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꼬리딱새
■ 언제 : 2023. 07. 02.(일)
■ 어디 : 부산
■ 누구랑 : 새를 좋아하는 밴드 지인 1, 대구 지인 3, 현장에서 부산 지인 두 분 만남
■ 탐조 내용 : 이소한 긴꼬리딱새 육추, 긴꼬리딱새 성조 암·수, 앵무새
두 번째 방문이다.
오늘은 내 손님들이 주를 이룬다.
긴꼬리딱새를 소원하는 우리 산 우리 숲을 사랑하는 사람과
얘를 아직 한 번도 촬영하지 못한 분들을 함께 모셨다.
보고 싶어하는 그 마음 십분 이해되고 남음이 있다.
나도 그랬지 아니하였는가?
지금 청호반새를 보고 싶어하는 내 마음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내가 더 많이 경험했고 그 마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 지인께는 조용히 다녀가겠다고 말씀드리고 모두 함께했다.
지인께선 행여 둥지를 찾지 못할까 상세한 설명에
가림막까지 설치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 놓은 상태다.
차제에 고맙다는 인삿말을 전한다.
이 장소는 얘를 촬영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아주 멋진 곳이다.
접근성이 좋을 뿐 아니라 얘들이 매년 방문해 둥지를 틀고
식구를 불려 나갔어도 지금까지 잘 보호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여길 찾은 사람들이 나름 애써 주었기에 가능하지 않았겠나 싶다.
앞으로도 얘들이 매년 찾아올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마땅하리라 사료된다.
여긴 세 번째 옮긴 둥지다.
지인께서 첫 번째 두 번째는 쉽게 발견했는데
세 번째 옮긴 둥지는 찾느라 애를 먹었다.
분명 같은 장소 그렇게 넓지 않는 영역임에도
당최 어디에 둥지를 틀었는지 종잡을 수 없었던 모양이다.
둥지 찾는다는 게 그리 만만치가 않다.
애써 찾은 둥지를 우리는 너무 쉽고 편하게 접견했다.
다시 한 번 더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어제 저녁까지 두 마리가 이소했단다.
남은 유조는 두 마리
이소가 시급한 상황이다.
둥지를 발견한 시점이 좀 늦은감이 있다.
우리 일행은 아침 6시에 출발했다.
7시 30분경에 도착
둥지 속에 있어야할 유조는 기척이 없다.
1시간쯤 지켜보고 있어도 둥지에선 아무런 반응이 없다.
밤사이 모두 이소한 모양이었다.
좀 늦은 감이 있었다만 다행한 것은 이소한 유조가 주변 나뭇가지에 앉은 모습이 포착되었고
어미가 둥지밖에서 이소한 유조를 거둬 먹이고 있었다.
주로 에미가 모든 뒷감당을 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에비도 에비라고 하루종일 한두번쯤 먹이를 물고 나타나긴 했다.
사람이나 미물이나 자식 건사하는 건 에미들 고생이 많다.
이소한 둥지밖 유조를 어떻게 저렇게도 알뜰살뜰 보살피는지
얘들이 자식 농사 짓는 것을 보노라면 참 많은 것을 깨닫는다.
요즘 연일 보도되는 영아 유기, 영아 사체 발견이 이슈가 되고 있는 지금
새들이 새끼를 거둬 먹이는 모습을 보노라면 만감이 교차된다.
짐승보다 못한 사람들이 이런 장면을 봐야하는데
자기 몸 건사하기도 바쁜 연약한 새들이 새끼를 위해 죽을똥 살똥 모르고
최선을 다하는 저런 모습을
과연 이 사람들이 봤으면 그렇게 쉽게 자기 자식을 포기할 수 있을란가 의문이다.
세상이 점점 각박해진다.
내 살기 바쁘고 내가 살기 위해선 앞뒤도 없다.
물불 가리지 않고 우선 내가 살고 볼일이다 싶은 모양이다.
살인도 범죄도 아랑곳 없다.
모두 각박한 도시의 콘트리트 열기에 갇혀
정신분열증이 만연되고 있는 현실이다.
정치도 경제도 우리네 서민의 삶도 그런 '캐니언효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만든 도시에서 우리가 그 혼돈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자연을 친구해야 한다.
우리가 자연의 일부라면 지구는 건강해 질 수밖에 없다.
뭐 그렇게 거창하게 부르짖을 필요까지도 없다.
그저 내가 자연이 된다면 그로서 족한 것이다.
그러면 만사가 평화롭다.
너도 나도
긴꼬리딱새도 다시 찾아 온다.
이소한 긴꼬리딱새 유조 동영상
이소한 긴꼬리딱새 육추하는 짧은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