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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방

영천 보현산, 5월 야생화 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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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 보현산, 5월에 핀 야생화 보러



■ 언제 : 2019. 5. 19.(일)

■ 어디로 : 영천 보현산

■ 누구랑 : 아내랑




흔적

 

이번 주말은 일기가 요상타.

·일요일 모두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다.

 

멀리 가지는 못하고 만만한게 비지떡이라고,

팔공산이나 영천 보현산이라도 가야하는데,

·일요일 모두 비 예보가 있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산에 가고 못 가고는 날씨에 달렸으니 일단 상황에 맡겨보도록 하자.

 

토요일은 아침부터 비가 내리더니 오후 1시쯤 부슬비가 살살 내리면서 그쳤다 내렸다 되풀이 한다.

날씨가 이러니 산에 가는 건 틀렸고 어쩌면 대구수목원 정도는 괜찮을 것 같기도 해,

일단 수목원으로 향했다.

다행히 비가 올 듯 말 듯 하면서도 2시간 정도는 잘 버텨주었다.

  

수목원은 2주 만에 다시 왔다.

그 새 많은 꽃들이 지고 새로운 꽃들이 피어나고 있었다.

백당나무, 불두화, 반호테조팝나무, 산사나무와 같은 하얀 꽃들이 다 져 버렸다.

은방울꽃도 끝물로 가고 있었다.

아쉽긴 했다만, 그래도 지는 꽃이 있으면 피는 꽃이 있기 마련,

기린초와 꿀풀 같은 여름 꽃이 벌써 피는가 하면

다래와 쥐다래, 벌건 작약이 화려하게 피어나고 있었다.

물론 이뿐만이 아니다.

수목원은 겨울이 오기 전까지 온갖 꽃들이 앞 다투어 피고 질 것이다.

수시로 가야할 곳이다.

 

&

 

영천 보현산은 오늘 내내 흐리다가 3시쯤 비가 온단다.

3시라면 시간도 어중간하다.

약정된 볼 일 좀 보고 가자면 11시쯤이나 출발해야 한다.

갈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

 

11시가 넘었는데 여긴 비가 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보현산도 그럴지 모르겠다만 그건 가봐야 알 일이라

일단 여기 상황을 믿고 가보기로 했다.

가는데 1시간 20분 남짓, 보현산을 빠르게 돌면 1시간 30분 정도,

3시쯤 비가 온다면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가고 봤다.

보현산 초입에 이르러 산정을 바라보니 8부 능선부터 구름에 잠겨있다.

위에 가면 비가 오고 있을지도 모른다.

비가 오면 어떻게 하나 우려하면서 아나콘다 같은 구불구불한 길을 올라갔더니,

우려했던 바와 달리 다행스럽게도 비는 내리지 않았다.

 

마음이 급했다. 언제 비가 올지 모르는 상황이다.

늘 먼저 가던 나도바람꽃 군락지로 갔다.

박새라 했던 참여로도 그 새 키가 훌쩍 자랐다.

나도바람꽃은 밀물처럼 밀려왔다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없다.

점박이 애기나리(금강애기나리)가 여기저기서 반겨준다.

 

별 게 없다.

시간 관계상 정상으로 가지 않고 천수누림길로 바로 갔다.

대충 훑어보고 보여주는 만큼만 보고 갈 참이다.

여기까지 왔으니 공치는 일은 없을 거라 확신한다.

 

대구수목원에선 벌써 다 진 은방울꽃이 여긴 이제 한창이다.

주변에 그 많던 노랑 피나물 군락도 일시에 사라져 노랑 꽃잎 하나 안 보인다.

미나리냉이도 아직 꽃을 확 터뜨리지 않았다.

큰애기나리와 벌깨덩굴이 득세를 하고 고추나무도 자그마한 망울만 달고 있다.

풀솜대와 쥐오줌풀이 물방울을 머금은 채 수정처럼 반짝인다.

 

보현산은 428일 다녀갔었다.

그 사이 등로를 노랗게 점령한 서양민들레 씨앗도 다 날아가 버리고,

노란 양지꽃도 다 저물고 없다.

이 녀석들 오고가는 걸 보니 참 시간이 빠르게 간다는 생각이 든다.

천수누림길에서도 그리 본 게 없다.

날씨가 위태하면서도 의외로 잘 버티어준다.

시루봉까지 가겠나 싶었는데 정작 가다보니 시루봉과 정상을 지나

주차장 곁에 있는 나도바람꽃 군락지로 나갔다.

 

결국 방향은 바뀌었지만 늘 다니던 길 반대 방향으로 한 바퀴 다 돈 셈이다.

별로 본 건 없어도 여기까지 와 보현산을 한 바퀴 돈 것만 해도 소득이 많다.

, 햇살이 쨍한 날보다 산이 구름에 갇혀 있는 분위기를 더 선호하는 편이다.

갇혀 있고 닫혀 있어도 구름이 에워싼 산은

사람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보현산을 한 바퀴 돌 동안 다행스럽게도 우려했던 비는 내리지 않았다.

못 올 걸 왔다 가 그런지

꽃구경은 마음에 차지 않았어도 기분은 좋다.

산이 내게 준 선물이다.




늘 가던 나도바람꽃 군락지부터 갔다. 나도바람꽃의 하얀 꽃도 다 지고 현호색과 양지꽃 같은 흔한 꽃도 다 지고 없다. 안개만이 가득하다.


박새로 알았던 참여로가 훌쩍 자랐다. 산정 화원에 스산한 기운이 감돈다. 


큰앵초가 폈나 싶어 살피다가 분위기상 아직 피지 않았을 것 같아 천수림길로 발걸음을 돌린다.


오늘은 일기가 하수상해 천수누림길 주변에 핀 꽃만 보고 갈 참이다.


그러다 시루봉까지 왔다. 여기까지 왔으면 다시 정상으로 가 나도바람꽃 군락지로 가는 것이 낫다. 왔던 길보다는 가지 않았던 길에 다른 뭣을 하나라도 더 볼 지 모른다.







고추나무



광대수염


금강애기나리



미나리냉이






서양민들레 꽃진 자리




병꽃나무



삿갓나물


은방울꽃







쥐오줌풀




큰애기나리




풀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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