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숙도생태공원엔 철새가 얼마나 왔을라나~ 일단 가보자.
■ 언제 : 2020. 11. 24.(화)
■ 어디로 : 을숙도생태공원
■ 누구랑 : 서교장이랑
흔적
이번 출사길 동행 친구는 서교장이다.
탐조활동은 야생화 탐방과 달라 취미가 같지 않으면 함께하기 쉽지 않다.
야생화 탐방은 꽃을 찾아 온 산을 헤메고 다녀야 하는 동적인 활동이고,
탐조 현장은 줄기차게 기다려야하는 정적인 활동이 많다.
취미가 같지 않으면 함께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탐조활동은 아내 아니면 보통 혼자 다닌다.
서교장은 내가 새를 찍는 촬영 현장에 서너 번 온 적 있다.
의외로 지겨운 시간을 묵묵히 잘 견디고 때로는 새들과 나름대로 즐길 줄도 안다.
그 정도면 앞으로 탐조활동에 동행해도 무방하리란 판단이 선다.
을숙도는 2019년 1월 23일날 한 번 다녀간 적이 있었다.
때마침 새들한테 먹이를 공급해 주는 시간이라
실로 엄청난 장면을 목도하는 행운을 누릴 수 있었다.
그때 느낀 그 황홀한 감정은 평생 잊을 수가 없다.
아마, 오늘 탐조 현장은 시기적으로 좀 이른 편일 것이다.
하지만 짐작컨대 허방을 짚지는 않을 것이다.
큰 기대는 하지 않고 나선 길이다만, 그래도 작년 1월에 봤던 그 모습이 자꾸만 뇌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어째 탐조대까지 가는 길이 휑하다.
흔하게 보이던 갈매기도 잘 안 보이고, 물가에 오리도 오리무중이다.
이거 너무 빨리 온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서교장까지 대동하고 온 길인데 어떡하지, 서교장한테 뭔가 좀 보여줘야 할 텐데...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탐조대 가까이 가니 이미 KBS촬영팀이 진을 치고 촬영을 하고 있었다.
물빠진 뻘에는 한 눈에 봐도 알 수 있는 큰고니와 청둥오리가 대대병력을 이루고 있었다.
순간, 안도의 한숨이 흘러 나왔고 이 정도면 아쉬운 대로 소기의 목적은 달성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다만 역광이라 촬영에 다소 지장을 초래하긴 했지만, 그건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역광에 투영된 바닷물이 보석 같이 반짝거린다.
큰고니와 오리가 살랑대는 몸짓에 은빛비늘이 춤을 추고,
빛의 산란으로 철새가 있는 풍경은 오히려 생동감이 감돈다.
사진은 빛의 예술이라더니 빛에 따라 180도 다른 느낌을 자아낸다.
11월 18일날 주남저수지에서 재두루미를 본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아직 저급한 수준에 불과해 마음에 드는 사진 한 장 얻진 못했지만,
그래도 내가 찍은 사진 한 장 한 장은 보석과도 바꿀 수 없는 땀이 묻어있다.
난, 아직까진 그것으로도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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