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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방

[스크랩] 지리산 천왕봉 등반 후기 및 산행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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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후기

2011. 7. 27. 후기 쓰다.

지리산 천왕봉

가보고 싶었다.

혹자는 아직 지리산도 안가봤구먼 하겠지만.

 

지리산

대학시절 친구들과 어울려 산어귀에서 막걸리랑 친했던 기억과

엘란트라 신차 구입 후 기념으로 아내랑 노루목 산장까지 바람 쐬러 갔던 기억 밖에 없다.

산을 가까이 하고 난 후 언젠간 가봐야지 하면서 기회를 엿보다가

금번 하계휴가 기간 중에 한번 다녀오기로 작정을 하였다.

 

먼저 한가로운 시간을 이용하여

26일 산행을 할 코스를 정리하였다.

1코스부터 8코스 종주코스까지 우선 정리하여 어느 코스가 우리 부부에게 적합한지를 분석하였다.

내 나름대로 정리한 코스 중 우리는 7번을 선택했다.

다소 어렵고 힘든 코스이기는 하나 자주 걸음할 수도 없고

이번에 산행하고 나면 언제 또 찾아올 수 있을지 기약이 없어

고생을 하더라도 천왕봉의 보은을 기대하며 지리산에 업혀가기로 작정했다.

 

천왕봉 등반 최종 확정 코스는

경남 산청군 시천면 중산리탐방안내소를 기점으로

칼바위-로타리대피소-법계사- 천왕봉-장터목대피소-유암폭포-중산리탐방안내소로 회귀하는

소요시간 9시간 예정,1박2일 코스를 당일로 선택했다.

 

서둘러야 했다.

새벽 4시에 기상하기로 하고 아내는 미리 필요한 짐들을 배낭 2개에 골고루 쳉겨 넣는다.

잠을 설치며 겨우 1시 반경에 깊은 잠이 들었는데 문득 아내의 잠 깨우는 소리가 들린다. 

시계를 보니 새벽 3시 50분...

4시에 깨우라고 했잖아 4시에 일어날께 하면서  쉬 잠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한다.

결국 아내의 성화에 못이겨 벌떡 일어나니 3시 58분이다.

 

엊저녁에 꾸려놓은 여장을 재정비하고

가다가 김밥 사고 하다 보니 이래저래 5시 남짓해졌다.

중산리 탐방안내소까지는 2시간 30분 정도 소요

도착하면 7시 30분 이렇게 계산을 하니 시간에 여유가 없다.

서둘러야 겠다.

 

칠곡 I.C를 빠져 나와 88고속도로를 향해 달렸다.

국도보다 못한 88도로를 달릴 때면 도로공사는 도대체 뭣하는 곳인지 이해가 안되더만

여명이 채 오기전의 88은 그런 식상한 기분을 일소시켰다.

살다보니 이런 묘한 기분이 들 때도 있는가보다.

무엇보다 일상적인 도시 문화의 광란을 배제하고

아내랑 단 둘이 호젓하게 고속도로 전세내고 달리는 기분

세상 어느 갑부 부럽지 않다.

산다는건 이런 기분을 맛보고 느끼며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닐런지.

 

아이나비는 내가 조사한 코스로 안내하지 않고 국도를 경유하는 길을 가르킨다.

잠시 혼돈이 일어난다. 조사한 곳으로 가야하나 아이나비가 시키는 대로 해야 하나.

일단 돌아올 때는 고속으로 맞춤하고 갈 때는 기계가 시키는 대로 가보자.

평일 이른 시간이라  차량 정체는 없을 것이고 시간 차는 별로 날것 같지않으니까?

 

과속을 하며 달린것도 아닌데 2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새로 난 국도가 88보다 훨씬 더 좋았다. 그 덕분인지

도착예정시간 7시 30분보다 30분 빠르게

고속도로 요금은 1,000원 넘게 절약하며

중산리 탐방안내소까지 도착했다.

 

아! 여기가

한국인의 기상 발원이 된 천왕봉 기슭이구나.

숲에 가린 지리산을 쳐다보며 새로운 각오를 다져본다.

한편으로는 어떻게 오를지 걱정도 앞선다.

 

중산리에서 매표를하고 7시 30분경에 본격 산행을 시작하였다.

산중 날씨라 그런지 안개가 많고 날씨가 을씨년스러우나 산에 오르기는 딱 좋은 맞춤형 날씨 같다.

