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 자고 다시 교동도로
■ 언제 : 2024. 01. 27.(토)
■ 어디 : 교동도
■ 누구랑 : 혼자
■ 탐조 내용 : 검은머리쑥새, 북방검은머리쑥새, 스윈호오목눈이, 독수리, 때까치, 말똥가리, 멧새, 초원수리
아들내미한테 올 땐 교동도에 하루만 다녀올라고 했다.
대구서 교동도까지 오자면 어지간해선 오기 어렵다.
서울까지 와서 여길 아니 갈 순 없는 노릇이다.
오늘은 청와대를 방문하기 위해 미리 예약을 해두었다.
아내와 아들내미랑 그리고 사랑하는 우리 '마리'랑 함께하기로 했다.
난, 청와대를 가지 않았다.
어제 못 본 뭣이 귀신이 끌어 당기듯 날 교동도로 이끈다.
결국 청와대는 아내랑 아들내미 그리고 우리 '마리'만 가고
난 교동도로 다시 갔다.
반나절만 갔다 오기로 했다.
2시까지는 와야 또 처가댁으로 갈 수 있다.
시간이 없다.
새벽 2시 49분에 눈을 떴다.
눈을 더 붙여야 하는데 당최 잠이 오지 않는다.
새벽 5시에 교동도로 향했다.
7시가 되기 전에 도착하니 아직 새벽 어둠이 가시지 않았다.
내가 식구와 약속을 저버리며 여기 다시 온 이유는 딱 한 가지
찾아야 할 새가 한 마리 있었기 때문이었다.
당초 여기 왔을 땐 얘에 대한 미련은 그렇게 크지 않았다.
찾을 수 없다는 걸 알았기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녀석이 어디 있는지 알고선 도저히 외면할 수가 없다.
대구까지 내려가서 다시 오긴 너무 힘든다.
식구한테 그렇게 이해시키고 잠까지 설쳐가며 새벽 어둠이 가시기 전에 다시 온 것이다.
전해 들은 정보를 근거로 수색 작전에 돌입했다.
있을 것 같았다.
주변 환경이 녀석이 있을 수밖에 없는 곳이었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코끄티도 안 보인다.
주어진 반나절을 모두 투자하리라 생각하고 왔는데 보일 기미가 보이지 않자 마음이 수시변동한다.
인연이 없나보다 생각하고 녀석에 대한 미련을 과감하게 내던져 버렸다.
다시 온 김에 어제 가지 않았던 다른 곳이나 뒤져보고나 가자 싶었다.
여기 몇 번 왔었어도 한 번도 가지 않았던 곳으로 다녔다.
뭔가 다른 녀석들이 보였다.
역시 교동도는 우리 같은 탐조인들에겐 매력 덩어리다.
특히 겨울철 탐조엔 여기만큼 매력적인 곳이 없다.
보이는 대로 닥치는 대로 보고 찍자니 시간은 왜 이리도 빨리 가는지
가는 시간이 그저 야속키만 하다.
빠르게 빠르게 움직이며 이번엔 약속한 시간까지 아들내미집으로 갔다.
2시까지 가기로 했는데 그 시간에 정확하게 도착했다.
미안한 마음에 이번만큼은 약속을 지켜야했다.
검은머리쑥새
북방검은머리쑥새
스윈호오목눈이
독수리
때까치
말똥가리
멧새
초원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