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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산

명봉산-칠곡 주민의 건강 지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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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봉산(401.7m)

 

▣ 일자 : 2012. 5. 19.(토) 

치 : 대구광역시 북구 관음동 / 경북 칠곡군 지천면

 

명봉산은 칠곡 양지마을(대구시 북구 관음동)의 뒷쪽에 자리한 해발 401.7m의 산이며 옛날 큰일이 있을 때 봉화를 밝힌 산이라는 뜻에서

그 이름이 유래하였다고 한다.

 

 

 

   오늘은 늘 곁에서 함께하던 아내를 두고 홀로 산행길에 나섰다. 지독한 감기 탓에 지리산 바래봉 철쭉 산행을 계획하였다가 취소하고 아내는 병원으로 나는 명봉산으로 방향을 잡았다. 아내 없이 먼 길 가기도 그렇고 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가끔 가던 명봉산을 택했다. 늘 함께하던 사람이 곁에 없으니 있을 땐 몰랐는데 홀로 가보니 옆구리가 허전하다. 챙겨 주는 사람이 없으니 배낭 속에 먹을거리도 귀찮아 꺼내 먹지도 않고 명봉산 너머 동명으로 빠져나오는 4~5시간가량의 산행을 하면서 물과 오이 반 토막만 먹었다. 점심으로 준비해 갔던 김밥 두 줄은 결국 집에 와서 처리했다.


명봉산은 명실공히 칠곡 주민이 애용하는 건강 지킴산이다.

칠곡 주민이 건강을 지키기 위하여 가장 많이 애용하는 첫 번째 산은 운암지 수변공원을 끼고 도는 함지산이고, 그 다음으로 명봉산이라고 보면 된다.

칠곡 나들목으로 들어가는 오른쪽 방향 1km 지점에 명봉산으로 향하는 초입이 있고, 양지마을에서 올라가기도 한다.

 정상까지 4Km쯤 되니 대략 3시간 정도면 왕복 산행이 충분하고, 긴 오르막이 크게 없고 대체로 평이한 산길이 이어지며 중간마다 간이 체육시설 및 휴게시설이 잘 조성되어 있어 쉬었다가 가기도 좋다. 

물론 정상에 있는 헬기장 너머로 가면 취향에 따라 산행 시간을 더 늘릴 수 있고 정상 너머 능선 길은 오르막 코스가 거의 없어 충분히 망중한을 느끼며 걸을 수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정상 너머 고갯길은 이정표가 전혀 없고, 숲으로 뒤덮여 초행인 사람들은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점이다.


 명봉산은 전형적인 육산으로 산세가 평이하여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마치 산책하듯 숲 속을 오가며 노닐다 오면 된다.

시간이 여의치 않고 일상이 지루할 때 칠곡 지역 주민은 가벼운 마음으로 이 산을 찾는다. 차량을 이용해 멀리 가지 않아 좋고, 가다가 길이 막혀 숨이 답답하지 않아 좋으니 우리 곁에 언제든지 함께 할 수 있는 명봉산은 주민의 편안한 쉼터요 건강을 지켜주는 최적의 주민 자연건강센터가 아닐까 한다.


 명봉산은 MTB 동호회 혹은 마니아들이 명봉산 정상까지 자전거로 오르내리는 코스이다 보니 별 어려움 없이 편하게 산행할 수 있다고 보면 된다.

나도 MTV가 있다마는 요즘은 장기 휴면상태로 자리만 차지하고 있다. 등산을 주로 하다 보니 MTV를 가까이할 여력이 없다.

힘에 부치기도 하지만 걸어 다녀 보니 걷는 것만큼의 더 이상 또 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하겠다. 명봉산도 빨래판 도로도 MTV로 다녀봤지만 내게는 힘겹기만 하다. 그저 아무 생각 없이 걷는 것이 최상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명봉산은 몇 해 전 재해 때문에 크나큰 수난을 당한 적이 있다. 산불 때문에 많은 수목이 불에 타 고사하고 아직도 그 잔해는 곳곳에 남아있다. 천재는 아닐 테고 인재였음이 명약관화하니 그 아쉬움과 안타까운 마음은 더욱 크게 다가온다.

우리의 소중한 자원은 우리가 가꾸고 잘 보존하여야 그 혜택이 우리에게 돌아옴을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이번 명봉산 산행은 묵시적으로나마 산을 좋아하는 만큼 산을 아끼고 보호하는 마음이 선행되어야 함을 가르쳐 준다.

 

 

 

 

 

명봉산 정상석

 

 

명봉산 해원사(우리 집에서 도보로 약 30분 거리)

 

 

해원사 뜰에는 각종 야생화와 절 꽃들이 많았다. 주변을 가꾸던 거사님께 모르는 꽃이름을 물으니 인자하게 가르쳐 주신다. 해원사에서 찍은 꽃은 야생화 코너로 모두 옮겼다. 

