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조롱이 유조와의 만남
▶ 언제 : 2020. 5. 21.(목)
▶ 어디서 : 황조롱이가 있는 개울가
▶ 누구랑 : 혼자
어제 오색딱따구리 육추 장면을 촬영하다가
어떤 이로부터 황조롱이 육추 소식을 접하고 오늘 아침 설거지하고 청소기를 돌린 후
곧장 그들이 있는 곳을 향해 날아갔다.
현장에는 벌써 촬영 나온 진사님들이 대포를 포진한 채 촬영에 열중하고 있다.
진열된 대포는 마치 먹잇감을 노리는 하이에나처럼 한결 같이 한 방향을 노리고 있다.
목표 지점이 어딘지 유심히 살펴봤더니 왕버들나무 썩은 가지 잘라낸 곳이
바로 그들이 노리는 집중 타격지점이었다.
대포 틈새 적당한 곳을 비집고 자릴 잡았다.
300mm로는 대포들 사이에 근접할 엄두도 못 냈는데
500mm를 가지니 그나마 좀 낫다.
그래도 대공포 진지 속에 90mm 무반동총이 끼인 격이다.
그러고 보니 90mm 무반동총은 내가 군생활 할 때 메고 다닌 총이다.
에미는 간 곳 없고 황조롱이 유조만 왔다 갔다 한다.
총 세 마리다.
한 마리는 왕따를 당했는지 동떨어져 있고 두 마리만 사이좋게 어울리는 꼴이
이 녀석들도 약자를 돕기는 커녕 끼일 틈새 조차 주지 않는다.
모두들 유·무선 릴리즈로 따발총 갈기듯 드르륵 갈긴다.
마치 달려오는 황소를 향해 사정없이 총알 세례를 퍼부으면
그중 한 발은 황소의 눈에 정통으로 맞는다는 식이다.
브레인스토밍 격이다.
난, 방아쇠를 열심히 당겼는데도 '따콩 따콩' 하고 만다.
뱁새가 황새 따라 가느라 애쓴다.
그래도 장족의 발전이다.
대포 진지 구축 자리에 감히 끼일 엄두조차 못 냈는데
이제 좀은 자연스럽게 끼어든다.
새 사진도 촬영하다 보니 변죽이 느는가 보다.
와우! 집에 와 촬영한 사진을 컴에 옮겨 보니 제법 그럴싸하게 잡혔다.
흡족하다.
꽃과 풍경처럼 정지된 사물만 촬영하다가
번개 같이 움직이는 새를 촬영할 땐
'다들 저걸 어떻게 찍지'라며 부러움만 가득했는데
이제 나도 제법 적응이 되어 가는 모양이다.
한 술 밥에 배부르랴.
이 역시 노력하다 보면 더 나아지겠지.
더 좋은 장비 욕심 내지 말고 이 정도로 만족하자.
분류 : 매목>매과 |
서식지 : 산림, 해안, 강, 농경지 등 |
먹이 : 잡식성(조류, 소형포유류, 설치류, 곤충류) |
크기 : 수컷 33cm, 암컷 36∼38cm |
학명 : Falco tinnunculus 영명Common Kestrel |
수명 : 약 10년 |
황조롱이는 천연기념물 제323-8호
일명 정지비행(hovering)의 명수로 통한다. 날개짓을 하는 녀석이 성장률이 좀 더 빠른 것 같다.
총 세 마리가 있는데 한 녀석이 왕따를 당하고 있다.
왕버들 썩은 가지를 잘라낸 곳이 자연스런 둥지가 되었다. 황조롱이는 우리나라에서는 비교적 흔하게 관찰할 수 있는 텃새다.
아직 바깥 세상이 익숙하지 않은지 둥지와 그 주변만 맴돌고 있다.
주로 해안이나 강가 산림에서 번식하고, 요즘은 도시의 아파트, 고층건물에서의 번식도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