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부리도요
Asian Dowitcher
■ 언제 : 2024. 08. 09.(금)
■ 어디 : 울산 바닷가
■ 누구랑 : 혼자
■ 탐조 내용 : 꼬까도요, 노랑발도요, 뒷부리도요, 붉은어깨도요, 알락꼬리마도요, 좀도요, 종달도요, 큰뒷부리도요, 큰부리도요
분류 : 도요과(Scolopacidae) |
서식지 : 오브강 유역, 바이칼호 주변, 몽골, 중국 북동부에서 번식하고, 인도차이나반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월동한다. |
크기 : L33cm |
학명 : Limnodromus semipalmatus Asian Dowitcher |
'야생조류필드가이드'의 말을 빌자면 큰부리도요는 국내에선 1993년 9월 3일 경기 시흥 소래염전에서 어린새 1개체가 처음 관찰된 이후 봄·가을에 불규칙하게 관찰되는 희귀한 나그네새로 기록되어 있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이후 2020년 9월 초 신안에서 발견된 기록도 있고, 2023년 9월 초에도 경기 화성호에서 어린 학생이 탐조한 내용도 있다. 2023년 8월 말에는 모 조류밴드 리더가 찍은 매향리에서 발견한 기록 내용도 있는 것으로 보아 우리 눈에 쉽게 띄지 않아 그렇지 간간이 보이긴 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이 새는 어쩌다 운수대통한 사람이 우연히 그야말로 우연히 보게 되는 행운을 누리거나 이 새가 나타나는 시점과 장소를 감지하고 있는 족집게 탐조인이 아니라면 아무나 쉽게 만날 수 있는 새가 아니다. 전 세계 생존개체가 약 23,000 개체로 추정하는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자료목록에 준위협종(NT)으로 분류된 국제보호조로 서식지 상실과 급변하는 기후 환경에 의해 그나마 있던 새도 그 개체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실정이 이러하니 이 새를 한 번 만나자면 하늘에 별따기나 다름없다.
그런데 느닷없이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이 귀한 새가 나타났다는 소식이 들린다. 차량으로 불과 2시간 남짓한 거리에 나타났단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오늘은 갈 수가 없다. 이미 퇴직한 대선배 두 분과 점심 약정이 되어있어 약속을 물리기 곤란한 상황이기도 하고 더욱이 나 때문에 늦추어진 약속인 것 같아 미안스러운 맘에 새를 보러 갈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문제는 오늘 못 가면 내일은 더 갈 수 없다. 내일은 모 모임의 월례회가 개최되는 날이고 필드에 첫 참석하는 형편이라 이미 조편성이 다 되어 있다. 이거 오늘도 못 가고 내일도 못 가면 그 사이에 새가 날아가 버리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이렇게 시기를 늦추다 실패한 경험이 한두 번이 아닌데...
할 수 없다. 선배님들한테 양해를 구하고 점심만 후딱 얻어먹은 채 새 찍으러 간다고 일어섰다. 이해심 많고 배려심 많은 두 선배님은 새에 대한 나의 열정을 잘 알고 있는지라 십분 이해를 하고 잘 찍고 오라신다.
현장에 도착하니 4시가 넘었다. 일찍 왔던 지인들은 대부분 가고 없다. 대구 지인 한 분과 모 밴드리더 한 분 그리고 낯선 젊은이 한 명만 찍고 있다. 다행히 새는 아직 잘 놀고 있다. 여사로 봐선 쟤가 큰부리도요인가 싶기도 한 녀석이 딱 한 마리가 오는 길에 지쳤는지 먹이 활동에 여념이 없다. 가만히 있으면 가까이 다가오고 데크 위로 사람이 지나가면 후다닥 날아갔다가 다시 날아오곤 한다. 생각보다 경계가 덜하다. 아마 지친 몸뚱아리 건사가 더 시급한 모양이다.
모처럼 좋은 기회가 왔는데 체면치레 했다간 그 좋은 기회를 놓칠 뻔했다. 체면 한 번 구기고 억지로 내 욕심만 냈으니 두 분 선배님들껜 이제야 더 미안한 생각이 든다. 조만간 내가 소집해 밥 한 번 사야겠다.
이 사진을 집중 조명해야 할 필요가 있다. 얘는 분명 큰부리도요가 맞다. 부리가 곧고 등깃의 모양으로 보아 틀림없다.
그런데 의아한 점이 부리를 벌리니 윗부리가 휘어진다. 큰뒷부리도요로 착각할 지경이다.
이 사진을 보니 더 그렇다. 부리가 위로 확 굽었다. 도요새들 중 부리가 긴 녀석들이 많이 있긴하다만 큰부리도요의 부리는 필요에 따라 저렇게 휘어지는지 그게 궁금타... 부리가 저렇게 휘어져도 얘는 큰부리도요가 맞다고 생각을 하는데~
얘가 날 때 모습을 보니 또 생각이 달라진다.
분명 같은 곳에서 같은 녀석이 날았는데 부리를 벌리니 부리가 휘어지고 날개깃 아래가 큰부리도요는 허연데 얘는 큰뒷부리도요처럼 무늬가 많다. 그러면 위 큰부리도요로 봤던 얘는 큰뒷부리도요로 봐야 하는데 도저히 큰뒷부리도요처럼 보이진 않는다. 뭣이 어떻게 된 거지... 그 사이 큰부리도요가 날아가고 큰뒷부리도요가 나타나서 날은 건가...
큰부리도요는 얘처럼 날개깃 아래 문양이 이렇지 않다. 그냥 허옇다. 헷갈리네...
얘가 큰부리도요인데 날개깃 아래가 확실히 다르지 않은가... 내가 착각을 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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