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건강지킴산, 함지산이 많이 바뀌었네요.
■ 언제 : 2013. 10. 26.(토)
■ 어디로 : 함지산
■ 누구랑 : 옆지기
■ 코스 : 운암지 - 2.7 km - 함지산 - 0.4km - 헬기장 - 2.4km - 구암숲
흔적
가끔 지역의 함지산을 찾아 여유롭게 산행을 하지만, 함지산을 갈 때는 대부분 운암지를 왼쪽으로 돌아갔기에 오늘은 똑바른 길로 함지산과 헬기장을 경유해 팔달교 가까이 있는 대백인터빌로 가고 싶었다. 작년에 갔던 헬기장 너머 칡넝쿨이 우거진 밀림 같은 숲길을 걷고 싶었고 또한, 주홍서나물을 비롯한 뭔가가 있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어 오늘은 웬지 그 길을 걷고 싶었다.
운암지를 지나가노라니 저수지를 가득 메운 연잎이 흐느적 거린 채 모두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잎이 바래지고 고개를 떨군 연잎을 보니 비로소 깊은 가을이 발끝에 머물러 있음을 새삼스럽게 느낀다. 가을이 벌써 이만큼 왔나 하면서 운암지에 널부러진 부들을 다시 한 번 뒤돌아보며 함지산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함지산 푯돌이 있는 곳에 다다르니 이곳이 예전과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언제 조성했는지 함지산의 유래가 상세하게 적힌 안내판과 방향과 거리를 안내하는 이정목 그리고 전망 데크까지 설치하여 함지산을 찾는 주민 편의를 도모한 흔적이 역력하게 나타나 있다. 비록 명성이 자자한 산은 아니나 이 산을 찾는 사람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선 늦었지만 참 잘한 일이라고 여겨진다. 내친김에 도덕산 가는 길도 이런 이정목이 설치되었으면 좋으련만 거기도 이렇게 되었는지는 가보지 않았기에 알 수가 없다.
함지산에서 도덕산 가는 길은 찾기 힘든 구간이 더러 있어 길을 안내하는 이정목이 꼭 필요한 구간이다. 나도 몇 번 갔다가 실패한 경우가 있다. 내가 보기에는 칠곡에도 이제 산행 인구가 많아 원행길이 아닌 가까운 곳에서 시작하여 제법 긴 거리를 가고자 하는 사람이 꽤 있을 것이다. 그럴 때 우리 지역에서는 함지산에서 도덕산으로 가는 상당히 매력적인 코스가 있다. 우리 사는 가까운 지역에 이런 산행 코스가 있음은 지역 산우에게는 상당히 반가운 일일 것이다. 이 코스는 아쉬운 대로 적재적소에 이정목을 설치하여 길잡이 역할만 잘 해 준다면 함지산에서 도덕산으로 이어지는 산행길이 매우 수월할 것이며 이 길을 찾는 산우도 꽤 많아 질 것이다. 이미 설치해 놓았는지 모르겠으나 설치하지 않았다면 이 기회에 설치하면 좋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함지산에서 헬기장을 지나 팔달교 근처 있는 대백인터빌까지 갈려고 했으나 굳이 땡볕 길을 따라 갈 필요 없이 구암숲을 지나 운암지로 회귀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대백인터빌까지 가본 적이 여러 번 있고, 구암숲을 따라 내려가는 길이 오히려 드물었던 것 같아 그리로 내려갔다. 그런데 함지산 산정 뿐만 아니라 구암숲으로 내려가는 길 또한 엄청나게 변화된 모습을 보여 주고 있었다. 중간 중간에 조성된 쉼터와 팔각정 그리고 산에 어울리는 좋은 시와 글뿐만 아니라 헷갈리는 지점에는 어김없이 그동안 없던 이정목이 서 있었다. 이토록 달라진 환경에 오랜만에 이 코스를 돌아보는 나로서는 참으로 기쁘기 그지없었다.
