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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방

전주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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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에서 1박 ~ 2일!!!

 

 

언제 : 2015. 1. 15.(금) ~16.(토)

어디서 : 전북 전주

누구랑 : 대학동기 14명

 

 

 

 

멀리 전주에서 전국 팔도에 흩어진 동기 14명이 만났다.

대학 졸업하고 30년하고도 두 해가 더 흘렀음에도

모두 그때 그 모습과 그 성질 그대로다.

좀 변할만도 하건만 이 친구들 보니 세월 간다고

세월따라 사람도 쉬 변하는 것이 아닌 모양이다. 

 

이번 전주 모임에선 아주 반가운 만남도 있었고

안타까운 소식도 함께 접했다.

 

대학 졸업 후 처음 만난 제주가 고향인 친구가 33년 만에 그 모습을 드러냈는가하면

성격이 호방하며 딱부러지는 성격의 소유자인 친구는 느닷없이 서울 모 병원에서 수술을 한 모양이다.

 

그참, 병에 걸릴 친구가 아닌데

어찌 병원에 있다는 건지 참으로 안타깝고 걱정되는 맘 크고 또 크다.

아무쪼록 가볍게 툭툭 털고 일어서 주길 바라는 맘 간절하다.

 

우리 대학동기 모임은 친구들이 전국팔도에 흩어져 있는지라

해마다 모임 장소가 대중없다. 금번 겨울 모임처럼 전라도에서 하는가 하면

서울에서 모이기도 하고 부산, 대구, 대전 ~~~

만나는 장소가 그때 그때 다 다르다. 다음 여름 모임은 아예 인천으로 못박았다.

에휴, 대구에서 인천까지 가자면 고생 꽤나 하게 생겼다. 벌써 갈 일이 태산이다.

 

전주에 모이니 전라도 지역 친구들이 마음을 더 많이 쓴다.

이미 퇴직해 지리산 자락에 터를 잡고 마치 지리산 도인이 된냥 유유자적하게 살아가는 친구와

 전주 모학교에 근무하고 있는 두 친구가 먹을 것 챙기랴 잠잘 곳 챙기랴 애를 많이 썼다.

힘께한 친구들과 이 시간을 빌어 고마운 마음을 대신 전한다.

 

좀 늦게 도착한 난, 전주고속버스터미널에서 택시를 타고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는 전주한옥마을 경기전으로 갔다.

 

먼저 온 친구들은 벌써 점심을 먹고 일부는 한옥마을 탐방길에 나섰고 일부는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난, 아직 점심 먹을 겨를이 없었기에 친구들을 만나자마자 먼저 전주비빔밥으로 점심을 먹고

친구들은 전주 특산 모주를 곁들인 후에, 늦었지만 한옥마을 탐방길에 나섰다. 

 

역시 소문대로 전주한옥마을은 역사와 문화를 많이 간직하고 있는 유서 깊은 마을이었다.

한옥마을이라 도심지를 벗어난 시골 내음 풍기는 한적한 곳에 있겠거니 했는데

의외로시내 중심가에 있어 첫 느낌으로는 오히려 생소하기까지 하였지만,

어쨌든 친구들 만나러 먼길 마다 않고 왔으니

전주의 전통한옥마을 냄새라도 맡아야 겠다는 심산으로 가볍게 길을 나섰다.

 

한옥마을 초입에는 뜻밖에 천주교 순교성지인 로마네스크 형식의 전동성당이 있었다.

한 눈에 보기에도 예사롭지 않았지만, 일단 내가 늦었기에 들릴 여유가 없어

성당을 먼저 방문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일단, 성당은 돌아나올 때 여유를 갖고 보기로 하고

먼저 조선왕조를 개국시킨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봉안한 경기전부터 탐방을 시작하였다.

 

경기전은 매표소가 있는 걸로 봐 입장료가 있나보다.

입장료가 있으면 보나마나 이 친구들 입장했을리 만무하고 경기전 앞에 있는 하마비와

250여년 묵은 은행나무만 촬영하고 사람이 빽빽한 장터 같은 길을 거슬러 올라갔다.

 

한옥마을에 어울리지 않는 중앙도로를 따라 걷다가 그 길이 싫어 발걸음을 오른쪽 골목길로 꺽었다.

