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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동물

큰소쩍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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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소쩍새

Japanese Scops Owl

천연기념물 제324-7호, 큰솟작새, 큰접동새

 

 

■ 언제 : 2024. 05. 27.(월) 

■ 어디 : 남이섬

■ 누구랑 : 집사람 & '마리'
■ 탐조 내용 : 오색딱다구리, 흰뺨검둥오리 대가족, 솔부엉이, 올빼미, 큰소쩍새

 

 

올빼미과로 국내에서는 흔하지 않은 텃새이거나 겨울철새인 큰소쩍새는

  네팔, 중국 우수리천 유역, 대만, 말레이반도 등에서 번식하며 일부 소수의 개체는 우리나라에서도 번식한다.

 

소쩍새와 달리 큰소쩍새는 만나기 쉽지 않다.

우리나라에선 귀한 새라 어디 있다는 것을 알고 가지 않으면 탐조해선 쉽게 찾을 수 없다.

남이섬에 큰소쩍새가 있다는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희소식이다.

 

283km, 논스톱으로 달려도 3시간 20분

멀다 멀어...

가야 되나 말아야 되나 그것이 문제다.

 

남이섬은 반려견도 출입이 용이하다.

집사람도 우리 '마리'가 가능하고 장소가 남이섬인지라 따라나설 용의가 있다.

까짓 거 한 번 가보자.

요즘 운전하면 눈이 시리고 땡기고 상태가 별로 좋지 않지만

이 녀석이 보고파 내 몸 상태는 아랑 곳 없다.

 

먼 길 불원천리하고 달려갔다.

풍문에 긴점박이 소식도 들렸지만 '엠바고'에 들어간 건지

바람결에 잘못 전해진 건지 녀석의 낌새는 오리무중이다.

 

멀리 간 김에 봤으면 좋겠다만 현장에서 만난 어떤 여인 왈

누가 어떤 소문을 냈는지 모르겠으나 본인은 여길 사흘이 멀다 하고 드나드는 사람이라

긴점박이올빼미는 엉뚱한 잡소문이란다. 그 여인의 말이 맞는 것 같다.

 

그나저나 긴점박이는 그렇다 치고 나는 목표종이 큰소쩍새인데 이 녀석이 말썽이다.

현장에 도착해 이 녀석들의 행동을 처음 딱 봤을 때

오늘 재미가 별로 없을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먼저 스치고 지나간다.

 

유조 네 마리는 높은 나뭇가지에 앉았고 밉다고 등지고 있기까지 하다.

어미는 더 말할 것도 없다.

무성한 나뭇잎에 가린 데다 엎드린 모습이 굵은 나뭇가지에 툭 불거진 시커먼 뭉치가 튀어나온 모습과 다름없다.

 

1시간 이상 지켜봤어도 별 변동 사항이 없다.

하지만 그나마 그런 모습마저 놓칠까 봐

인증샷 개념을 넘어 급한 마음에 일단 먼저 샷을 남발하고 본다.

비록 집에 와 정리하면서 다 버린 사진이지만 현장에선 버릴지언정 소홀할 순 없다.

운수 사나운 날이면 그나마 그런 장면도 못 건질 수도 있다.

 

남이섬을 한 바퀴 돌았다.

올빼미도 있고 솔부엉이도 있고 오색딱다구리도 이소가 임박한 상황이다.

녀석이 잠에서 깨어날 때까지 마냥 기다리기 지루해 알바를 다니기로 했다.

집사람은 '마리'랑 함께 남이섬 곳곳을 누비고 다니는 중이다.

나 보다 집사람이랑 우리 '마리'가 더 실속 있다.

 

올빼미는 두 군데서 보인다.

한 곳은 촬영이 용이하지 않고 다른 한 곳은 그래도 형편이 많이 나은 편이다.

솔부엉이 있는 곳을 찾아 나뭇가지에 장승처럼 앉아 있는 모습도 찍고

흰뺨검둥오리가 새끼 11마리를 데리고 다니는 모습도 봤다.

 

알바를 두 시간 정도 했나 보다.

이제 큰 소쩍새가 눈이라도 뜨고 행동의 변화가 있나 싶어 다시 본진으로 갔다.

마찬가지다. 여전히 어미는 찾기도 힘들고 새끼는 움츠린 채 등지고 있다.

아마도 오늘 쉽게 촬영을 허락할 것 같진 않다.

 

이젠 도리 없다.

목전에서 지키고 있다가 조금이라도 용트림을 하면 샷을 발사해야 한다.

그러자면 자리를 이탈해 멀리 갈 수도 없다.

순간을 놓치면 헛일이다.

 

간간이 기회가 오긴 온다.

유조는 심심하고 지루했는지 조금씩 움직임을 보인다.

어미는 매양 일반이지만 유조는 그래도 기회를 준다.

 

네 마리가 함께 있어 주기도 하고 용트림을 하며 발톱으로 털을 박박 긁기도 한다.

기회라면 그뿐이다.

조금만 꿈틀거리면 그 기회를 잡아야 한다.

그렇게 조금이나마 찍는다고 찍었다.

 

현장에 10시 남짓 도착해 벌써 여섯 시가 넘었다.

더 이상 변화가 없을 것 같다.

갈 길이 멀어 접는 게 맞을 것 같다.

 

에휴, 근 300km를 또 어떻게 달려야 하나.

새가 좋아 달려오긴 했지만 갈 길이 구만 리다.

그래도 오늘은 옆에 옆지기랑 '마리'가 있어 좀 낫다.

 

늘 혼자 보내더니 오늘은 함께 따라와 주어 내가 많이 수월타.

운전도 덜 심심하고 잠도 덜 오고

먼 길 가면 앞으로 자주 따라다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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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소쩍새 어미/ 어미는 새끼가 있는 옆 나무에 앉아 그냥 하루 종일 졸고만 있다. 새끼가 있는 나무 아래는 얘들 입장에선 아수라장을 방불케 하는데 그런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어미는 그저 새끼 곁에서 졸고만 있다. 하루 종일 있어봤자 눈 뜨는 모습 제대로 한 번 보기 힘든다. 이런 녀석이 있나... 모습도 나뭇잎 사이로 겨우 보일 듯 말 듯하고 그나마 바람 불어 나뭇잎이 흔들리면 초점 잡기도 힘든다. 이런 녀석을 봤나. 모두 멀리서 불원천리 하고 왔건만 대접이라곤 그~참... 

 

 

이 정도 모습이 오늘 본 최고의 모습인데 이런 뭔 이런 모습으로 큰소쩍인지 부엉인지 알아보기도 쉽잖 것다.

 

설핏보면 수리부엉인 줄 알겠다. 빨간 홍채가 확 드러나도록 찍어야 하는데 도통 기회를 안 준다.

 

 

 

유조가 네 마리 있는데 그래도 얘들은 어미보다는 좀 낫다. 처음엔 얘들도 높은 나뭇가지에 앉아 나뭇잎에 가리고 뒤돌아 앉아 서글프더니만 오래 있으니 저들끼리 개구진 행동을 하며 어릿광대처럼 놀기도 한다.

 

에구 이쁘라. 세상 밖을 나오니 신기한 반면 두려움도 많을 거다. 고생 시작인 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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