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동방

인천모임

728x90

 

2015년 여름 모임은 인천에서

 

 

언제 : 2015. 11.

어디로 : 인천

누구랑 : 대학 동기 15명 참가

 

 

 

흔적

 

이번 동기 모임은 인천이다. 이미 지난겨울 전주 모임에서 예고를 한 바 있다.

정작 그날이 다가와 막상 대구에서 가자니 길이 멀기도 하거니와

심지어 까마득하게 느껴지기 까지 한다.

하지만 울산에서 오는 남석이랑 전주에서 오는 상팔이보다는

그래도 가까우니 딱히 멀다고 푸념할 일만도 아니다.

 

먼 길 가는 만큼 술만 한 잔 마시고 올 일이 아니다.

이번 방문길을 끝으로 앞으로 언제 다시 인천을 갈 수 있을지 모를 일이다.

대학 때이던가, 인천이 고향인 친구를 따라

자유공원인가 거기서 맥아더장군 동상을 본 기억이 아련하기는 한데

그 외 추억이랄까 인천에서 뭐, 딱히 기억나는 일은 거의 없다.

 

해서 쉽지 않은 걸음이라 친구들과 사전 조율하여

저녁 6시인 모임 시간 이전에 올 수 있는 친구들은 1시쯤에 미리 모이기로 했다.

인천에 간 김에 어디든지 구경을 좀하고 싶었던 것이다.

 

인천고속터미널에 내리니 현재 충북 모 지역에서 교감을 하고 있는

인천이 고향인 친구가 마중을 나와 있었다.

역시 인천에서 장학관을 하고 있는 친구도 미리 나와 시내 투어를 시켜주기로 되어 있었지만,

오늘이 부모님 기일이라 아내랑 제사상 보느라 일찍 나오기 쉽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래서 장학관인 친구는 저녁 시간에 다함께 모일 때 만나기로 하고

교감하는 친구가 운전대를 잡고 먼저 만난 우리를 월미도로 인도했다.

 

월미도로 가기 전에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먼저 중화요리가 유명한 골목으로 갔다.

인천엔 짜장면이 유명하지 않던가? 인천에서 유명한 짜장면 한 그릇씩 시키고

탕수육을 곁들여 조그마한 고량주 2병을 5명이 단 숨에 해치웠다.

인천이 제 고향이라고 윤가 샀다.

이 친구, 오늘 가이드 역할을 하느라 돈도 쓰고 도리를 하느라 애를 먹는다.

 

짜장면과 고량주로 배를 채우고 월미도로 갔다.

월미도는 배를 타고 드나들 여유가 없는지라

우리는 위락공원 주변과 바닷가를 산책하는 정도로 월미도의 짠 바닷바람만 맞았다.

바닷바람이 불지만 날씨가 무더워 그저 후덥지근하고 짜기만 했다.

날씨가 온전치 않은지라 아직 싸돌아다니기 쉽지 않은 그런 날이다.

저기 가까운 곳에 우리나라에서 최장을 자랑하는 서해대교가 보인다.

아직까지 서해대교를 건널 기회가 없었으니 내친김에 건너가고픈 마음이 든다.

 

갈매기와 관광객이 넘실대는 월미도를 벗어나

우리는 모임 장소 가까운 곳으로 이동을 했다.

가는 길에 류현진이 졸업했다는 동산고를 지나는데 회장을 맡은 친구가

백인천씨도 여기를 졸업했단다. 검색해 보니 백인천씨는 동산고가 아닌 경동고를 나왔다.

그 길을 따라 가는데 도로변에 지금은 폐허가 된 듯한 상가가 죽 늘어서 있다.

거기가 성냥공장이 성업을 이루었던 곳이라고 한다.

남자라면 군바리 시절 한 번쯤 불러봤던 거기를 말하는가???

운전하는 친구가 그건 아니란다.

 

친구들이 다 모이려면 아직 시간이 1시간 쯤 남았다.

보리밭집 바로 앞에 당구장이 보인다.

모두 나보다 구력이 더 좋다만 딱히 시간 보낼 곳도 없고 해서 당구장으로 갔다.

세월이 무척 흘렀음에도 이 친구들 실력은 예나 지금이나 전혀 녹슬지 않았다.

 

시간 맞춰 당구를 끝내고 모임 장소인 명동보리밭집으로 갔다.

꽤나 유명한 곳인가 보다. 사람들이 버글버글하다.

반갑다 친구야하며 하나둘 모이는데 모두 15명이나 모였다.

불원천리하고 모인 친구들이다.

