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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동물

까막딱따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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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막딱따구리, 올해도 아슬아슬

그래도 보긴 봤다.

 

 

■ 언제 : 2023. 05. 31.(수) ~ 06. 01.(목) / 1박 2일
■ 탐조지와 탐조 내용

   1일 차 : 가평 - 까막딱따구리 육추 장면, 노랑할미새 유조

               시흥 - 참매 육추 장면 촬영, 관곡지를 다녀봤으나 새가 없음(개개비 소리만 듣고 쇠물닭만 촬영)

               오이도로 이동(오이도에서 1박)

   2일차 : 식전 오이도 탐조 - 검은머리갈매기 촬영, 괭이갈매기 미수에 그친 짝짓기 장면 촬영

               신진도와 마도로 이동 - 여기도 새가 없다.(바다직박구리만 찍음)

               태안 모처로 이동 - 쇠제비갈매기와 메추라기도요, 붉은갯도요, 흰물떼새 등 다양하게 촬영

              서산 간월도와 궁리항 그리고 남당항까지 갯벌 탐조를 했으나 여기도 새가 없다.
■ 누구랑 : 대구 지인 한 분, 마산 지인 한 분, 부산 지인 부부(모두 5명)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고 하더라만

난, 어째 하는 짓이 는적거리다 호시절 다 간다.

이렇게 갈 것 같았으면 그 귀한 긴점박이올빼미도 쉽게 보고

까막딱따구리도 보는 양수겹장을 두는 건데 늘 한 박자 늦다.

 

여기 가평은 내겐 '5분 전'으로 각인되어 있는 곳이다.

작년의 악몽이 쉬 가시지 않는다.

마지막 남은 까막딱따구리 유조 한 마리가

안타깝게도 5분 전에 이소해 그 먼 길을 허탕치고 만 것이다.

아침밥 걸러가며 별보고 달려갔건만 별은 계곡에 흐르는 물에 휩쓸려 가고 없었다.

 

하마터면 이번에도 허탕을 칠 뻔했다.

새벽 7시에 출발한다고 부산과 마산 지인과 일찍이 약정을 해 두었던 터다.

 

만약 그 시간에 갔더라면 이번에도 늦을 뻔했다.

오늘 찍은 이 장면들도 아슬아슬 했을 거다.

함께한 대구 지인이 현장 상황을 듣고 오늘 7시에 출발하면 늦다고 해

하루 전에 가기는 그렇고 최대한 시간을 앞당겨 새벽 4시에 출발했다.

힘이 들더라도 작년 같은 상황을 되풀이할 순 없는 노릇이다.

 

부산 부부는 처음 약정한 시간에 출발해 현장에서 만나기로 했고

마산 지인은 우리 대구팀보다 더 일찍 서둘러 4시에 대구에서 만나기로 했다.

우리보다 늦게 출발한다던 부산 부부는 잠이 오지 않아

새벽 2시에 길을 나섰단다.

오면서 휴게소에서 두 번이나 잠을 자고 느긋하게 오셨단다.

나도 그렇지만 참 모두들 대단하다. 대단해~

 

우리는 8시 30분쯤 도착했다.

현장에는 벌써 20여 분이나 있었고 일시에 울려퍼지는 요란한 셔터 소리가

고즈넉한 산사의 아침을 깨운다.

무겁고 장엄한 범종의 울림은 간 곳 없다.

 

그래도 오늘따라 셔터음이 아름답게 들리는 건 뭔 이유일까?

셔터음이 들린다는 건 아직 녀석이 있다는 소리다.

범종보다 까막딱따구리 소리보다 기계음이 더 반가운 이유는 여기 있다.

 

현장에선 서로 잘 알고 지내는 지인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도움을 주신 분들께 그 고마움을 지면으로나마 대신한다.

 

유조는 세 마리인데 한 마리는 이미 이소했다.

그 사실은 이미 알고왔다.

남은 두 마리 중 한 마리도 이소가 임박한지 몸뚱아리가 둥지밖으로 거의 다 나왔다.

금방이라도 뛰어내릴 기세다.

 

일찍 서둘러 와서 다행이다.

촬영 중 조마조마했던 두 번째 유조도 이소했고 마지막 남은 한 마리가 뒤이어 고개를 내민다.

여기 얘들은 차례대로 머리를 내민다.

한 마리가 이소하면 다음 녀석이 머리를 내밀고 또 한 녀석이 이소하면 그 다음 녀석이 머리를 내민다.

첫째는 못 봤지만 어쨌든 둘째와 막내 얼굴은 봤다.

 

작년 경우를 비추어 보건대 이만하면 할배다.

작년에는 5분 전에 모두 이소하고 다 떠나고 없지 않았던가.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보자고 염원하니 언젠가는 보게 된다.

 

아직 못 본 다른 종도 끝없이 염원하면 언젠가 보게 되리라.

느긋하게 그 때를  기다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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