내 고장 함지산은 해가 갈수록 변화된 모습을 보인다. 지역민이다 보니 운암지 수변공원 조성을 시작으로 오늘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설 투자와 함께 함지산을 지속적으로 가꾸는 모습을 수시로 봐왔다. 그렇게 조성된 운암지 수변공원 일대는 요즈음 각종 행사 및 지역 축제의 장으로 활용되기도 하며 요소요소에 설치된 운동기구는 또 다른 체육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문득 이 고장 태생인 기초자치단체장을 역임한 제자가 중심이 되어‘함지산 1cm 높이기’운동을 전개하던 생각이 난다. 모두 이처럼 지역을 사랑하는 애향심의 발로가 함지산을 더욱 주민 건강지킴산으로 거듭나게 한 것이 아닌가 한다.
우리 지역의 ‘주민 건강지킴산’ 함지산!
이제는 우리 지역 주민이 다 함께 보호하고 아껴야 한다. 그래서 누구나 쾌적하고 즐거운 환경을 만끽하는 공간을 우리 스스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명실공히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거부감 없이 드나드는 주민 건강지킴산이 되어야 한다. 함지산은 지금 그런 제 기능과 역할을 충분히 감당하고 있다.
계절에 순응하듯 운암지를 가득 메운 연잎이 모두 고개를 떨구고 있다. 세월이 이렇게 가나 보다.
갈대와 부들
풍선덩굴
개울가에는 아직 고마리가 한창이다.
곧게 자라고 있어 미역취인가 했더니 이고들빼기다. 벌어진 꽃잎 모양이 미역취와 다르네.
도덕산이 보이네요. 함지산에서 도덕산까지 꽤 먼거리죠. 저 뒤로는 팔공산 마루금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우리고장을 수호하고 있네요.
왼쪽 부분이 망일봉인데 다음에 함지산 가면 망일봉에서 저기 평평한 능선을 따라 넘어가봐야겠다. 저 길은 아직 한번도 가보지 않았다.
쑥부쟁이인데 제 색깔이 나오지 않았네요.
함지산 정상석이라기 보다는 그냥 푯돌이라고 하면 되겠다.
언제 저런 전망데크가 조성되었는지... 그러고 보니 이쪽으로 안온지가 꽤 됐다.
이런 설명이 있으니 얼마나 좋노.
친절하게 이정목까지. 오늘은 구암숲으로 가봐야겠다.
헬기장으로 가면서 요즈음 보기드문 패랭이꽃도 본다.
다음에는 노곡동으로도 가보아야겠다. 함지산도 아직 골골이 가보지 않은 곳이 더러 있다.
헬기장
헬기장에서 바라본 모습
무덤 앞에 할미꽃 한 송이가 피어 있다. 이게 뭔 조화속인지...
개쑥부쟁이
헬기장에서 내려오면 이런 원시림 같은 칡넝쿨 지대를 만난다. 오늘 이 길을 걷고 싶어 이쪽으로 왔다.
굴피나무 열매도 까맣게 익었다.
칡넝쿨이 터널 숲을 이루고 있다.
이 부근은 온천지가 칡으로 뒤덮여 있다.
작년에 봤던 그 모습이다. 고사목을 감고 있어 다행이긴 하다만, 혹시 칡이 감고 올라가 고사 시킨건 아닐까 하는 의아심이 든다.
작년에 봤던 주홍서나물. 이 친구도 만나고 싶었다. 그런데 작년보다 모양이 못하다.
내려오면서 다시 한 번 더 밀림지대를 연상하는 칡넝쿨을 바라본다.
여기서 구암숲으로 해서 운암중으로 간다.
키가 작은 굴피나무 열매가 있길래 더욱 상세하게 들여다 본다.
함지산에서 용담은 처음 보는 것 같은데... 하기여 예전에는 야생화에 관심이 없었으니 있어도 보지 않았겠지.
군데군데 쉼터가 조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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