마치 천왕봉이 처음 방문하는 우리 부부를 환영하듯 보살펴 주는 것 같다.    

 

장난이 아니다.

처음부터 계속 올라만 가는데 1시간 못미쳐 파김치가 될 지경이다.

산을 잘 타지는 못해도 슬렁슬렁 애써 가본 경험이 많은데...

언제인가는 토요일에 봉화 청량산 이어서 일요일에 창녕 화왕산까지 등반 해 본 경험이 있는데도

오늘은 산을 오르는데 무척 힘이 든다.

시쳇말로 십겁했다. 아직까지 갈 길이 까마득한데...

어젯밤 잠을 설쳐 그런가보다 하고 자위를 하는데

초등학교도 안 다니는 꼬마들이 간간히 아빠 손잡고 올라간다.

장하구나하며 칭찬과 격려를 해주면서

저 애는 무슨 힘이 있어 저렇게 잘 가는지 부러워진다.

 

부슬부슬  비가 내린다.

힘에 겨운 나를 위해 부슬비가 내 양어깨를 다독거려 준다.

아침에 안개가 자욱하더니 결국 한바탕 비가 내릴려나.

조금씩 기우가 앞선다.

 

10시 10분경 로타리대피소에 도착했다.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되었다.

사진도 찍어가며 헐떡거리면서 갔는데 지도에 표기된 예정시간과 같은 시각에 도착했다.

산행안내 지도에 표기된 예정시간은 나를 기준으로 표시했구나 싶은 생각에 살포시 위로가 된다.

 

참고로

로타리대피소는 로타리클럽 회원들이 기금을 모아 1978년에 만든 대피소로 탐방객 안전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2000년 로타리클럽에서 환경부에 기부 채납하고 현재는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이를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로타리대피소에서 삶은 계란 몇 개와 커피 한잔, 오이로 간단히 허기진 배를 채우고

30여분 지체한 후 다시 길을 나서는데 지금까지 내리던 비와는 달리 제법 많은 비가 후두둑 후두둑 내렸다.

높은 산에 갇힌 구름이 모여 잠시 뿌리는 비겠지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아내가 걱정을 한다.

아내의 걱정을 일소하고 거금을 투자한 우의를 꺼내입고 법계사로 향했다.

 

법계사

산중 깊숙한 곳에 고즈녁한 천년사찰이 자리잡고 있다.

그것도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는 적멸보궁이다.

5대 적멸보궁은 아니나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산중에 있는 사찰로

호젖한 산세가 사람을 평화롭게 한다.

법계사에 발을 담군 아내는 감탄을 금치 못한다.

서슴없이 공양미를 올리고 절을 하는 아내의 모습이 사랑스럽다.

 떠나는 우리를 보살님이 큼지막하게 잘라 놓은 배를 한 조각씩 건네주며 부처님의 공덕을 나누어 주신다.

즐거운 산행하시라며...

정다운 인사를 나누며 아쉬운 마음으로 발길을 돌린다.

 

아직 갈길이 멀다.

로타리에서 제법 세게 내리던 비는 그칠 줄 모른다.

 

혼잣말로 이야기한다. 천왕봉까지 무지하게 힘들겠구만 이라고

2Km 남았는데 입간판에는 2시간 거리라 적혀있다.

보통 산길이면 1시간 남짓 거리임에 2시간이라니 천왕봉이 쉽게 길을 열어 주지 않는구나란 생각이 든다.

심지어 내려오던 어떤 사람은 쉬엄쉬엄 쉬어가며 시간에 구애 받지 말라고 권한다.

올라가기가 무서워진다.

여기까지도 간신히 올라왔는데...

비는 그칠 줄 모르고 더 세게 쏟아진다.

하산 길이 걱정이다.

 

의외로 마지막 남은 2킬로 거리가 지금까지 올라온 것보다 발걸음이 더 가벼워진다.

처음 중산리에서 시작했을 때는 천왕봉이 안겨 주는 위압감이 늘보산행인의 발걸음을 주눅들게하였고

남은 거리는 아예 각오를 단단히 하여 그런지 비가 오고 우의를 입었어도 등산화는 물론이요 하의까지 모두 젖었음에도 불구하고

발걸음은 한결 가벼워졌다. 그래도 역시 빠른 걸음 수준은 아니지만...

 

천왕봉 300m 못미쳐 서부 경남지역의 식수원인 남강댐의 발원지 천왕샘이 있다.

