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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길잡이

[여행] 한국관광공사 추천 이달의 가볼만한 곳 - 강원 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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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한국관광공사 추천 이달의 가볼만한 곳 - 강원 원주


한국교직원신문 2012-04-09



향긋한 나물 · 따뜻한 인심… 봄기운을 팝니다.

 

 

강원 원주 5일장 봄나들이 

봄의 초입. 꽃샘추위의 기세가 매섭지만, 4월이 되면 누가 뭐래도 봄의 한가운데다. 봄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는 싱그러운 봄의 맛을 만날 수 있다는 것. 쌉싸래하고 여린 봄나물이 그렇고 훈기로 가득한 봄 바다에서 잡아 올린 해산물들이 그렇다. 이런 ‘봄의 산물’들이 그득 모이는 곳이 바로 5일장이다. 따스한 봄볕 아래 좌판마다 풍성한 구경거리도 좋지만, 봄날의 떠들썩한 장터 분위기가 더해져 장구경은 더 신이난다. 내륙의 다른 장터와 달리 동해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싱싱한 해산물까지 더해 유독 이름난 먹을거리가 많고 활력이 넘치는 원주 5일장을 찾아 4월의 봄나들이를 시작해 본다. 


사철 아름다운 치악산

봄기운이 좀 더 가까이 다가온 4월,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원주로 간다. 원주 땅에 다다르니 저만큼 우람한 치악산이 보인다. 4월이지만 치악산은 아직 겨울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모습니다. (사진▶)군데 남아 있는 희끗희끗한 춘설이 봄 속의 겨울을 보여주고 있다. 치악산은 사계절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진산이다. ‘치가 떨리고 악이 받친다’는 이 산은 계절마다 독특한 옷을 갈아입고 등산객을 기다린다. 고즈넉한 숲길을 따라 이어지는 골짜기는 태고 적 모습 그대로다. 정상인 비로봉(해발 1,288m)을 위시해 남대봉(1,181m), 향로봉(1,043m) 등 1천 미터 이상의 산들이 오누이처럼 사이좋게 어깨를 맞대고 있고 구룡계곡, 부곡계곡, 금대계곡 등 태고의 멋을 간직한 계곡과 신선대, 구룡소, 세렴폭포 등은 계절마다 색다른 풍치를 선사한다. 매표소에서 10분 정도 올라가면 나타나는 구룡사(사진◀)신라 문무왕 8년(668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한 절이다.

등산 코스도 여러 갈래다. 구룡 매표소에서 구룡사를 거쳐 세렴폭포-사다리병창-비로봉(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가장 고전적인 루트. 그만큼 사람들이 많이 몰린다. 조용한 산행을 즐기려면 부곡통제소를 기점으로 하는 곧은치골(4.1km)과 금대계곡-영원사-상원사(5.2㎞)로 이어지는 코스가 좋지만 이 또한 만만치 않다. 금대리에서 시작하는 금대계곡(일명 영원골, 판부면 금대리)은 영원사를 지나면서 가팔라진다. 금대리에서 영원사까지는 2.3㎞, 어른걸음으로 40분이면 충분하다. 영원사는 신라 문무왕 16년(676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절로 뒤쪽 산등성이에는 임진왜란 때 적을 감시했던 영원산성이 남아 있다. 영원사에서 상원사를 거쳐 남대봉까지는 험준한 산길로 등산 장비를 꼭 갖추고 올라야 한다.

치악산국립공원 산행 문의: 구룡탐방지원센터 (033-732-5231), 금대분소(033-763-5232).


