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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동물

검은댕기해오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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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너도 나한테 걸리고 말았구나.

 

■ 언제 : 2021. 5. 26.(수)

어디로 : 경북 모처

■ 누구랑 : 혼자

 

 

기대하지 않았던 솔부엉이와의 조우를 뒤로하고 기분 좋게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가는 길엔 제법 큰 연꽃 저수지가 있다.

 

오늘 이 저수지에 가면 해오라기를 볼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조복이 있는 날이라 왠지 볼 것 같았다.

여기도 여러번 왔었지만 늘 허탕치고 빈손으로 갔던 곳이다.

 

수면 위로 연꽃 잎만 무성하고 새는 그림자도 안 보인다.

지금 집으로 가면 차가 덜 막힐 텐데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망설여진다.

또 오기란 쉽지 않다.

또 온다고 본다는 보장도 없고, 요즘은 여기저기 다닐 때가 많다.

 

왔으니 일단 돌아보자.

멀리 수면 위로 떠오른 연잎 주변으로 뭔가 꿈틀거린다.

바람에 나부끼는 연잎인가 싶었으나 해오라기처럼 보인다.

쌍안경으로 확인하니 해오라기가 틀림없다.

저수지 끄트머리에 한 마리가 꿈틀거리고 있다.

 

포수가 꿩사냥 하는 것 마냥 살살 다가갔다.

가깝게 다가갈수록 녀석은 더 멀리 달아난다.

산책 나온 사람들이 더러 다니고 있었지만, 그 사람들한테는 별로 개의치 않더니

녀석이 나만 의식하는 것처럼 보인다.

내가 가까이 갈수록 녀석은 나와 더 멀어진다.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 움직이지 않고 제자리에 서서 녀석을 겨냥한 채 다가오길 기다렸다.

이럴 땐 이것도 나름 방책이다.

작전이 먹혀들었는지 녀석이 나를 의식하지 않고 가깝게 조금 더 가깝게 다가온다.

 

결국 걸려들었다.

왠지 오늘은 만날 수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더니 결국 만나고야 말았다.

 

"짜슥! 내가 널 보러 여기 몇 번 왔다 갔는지 아나?"

'너도 양심은 있늠 놈이구먼~'

 

해오라기는 세 종을 본 셈이다.

여기서 검은댕기해오라기를 봤고, 외연도에서 붉은해오라기와 흰날개해오라기를 봤다.

점점 관록이 쌓여간다.

 

 

 

 

꿩(장끼)은 보너스

 

 

방울새도 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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