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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방

석모도, 강화도, 인천차이나타운 탐방기(3부 인천차이나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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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10월 연휴에 2박 3일 인천권 탐방

 - 석모도, 강화도, 인천차이나타운, 인천근대문화거리 -

 

  

■ 언제 : 2016. 9.30(금) ~ 10. 1.(일)

■ 어디로 : 강화도, 석모도, 인천차이나타운, 인천근대문화거리

■ 누구랑 : 빈나리 부부랑 수화니네 부부랑

 

 

3부 인천차이나타운 & 근대문화거리

 

 

2박 3일의 여정 중 오늘이 제일 바쁘고, 바쁜 만큼 힘든 날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어제는 퇴근 후 5시가 넘어 출발해 자정이 다 된 시간에 인천 숙소에 당도했고,

내일은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 내일 탐방 일정까지 오늘 소화를 해야겠기에

오늘 하루를 바쁘게 움직일 수밖에 없다.

아침 6시에 기상하여 분주하게 움직였다.

 

어쨌든 먼저 석모도의 대표격인 보문사를 탐방하고

나머지는 비록 차량에 의지했지만, 차량으로나마 섬 일주를 했고,

강화도도 외포리선착장에서 강화대교로 가는 동선에 맞추어 사적지를 탐방했다.

마지막으로 남은 곳이 인천차이나타운과 소래포구,

아니면 영종도로가 무의도 탐방을 할까 하는 내 나름대로의 계획이 있었다.

하지만, 내일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 다른 계획은 공수표가 될 공산이 크니

비록 오늘 늦은 시간었지만, 인천차이나타운이라도 돌아보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판단이 선다.

차이나타운은 야경이 멋있다고들 하니 지금 방문하는 것이 오히려 나을 것 같기도 하다.

 

차이나타운 거리는 수화니님께서 비교적 소상하게 알고 있었다.

인천역 아래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패루길을 따라 올라가노라니

저녁 시간이 늦었음에도 차이나타운을 찾은 관광객은 많이 붐비고 있었고,

거리는 온통 울긋불긋한 것이 중국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패루길을 따라 짧은 오르막을 오르니 T자형으로 나뉘는 갈림길이 나왔다.

그 길엔 공화춘이란 꽤 규모가 큰 중국음식점이 있었고,

그 옆에 연경대반점이란 또 다른 큰 중국음식점이 있었다.

수화니 님이 공화춘은 예약없이 자장면 한 그릇 먹기 힘든 곳이라 하여

애초부터 공화춘에 들어갈 엄두조차 내지 않았다.

그리고 인천의 자장면 역사가 공화춘에서 비롯되었다란 설명도 덧붙였다.

그러나 그말은 신빙성이 없다고 한다.

 

공화춘과 연경대반점 앞에서 늦은 저녁을 먹기 위해 기웃거리자니

수화니 님 말씀처럼 공화춘은 애시당초 자장면 한 그릇 먹기가 수월치 않은 분위기다.

바로 옆에 있는 연경대반점도 마찬가지다.

연경대반점은 우리 부부가 즐겨보던 주말연속극 '가화만사성'의 촬영지이기도 했다.

동가홍상이라고 같은 값이면 연경대반점에 들어 가고 싶었으나

여기도 늦은 저녁 식사 시간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어 들어 가기란 쉽지 않을 것 같았다.

기념으로 사진이나 몇 장 찍고 있자니 갑자기 손님을 끄는 점원이

6명 이상 단체석이 있으니 6명 이상이면 4층으로 바로 올라갈 수 있단다.

마침, 주변엔 우리가 딱 6명이라 운 좋게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차이나타운에 처음 간지라 뭘 어떻게 시키는 것이 좋을 지 몰라

우선 편한대로 탕수육부터 하나 시키고, 자장면과 짬뽕을 반반씩 나누어 주문을 했다.

나름대로 골고루 먹어볼 심산이었다.

탕수육도 자장면도 짬뽕도 맛은 있었다.

주린 배를 움켜 쥐고 먹었음에도 양이 넉넉해 배불리 먹었다.

양 껏 먹고 주변을 돌아보니 다른 식탁에는 여러 사람이 둘러 앉아 골고루 음식을 시켜

회전판을 돌려가며 필요한 양 만큼 나누어 먹고 있었다.

같은 가격에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는 걸

우린 촌티내면서까지 일반 중화요리 집에서 시켜 먹던 버릇대로 한 것이다.

늘 먹던 탕수육과 자장면 그리고 짬뽕만 듬뿍 먹었다.  

 

식사를 하고 나서 맥아더장군 동상이 있는 자유공원으로 갔다.

자유공원은 삼국지 벽화 골목이 있는 패루 위에 있었다. 

어느새 해는 서해바다를 건너 지고 없었다.

자유공원에서 바라보는 인천근대문화거리 너머 바다는 평온하기 그지 없다.

때마침 중구청이 주관하는 인천 개항장 문화지구 일원에서

인천 개항장 밤마실(Culture Night)’ 행사를 개최하느라

어두운 밤하늘을 레이저가 번쩍이며 행사 분위기를 북돋우고 있다.

행사장에는 가수 심수봉이 온다는 소문이 가득하다.

 

우린 다시 삼국지 벽화골목으로 돌아와 차이나타운을 누비며 돌아다녔다.