역시 한옥마을 대로를 피해 골목길로 접어들었음에도 연신 상가만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그래도 그 길을 따라 가면서 이성계가 왜구를 정벌하고 개경으로 돌아갈 때

전주에서 연회를 베풀었다는 오목대와

이성계의 4대조 할아버지의 출생지라고 전해지는 이목대를 만날 수 있어 그나마 다행스러웠다.

 

오목대에서 잠시 가빠진 숨을 고르고 있자니

구름다리를 건너 꽃과 골목길 풍경이 있는 동화 같은 자만마을을 만날 수 있었다.

이 마을은 한옥마을에서 느낄 수 없는 서민의 삶과 애환이 깃든 한옥마을과는

또 다른 느낌이 공존하는 마을이며

삶의 애환을 갤러리로 조성한 시나브로길로 이름 붙여진 마을이다.   

 

이미 한옥마을 탐방을 마치고 찻집에서 쉬고 있는 친구들을 제외한

형전, 우암 두 친구와 함께 셋이서 번갯불에 콩뽁아 먹듯 전주한옥마을과 그 주변을 한 바퀴 돌았다.

예까지 와서 그냥 주저 앉자니 너무 아쉽기도 하고 

전주라는 동네를 언제 또 올지 기약할 수 없으니 수박 겉핧기 식이라도 훓어봐야 하지 않겠나. 

 

모임에 참가하기 위해 전주에 와 전주한옥마을을 잠시 둘러 본 것에 지나지 않았지만,

나름대로 다녀본 소감을 정리하자면, 전주한옥마을의 실상은 예상외로 쬐금 실망스러웠다.

지난번에 다녀온 고즈넉한 분위기의 경남 산청 단성면의 '남사예담촌'과는

너무나 상이한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남사예담촌은 옛스러움이 아직 상업성에 찌들지 않은 고택의 분위기가 만연하였다면

전주한옥마을은 분위기만 한옥마을이지 실상은 

상가 지붕을 기와로 깔끔하게 정비한 시장바닥과 다름없었다.

인산인해를 이룬 관광객이 먹거리촌에 줄지어 늘어선 모습을 보고

처음엔 역시 이름난 곳은 분위기가 달라도 뭔가 다르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가

너도 나도 먹방촌에 들린 것 같은 냄새에 이내 이건 아닌데란 생각이 바로 든다.

 

차 없는 거리를 운영하기는 하더만, 한옥마을 중앙을 자동차가 다니는 것하며

먹거리촌이 너무 많이 형성되어 상업성이 농후한 마을로 변모해

고즈넉한 분위기의 옛스러움을 느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런 상태로 문화관광을 제대로 즐길 수나 있을런지 이거야 원~~~

아무튼 본말이 전도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어찌되었던 전주한옥마을은 많은 역사와 문화 그리고 전통한옥마을을 고수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먹거리 냄새가 역겨워 볼 것을 보지 못한다면 그 또한 아쉬움이 많이 남을 것이다.

보는 시각에 따라 찬찬히 살펴보면 전주한옥마을만이 갖고 있는 역사와 문화

그리고 한옥체험과 한지체험 같은 경험을 만끽할 수 있고

특히 각종 편의 시설이 잘 갖추어져 전주한옥마을을 체험하는 탐방객은

큰 불편함 없이 관람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추고 있기도 했다.

 

뭔가 격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었지만

묵은 장이 은근한 옛맛이 나듯 옛스러움은 옛맛으로 다가옴이 가장 어울릴진대~

 

좌우당간 낫살 꽤나 먹은 자가 보는 느낌은 그랬다.  

 

 

 

 

 

친구들, 전주한옥마을만큼 오래오래 기억되소서!!!

 

 

다음날, 전주 수라온 도로 건너편 음식점에서 콩나물해장국을 먹고 단체로 찍은 사진이 없어 그냥 골목길에서 뚝딱 한 장 찍음  

 

 

 

경기전에 있는 수령 250년 + 32년된 은행나무 

 

경기전 하마비.  "지차개하마 잡인무득입(至此皆下馬  雜人毋得入)"이라 써있다. 그 의미는 "이곳에 이르는 사람은 모두 말에서 내리고, 잡인들은 출입을 금한다."는 뜻이다. 받침부의 두마리 동물은 사자로 보는 경우와 해태로 보는 경우도 있으나 해태는 머리에 뿔이 있다는 것으로 보아 경기전의 하마비를 받치고 있는 동물은 사자인듯 하다. 왼쪽은 암컷, 오른쪽이 수컷이다.

