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고단이라도 가야 뭐라도 한 것 같은 느낌
■ 언제 : 2021. 8. 20.(금)
■ 어디 : 지리산 노고단
■ 누구랑 : 아내랑
올해 지리산은 처음이다.
노고단이라도 가야지.
요즘 몸이 성치 않은 아내랑 산에 가자니 마음이 쓰인다.
노고단은 지리산에선 크게 힘든 코스가 아니니 살방살방 가면 못 갈 것 같지도 않다.
나보다 산은 더 잘 가니 어깨만 조심하면 크게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다.
요즘 가을장마가 기승을 부린다.
오늘도 비 소식이 없진 않았지만 예보를 보니 이 정도 기상이라면
비가 온대도 가히 걱정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란 생각이 든다.
야생화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가을로 가는 틈새 계절이라 여름꽃 다 지고 가을꽃은 아직 더딜 것이다.
그저 지리산이 좋아 지리산 바람이라도 맞고 오자는 심산이 다다.
역시 지리산은 지리산이다.
파도가 넘실대는 듯한 마루금
더위가 다 가지 않은 여름이지만 고산 바람은 시원하기만 하다.
가는 길 내내 짚신나물, 물봉선, 모시대, 둥근이질풀이 기다렸다는 듯 우릴 반긴다.
노고단 고개부턴 산비장이와 층층잔대
다문다문 고개를 곧추세운 원추리가 아직도 여름이 다 가지 않았음을 반증한다.
산오이풀은 아직도 건재한 채 명당에 자리 잡고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을 바라본다.
역시 지리산은 지리산이다.
지리산은 산객을 그냥 돌려보내는 법이 없다.
꽃이 없어도 좋고 바람이 불지 않아도 좋다.
구름이 없어도 좋고
파란하늘이 없어도 좋다.
지리산은 그저 발 담그는 그 자체만으로 좋다.
지리산을 왔다가니 비로소 뭔가를 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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