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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고니
■ 언제 : 2021. 2. 15.(월)
■ 어디로 : 주남저수지
■ 누구랑 : 아내랑
오늘 주남저수지를 찾은 이유는
욘석들과 이별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올 겨울 여길 열댓번은 방문한 것 같은데
두어번을 제외하곤 탐방로가 AI로 인해 전면 차단되었다.
그래도 심심찮게 들렀다.
여긴 겨울이 오면 내 아지트다.
이제 이 녀석들이 날아갈 때가 되었다.
비록 저수지 안에서 보진 못했지만, 탐조대 가까운 곳엔 늘 욘석들이 놀고 있다.
욘석들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곳은 바로 주남저수지다.
큰고니를 가장 잘 찍고 싶으면 여길 오면 된다.
내가 즐겨 찾는 이유다.
2월이 가면 얘들도 간다.
무려 4,000km 이상 먼 길을 날아가야 한다.
장도를 떠날 채비를 하기 위해 지금 얘들은 부지런히 먹이를 먹고 체력을 보충한다.
지금 얘들은 그런 시기다.
1년을 기다려야 하기에
오늘은 얘들과 이별을 고하고 다시 만남을 약속하기 위해 왔다.
손가락 걸고 약속하진 못했지만
서로 무언 언약을 했다.
먼 길 무사무탈하게 잘 가고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오려무나.
장도를 빈다.
흙탕물도 아랑곳 하지 않고 먹이 활동에 전념하느라 백조의 흰옷자락에 덕지덕지 붙은 꾀죄죄한 모습을 보니 내 마음이 아련하다. 먹을 것도 변변찮을 것 같은데... 많이 먹고 무사히 먼 길 잘 다녀오거라. 무운장구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