신이 지켜온 숲, 성황림(城隍林)
치악산 동남쪽 신림면 성남리에는 숲 전체가 천연기념물(제93호. 사진◀)지정된 성황림이 있다. 이 신성한 숲은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성황제가 열리는 날에만 들어갈 수 있는데 마을 사람들은 성황림을 마을 수호신을 모시고 매년 음력 4월 8일과 9월 9일에 제를 지내며 보호하고 있다. 원주시는 이 성황림에 관리인을 두고 철저히 보존하고 있는데 태고의 모습을 잃지 않은 숲에는 복자기나무, 소나무, 쪽동백, 버드나무, 고로쇠나무, 젓나무, 왕느릅나무, 들메나무, 졸참나무, 갈참나무 등 키 큰 나무들이 빽빽하다. 하늘을 가린 나무들로 숲은 대낮인데도 어둡다. 면적이 5만㎡에 달하는 성황림 한복판에는 나무로 지은 성황당이 신비스러운 기운을 내뿜고 있다. 성황당 옆에는 커다란 전나무와 음나무가 서 있는데 음나무가 여성을, 전나무는 남성을 상징하며 하늘과 땅을 이어 주는 사다리 구실을 한다고 한다. 성황림은 제1회 ‘마을 숲 이야기 경진대회’에서 버금상에 뽑히기도 했다.


100년 역사의 용수막성당
성황림이 있는 성남리 마을에서 신림면사무소를 지나 제천 방면으로 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종탑이 보이는데 106년 역사를 간직한 용수막성당(사진 ▶)이다. 횡성의 풍수원성당과 원주성당에 이어 강원도에서 3번째로 만들어진 성당이다.

성당 건립 직후에는 박해를 피해 숨어들어온 신자들이 3,000여명에 이를 정도로 교세가 컸다고 한다. 한국전쟁 당시 인민군 식량 창고로 쓴 덕에 참화를 면했다. 성당 옆의 붉은 벽돌 건물은 용수막 마을에서 태어나 이 성당에서 세례를 받은 선종완 신부 유물관으로, 선 신부는 구약성서를 한글로 옮긴 한국 근대 천주교사의 큰 인물이다. 유물관에는 선 신부가 번역 작업을 위해 사용한 세계 각국의 성경과 책상, 카메라, 망원경 등이  전시돼 있다.


원주의 옛 절터 답사
남한강과 섬강이 합류하는 부론면에는 두 개의 옛 절터가 남아 있다. 부론면 법천리의 법천사지와 부론면 정산리의 거돈사지가 그것이다. 고려 초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거돈사터에 다다르니 적막이 흐른다. 거돈사는 신라시대에 창건된 사찰로 임진왜란 때 소실되고 말았다. 절터에 남아 있는 불좌대와 금당터, 3층석탑(보물 750호), 원공국사승묘탑비(보물 78호)만이 저 아득한 1000년 역사를 말해줄 뿐이다.

법천사지는 거돈사지와 산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다. 수년째 복원 중인 법천사지는 잘 단장된 거돈사지와는 달리 어수선한 느낌이다. 법천사는 통일신라시대에 창건돼 고려시대에 크게 융성한 절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절도 임진왜란 때 전소되고 말았다. 고려 선종2년(1085년)에 건립된 지광국사현묘탑비(국보 59호)가 남아있고 그 옆에 있던 지광국사현묘탑(국보 101호)는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옮겨졌다. 
또 하나의 절터는 지정면 안창리에 있는 흥법사지다. 절터만 3만3000㎡에 이를 정도로 거찰이었던 흥법사지 또한 옛 영화를 찾을 수 없다. 넓었던 터는 현재 모두 밭으로 변하고 말았는데 삼층석탑(보물 464호)과 진공대사탑비의 귀부 및 이수(보물 463호)만이 외롭게 남아 옛 자취를 더듬어보게 해준다.

흥법사지 인근에는 송강 정철이 관동팔경에서 ‘한수를 돌아드니 섬강이 어드메뇨, 치악이 여긔로다’라며 수려한 경치를 찬탄해마지 않았던 간현계곡이 펼쳐져 있다. 소금산에서 시작된 삼산천이 섬강과 맞닿는 곳으로 수직 절벽과 맑은 계곡물, 하얀 백사장이 길게 이어져 있다. 특히 간현계곡의 암벽타기 체험장은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아찔한 느낌을 준다. 간현계곡은 중앙선 철도가 통과하는 곳으로 서울 청량리역에서 중앙선을 타고 간현역에 내리면 바로 앞에 계곡이 펼쳐져 있다. 