 

 

해원사에서 명봉산 초입으로 가는 길은 철책으로 막혀있어 절에서 나가 왼쪽으로 몇 백미터 내려가면 초입으로 가는 중앙고속도로 굴다리가 나온다.

 

현곡지와 명봉산 가는 삼거리. 

 

삼거리에서 10분쯤 오르면 첫번째 휴게시설이 나온다.

 

오른쪽 양지마을로 빠지지 말고 곧장 명봉산 방향으로 간다. 양지마을에서 오면 오른쪽으로 올라 와 명봉산으로 가면 되죠.

 

첫번째 휴게공간에서 약 15분 거리에 두번째 휴게공간이 있다.

 

두번째 휴게공간에서 명봉까지 2.4키로

 

숲으로 덮인 걷기 좋은 길이 계속 이어진다.

 

정상인 헬기장으로 오르기 전에 세번째로 쉬어가는 곳이 있다. 여기서 정상인 헬기장까지는 마지막 오르막 길이며 10분쯤 올라가면 된다.   

 

몇 년 전 산불로 인해 타버린 고사목

 

정상 헬기장. 오른쪽 하단에 명봉산의 규모와 잘 어울리는 앙증맞은 정상석이 있다. 여기서 대부분왔던 길로 다시 되돌아 가지만 헬기장 너머로 이어지는 길로 가보지 않은 사람들은 한번 가봄직하다. 지금까지 왔던 길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갈 수 있으며, 많은 산객들이 드나들다 보면 관할구청에서 동명이나 또 다른 길로 빠지는 곳에 이정표를 세울 수도 있다. 헬기장 너머 가는 길은 이정표가 없으니 초행인 분들은 이 점을 유념하시도록.

 

 

헬기장 너머 내리막 길로 5분쯤 내려가니 전에 없던 비닐 움막이 있다. 안에는 장판도 깔려있고 여러사람들이 충분히 쉬어 갈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영감님 다섯분이 가까이 오시더니 하시는 말씀이 '요즘은 조용한 모양이네. 늘 떠들고 난리법석을 부리더니...' 지각없는 사람들이 여기서 술판을 벌이고 지나가는 산객들의 시선을 다소 찌뿌리게 한 모양이다.

 

헐벗은 이 나무들은 불에 타 모두 죽어있다. 그래도 죽은 채 쓰러지지 않고 꽤 오래 버티고 있다. 살아있었다면 천년만년 버티고 있었을 걸 아깝다.

 

죽어있는 나무들이 안쓰러워 샤터만 계속 눌러댄다. 살아있는 초록 풀빛과 시커먼 고사목이 대비의 극치를 이루고 있지 않나요.

 

이산 저산 불에 타버린 상흔이 아직 그대로 남아있다.

 

선명하게 드러나는 저 산길로 MTV로 질주하던 때도 있었는데 이젠 이 두발이 차바퀴며 자전거 바퀴를 대신한다. 벌거벗은 저 산들은 언제 제모습을 찾을런지 볼 때마다 안타깝다.

 

정상에서 20여분 내려 오면 쉬어갈 수 있는 암석지대가 나온다. 돌 무더기에 걸터앉으면 시원한 바람이 산객의 무거운 발걸음과 피로를 풀어준다.

 

 

 

 

가다보면 동명시내가 한 눈에 들어온다.

 

농장의 철책때문에 동명쪽으로는 길이 연결이 안되고 봉암동쪽으로 하산해야 된다. 농장 철책길을 쭉 따라 걸어내려 간다. 

 

온 천지가 불에 타 죽은 나무들로 꽉 차있다.

 

불에 타 죽어버린 나무가 억울한지 산객의 길을 막아 서러움을 시위한다.

 

 

때죽나무도 찌고 백선도 찍고 아카시아 향기도 담고 땅비싸리도 함께하며 지겨운 줄 모르고 혼자서 자연에 흠뻑 취한다. 드문드문 산우를 만나기도 하지만 거의 대부분 혼자 이 산을 누비고 다녔다. 여기서 찍은 야생화는 야생화 코너로 옮겨 담아 놓았다. 

 

여기는 고사목의 상태가 더 심각하다. 분노한 마음이 산객의 발걸음을 막으며 산객에게 무언가 하소연을 하는 듯하다..

 

누군가 정성스럽게 쌓아 올린 돌탑 무더기가 불에 탄 나무들의 분노를 달래주고 있다. 여기서 조금 더 내려가면 오른쪽으로 시멘트 포장길이 나오고, 똑 바로 가면 공동묘지를 조성해 놓은 곳이 나온다. 그곳으로 가지말고 왼쪽 내리막길로 이어지는 길로 쭉 따라 내려가면 봉암동 버스정류소가 나온다. 동명에서 칠곡으로 가는 국도변이다. 여기서 버스를 타고 귀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