수량이 충분치 못한 조그마한 옹달샘 마냥 모양을 하고 있지만

천왕봉을 오르는 산꾼들의 갈증과 목마름을 해소하는 귀중한 천년 보양 식수가 아닐런지

 

여기까지 오르는 동안 간간히 아내가 놀려댄다.

시장에 장보러 왔느냐고...

갈길이 먼데 나무늘보처럼 슬로우한다고 놀리나 보다.

옛날에는 나보다 산을 더 두려워하던 사람이 지금은 산꾼이 다됐다.

항상 나보다 먼저 올라가 뒤따라 오던 나를 기다리고 있다.

사나이 체면 다 구긴다. 똑 같은 양으로 분배한 배낭을 나한테만 무거운 짐 다 넣었다고 푸념을 하면서 괜한 역정을 내본다.

아내는 웃으워 죽는다.

 

天王峰

여기가 천왕봉이란 말이지.

이야, 드디어 왔구나. 해냈구나.

고맙습니다하고 천왕봉을 꼭 감싸안았다.

십년묵은 피로와 체증이 바람에 실려 지나가는 구름처럼 일상 속에 찌든 나의 시름을 일시에 몰아내 버렸다. 

고진감래라 했던가.

힘든 만큼 더 큰 기쁨을 맛볼 수 있음을 지리산은 그렇게 우리 부부를 가르치고 있다.

 

하산 길이 걱정이다.

정상에는 싸래기를 동반한 비가 하염없이 내린다.

지리산 계곡엔 조그마한 비에도 물이 넘쳐 등반하는 길이 끊어진다고 하는데...

걱정이 앞서 서둘러 장터목대피소로 향한다.

 

장터목대피소

많은 산행인들이 비를 피해 모여있다.

백무동으로 가는사람, 세석으로 가는 사람

갈 곳이 서로 다른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모두 대단한 사람들이란 생각이 든다.   

우리는 일단 허기진 배를 채우기로 했다. 우리 식구랑 함께하는한 먹을거리는 충분하다.

그러나 비로 인한 등산로 폐쇄가 우려되어 우리는 김밥으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고 일단 하산하기로 마음먹었다.

 

장터목에서 내려가는 내내 우리 걱정은 아랑곳없이 내리던 비는 그칠줄 몰랐다. 

문득 TV를 통해 지리산 야영객, 등산하던 사람들이 조난을 당하여 구조하는 장면들이 떠올랐다.

아내가 걱정할까봐 함께 이야기는 하지 못하고 하산 속도를 빨리하여 걸음을 재촉하였다.

모두 돌길이라 하산길도 만만치 않았다. 비에 젖은 울퉁불퉁한 미끄러운 바위길을 빠르게 내려 가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내려오는 중간중간에 불어 넘친 물로 인하여 등산로가 차단되어 길을 분간하기 어려운 곳도 몇 군데 있었다.

급류가 흘러 내릴 만큼은 아니나 군데군데 있는 소로는 물길로 덮여 길이 차단되어 있을것 같은 생각이 들면서도 어쩔 수 없이 서둘러 내려갔다. 

 

길이 끊긴 곳은 다행히 쉽게 찾아 건널 수 있었으며 애매한 곳은 하산하는 다른 팀들과 협조하여 쉽게 방향을 잡았다.

그렇게 정신없이 내려오다 보니 어느덧 유암폭포에 이르렀다. 폭포에서 흘러 내리는 물줄기는 마치 성난 맹수가 먹이를 노리고 아가리를 벌리고 있는 것처럼 사나워 보였다.

갈길이 구만리 임에도 이 장면은 사진 한장 찍어야지 싶어 내친 김에 비를 맞으면서도 3분 가량 쉬어갔다.

 

산을 잘 오르지 못하는 사람은 원래 내려오는 길이 즐겁고 유쾌하지 않던가.

그러나 이제는 내려 오는 길도 만만치 않다. 점점 산을 알아가고 익숙해져 가는 과정인가?

내려 가는 길도 하염없다. 유암폭포에서도 내려가는 길이 3.7킬로 남았다.

장터목에서 중산리까지 5.3킬로였는데 아직까지 1.6킬로 밖에 못내려 왔다.

한참을 서둘러 정신없이 내려왔는데 1/3 밖에 오지 못했다.

 

마음을 다잡고 하산길을 재촉하여 내려왔다.

