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머리방울새/양진이/멋쟁이새
●●산에서 본 새들 모음
■ 언제 : 2024. 01. 22.(월)
■ 어디 : 00산 & 경산 금호강
■ 누구랑 : 혼자
■ 탐조 내용 : 검은머리방울새, 양진이, 멋쟁이새, 쇠박새, 오목눈이 등
며칠 전 내린 눈으로 산길이 미끄러울 것 같아
경산으로 가려다 위험하면 돌아설 생각으로 그냥 달려갔다.
눈이 녹아 얼어 붙은 길을 무식하게 가다가 식겁한 적이 있어 겁도났지만
웬만하면 돌아설 생각이었다.
생각보다 목적지까지는 길이 좋았다.
갈 수 있는 곳까지 차로 이동하면서 상황 파악을 한 후
별 다른 게 보이지 않아 목적지로 바로 갔다.
숲길은 눈이 온 뒤라 그런지 사람 발자국 하나 없다.
산이고 그늘진 숲이라 쌓인 눈이 그대로 숲을 덮고 있었다.
마치 처녀림을 홀로 가장 먼저 걷는 것처럼 묘한 희열감이
뽀드득 뽀드득 으깨지는 눈 밟히는 소리와 하모니를 이룬다.
뒤돌아 보면 내 발자국
앞서 보면 먼저 간 고라니 흔적
산새가 지저귀는 하얀 눈밭에 빠알간 양진이
올 겨울 처음 본 멋스러움의 대명사 멋쟁이새
이 모두가 나만을 반긴다.
여긴 오늘 내겐 낙원이다.
오늘 나는 축복 받은 귀인
오길 잘했다.
여기가면 늘 보는 검은머리방울새, 여긴 물오리나무가 많아 얘들은 주로 물오리나무의 열매와 씨앗을 빼 먹는다. 일본잎갈나무에서도 먹이 활동을 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일본잎갈나무의 자그마한 열매에 맺힌 씨앗을 즐겨 먹는다. 귀염둥이 녀석들이다.
멋쟁이새 암컷/ 여기선 닭 쫓던 개 마냥 보기만 두 번 보고 두 번 다 놓친 기억밖에 없는데 오늘은 용케도 만났다. 숲이 우거지고 역광 방향에 있어 촬영하기 쉽지 않았지만 어쨌든 봤다는 것으로 대만족이다.
멋쟁이새 수컷/ 암.수 모두 보는 행운을 함께 누리다니 오늘 여기 오길 참 잘했다. 지난 번 부산 지인과 함께 왔을 땐 지인은 찍고 난 사진기를 들지도 못해 내심 부러웠는데 오늘 그 기분 일시에 다 날렸다.
여기서 못 본 멋쟁이새를 포천국립수목원에서 겨우 찾아 찍었는데 포천이 아닌 내 사는 근교에서 이렇게 이 녀석을 만날 수 있다는 건 큰 복이다. 그걸 증명하듯 여기서 내 손으로 얘를 찾아 꼭 찍고 싶었다.
양진이/ 올 겨울 양진이는 자주 본다. 처음 봤는데 한 번 보기 시작하니 자꾸 눈에 띈다. 여기서만 해도 벌써 여러번 봤다. 함께 와도 못 본 사람도 있는데 내 눈엔 잘 띄는 편이다.
아무도 오지 않은 하얀 눈덮인 곳,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담겨져 더욱 좋다. 하얀눈과 빨간 양진이의 조합은 환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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