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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동물

쇠물닭 가족 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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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물닭 가족 탐조

 

■ 언제 : 2021. 5. 24.(월)

어디로 : 포항

■ 누구랑 : 혼자

 

쇠물닭은 뜸부기과에 속하며

전국의 습지, 저수지 등에서 흔하게 번식하는 여름철새다.

 

근데 난 이 녀석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우연히 조류 검색을 하다가 얘가 있는 서식지를 알아냈다.

 

얘는 오늘 내가 가고자 하는 지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시기가 조금 늦은 기분이 들어 본다는 확신은 없었지만,

밑져봐야 본전이라 생각하고 쇠제비갈매기를 찍고 난 후 얘들이 있다는 저수지로 바로 갔다.

 

저수지에는 수련과 노랑꽃창포가 활짝 피어 있었다.

건너편에 저수지를 가득 메운 부들 사이로 얘들이 움직이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공치진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녀석들이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저수지를 한 바퀴 휘둘러 보아도 부스럭거리는 울림마저 없다.

갈 길이 바빠 여기 오래 머물 수도 없다.

안강도 가야 하고 영천도 가야 한다.

오늘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 늦게 나섰기에 촉박하게 움직여야 한다.

 

도착하자마자 봤던 녀석들이라도 찾아야겠다 싶어 걔들이 사라진 쪽으로 갔다.

다행히 어미 한 마리랑 유조 세 마리가 보인다.

그런데 이 녀석들이 인기척을 느끼더니 또 수풀 속으로 잽싸게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선 요지부동이다.

 

쇠물닭은 아직 만나지 못했기에 이번 기회에 꼭 인연을 맺고 싶었다.

나랑은 아직 운이 닿지 않는 모양이다.

다음에 만날 기회가 있겠지. 그리 생각하고 노랑꽃창포와 수면 위로 이쁘게 핀 수련을 찍고선

마음을 비우고 돌아섰다.

 

미련없이 돌아섰다.

아니, 그런데 이게 뭔 사단!

새끼 한 마리가 수면 위로 펼쳐진 수면 위를 거닐며 부지런히 부리를 쪼아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뒤이어 또 다른 한 마리, 또 한 마리 세 마리가 나타나더니

어미까지 나타났다.

이게 웬 떡~~~!

 

얘들이 사라질까 급한대로 손각대로 인증샷부터 날렸다.

지들을 향해 셔터를 마구마구 눌러대도 아랑곳 하지 않는다.

덕분에 나도 안정을 되찾았다.

접었던 삼각대를 펼치고 찬찬히 녀석들의 행동을 사진기에 담기 시작했다.

 

안강도 가야하고 영천도 가야 하는데 아랑곳 하지 않았다.

오로지 이 녀석들과의 만남에만 몰두했다.

부지런히 데크 위를 걸으며 녀석들만 졸졸 따라다녔다.

내 모습이 마치 어미 뒤를 쫓아 다니는 새끼들과 다름없다.

 

포기하고 가려다 넉넉하게 담았다.

포만감이 밀려온다.

이제 더 이상 녀석들을 추적할 필요가 없어졌다.

 

세이 굿바이를 외치고 다음 코스인 안강으로 맘편하게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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