 

이 중에는 인천이 고향인 친구들이 5명이나 있다.

모두 100% 참석했다. 인천 친구 중 봉규와 용봉이는 졸업하고 처음 만났다.

그러니까 봉규는 33년만이고, 용봉이는 1학년 1학기 마치고 군에 가버렸으니

3년을 더하면 무려 36년 만에 보는 친구다.

계산을 해보니 실감이 나지 않는다.

작년 겨울 전주 모임에서 제주 친구 성헌이를 처음 봤을 때 상전벽해란 말이 실감나더니만

이번엔 또 그런 느낌이 2명이라 그런지 곱빼기로 든다.

두 친구 모두 다 명퇴를 하고 새로운 삶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보기 좋고 화색 또한 좋아 보여 다행스럽기 그지없었다.

 

오랜만에 만났고 다들 먼 길 나서서 온지라

밤새 권커니 잣거니 해도 당체 해가 저물 생각을 않는다.

불빛 아래 있어서 그런가? 새벽 1시가 넘었음에도 아직 해가 중천에 떤 것처럼 말갛다.

이 모두는 토목이라는 의미가 부여하는 근성 탓이리라.

과연 출신성분이란 무시하기 어렵다.

 

새벽 1시가 지나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로 오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두 패로 갈린다.

한 패는 더 먹고 마시며 못 다한 정담을 나누고, 다른 한 패는 돌린다.

나는 주로 돌리는 패에 끼이는데 오늘따라 죽어라고 안 된다.

밤새 돌려봐야 겨우 서너 번 정도 밖에 먹지 못했다.

에라이, 차라리 먹고 마시며 친구들이랑 살아온 얘기나 나눌 걸 하는 생각이 들자

벌써 어둠이 걷히고 날은 밝아오고 있다.

 

조금이라도 눈을 붙여야지 싶은데 당체 잠이 오지 않는다.

당연히 피곤해야 하고 피곤할 수밖에 없음에도 잠이 오지 않는다.

요즘 집에서도 잠을 설쳐 늘 피로에 젖어있는데

잠자리가 바뀌니 더 심하다. 아무래도 나이가 드는가 보다.

다음 날 운전을 하며 남석이와 형전이 그리고 나를 싣고 장도를 가야하는

동팔이는 침대에 재웠다. 피곤한지 적당히 코를 골아가며 그래도 잠을 잔다. 다행이다.

동팔이는 다음 날 대전에 형전이 데려다 주고

대구 북부정류장에 남석이 그리고 나를 집 앞까지 데려다 주고 그렇게 갔다.

고생 많이 했다. 아직 대단한 체력을 자랑하지만, 이 친구는 형네 집으로 가 집안 아재 정년퇴임식 참가차 또 길을 나서야 한다.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친구다.

 

아침에 느적하게 일어나 해장국 한 그릇 먹고 모두 제 갈 길로 갔다.

인천 모임이다보니 인천 친구인 순석이랑 용봉이는 함께 밤을 새우고 갔다.

나름대로 몫을 감당하느라 고생 많았다.

윤구는 당일 가이드 역할을 하고 저녁나절 돌아갔고

봉규와 창률이는 일이 있어 함께 밤을 지새우지 못하고

우리를 숙소까지 데려다 주곤 바로 헤어졌다.

인천에서 모임을 하다 보니 인천 친구들이 신경이 많이 쓰였나보다.

어찌되었건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 참석했고 심지어 용봉이까지 만났다.

 

이번 모임의 백미는 단연 봉규와 용봉이와의 만남이었다.

나 이외에도 모두 처음 만났을 것이다.

무려 30~40여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모두 단박에 알아봤다.

오랜만에 만난 두 친구는 모두 건강하고 희색이 만연했다.

두 친구를 비롯해 모두 건강하고 다음 모임 때 즐거운 마음으로 다시 만났으면 한다.

 

다음 모임은 지금 항암 치료를 열심히 받으며 건강을 회복하고 있는 친구를 위해

대전에서 만남을 갖기로 했다.

잘 했다. 이 친구 보고 싶다.

서로 힘을 보태 친구의 건강이 쾌차하기를 바라며

모두 다음 모임을 기약하자.

 

 

 

 

 

 

 

 

 

 

 

 

 

 

 

 

 

 

 

 

 

 

 

 

 

 

 

 

 

 

'대동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6. 대동 여름 대구 모임  (0) 2016.07.23
대전모임  (0) 2016.02.10
전주 모임  (0) 2015.01.17
대전 유성에서 모임  (0) 2014.08.09
대전 모임  (0) 2013.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