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꼬리수리
■ 언제 : 2021. 3. 18.(목)
■ 어디로 : 화원유원지 사문진나루터
■ 누구랑 : 혼자
오늘 여기와서 얻은 수확이 있다면
그건 바로 흰꼬리수리가 여기 있었다는 사실을 안 것이다.
참 많이도 왔었는데 흰꼬리수리가 서식하고 있다는 건 오늘 처음 알았다.
모두들 흰꼬리수리 있다는 건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았는데
오늘 얘를 보곤 깜짝놀랐다.
옛모습을 찾아 가나보다.
한 땐 흑두루미 서식지였기도 했고 철새도래지로서 명성이 자자한 곳이었는데
어느 순간 철새는 날아가고 황량함만이 서렸다.
반갑고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수리부엉이는 잘 있을까?
아마 부지런히 육추를 하고 있을 거다.
올해 여길 여섯번 왔는데 세 번은 보고 세 번은 못봤다.
오늘도 기척이 없는 걸 보아 보고 가기는 틀린 것 같다.
얘는 보호색을 띄고 있어 늘 있던 그 자리에 없으면 발견하기 어렵다.
주변 나뭇가지를 속속들이 들여다봐도 흔적 조차 보이지 않는다.
흰꼬리수리가 날아가고 멀리 말똥가리 한 마리 앉은 모습이 보인다.
꿩대신 닭이라고 녀석을 집중 조명했다.
뿔논병아리의 짝짓기 모습도 은근 기대했는데
욘석도 흔적조차 없다.
1시간쯤 있으니 여기서 만났던 적이 있던 분이 오셔서 하는 말이
수리부엉이 한 마리가 죽었다는데 아는 바 있느냐고 물었다.
난, 듣는 게 처음이라 그 말을 듣는 순간 아연실색했다.
수리부엉이가 죽다니 그게 뭔 말이지.
지금 한창 육추 중일 건데 만약 그 말이 사실이라면 이건 낭패 중의 낭패다.
갑자기 걱정이 앞서고 눈 앞이 어질어질하다.
설마, 죽었으랴.
에미와 새끼는 어떡하고...
제발 살아 있기를 빈다.
아마 누군가 잘못 안 내용이 와전되었으리라.
제발 그렇기를 바란다.
다음에 가면 무슨 일이 있었느냐는 듯 눈 똥그랗게 뜨고 날 쳐다 볼 거다.
늘 망부석처럼 돌부처처럼 있던 그 모습 그대로 앉아 있기를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