늦은 밤이었지만, 관광객이 많은 편이었고 야간 조명에 비친 상가는 더욱 붉은 빛을 띄고 있었다.

근대문화의 역사가 서린 골목으로 빠져 나오니 분위기는 더욱 이채로왔다.

옛날 그때 그 시절의 건물을 고스란히 안고 있었다.

인천, 가만히 보니 매력이 넘친다. 볼거리와 갈 곳이 너무 많다.

퇴직하고 시간내서 일삼아 곳곳을 돌아봐야겠다.

 

역사가 살아 숨쉬는 근대문화거리에 들어서니

건물 사이 비어 있는 큰 공간에서 축제가 한창이었다.

마침 관련 기관장들의 인사가 끝나고 막 가수 심수봉이 나설 때인가 보다.

앉을 자리도 없더라만, 아내를 비롯해 몇 몇은 용케도 자리를 잡고 앉았다.

 

드디어 가수 심수봉씨가 등장했다.

말 없이 조용히 지켜만 보고 있다가 사진 몇 장 찍을까 싶어 휴대폰으로 찍고 있자니

안내를 하는 사람이 와서 찍지 말라고 제지를 하는 바람에 사진도 옳게 한 장 찍지도 못했다.

물론 가수 본인도 야간에 휴대폰에서 나오는 불빛 같은 것이 비치면 방해가 되니

가급적 찍지 말았으면 하는 당부도 했다.

그런 것을 애써 찍을려고 할 필요가 있을까?

제대로 한 장 찍지도 않은 상태였지만, 휴대폰을 주머니에 푹 집어 넣고 그저 노래만 즐겼다. 

 

가수 심수봉하면 우리 시대의 여인이 아니던가?

발표되는 노래 족족 많은 사람이 애창하고, 심금을 흔들어 놓지 아니 하는가.

오늘 운이 좋은 편이다.

유명 가수를 10분도 기다리지 않고, 노래하는 타이밍에 기가 막히게 나타났다.

역시 가수 심수봉씨의 노래는 좋았고 훌륭했다.

라이브로 직접 듣자니 더 좋았다.

비록 가수의 이름에 걸맞는 크고 화려한 무대는 아니었지만,

분위기에 개의치 않고 성실하게 다섯 곡이나 불러준 심수봉씨가 너무 고마웠다.

요즘 살고 있는 집이 세금 체납으로 인해 경매로 넘어가 고전하고 있지만,

주님을 믿고 마음을 안정시킨다고 한다.

모든 게 다 잘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주최측에서 알뜰하게 챙기지 못했는지 앵콜곡 반주가 없는 모양이다.

관중들은 앵콜곡으로 '그때 그 사람'을 연호한다.

심수봉씨가 마지막 노래했다. 그때 그 사람을...  

숙소에 돌아오니 거의 자정이 다 되었다.

오늘 하루 길디 긴 여정을 마무리 하는 의미로

숙소 옆 어제 먹었던 선술집에서 소줏잔을 기울이며 긴 하루를 마무리 했다.

오늘 밤은 어젯밤 처럼 또 잠을 설칠까 싶어 막걸리 잔을 뒤로 미루고 소줏잔을 기울였다.

그래서 그런지 아내가 먹던 수면제 반쪽을 수화니 님과 나누어 먹어 그런지 잠은 푹 잘잤다.

 

 

마지막 날, 예고한 대로 비가 주절주절 내렸다.

그래도 먼 길 왔기에 그냥 내려 가기 아쉬워 소래포구라도 가볼냥으로 비 내리는 도로를 따라 달렸다.

비가 오는 측은한 날씨에도 소래포구로 빠져 나가는 도로는 꽉 막힌 채 더 나아갈 진전이 없다.

하는 수 없이 소래포구는 다음을 기약하고 박대감 처제랑 약속한 송정한옥마을로 갔다.

박대감 처제는 인천 모고교 교장으로 나랑은 초임 때 같이 근무하기도 했다.

지금은 내 대학 동기랑 같은 모임을 하고 있고, 서로 회장과 총무를 하고 있단다.

 

참, 사람 인연이란 알 수가 없다.

서로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 인연이란 연결고리가 이렇게 맺어진다.

박대감 부부랑은 모임을 지속하면서 계속 만나고 있으며, 현재 먼 거리 여행 동반자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의 처제는 나랑 발령 동기였으며,

그녀는 인천이 고향인 내 대학 동기랑 같은 고장에서 교장을 하면서 친분이 두터운 사이로 지내고 있다.

사람이 소문 나쁘고 잘못이 있다면 알아도 모른 채 지나가야 할 판인 데

만날 수 있는 사람은 만나 볼 수 있어 좋다.

 

내 대학 동기도 고마웠고, 박대감 처제도 고마웠다.

점심을 먹고 커피숍으로 이동해 향긋한 커피 내음을 맡으며

비 내리는 호수 정원을 바라보는 정경이 참으로 정겹다.

송일국의 세 쌍둥이, 삼둥이가 사는 아파트가 바로 앞에 있고, 주변 건물들이 예사롭지 않다.

차이나타운과는 다른 현대적 도시 감각이 물씬 풍기는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커피향에 2박 3일간의 짧은 여정을 실어 보내고

내리는 빗 속에 우산을 받쳐든 채 서로 작별 인사를 하며 인정을 나눈다.

 

2박 3일간 인천을 무대로 한 여정은 이렇게 아쉬운 막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