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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동물

또 마천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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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천산과의 승부

 

 

■ 언제 : 2024. 06. 03.(월) 

■ 어디 : 하빈면 - 마천산

■ 누구랑 : 혼자
■ 탐조 내용 : 황조롱이, 되지빠귀, 족제비, 큰오색딱다구리, 큰유리새

 

 

올해 마천산 탐조는 오늘로 이별하기 위해 승부를 걸었다.

흰눈썹황금새는 눈에 띄는 곳에 있지 않아 둥지를 찾긴 힘들 것 같았지만

그래도 그냥 맥없이 물러서긴 지금까지 투자한 시간이 너무 아깝다.

 

오늘 보니 흰눈썹황금새는 소리도 잘 들리지 않는다.

간간이 들리긴 해도 숲 깊숙한 곳에서 들린다.

포기해야 할 것 같다. 

 

 

 

오늘도 하빈부터 갔다. 역시 붉은배새매도 꾀꼬리도 파랑새도 보이지 않는다. 도대체 어떻게 된거지... 멀리 전봇대에 앉아 있는 황조롱이 한 마리가 보여 살금살금 다가가 이 녀석이라도 담아 본다.

 

 

족제비/ 하빈은 차량으로 한 바퀴 휙 돌아보고 다시 마천산으로 왔다. 죽치고 있어 볼 참이다. 아예 간이용 의자까지 들고 다니며 산속을 누비고 다녔다. 새가 있을 만한 곳이면 눌러 앉아 관찰할 작정이다. 주 관찰지 숲에서 뭔가 바스락거린다. 족제비다. 하도 헛발만 짚고 다니니 족제비가 나와서 날 반긴다. 고녀석 그래도 인물 참하네.

 

야생에서 너구리는 봤어도 족제비를 실물로 본 건 처음이다. 그래도 얼굴을 내밀어 인물을 촬영할 수 있어 다행이다. 짜슥 고맙다.

 

 

그런데 한동안 보이지 않던 큰유리새가 갑자기 나타났다. 족제비가 나타났던 숲 위 나뭇가지에 먹이를 물고 앉았다. "됐다" 드디어 오늘 뭔가 한 건 했다. 쾌재를 불렀다. 먹이를 문 녀석이 족제비가 나타났던 숲 근처로 내려 앉는다. 새끼한테 먹이를 주는지 금방 날아가지도 않았다. "저기다" 드디어 찾았다. 녀석이 날아간 후 난 의자에 앉아 아에 죽치고 앉았다. 녀석이 다시 먹이를 물고 날아오는지 지켜볼 작정이다. 그런데 한참을 기다려도 소식이 없다. 함흥차사다. 이런 상황이라면 둥지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둥지를 찾아 가봤다. 둥지처럼 보이는 곳이 몇 군데 있었지만 거긴 둥지가 아니었다. 어떻게 된 거지... 그렇다면 녀석이 했던 행동은 무엇이란 말인가? 교란~! 날 놀린 셈인가? 그~참 어째 쉽게 둥지 하나 얻어 걸리는가 했더니 역시나다. 더 골짝으로 올라가 확인을 했어도 둥지처럼 보이는 곳은 많았어도 둥지는 찾기 어려웠다. 에이 앞으로 난 둥지는 찾지 않을란다. 그저 있는 둥지나 보고 말아야겠다.

 

수색하는 도중에 쇠딱다구리, 큰오색딱다구리 같은 얘들은 수시로 만난다. 다른 잡새들도 있었지만 상대할 기분이 아니다.

 

 

너는 도대체 어떻게 된 녀석이기에 그렇게도 예민하니? 더 골짝으로 가도 이런 너의 모습만 또 보고 마는구나. 내 운은 그게 다인 모양이다. 짜슥 치사하기는...

 

내친 김에 한 번도 올라가지 않았던 산꼭대기까지 올라갔다. 아무도 없고 내 숨소리만 거칠어진다. 이 정도 지극정성이면 뭣이라도 나타나 날 반겨줄 만도 한데 어찌된 영문인지 새소리도 잘 들리지 않는다. 보이는 게 박새, 어쩌다 딱다구리 에이 이젠 여기 올 일 없다. 오늘 승부로 난 졌다. 내년을 기약해야겠다.

 

그런데 그런데 큰유리새와 동박새가 자꾸 거슬린다. 이 녀석들이 또 날 부르지 싶다. 유혹을 당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것이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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