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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동물

주남저수지 겨울철새보러 올해 두 번째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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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재두루미, 쇠기러기, 큰고니가 메인이다.

 

■ 언제 : 2020. 12. 8.(화)

■ 어디로 : 창원 주남저수지

■ 누구랑 : 숲친구들과 함께(최**, 권**, 김**)

 

 

흔적

 

주남저수지는 겨울철새의 본고장이다.

언제와도 실망하는 법이 없다.

여기 왔다가면 적어도 헛걸음은 하지 않는다.

우리 숲친구들도 한 번쯤은 나를 따라와 내가 탐조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기도 했고,

나도 늘 혼자만 보고 다니는 게 안타까워 누구라도 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언제라도 함께 데리고 다니고 싶기도 했다.

지금까진 혼자 아니면 아내랑 다녔었지만, 내가 퇴직한 후론 빨간날 아니면 아내랑 다닐 수가 없어

요즘 탐조는 혼자인 날이 부지기 수다.

 

오늘은 3명이나 동참했다.

걸을 수만 있다면 어디든 길을 나서는 최교수님

기회가 되면 한 번쯤 따라오고 싶어했던 권쌤과 골드쌤

오늘은 내가 탐조를 다닌이래 가장 많은 사람과 함께한 날이다.

성쌤도 가려고 했었는데 딸내미 땜에 부득이 참가하기 어려웠던 모양이다.

성쌤까지 동참했더라면 더 분위기가 좋았을 터인데 좀 그렇다.

 

다녀보면 알겠지만 탐조는 그렇다 하더라도 촬영에 들어가면 함께하기 어렵다. 서로 불편하다.

좋아하면 모르겠지만, 잠시 구경삼아 왔다면 촬영하는 동안 그 긴 기다림을 이겨낼 사람은 잘 없다.

새 촬영은 금방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겨울 주남저수지는 올해 두 번째 방문이지만 예년에 비해 큰고니의 개체 수가 현저히 줄었다.

첫 번째 방문 때도 그랬고 이번에도 그랬다.

기러기도 준 것 같고, 노랑부리저어새도 아직 안 보인다.

그래도 재두루미가 많이 날아든 것은 다행이다.

 

카메라 촬영준비를 하고 본격적인 촬영에 돌입했다.

주로 재두루미를 겨냥했다.

내가 사진 촬영을 하는 동안 나머지 세 사람은 주남저수지 둑방을 걸었다.

모두 처음 온지라 걷는 것도 좋은 추억일 것이다.

어차피 휴대폰으론 새를 찍을 수 없으니 새 촬영은 나한테 맡기고 이 사람들은 산책을 즐겼다.

 

재두루미 속에 흑두루미도 있는데 긴가민가 싶다.

쟤가 흑두루미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집에 와 컴으로 작업을 하다보니 캐나다두루미가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새박사들한테 자문을 구했더니 그들 중 한 분이 캐나다두루미인 것 같다고도 한다.

만약 캐나다두루미가 맞다면 오늘은 크게 횡재를 한 날이다.

 

캐나다두루미는 국내에서는 매우 희귀한 겨울철새로 극소수의 개체만 우리나라에서 월동한다.

철원평야, 파주, 충남 천수만, 전남 순천만 등에서 간간히 관찰된 기록이 있을 뿐이다.

원 서식지에서는 무리를 이루어 생활하지만,

국내에서는 다른 종에 섞여 월동하거나 이동 중에 잠시 자리를 잡는다.

누군가 주남에서 캐나다두루미를 찍은 기록이 있는가 살펴봤더니 다행히도 얼마 전에 찍은 기록이 있다.

그렇다면 오늘 내가 담은 재두루미 중 캐나다두루미가 한두 마리 섞인 것이 맞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오늘 대박났다.

 

숲친구들과 여기 오래 있기도 그랬다.

난 좀 더 촬영을 할 수도 있지만, 찍을 만큼 찍었고 이 사람들도 걸을 만큼 걸었다.

이쯤에서 가는 게 맞다.

점심은 각자 준비한 것으로 대충 떼웠다.

 

모두들 좋아했다.

처음 왔으니 생소한 기분에 더 좋았으리라.

게다가 백조라 일컫는 천연기념물 201-2호인 큰고니도 봤고

난생 처음 재두루미도 봤을 것이고, 큰기러기와 쇠기러기가 군무를 펼치는 장관도 처음이었을 거다.

 

이게 주남저수지의 매력이다.

멋도 모르고 주남저수지에 가면 철새가 좀 있겠지 싶어 처음 갔을 때 그때의 황홀했던 기억이 삼삼하다.

갑자기 청둥오리 수 천마리가 마치 메뚜기떼가 하늘을 뒤덮은 것 마냥 군무를 펼치는데

그때의 그 환상적인 광경은 이루 말로 형용하기 어렵다.

거짓말 조금 보태자면 그때 놀라 벌어진 입이 아직 다물어 지지 않고 있다.

 

주남저수지는 내가 겨울을 나는 곳이다.

새도 여기서 겨울을 나고 나도 여기서 겨울을 난다.

 

오늘 함께했던 사람들! 좋은 추억 많이 갖고 갔으면 좋겠다.

또 온다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추억 한 아름 가슴에 담고, 살아가면서 한 번씩 펼쳐보면 그도 나름 행복이었으리라.

 

 

 

 

 

큰고니와 오리들이 저수지 가운데 안전한 곳에서 오수를 즐기고 있네요.

 

대백로

 

쇠기러기

 

재두루미

 

 

큰고니

 

 

큰기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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