는 낙엽송이 늘어져 있다. 이 길을 걸으며 난 또 다시 명품로드를 걷는 즐거움에 흠뻑 빠진다. 가파른 숨을 내뱉으며 오르지 않는 자는 결코 이 기분을 느낄 수 없으리라.^^^ 

 

낙엽송(일본잎갈나무) 가지에 걸터 앉은 새 한 마리. 눈 내린 이 겨울에 무얼 먹고 사노...

 

바래봉 약수터. 긴 가뭄에도 온 산이 꽁꽁 얼어 붙는 혹한의 겨울에도 물이 얼지 않고 사시사철 풍족한 수량을 자랑하는 약수터란다. 

 

바래봉 약수터 인근은 구상나무가 지배하고 있다. 약수터가 있는 구상나무 군락지가 바래봉 산행하는 산객의 비박지로 많이 활용된다. 물이 있고 높은 산 깊은 곳에 평지가 조성되어 있으니 비박지로는 천혜의 요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우리는 여기서 약수물 한 잔 먹고(나만 먹었군) 바래봉부터 올랐다가 다시 여기로 와서 점심을 먹을 심산이다.

 

여기는 바래봉 바로 턱 밑 250m 지점이다. 정령치에서 넘어 오면 용산리 주차장까지 대략 13km 쯤 될 것 같다. 차량 회수가 가능하다면, 정령치에서 바래봉 거쳤다가 용산리 주차장까지 가는 코스가 제격인데 이 이정표를 보니 뭐나 조금 아쉬운 감이 든다. 

 

바래봉으로 가는 막바지 오름길. 근데 웬 칼바람이 이렇게 심하게 몰아치는지 정신을 차리기가 어렵다. 지금까지는 괜찮았는데 바래봉으로 올라가는 막바지 오름길은 상황이 완전히 반전된다. 올라가는 길은 눈은 녹았지만, 길은 얼어 붙어 돌덩어리 같다. 차라리 얼어 있는 것이 낫지 아니면 길이 많이 질퍽댈 것 같다. 

 

오늘 조망권이 좋았더라면, 천왕봉을 위시하여 지리산의 많은 봉우리를 볼 수 있었을텐데 많이 아쉽다. 스마트폰으로 파노라마 사진을 찍어 블로그 상단 스킨으로 사용하면 속된 말로 끝내주었을텐데 참 아깝다. 구름에 가려 바래봉에서 전혀 볼 수 없었으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제 바래봉이 코앞에 있다. 추운 날씨에도 정상엔 많은 사람들이 서있고 이미 다녀간 사람들도 푸지기 수다. 

 

완전무장을 해도 손발이 시리다. 귀때기는 털모자로 덮어 다행이었지만, 바람에 스치는 양볼은 막을 길이 없다. 그저 칼바람을 맞을 수밖에 없다. 그래도 정상에 도달한 기쁨에 추위도 잠시 잊고 스마트폰을 꺼내 장갑을 벗고 파노라마를 2장 찍었다. 더 이상 찍을려니 조망도 좋지 않고 손이 시려 찍을 수가 없다.

 

바래봉 아래는 넓은 초지로 조성된 흔적이 아직도 역력하다. 농가 소득을 위해서 바래봉 일대를 초지로 조성해 양떼를 먹인 흔적이라고 하네요. 

 

운무에 쌓인 바래봉 정상. 정상석은 따로 없고 표지목만 한 켠에 자리잡고 있다.

 

바래봉 정상 능선에 쌓인 눈. 바람이 엄청나게 차가운데도 상고대는 없다.  

 

서리가 얼어 상고대가 약하게 맺히긴 했지만 별로다. 

 

바래봉 정상석을 대신하는 표지목. 지리산의 많은 봉우리 중 한 곳... 

 

 

저 멀리 보이는 하얀 눈길을 따라 낙엽송과 구상나무 밭을 지나 바래봉으로 올랐다. 

 

바람이 너무 차가워 재빨리 내려가는데 지금 올라오는 산객도 많다. 

 

정상에서 다시 바래봉 약수터가 있는 곳으로 간다. 키 큰 낙엽송의 위풍이 당당하다.  

 

약수터 구상나무 아래 눈밭에서 모두 추위를 이겨가며 허겁지겁 식사를 하고 있다. 우리는 오른쪽 구상나무 아래 자리를 잡고 보온통에 있는 따뜻한 미역국만 꺼낸 채 대충 허기를 면했다. 추워서 과일이나 다른 밑반찬을 꺼내기도 싫다. 그냥 따뜻한 국에 따뜻한 밥 말아 먹는 것이 최고다.

 

이 고사목의 정체는 나무의 형태로 보아 낙엽송일 가능성이 많은 것 같다.  

 

고사목을 보면 산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우울한 마음이 앞서야 하는 것을 언제부터인가 그러려니 하고 죽은 고사목의 운치를 더 사랑하게 된다. 뭔 조화속일꼬^^^ 

 

저 넓고 깊은 지리산 일대에서 오늘 우리가 다녀온 곳은 남쪽 지방 남원시 일각에 있는 운봉읍의 바래봉을 다녀왔을 뿐이다. 다음에는 어디를 갈까하면서 지도를 한 번 훓어본다. 

 

갔던 길로 되돌아 나가면서 담지 못한 길 풍경을 알뜰하게 담아 챙겨본다.

 

층층이 보랏빛으로 물든 층꽃나무의 자태가 비록 향기와 예쁜꽃은 지고 없으나 그 형태만은 그대로 살아 있어 '내가 바로 층꽃나무요' 하는 것 같다.

 

올라가면서 바라본 운봉마을의 모습을 내려가면서 같은 지점에서 바라봤다. 안개가 조금 걷힌 듯하나 여전히 뻥 뚫린 조망은 기대하기 어렵다. 

 

하늘거리는 억새와 바래봉의 은빛 눈길 

 

운지사 삼거리. 올라가면서 미루어 둔 운지사로 향한다. 삼거리 지점에서 운지사는 불과 100m 지점

 

운지사는 바래봉으로 가는 규모가 작은 암자에 불과하다. 하지만 절이라고 크다고 해서 어디 좋은 절인가? 찾는 이와 찾아가는 이를 따뜻하게 맞이하는 스님의 마음이 부처와 같으면 되는 것을... 어디 절이라고 모두 고매한 인격을 갖춘 스님이 다 들어 앉아 있는 것은 아닐테고 십자가가 있다고 해서 모두 성경 말씀을 따르는 목사와 목자가 있는 것 만은 아닐터...

운지사 풍경 

 

운지사에 있는 삼나무 

 

용산리 춘향허브마을에 있는 인공호수와 광장.

 

집으로 가는 길에 국악의 성지가 있어 잠시 들어갔다 둘러보고 왔다. 

 

국악의 성지 전시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