어디쯤인가 등산객들이 쌓아 놓은 조그마한 돌탑 무덤들이 나온다.

여기에서 내려가던 길이 끊어졌다. 무작정 짐작만하고 갈일이 아니라 뒤따라 오던 등산객들이 내려오기를 기다리며 함께 길을 찾았다. 다행히 어렵지 않게 길을 찾아 계속 서둘러 내려갔다.

하산 길은 정신없이 서둘러 내려 가는 바람에 어떻게 내려왔는지 종잡을 수 없었다.

발바닥이 당길 때는 내려오는 중간중간 아예 신발을 물속에 담궈 시원한 물로 발바닥의 피로를 풀면서 내려왔다.

 

목적지에 도착 후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매표소 앞 슈퍼에서 병맥주 1병으로 아내와 한잔씩 하산주를 나누어 마시면서 피로를 씻었다.

 

중산리에서 시작한 지리산 산행

참으로 지리하고 힘들었다.

하지만 참으로 보람있었고 힘든 만큼 희열감도 컸다.

지리산 산행의 백미는 종주라고 하더라만 언제 계획을 짜서 종주를 해 볼까하는 마음도 들고

코스별로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차근차근하게 지리산과 가까이 하고 싶은 마음도 든다.

 

이번 산행으로 지리산을 조금은 알게 된것 같아 다행이다.

 

 

지리산 국립공원 중산리매표소  입장료는 없고 승용차 주차비는 5,000원,  매표소 주차장 아래에 있는 시외버스 주차장은 주차료는 없으나 탐방안내소까지 1Km 이상을 걸어야함. 시작부터 힘들어 지니 주차비 5,000원 투자하여 여기서 부터 산행하는 것이 무난함

 

지리산 국립공원 중산리탐방안내소 출발을 알리는 인증샷 한컷

 

탐방안내소를 떠나 출발하고 있습니다. 산행시간을 참고하기 위하여 사진에 출발일자 및 시간이 찍히도록 설정하였음

 

지리산 소개 안내판 지리산국립공원은 1967. 12. 29.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시작되었다. 전남 구례군, 전북 남원시, 경남 하동, 산청, 함양군의 3개도 1개시 4개군에 걸쳐있다. 천왕봉은 1,915m로 남한에서 한라산 다음으로 높다.

 

지리산 국립공원 안내 표지판 위치가 선명치 못함. 산행길잡이에 지리산 코스별 지도가 잘 나타나 있으니 참고하세요.

 

 

지리산 중산리야영장 탐방안내소에서 5분쯤 가다보면 야영장이 나온다.

 

중산리 야영장 여기서 부터 천왕봉을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하며 이곳에는 식수, 화장실이 마련되어 있다. 부족분은 여기서 보충하고 올라가면 됩니다. 셔틀버스를 타고 가면 오른쪽 환경교육원으로 출발하여 법계사 방향으로 향합니다. 셔틀버스는 법계사로 향한다는 글시가 큼지막하게 버스 바깥부분에 찍혀 있지만 법계사까지 가는 것은 아니고 자연학습원까지 갑니다. 탐방지원센터에서 로타리대피소 까지는 3.4Km 2시간 30분 소요, 자연학습원에서 로타리대피소까지는 2.8Km 2시간 소요. 셔틀버스로 자연학습원까지 이동하면 대략 30분 정도 단축할 수 있습니다. 힘이 부치는 사람은 셔틀버스가 가는 곳까지 타고가면 그래도 조금은 수월하겠죠.

 

낙뢰발생 행동요령 표지판  지리산은 돌산이라 낙뢰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입니다. 아시겠지만 돌에는 금속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낙뢰 시 벼락을 맞을 확률이 높습니다. 등산객의 안전을 위하여 낙뢰 시 행동요령을 알리는 표지판입니다.

 

 

출발 기점에서 20여분 0.7Km 지점까지 올라 왔습니다. 법계사까지 2.7Km 남았습니다. 아직까지 안개가 많이 서려있는 새벽녘입니다.

 

칼바위까지 오는데 37분 걸렸습니다. 안내 표지판에는 중산리탐방지원센터에서 칼바위까지 1.3Km로 1시간 코스로 되어있습니다.

 

칼바위 표식

 

칼바위를 지나 5분여를 가다보면 장터목과 로타리로 가는 갈림길이 나오는 울렁다리를 건너게 됩니다.

