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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고비
■ 언제 : 2021. 1. 20.(수)
■ 어디로 : 대구수목원
■ 누구랑 : 아내랑
아내랑 스크린 두 게임하고
수목원 부근 순두부집으로 가
난 해물순두부, 아내는 매생이순두부국 한 그릇 먹고 수목원으로 새 찍으러 갔다.
오후 늦은 시간이라 별 기대는 하지 않았다.
새를 못보면 걷기라도 할 요량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갔다.
이렇게 다니다 보면 가끔 예기치 않은 상황이 발생할 때가 있다.
기대를 하고 가면 식상할 때가 많고
마음을 비우고 가면 호사를 누리는 일이 더러 있다.
오늘이 그랬다.
늘 나무 꼭대기에 있어 먼발치로 바라봐야만 했던 밀화부리가 그랬고
오목눈이, 붉은머리오목눈이, 박새, 쇠박새, 동고비, 동박새, 곤줄박이 등
온갖 새들이 나한테 날아오는 바람에 때 아닌 호사를 누린다.
평상 시에는 두 눈 벌겋게 뜨고도 번개같이 시야를 벗어나는 바람에
미처 사진기를 들이대보지도 못한 녀석들을
오늘은 손쉽게 사진기를 조정해 가면서 앵글 속에 담는 행운을 누린다.
살다보면 운이 좋은 날도 있는 법이다.
오전 한나절 연출 사진 찍던 찍사들이 남기고간 물그릇에 새들이 날아들었다.
동고비도 날아들었고, 동박새도 날아들었다.
박새와 쇠박새도 끼어들었다.
아무도 없는 빈자리에 혼자 얘들과 노는 특수를 누린다.
동고비가 왔다가면 동박새가 날아들고
동박새가 가고나면 박새가 날아든다.
아내는 운동한답시고 수목원을 한 바퀴 돌고 나한테 다시왔다.
가만히 서서 혼자 새랑 노는 내가 더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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