 

 

전주한옥마을은 2010년 ‘한국관광의 별’ 과 ‘국제슬로시티’로 지정됐다. 2012년에는 지방브랜드 세계화사업 시범사업으로 부상되었고, 지난해 국토교통부에서 마련한 대통령업무 보고에서 도시재생모범사례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었다고 한다.

 

한옥마을을 가로지르는 차도는 옥의 티다. 차 없는 거리를 운영하고 있는 듯 했지만, 이렇게 많은 관광객이 붐비는 거리에 그것도 크게 돌아가는 것도 아닌 것 같더만, 한옥마을을 가로질러 차가 다닌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격에 맞지 않다. 벌써 500만명이 다녀갔다는 마을에 차량이 자유롭게 다닌다는 것은 아무래도 생각해 볼 문제다.

 

태조 이성계의 어진이 머무른 경기전은 입장료가 있네요. 먼저 온 친구들도 들어간 것 같지 않고 나도 들어갈 생각도 안 했다.

 

경기전 맞은편에 있는 천주교 순교지인 전동성당을 바라만 본다. 친구들이 위로 올라가니 아무래도 들릴 시간이 나지 않을 것 같아 사진이라도 한 장 담아 두기 위해 찍었다. 한옥마을에서 역사가 있어 보이는 성당 건물을 보니 아무래도 예사로운 건물이 아닌 것 같아 눈길이 계속 머무른다. 

 

옛스러워 보이는 정물 풍경에 마음이 쏠린다. 

 

짜슥들, 아직 살아 있네 살아 있어~ 

 

선수 교체~ 

 

형전, 우암 친구와 셋이 차도가 있는 한옥마을 중앙을 따라 걷다가 우측으로 꺽어 한옥마을 계속 거닐다 오목대로 가는 언덕받이로 올라 간다. 그 길에 당산나무가 있다. 

 

전주한옥마을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느 500년 묵은 느티나무.  

 

 

 

대략 5분 정도만 올라가면 오목대가 나온다. 

 

계단을 5분 정도 오르면 만댕이에 너른 터가 나온다. 여기가 오목대다. 

 

 

 

오목대는 1380년(고려 우왕 6년)에 이성계가 운봉 황산에서 왜군을 무찌르고 돌아가던 중 자신의 고조부인 목조가 살았던 이 곳에 들러 승전을 자축한 곳으로써, 현재 전라북도 기념물 제16호로 지정되어 있다.

 

오목대 

 

 

오목대 아래 차도를 가로지르는 다리가 하나 나온다. 이 다리를 건너면 시나브로길로 조성된 자만마을과 태조 이성계의 4대조 할아버지가 출생한 이목대가 나온다. 

 

 

요즈음 언덕길 높다란 마을엔 벽화골목이 성행이다. 아직 가보지 않은 부산을 비롯하여 지난번에 가본 통영의 동피랑이 그랬고 전주에 오니 시나브로길이 갤러리로 조성되어 있다. 그 외 다니면서 이런 마을 풍경을 더러 봐왔다. 

 

자만마을의 시나브로길은 통영의 동피랑골목과는 차이가 좀 났지만, 전통의 한옥마을을 거쳐온 터라 다소 이색적인 내음이 나고 한옥마을과 상반된 느낌이 든다. 

 

마을 꼭대기에는 마을 분위기와 다소 어울리지 않는 음식점이 있다. 커피를 비롯한 차종을 파는 것 같기도 하고~   

 

이성계의 4대조 할배가 태어난 곳이라 한다. 그러니까 태조 이성계는 전주이씨인가 보다. 

 

 

다시 한옥마을로 되돌아와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간다. 

 

가는 길에 이번에는 우측으로 빠져 골목을 누비고 걸어본다. 좀 전에는 올라오면서 우측으로 빠졌으니 짧은 시간에 그래도 알차게 댕긴 것 같다. 

