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금호강

낙원에서 동토로 

 

 

■ 언제 : 2024. 01. 22.(월)
■ 어디 : 00산 & 경산 금호강

■ 누구랑 : 혼자
■ 탐조 내용 : 검은머리방울새, 양진이, 멋쟁이새, 쇠박새, 오목눈이, 새매, 황새 등

 

 

 

오전 반 나절은 하얀 눈이 덮인 낙원에서

오후 반 나절은 심심하면 가는 강가에서

 

양진이와 멋쟁이새 그리고 백설기 같은 하얀 눈

혼자 걷고 혼자 보고 혼자 즐긴 꿈만 같았던 처녀림

 

그랬던 오전이 오후와는 천양지차

차가운 기온과 매서운 강바람

기다리는 새는 오지 않고 찬바람만 서럽게 맞는다.

 

산은 숲이 있어 그런지 그렇게 춥지 않더만

강가는 완전히 다르다.

바람이 맹폭을 가한다.

 

새는 언제 올 지 올 기미도 없고

오늘은 내가 이 녀석을 상대하지 않고 외면하련다.

 

그래도 그냥 가긴 뭔가 찝찝

황새라도 보고 가야 할 것 같다.

딱 한 번 갔었지만 그때는 멀어 인증샷만 날렸고

오늘은 제대로 보고 가야할 것 같다.

여기까지 왔으니 밥값은 해야 하지 않것나.

 

건너편 멀리 보인다.

인증샷만 날리고 건너편으로 갔다.

 

황새를 모니터링하는 여학생 한 명이 그 추운 강가에서

옷도 따뜻하게 입은 것 같지도 않더만 강둑에 앉아

홀로 필드스코프로 황새를 찾으며 기다리고 있다.

얼굴이 추위에 얼어 빠알갛게 달아올랐더만 춥지 않느냐고 하니까 괜찮단다.

 

해질 무렵 다행히 황새가 우리가 있는 곳으로 날아왔다.

거리가 멀었지만 보이는 만큼 대충찍고 날씨가 너무 추워 나는 물러섰다.

그 여학생은 더 관찰하고 해가 지면 간단다.

 

학생 옆에 자전거 한 대가 누워있다.

아마 그 학생이 임자인가 보다.

날씨도 추운데 자전거를 타고 어떻게 가려고

어휴! 보는 내가 더 춥다.

 

열정이 추위를 이기는가 보다.

 

 

 

새매/ 느닷없이 머리 위를 날기에 그냥 그대로 사정없이 잡았다.

 

 

황새/ 내 사는 근교에 황새라 그것도 가락지가 없는 자생 황새, 어디 출생인지 어디서 왔는지 잘 알 순 없지만 우리나라에서 멸종된 황새가 복원 후 여기저기 나타난다는 것은 단연 고무적이라 봐야한다. 우리나라에서 복원된 황새와 중국이나 일본에서 날아온 황새가 어울려 자연스런 번식이 일어난다면 유전학적으로 이보다 더 좋은 상황은 없다. 우리 따오기는 걱정이다. 어디 다른 나라에서 날아오는 따오기는 없고 모두 근친인 상태에서 번식이 이루어지니 종래 어떤 상황이 도래할지 자못 의심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