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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부엉이
■ 언제 : 2021. 11. 13.(토)
■ 누구랑 : 혼자
요녀석 찾느라고 오늘 애 좀 먹었다.
있던 자리에 없어 한참을 찾았다.
'붱~'하는 울음소리를 듣고 부근에 있는 줄 알았다만
어디에 있는지 당최 눈에 띄지 않는다.
잿빛 나무와 누른 바위에 붙어 있으면 보호색을 띄고 있어 좀체 발견하기 어렵다.
말똥가리가 심심찮게 놀아줘 지겨움을 감출 수 있었다만
이 녀석만 찾으려 했다면 진즉 지쳐 포기했지 싶다. 억지로 찾았다.
찾고 보면 그리 어려운 곳도 아닌데 이 녀석은 눈에 띄기까지가 힘든다.
실컷 찾아봐야 별 재미도 없다.
이 녀석은 내가 늘 말하지만 망부석이나 다름 없다.
움직이는 모습을 보자면 해질녘까지 기다려야 한다.
오늘은 일부러 오후 늦게 갔다.
해질녘까지 기다렸다가 욘석이 나는 장면을 촬영할 목적으로~
빠르면 4시 전후로 꿈틀거리기도 하는데
오늘은 지쳤는지 기척이 없다.
한다는 짓이 겨우 몇 시간만에 긴하품만 한 번씩 늘어지게 한다.
그게 다다.
해가 저문다.
감도는 최대치를 웃돈다.
찍어봐야 헛일이다.
프레임 속에 나타난 피사체가 자글자글하다.
결국 녀석보다 내가 먼저 지친다.
삼각대를 접었다.
멀지 않은 곳에 있으니 수시 방문해 운 좋은 날엔 멋진 장면을 연출할 때도 있으리라.
분명 그때도 있을 터 고이 물러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