이왕 폐사지 답사에 나섰다면 한 군데 더 들러볼 곳이 있다. 문막농공단지 쪽에 있는 반계리 은행나무(천연기념물 167호·사진◀).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는 나무의 모습이 범상치 않다. 이 은행나무는 나무를 지키는 굵은 흰 뱀이 살고 있다는 전설이 있다.


정이 넘치는 원주 5일장과 특산물
원주는 강원도의 핵심 도시답게 전통시장이 크게 발달돼 있다. 특히 섬강의 지류인 원주천변에는 아침에 반짝 열리는 새벽시장과 원주5일장(2·7일)이 선다. 쌍다리 풍물시장으로 불리는 원주5일장은 언제 가도 사람들로 넘쳐난다. 물품 또한 다양해 농산물에서부터 수산물 공산품들이 시장 골목을 가득 메우고 있다. 원주천을 가로지르는 다리인 원주교를 이곳 사람들은 ‘쌍다리’라 부른다. 원주천 뚝길 아래에 ‘쌍다리풍물시장’이 들어선 것은 1989년의 일이다. 장이 생긴 초기에는 제천 횡성 등지의 상인들이나 농촌 주민들이 장터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소문을 듣고 각지에서 상인들이 모여든다. 오일장을 도는 전문 장꾼들과 한 무더기의 곡식을 가지고 나온 할머니와 아주머니들이 장터 골목에 쭉 늘어앉아 있다. 쌍다리 풍물장은 춘천 약사시장처럼 노점상 단속으로 생겨났다고 한다. 하루 중 가장 붐비는 때는 오후 4시 무렵으로 저녁 반찬거리를 사러 나온 주부들과 상인들이 뒤엉켜 쾌나 복작댄다. 장터 골목은 물론이고 인도에까지 물품들을 늘어놓고 파는 바람에 지나다니기조차 힘겨울 정도다. 재래시장이 으레 그렇듯이 원주5일장도 온갖 먹을거리가 그득하다. 아침 7시부터 북적이던 장터는 저녁 6시쯤이면 파장하는데 이때를 맞춰 가면 싸게 물건을 살 수 있다.

원주에는 쌍다리 풍물시장을 위시해 중앙시장, 우산시장, 명륜시장, 역전시장 같은 전통장이 잘 형성돼 있어 지역 사람들은 물론 외지인들의 발길이 잦은 편이다. 1950년대까지 5일장으로 그 면모를 보여주었던 중앙시장은 지금은 상설시장으로 탈바꿈했다. 쌍다리 풍물시장에 비해 그 규모가 크지 않지만 오랜 역사를 지닌 토착시장으로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쌍다리풍물시장 건너편의 태장동은 일찍이 옻나무가 많이 자라던 곳으로 유명하다. 옻은 자개장이나 문갑, 장롱, 탁자, 서류함을 만드는데 쓰인다. 이곳에서 나는 옻은 양이나 품질 면에서 으뜸이라고 한다. 수공예로 만들어지는 옻나전칠기는 원주시에서 지역특화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분야이다. 원주시 지정면 신평리와 흥업면 대안리에 옻나무 집단재배단지가 형성돼 있다. 치악산 길목(구룡사 들머리)의 옻칠기공예관(033-732-5726)에 가면 원주산 옻으로 만든 교자상, 소반, 제기용품, 다기세트를 볼 수 있으며 옻을 넣어 만든 건강음료도 맛볼 수 있다. 바로 1km 거리에는 주말 낚시터로 인기가 좋은 구룡저수지와 어린이들의 놀이시설인 치악산 드림랜드가 있어 가족 나들이 코스로 그만이다. 

