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부화했다는 것을 알고 세 번째 행차
■ 언제 : 2021. 8. 14.(토)
■ 어디 : 우포늪
■ 누구랑 : 혼자
어제 물꿩 알 4개 중 3개가 부화했다.
기다리던 새끼가 탄생한 것이다.
부화할 때까지 오래도 기다렸다.
빠꼼이들은 벌써 부화한 첫날 많이도 다녀갔단다.
난, 부화 후 하루 지나고 갔다.
마음 같아선 애조가들의 광풍이 한바탕 불고 지나간 광복절 연휴가 끝나고 갔으면 좋겠더라만
그보다 새끼를 보고 싶은 마음이 더 앞섰다.
마침 오늘 일기 상태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어쩌면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을 것 같기도 하다.
땡볕도 덜 할 것 같기도 하고, 이래 저래 오늘이 적기란 생각이 든다.
생각보다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다.
대략 30~40명 정도 모여 있다.
늦게 갔으니 좋은 자리가 있을 턱이 없다.
그래도 틈새는 있는 법
비집고 들어가 자리를 잡으니 앉은자리가 명당이다.
다행히 자리는 잘 틀고 잡았다만, 문제는 거리다.
내가 가진 렌즈의 한계를 벗어난 거리에 있어
애당초 좋은 그림 그리기는 기대하기 어렵다.
어쩔 수 없는 노릇
1시 30분쯤 도착해 5시까지 촬영했다.
햇빛이 덜해 빛의 반사량은 전에 없이 좋더라만
역시 예감대로 유조의 움직임을 촬영하긴 역부족이다.
그나마 크롭 했을 때 형태가 살아나길 기대할 뿐이다.
간간히 동영상도 담으며 단발 중심으로 찍었다.
물꿩이 가끔 날갯짓할 땐 여지없이 따발총을 갈겼다.
나름 어미는 쓸만한데 유조는 역시 만족감을 주지 못했다.
컴에 앉아 한 장 한 장 훑었다.
고생한 것에 비해 딱히 쓸만한 그림이 보이지 않는다.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을 정도로 트리밍 했다.
다행히 영 못 봐줄 정도는 아니다.
이 정도면 됐지 뭐~
동영상에선 유조가 움직여 그나마 존재는 가늠할 수 있다.
알을 품던 애비가 떠난 자리에 유조 세 마리가 알 주변에 모여 땡볕을 막아 주고 있다. 그런 모양이다.
유조 세 마리의 모습이 보이나요. 이게 저로선 최선이었습니다. 멀어서 그런지 병아리보다 작아 보입니다.
어미를 졸졸 따라다니며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겠죠.
알 한 개 보이나요? 자주는 아니었지만 가끔 품고 하더니 갈수록 품는 횟수가 줄어 들더군요.
느낌상 무정란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그래도 애비가 포기하지 않고 가끔이나마 품으러 오는 걸 보니 희망을 저버리긴 이른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애비가 품기는 합디다만 지켜보는 느낌이 내내 좋지 않았습니다.
4개의 알 중 마지만 남은 저 한 개가 결국 부화를 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다음날 다녀온 사람에게 물어보니 어미가 품으러 잘 오지도 않고 부화도 하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무정란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