 

울렁다리 건너오면 앉아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자리가 만들어져 있으며 법계사, 로타리, 천왕봉 코스와 장터목대피소로 향하는 갈림길을 나타내는 이정표가 나옵니다. 우리 부부는 법계사 방향으로 발을 맞추고 천왕봉을 오른 후 장터목으로 하산하여 중산리로 회귀하는 코스를 선택하였습니다.

 

지리산을 뒤덮고있던 안개는 이제 비가 되어 부슬부슬 내리고 있습니다. 비를 맞는 것이 시원하기도 하고 우의를 입는 것이 귀찮기도 하여 그냥 비를 맞고 헐떡이면서 올라갑니다. 아내가 시장 구경 왔느냐고 놀리고 있습니다. 서방은 헐떡거리며 힘이 들어 죽겠는데...

 

출발기점에서 1시간 30분쯤 올라 왔습니다. 법계사까지는 아직 멀었죠. 내 걸음 수준으로는 1시간 20분 정도 남았네요.

 

법계사까지 1시간 10분 남은 지점까지 왔습니다. 여기까지 오는 도중에 안개비는 계속 내리고 있었습니다.

 

윗부분에 얹혀진 쪼개어진 돌이 신비스럽네요.

 

로타리대피소가 가까이 있는것 같습니다. 5분거리에 있네요. 소형 헬기 한대 앉을 만한 평평한 바위를 깔아 평탄한 지형을 만들어 놓았네요. 아마 긴급 구조 시 헬기 이착륙 목적으로 만들어 둔것 같습니다.

 

안개가 자욱하고 안개비 또한 계속 내리고 있습니다. 올라가는 길에 아쉬움에 곰한마리가 앉아 있는 듯한 바위를 배경으로 한장 찍어 보았습니다. 보이시죠, 뿌연 안개속에 가려있는 곰탱이 같은 바위가...

 

로타리대피소 바로 밑에 있는 큰바위 바위 아래 빈 공간에는 지리산 반달곰이 휴식을 취하기 딱 좋습니다. 

 

로타리대피소 이정표 드디어 로타리대피소까지 왔습니다.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우리는 사진도 찍어가며 슬로우 산행을 했기에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되었지만 정상적인 등반인들은 아마 우리보다 30분은 앞서 도착했을 겁니다.

 

로타리대피소 이정표 중산리탐방지원센터에서 3.4Km 지점, 칼바위에서 2.1Km 지점입니다. 여기에서 법계사는 10여분거리에 있습니다.

 

로타리대피소는 앞서 후기에 나타냈습니다만 로타리회원들이 기금을 조성하여 환경부에 기부채납하고 현재는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관리를 합니다. 삶은 계란 2개, 오이, 커피 1잔을 하면서 허기진 배를 간단히 채우고 20여분간 휴식을 취한 후 법계사로 향합니다. 로타리를 떠날 때는 지금까지 잔잔하게 내리던 안개비와는 달리 제법 굵은 빗방울이 소나기처럼 내리고 있습니다. 높은 산에 갇힌 구름이 잠시 쏟아 붓는 일시적 현상이려니 생각하고 빗줄기가 약하게 줄어들 때를 기다렸다가 출발을 했습니다. 지금까지 산행할 때는 그냥 내리는 비를 맞고 올라왔습니다만 로타리에서 출발할 때는 우의를 입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다들 그러하시겠지만 등반 시 우의 걸치는 것 참 귀찮습니다. 하지만 로타리에서는 비가 제법 강하게 내려 입지 않을 수 없었죠.

 

 

로타리대피소 이용안내판 대피소 시설사용료와 매점판매 물품이 안내되어 있으니 참고하시면 되겠네요. 참고로 일반라면은 판매하는데 컵라면은 판매하지 않는답니다.

 

법계사 가기전에 있는 샘물에서 간단히 목을 축이고 수통에 부족한 물은 법계사에서 채워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후로는 천왕봉 아래에 있는 천왕샘이 있습니다. 천왕샘은 수량이 적어 다른 이들과 함께 목을 축여야 하기 때문에 충분한 양을 섭취하기는 곤란하니 법계사에서 물을 충분히 채워 가는 것이 좋습니다.

 

로타리대피소와 법계사 사이에 있는 샘물 로타리대피소에서 10여분 거리에 있습니다.