박경리 선생의 자취를 찾아서

원주 시내 단구동에는 고 박경리 선생의 대하소설 ‘토지’의 무대를 그대로 재현해 놓은 토지문학공원(사진◀)있다. 공원 안에는 선생이 오랫동안 머물렀던 옛집을 원형 그대로 보존해 놓았다. 박경리 선생은 이곳에서 1986년부터 1998년까지 토지의 4부와 5부를 썼다고 한다. 문학공원엔 소설에 등장하는 홍이동산, 평사리마당, 용두레벌 등이 재현돼 있어 소설 속 분위기를 잘 전해준다. 홍이동산은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놀 수 있는 동산이라는 의미로서, ‘토지’에 나오는 아이 주인공인 홍이에서 따온 이름이다. 용두레벌은 ‘토지’ 속의 이국땅인 간도 용정의 용두레 우물과 간도의 벌판에서 연유한 이름이다. 

 김초록 여행칼럼니스트


가는 길(지역번호 033)
치악산은 영동고속도로 남원주 나들목을 빠져나와 42번 국도를 타고 원주 시내를 통해 구룡사 입구까지 가는 것이 가장 수월하다. 영동고속도로 만종분기점-중앙고속도로 남원주 나들목-원주 시내-제천 방면 5번국도 14km-금대계곡(영원골) 입구. 성황림은 중앙고속도로 신림 나들목에서 영월 방면으로 가다 치악산 남대봉(신림면 성남리) 쪽으로 들어가면 만날 수 있다. 용수막성당은 중앙고속도로 신림 나들목을 빠져나와 배론성지 방향(5번국도)으로 우회전해 5분 정도 가면 왼쪽 언덕 위로 성당이 보인다. 영동고속도로 여주 나들목-37번 국도-점동 사거리 좌회전-84번 도로와 335번 도로-단암 삼거리 좌회전-부론면 소재지에서 문막 방향-법천사지. 법천사지에서 6㎞ 정도 더 들어가면 거론마을 쪽에 거돈사지가 있다. 흥법사지는 영동고속도로 문막 나들목에서 간현 유원지를 지나 흥법사지 안내판을 보고 간다.

 

 

숙박
금대리 영원사 입구와 구룡사 쪽에 숙박시설이 많다. 색다른 잠자리를 원한다면 개수대, 수세식 화장실, 산책로 등을 갖춘 구룡자동차야영장(732-4635)과 금대자동차야영장(763-5232)이 좋고  영원골 입구의 치악산 자연휴양림(762-8288)과 판부면 서곡리의 백운산휴양림(766-1063)도 이용해 볼만하다. 호텔비즈인(748-0100), 한솔오크밸리(730-3500)는 단체 여행객들에게 좋다.

 

 

맛집
치악산 구룡사 지구 쪽에 산채백반, 더덕구이, 감자전 등을 내놓는 맛집이 많다. 금대분소 입구의 둥지본가(763-5989)는 송어회(1㎏ 3만원), 누룽지토종닭백숙(4만5000원)이 별미다. 금대계곡 입구에서 원주 쪽 약 1㎞ 도로변에 있는 궁중누룽지백숙(762-3450)에서 내놓는 닭백숙(3만2000원), 오리백숙(3만8000원), 옻닭(3만7000원), 옻오리(4만3000원)도 드셔볼 만하다. 원주의 음식으로 추어탕도 빼놓을 수 없다. 푹 익힌 미꾸라지에 갖은 채소를 넣고 끓인 추어탕은 몸이 허한 사람들에게 아주 좋은 음식이다. 원주복추어탕(개운동 763-7987), 장터추어탕(문막읍 문막리 735-2025), 토정추어탕(소초면 흥양리 731-9354) 등 원주 관내에 맛집이 많다. 중앙고속도로 신림나들목에서 가까운 황둔리는 찐빵마을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