 

한옥마을 중심부에 있는 정자가 있는 쉼터 

 

우암, 형전 두 친구가 전통 찻집에 있는 친구들을 데리러 간 동안 나는 퍼뜩 전동성당으로 갔다. 한옥마을 경기전 앞에 도착했을 때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 성당이 있어 혹시 못볼지 몰라 사진만 한장 달랑 찍었는데 서두르면 약간이나마 볼 수 있을 것 같아 달려갔다.  

 

역시 예감은 다르지 않았다. 유럽에 갔을 때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건축물은 거개가 성당 건물이었는지라 전동성당을 보는 순간 예사롭지 않음을 직감했다. 

 

<펌>전동성담 홈.  백 년의 전통을 간직한 순교일번지로서 로마네스크 건축 양식으로 동양 최고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전동성당은, 1791년 신해박해 때 윤지충(바오로) . 권상연(야고보)이 서슬퍼런 칼날 아래 참수형을 당한 한국 천주교회 최초의 순교터며, 그 10년 후 신유박해 때 유항검 및 많은 지도자급 인물들이 순교하여 호남의 모태 본당이 된 전교의 발상지이다.

 

 

 

 

 

 

한국 최초의 순교자 윤치중, 전상연 

 

 

 

 

 

전주남부시장 앞을 가로지르는 전주천에서 외로운 왜가리 한 마리가가 먹이를 찾는 하이에나처럼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다.  

 

애초 모임 시간은 6시였지만, 전주에 모이다보니 한옥마을을 탐방하기 위해 일찍이 12시경에 모였다. 난, 차편을 한 타임 놓치는 바람에 2시에 도착했다. 한옥마을을 한 바퀴 돌고 에약한 시간에 맞춰 전주에서 꽤 유명해 뵈는 '수라온'이란 한정식 집으로 왔다.

한정식 집에 모여 앉은 김에 사진도 남기고 

 

 

만년회장님은 회비 갹출에 여념이 없고~ 

 

 

 

 

음식 나오기만 기다리며 빈 수저만 들었다 났다 한다. 

 

음식이 들어오자마자 이 친구들 잔 채우랴 마시랴 바쁘다 바뻐~~~

 

이번 모임에 14명 모였는데 그러고보니 술 못먹는 친구 없구만~ 아니, 못 먹기는 커녕 아직까지 모두 말술이다 말술이야.

 

가다 없는 놈들 아닐까 봐 술 못 먹는 친구들 하나 없구만~

 

요기는 다음날 점심을 먹었던 현대옥이네요. 전 날 저녁 한정식 먹었던 수라온 맞은편이네요. 점심은 현대옥정찬으로(콩나물해장국인데 뭐 여러가지 나오네요.)

 

지리산도사님도 전주댁도 대전이 고향이면서 이젠 아예 여수놈이 다 되어버린 동기모임의 대부도, 33년 만에 만난 제주도 친구도 모두 맛나게 먹고있네요. 한 그릇 먹고나니 막혔던 속이 확풀린다 풀려~ 

 

해학과 유머가 풍부한 맘 넉넉한 전주댁도 아직 청춘이구만~ 

 

빨리빨리 줄서라. 후딱 한 방 찍게~~~~^^^ 우, 김해 패깡이 정리하네요.

 

자, 모두 차렷~ 열중~ 똑딱^^^

 

모두 1차로 따나고 울산, 대구, 서울팀만 남아 고속버스 시간 맞춘다고 당구장에 들러 시간을 죽인다.

 

와우, 자세 나오는데~

 

동팔이도 옛날 솜씨 아직 살아있네 살아있어~

기럭지가 길어도 폼은 프로 이상이네~

 

만년회장님도 아직 살아있구만요.

 

이렇게 전주에서 1박 2일의 여정이 막을 내렸다.

전주에서의 모임을 마감하며 다시 한번 아픈 친구의 빠른 쾌유를 빌며

다음 모임에 건강한 모습으로 볼 수 있기를 학수고대한다.

 

지리산남원도사, 전주댁 자리깐다고 수고 많았고

만년회장 역시 수고 많았심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번 모임의 압권은 33년만에 나타난 제주 친구일세.

무척 반가웠네. 앞으로 자주 보세나.

 

그 외 친구들도 먼 곳에서 달려와 회포를 풀어 더 없이 반가웠네

늘 건강하시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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