 

 

지리산 법계사 해발 1,450m 지점에 위치해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신라 진흥왕 때 인도에서 건너오신 연기조사께서 부처님 진신사리를 봉안하면서 창건하셨고 적멸보궁이 있는곳 입니다.

법계사까지 등반 시간은 탐방센터에서 4km쯤되며 3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법계사에서 천왕봉까지 2Km남았습니다. 등반 시간 2시간 예정. 2Km 남았는데 2시간 예정이라니 남은 코스가 얼마나 힘이 들란지 예상이 됩니까?

 

법계사 입구 조용한 산사로 고즈녘한 사찰의 모습은 지리산이 풍기는 장엄함, 은은함 모두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법계사 혈맥을 끊은 쇠말뚝 제거 일본의 만행은 법계사에도 뻗쳐 있었습니다. 지리산과 법계사의 혈맥을 끊으려고 쇠말뚝을 박았던 것을 2006. 10. 3. 제거하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다행한 일이나 일본의 만행을 한번 재확인 하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법계사 대웅전 일만원을 들여 공양미를 사서 올리고 가족을 위해 절을합니다. 나는 아직 입문하지 않아 절을 하지 않습니다만 아내가 산을 다니면서 절을 할 때면 언제나 숙연한 마음이 들곤 합니다.  

 

법계사 적멸보궁 아내의 공들이는 모습과 스님의 목탁소리가 잘 어우러집니다. 목탁소리는 언제 들어도 은은하고 맑은 것이 사람의 마음을 청량하게 합니다.

 

법계사에 위치한 적멸보궁 우리나라의 5대 적멸보궁은 경남 양산 영축산에 있는 통도사, 강원도 설악산에 있는 봉정암, 강원도 평창 오대산에 있는 상원사, 강원도 영월 사자산에 있는 법흥사, 강원도 태백의 태백산에 있는 정암사가 있죠. 지리산 법계사에 적멸보궁이 있는 것을 와서야 알았습니다. 정말 귀중한 사찰입니다.

 

법계사 연혁 안내판 귀중한 자료인 만큼 확대하여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법계사 3층석탑 적멸보궁 위에 있는 거대 자연석에 자리잡은 법계사 3층석탑은 높이 3.6m의 거대한 자연암반을 기단으로 이용한 이형석탑이다.

 

 

안개속에 묻어있는 법계사 3층 석탑

 

법계사 삼층석탑 안내판

 

법계사 극락전의 내부 모습

 

법계사 극락전 안개속에 묻혀있는 극락전의 모습이 지리산을 찾는 이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것 같지 않습니까? 

 

법계사에서 20여분을 소비하고 다시 천왕봉을 향하여 발걸음을 옮깁니다. 법계사를 출발하여 가파른 길을 헐떡이며 오르다 보니 안전사고 주의란 입간판이 보입니다. 아래쪽에서 올라오다 보니 어떤 이는 쓰러져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는 표지판도 있고, 여기는 안전사고 다발지역이니 충분한 휴식을 취한 채 산행을 하라는 내용의 권고 입간판입니다.

 

천왕샘 천왕봉에서 0.3Km 아래에 있으며 무심코 지나가면 스쳐 지나가기 쉽습니다. 천왕샘은 서부경남지역의 식수원인 남강댐의 발원지입니다. 샘이 조그많게 파여져 있어 충분한 수량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샘물로 입을 휑구고 손을 씻고 수통에 물을 채워 가면 뒷사람들에게 곤란을 끼치겠죠. 간단하게 허기진 갈증을 채우고 가면 됩니다.

 

천왕샘 물이 얼마 없죠.

 

천왕샘 옆에 이정표가 있습니다. 천왕봉까지 0.3Km남아 있다고 적혀있죠. 하늘을 나는 기분입니다. 천왕샘에서 물 한잔을 들이키며 용기를 백배 냅니다.

 

천왕산 턱 밑 이정표 턱 밑에 이정표는 장터목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지금 여기는 바람도 세게 불고 구름이 머리 위를 스쳐 지나가면서 싸래기 비 까지 동반하여 내리고 있습니다. 

 

바로 코앞에 천왕봉이 어두운 내 두 눈에 찍혔습니다.  우의는 걸쳤죠. 안경에는 습기를 넘어서 안경 유리에 물이 차 흘러내리죠. 여기까지 오는데 악전고투 했습니다. 

