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강가를 덮은 진상들과 가을을 알리는 산국 그리고 나팔꽃
■ 언제 ; 2016. 10. 23.(일)
■ 어디로 : 금호서한이다음 금호강변을 거닐며 본 가을 진상
■ 누구랑 : 아내랑
흔적
가을이 깊이 왔는 데 그냥 갈려나.
감기 기운이 더욱 심해져 병원에 갔다 집으로 오는 길에
그냥 갈까 하다가 금호강변의 가을이 어느 만큼 익었나 싶어 나들이 삼아 가 보았다.
좀은 을씨년스러운 날씨라 강변에 부는 바람이 차가움으로 다가오는가 싶더니
옆에서 함께 걷던 아내가 바람이 찬 듯 이내 모자를 덮어 쓴다.
강 어귀의 드 넓은 빈터는 빈정 상한 날씨와 걸맞게 도깨비바늘과 큰도꼬마리가 점령을 하고 있다.
게다가 쓰레기풀이라고 하는 만수국아재비와 미국쑥부쟁이까지 가세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로 환경 파괴의 주범들이 오랑캐처럼 쑥대밭을 이루고 있는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강기슭은 또 다른 위해 식물로 꽉 차 있다.
가시박이란 녀석이 버드나무를 휘감고 있는가 하면 바닥은 아예 녹색 카펫을 깔아 놓은 듯 도배를 하고 있다.
온전한 건 금호강자전거도로 밖에 없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달리는 자전거족들은 이런 광경을 아는 지 모르는 지 빠르게 지나가 버린다.
이 녀석들을 도대체 어찌해야 할 지 답이 나오지 않는다.
가장 좋은 건 관할청에서 지역 주민의 건강한 생활 터전 조성을 위해 강변 공원을 조성해 주었으면 좋으련만
언제 될 지 기약이 없다. 언젠가 그리했으면 좋겠다.
오늘은 지천역 방향으로 갔다.
물론 나는 지난번 왔을 때 혼자 가 본 적이 있다만, 아내는 이 길을 따라오다 말았던 곳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팔달교 방향보다 이 길이 더 좋다.
팔달교 방향에는 없던 연분홍빛 꼬리조팝나무가 줄지어 서 있었는가 하면,
갖가지 색상의 나팔꽃이 지천에 늘어져 있던 길이어서 더 그랬다.
물론 오늘은 꼬리조팝의 예쁜 분홍빛이 모두 시든 채 시커머죽죽한 씨를 맺고 있었지만,
대신 그 뒤로 산국의 노란 물결이 다소 찬바람이 부는 강바람에도 아랑곳 없이 짙은 가을 향을 내뿜고 있었다.
강 위쪽 크고 넓은 빈터에 큰도꼬마리, 도깨비바늘, 만수국아재비가 점령했다면
강기슭은 가시박이 마치 자기가 주인공인냥 주름잡고 있다.
크게 이쁘지도 않은 별 모양을 한 꽃이 피고 지고 피고 지고를 되풀이 하면서
언제 사그라들지 모를 정도로 기세등등하다.
아마, 금호강가를 주름잡는 위해식물로는 서열 1,2위를 다툴 정도로 그 세력 또한 우세했다.
그러고 보니 금호강가는 위해식물 집단 조성지와 다름없다.
한시 바삐 저 녀석들을 갈아 엎고 인근 주민을 위한,
아니 더 나아가 대구 금호강가의 명물 단지로 조성했으면 좋겠다.
넓은 터 있겠다. 물 있겠다. 아파트 대단지 들어섰겠다.
이참에 사수동 금호강가를 명품 공원으로 조성함이 어떨란지...
생각보다 바람이 차다.
감기가 잘 낫지 않아 병원에서 주사까지 맞고 온 터라 너무 오래 머물자니 다소 염려가 된다.
이러다 또 더 큰 고생이나 하지 않을까 싶은 지 아내가 빨리 들어가자고 부추긴다.
실은 나도 염려가 되긴 했다.
병원에서 바로 집으로 갈까 하다가 강바람을 쐬러 왔기에 오래 머물고 싶은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다.
하지만 온통 위해식물 투성이인 곳이라도
강바람에 살랑대는 갈대와 노란 산국이 떼를 지어 자라는지라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자꾸만 걷고 또 걸었다.
게다가 형형색색의 이쁜 나팔꽃도 함께 현혹시키니 내 의지와는 전혀 상관 없이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
이럴 땐 옆에 있는 아내가 약이다.
빨리 들어가잔다.
맞다. 강바람에 젖은 가을 낭만도 좋지만 마냥 분위기에 취해 있을 때 만은 아니다.
옷깃을 추스리고 왔던 길을 되돌아
아내는 집으로
난 사우나로 직행했다.
따뜻한 물에 몸 담그고 들어 앉으니 뜨끈하고 좋다.
감기 따윈 걱정 없을 것 같다.
가시박
갈퀴나물
개망초
기생초
나팔꽃
남천
도깨비바늘
만수국아재비(일명 쓰레기풀)
미국쑥부쟁이
산국
애기똥풀
왕고들빼기
익모초
큰도꼬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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