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다람쥐
■ 언제 : 2023. 10. 04.(수)
■ 어디 : 수목원
■ 누구랑 : 혼자
■ 탐조 내용 : 하늘다람쥐
올해 수목원 약용식물원의 고사목 높은 수구에 하늘다람쥐가 둥지를 틀었을 때
그때 한 번 보긴 했지만 멀어서 인증이라 하기도 민망할 정도의 사진을 건진 적이 있긴 했다.
제대로 한 번 봤으면 했다만 좀체 기회가 닿지 않더니
이번에 제대로 기회가 왔다.
보자니 쉽게 가깝게도 본다.
2년 전인가 이 자리에 욘석이 둥지를 튼 적이 있었다만
얼마 견디지 못하고 자리를 뜬 적이 있었다.
시달리다가 절이 싫어 중이 떠난 것이다.
난 그땐 보지도 못하고 찍지도 못했다.
올해는 철 다 지나고 소쩍새까지 육추를 끝낸 빈둥지에
욘석이 날아왔다.
안식처가 필요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이 녀석, 왜 하필 여기로 왔을까?
여긴 편히 쉴 곳이 못 되는데 왜 자꾸 찾아오지?
자리 잘못 잡았다.
거리도 가깝고 발각되면 촬영한답시고 사람들이 벌떼 같이 몰려들 텐데
짜슥들 꾀가 없다.
이미 발각되었으니 편히 쉬긴 틀렸다.
아둔한 덕분에 나 같은 사람들은 좋기만 하다만
다음부턴 좀 더 안락한 곳에서 안주하길 바라마.
난 이 날 운이 좋았다.
다른 곳을 탐조다니다 여기선 30분가량 머물렀는데
그 짧은 시간에 한 마리, 두 마리까지 찍고
동영상엔 세 마리까지 찍혔다.
짧은 시간에 대운이다.
더 있을 거 뭐 있노?
볼 거 다 보고 찍을 거 다 찍었는데
더 이상 있어봐야 해가 있을 때 날개 펴고 활짝 날아다니는 모습은 볼 수 없을 테고
이 정도만 해도 운이 넘쳤다.
그만 가야겠다.
한 마리 두 마리까지 머리를 내미는 모습은 촬영했는데, 영상으로 보니 세 마리까지 보인다. 지인이 보내준 사진엔 세 마리가 찍혔다. 나는 그 찰나에 영상을 촬영하고 있었다. 두 마리가 고개를 내밀고 있는데 그 위로 한 마리가 고개를 더 내민다. 딱 1초 상간이다. 사진으론 못 찍었지만 다행히 영상엔 세 마리가 다 보인다. 번개처럼 나타났다가 번개처럼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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