 

 

 

천왕봉 드디어 천왕봉 정상석 앞에 섰습니다. 화강현무암인지 시커먼 돌에 시커먼 글씨로 천왕봉이라고 새겨져 있습니다. 힘들게 올라온 만큼 천왕봉이 주는 감회는 남 달랐습니다. 뿌연 구름에 휩싸여 천왕봉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백두산에 갔을때 구름에 휩싸인 천지가 그러했듯 천왕봉도 쉬이 문을 열어 주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지리산은 비오고 바람불고 싸락눈이 내리는 악천후 속에서도 우리를 반겨주었다는 사실입니다. 쉬운 일이 아니겠지요. 지리산이 우리를 환영해 주었다는 의미 해석은 충분했다고 봅니다.

 

천왕봉 정상석에서 아내랑 인증샷 중산리 탐방지원센터에서 7시 30분에 출발하여 12시 40분에 도착했음. 총 소요시간 5시간 10분. 이 시간 중에는 로터리대피소와 법계사에서 50분 정도를 포함한 시간입니다. 안내도에는 5시간 30분 예정인데 이 정도면 아직 쓸만하지 않습니까?

 

지리산 탐방로 및 코스길이 시간안내 입간판 지리산 전부를 잘 나타내 주고 있습니다. 이 안내도만 있으면 지리산 웬만한 코스는 대충 다 알고 계획을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강력 추천 합니다.

 

유암폭포 장터목에서 내려오는 길에 비로 인하여 거의 사진을 찍지 못하였다. 아무리 비가 내려도 성난 맹수같이 덤벼드는 저 폭포수를 어이 그냥 갈 수 있단 말인가? 내친 김에 사진 두어장 찍고 3분 정도 쉬었다 갔다.

 

천왕봉에서 장터목대피소를 향하여 출발기점인 중산리로 내려왔습니다. 천왕봉에서 13시 경에 출발하여 중산리 탐방안내소에 오후 5시 20분에 도착하였습니다. 하산에 소요된 시간은 4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정리하면 중산리에서 천왕봉까지  거리 5.4Km. 소요시간 5시간 10분

하산길에 걸린 시간 천왕봉에서 장터목을 거쳐 중산리까지 7Km. 소요시간 4시간

총 등반 시간 9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사전에 준비한 자료가 제시한 시간과 거의 정확하게 맞아졌습니다.

슬로우늘보 산행을 하는 내가 거친 지리산을 가감없이 정확하게 기술하였으니 다른 산행인들은 개인차가 있겠습니다만 저보다 1~2시간 이상은 빠르게 진행이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하산길은 비가 많이 내려 사진을 거의 못 찍었습니다. 이번 산행 시에는 지리산의 들꽃, 나무들을 많이 찍을려고 했었는데 좀은 아쉽습니다. 지리산이 다음에 또 방문하라는 무언의 계시를 내린 줄 알고 또 찾아 오도록 하겠습니다.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 안치환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
삼대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니, 아무나 오시지 마시고

노고단 구름바다에 빠지려면 원추리 꽃무리에 흑심을 품지 않는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행여 반야봉 저녁노을을 품으려면 여인의 둔부를 스치는
유장한 바람으로 오고
피아골의 단풍을 만나려면, 먼저 온몸이 달아 오른 절정으로 오시라

불일폭포의 물 방망이를 맞으려면, 벌 받는 아이처럼 등짝 시퍼렇게 오고
벽소령의 눈 시린 달빛을 받으려면, 뼈마저 부스러지는 회한으로 오시라


그래도 지리산에 오려거든 세석평전의 철쭉꽃 길을 따라
온몸 불사르는 혁명의 이름으로 온몸 불사르는 혁명의 이름으로 오시라

최후의 처녀림 칠선 계곡에는 아무 죄도 없는 나무꾼으로만 오시라
아무 죄도 없는 나무꾼으로만 오시라

진실로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섬진강 푸른 산 그림자 속으로
백사장의 모래알처럼 모래알처럼 겸허하게 오고

연하봉의 벼랑과 고사목을 보려면 툭하면 자살을 꿈꾸는 이만
반성하러 오시라. 반성하러 오시라.

( 그러나 굳이 지리산에 오고 싶다면 언제 어느 곳이든 아무렇게나 오시라
그대는 나날이 변덕스럽지만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 마음이니
언제나 첫 마음이니 )

행여 견딜만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
행여 견딜만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

                                                                                                              가사 출처 :
Daum뮤직

 

출처 : 슬로우로드
글쓴이 : 박선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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