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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나무

동강할미꽃/동강고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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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강할미꽃/동강고랭이

 

■ 언제 : 2022. 3. 26.(토)

■ 어디 : 정선 귤암리, 병방산스카이워크

■ 누구랑 : 세 부부

 탐조물 : 풍경/동강할미꽃/동강고랭이

 

 

여러모로 아쉬운 발걸음이었다.

함께한 두 부부는 괜히 먼 길 장거리 운전하느라 힘만 들었지 싶다.

그래도 운치도 있고 좋았다고는 하더만

괜히 하는말인 건 아닌가 모르겠다.

나는 목적이 분명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내 맘 같지 않을 텐데~

 

이렇게 여럿이 다녀보니

집사람과 둘이 다니는 게 속은 제일 편하다.

꽃을 찍으러 다니고 새를 찍으러 다닐 땐 혼자 가는 게 제일 낫고.

 

요즘은 '마리'가 있어 다소 제약이 따르기도 한다.

혼자 두고오자니 마음쓰이고, 데리고 다니자니 살짝 민폐가 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오랜 시간 혼자 지내게 하자니 그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맘카로 들여다보면 차가 들어오는 소리만 들려도 어쩔줄 모르고 설쳐대다가

현관 문을 열고 들어올 때까지 다소곳이 현관쪽만 바라보고 있던데~

 

새나 꽃을 찍으러 다닐 땐 정말 혼자 보기 아까운 곳이 많다.

그럴 땐 아내도 데리고 왔으면 아니면 누구라도 데리고 올 걸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경치가 좋고 걷기 또한 좋은 길일 땐 그런 생각이 더 든다.

친구들은 이 좋은 취미를 왜 안 가지는지 모르겠다.

 

꽃이나 새를 찍으러 다니는 건 꼭 그것만이 다가 아니다.

길을 나서는 것인 만큼 세상 구경도 하고 운동도 되어 금상첨화인데

하긴 각자 살아가는 방법과 취미가 다르니~

 

그 많은 아는 사람 중에 어떻게 나랑 취미가 같은 사람 한 명 없는지 그도 신기하다.

한 명쯤은 있을만도 한데, 사진을 찍어 보내주면 감탄도 하고 좋아는 하는데

 취미로 같이할 사람은 안 생긴다. 희안하다.

 

그렇게도 오지 않던 겨울 가뭄까지 들게 했던 비가 요 며칠 사이 많이 내렸다.

울진을 비롯 전국에 산불이 나 아까운 자연을 다 태워버리더만

올려면 그때 좀 오지 야속하게도 산불진화가 다 되고 비가 내린다.

가뭄이 심해 비가 온 건 다행스럽긴 하지만

쏟아지는 비를 보니 울진 금강송 군락지까지 태워버릴 듯한 성난 화마가 떠올라 괜히 야속한 생각이 든다.

 

모임은 미루기도 그랬다.

강원도쪽엔 오후에는 그친다고 하니 코로나 때문에 미루고 미룬 날짜를

또 미루기도 어려웠다. 강행했다.

동강할미꽃이 입을 다물고 있을 게 뻔했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세 부부가 함께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가는 내내 하염없이 비가 내린다.

휴게소에서 잠깐 쉬는 시간 까지 근 4시간이 걸렸다.

지금처럼 비가 내리면 사진기를 꺼낼 엄두도 못낸다.

다행히 동강생태체험전시관 주차장에 당도하니 비는 다소 약해진 부슬비로 변했다.

 

먼저 강가로 내려갔다.

생각대로 동강할미꽃은 모두 입을 다물었다.

아쉬움에 입을 다물었던 말건 인증샷부터 건졌다.

복슬복슬한 털에 맺힌 물방울이 더 진기하다.

 

뼝대를 훑었다.

예년보다 꽃이 더 안 보이는 것 같다.

가끔 절벽 틈새에서 자란 동강할미꽃이 보이긴 했다.

보이는 대로 다 담았다. 그래도 몇 컷 못 찍었다.

그만큼 보이는 할미가 적었다.

 

돌단풍은 활짝 폈으리라 기대했는데 그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동강고랭이만 뼝대에 가득찼다.

암.수를 골라찍고 병방산스카이워크 전망대로 향했다.

일행들한테 한반도 지형을 보여주기 위해서 그쪽으로도 코스를 잡았다.

이 먼길까지 와 꽃만 보여주고 갈 순 없기 때문이다.

 

천혜의 요소라 일컫는 병방산 허리 위로 구름이 감싸고

회돌이 친 한반도 지형은 오늘따라 더 운치가 있다.

집사람과 나는 여러번 온 곳이다만 친구부부는 어땠는지 모르겠다.

말로는 좋았다고 하더만, 진짜 좋았으면 좋겠다.

 

 

 

 

 

뼝대에 돌단풍은 활짝 피지 않았나 기대했는데 욘석마저 꽃봉우리만 달고 있다.

 

돌단풍이 절벽 틈새에서 활짝 폈더라면 그 또한 장관인데 여러모로 아쉬운 발걸음이 되었다.

 

동강할미꽃은 보다시피 입을 열지 않았고 고개마저 숙이고 있다. 비가 많이 왔으니 그럴 수밖에~

 

동강고랭이. 꽃술이 노랗게 피어 있으면 수

 

이렇게 하얗게 피어 있으면 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