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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동물

흰배뜸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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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배뜸부기

 

■ 언제 : 2022. 4. 16(토)

■ 어디 : 포항 일원, 두류공원

■ 누구랑 : 혼자

 탐조물 : 검은가슴물떼새, 꼬마물떼새, 중대백로 번식깃, 세가락도요, 백할미새, 댕기흰죽지, 흰배뜸부기

 

 

얘를 보러 세 번이나 갔다.

두 번째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다.

끈기 있게 기다리면 보기야 하겠지만, 안 본 것도 아니고 다른 곳에 가야해 일찍 철수했다.

 

오늘은 세 번째

포항 일원 강가와 해안을 한 바퀴 돌고 집으로 가는 길에 들렀다.

집에서 가깝기도 하거니와 진사님들이 붐비지 않은 시간을 택하기 위함이다.

 

도착하니 거의 여섯시가 다 되었다.

마지막 남은 두 분이 계셨는데 그 분들도 내가 도착하자 이내 떠났다.

오롯이 혼자 독차지 했다.

 

진사님들이 붐비던 시간대에는 얘가 얼굴을 보여주지 않아

포기하고 간 분들도 더러 있었다고 했다.

쉬러 갔다면 이젠 더 이상 얼굴 보기 힘든 상황이다.

 

어쩌면 오늘도 못 볼지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이 스친다.

그래도 답답한 건 없다.

첫 방문 때 원없이 찍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데

거짓말처럼 욘석이 얼굴을 내밀었다.

마치 사람들이 가길 기다렸던 것처럼 거짓말처럼 나타난 것이다.

 

1 : 1 대치 상황이다.

걸림돌이 없다.

녀석도 서슴없이 먹이 활동하느라 여념이 없고

나는 나대로 행동이 자유롭다.

 

허나 워낙 민감한 녀석이라 조심해야 한다.

서두르다 보면 다시 숲으로 들어간다.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게 숨죽여 가며 촬영했더니

녀석이 안심이 되었는지 펜스 주변까지 나와 먹이를 찾는다.

 

감도가 점점 올라간다.

그만 찍고 가려는데

욘석이 휙하고 건너편으로 날아갔다.

잠잘 자리를 찾아간 것이다.

 

편히 쉬게나.

어떤 연유로 여기까지 날아왔는지 모르겠다만

니 덕에 전국 각지의 진사님들이 여기 다 모였다.

모델이 되어준다고 고생이 많다.

 

나는 이제 더 이상 나타나 괴롭히지 않을테니

때가 되면 무사히 귀환하길 바라마.

 

귀한 얼굴 보여주어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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