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실상사
■ 언제 : 2019. 3. 30.(토)
■ 어디로 : 지리산 춘설에 취하고 실상사로
■ 누구랑 : 아내랑
흔적
오랜만에 지리산에 가 때 아닌 눈꽃 잔치를 벌인 후
시간 여유가 있어 그동안 미루어 왔던 실상사로 갔다.
실상사는 길 가 너른 논밭 가운데 있어 쉽게 다녀갈 수 있다.
오늘 가지 않으면 언제 갈지 요원해 일단 달리고 봤다.
<아래 내용은 실상사 홈에 게재된 내용을 참조하고 편집한 내용임>
실상사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이 붙어 있다.
우리나라 선문의 효시인 ‘구산선문’이 ‘실상산문’에서부터 시작되었고,
‘구산선문 최초 가람’으로서 한국 선풍(禪風)의 발상지가 이곳이라고 한다.
비록 가람 안팎에 화려하고 고색창연한 경관은 없었으나
도내에서 단일 사찰로는 가장 많은 수의 국보와 보물을 가진 곳이라고도 한다.
‘실상사 화엄학림’은 출가한 수행자의 교육기관인
1994년 조계종의 교육개혁 성과로 이루어진 최초의 전문교육기관이고,
또한 실상사에는 불교의 연기 사상을 교육이념으로 삼은
중고등 과정의 학교인 ‘실상사 작은 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는
교계 최초이자 유일한 대안학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실상사 귀농학교’ 역시 교계 최초로 현대 도시인들에게 새로운 삶의 철학을
심어주는 도시와 농촌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재가불자들의 협동농장인 ‘실상사농장’, ‘사단법인 한생명’
그리고 지역 주민을 위한 갖가지 복지와 교육사업 운영을 통해
‘사부대중공동체’를 이루고자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실상사 홈페이지를 통해 간략하게나마 실상사의 내력을 살펴봤다.
과연 오기를 잘했다란 생각이 든다.
지리산 뱀사골이나 성삼재를 드나드는 산객이라면
한 번쯤 일삼아 가봐야 할 곳이다.
나도 벼르고 벼르다 갔는데 막상 가보니 안 갔더라면 후회할 뻔했다.
일단 실상사는 접근성이 좋아 손쉽게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성삼재에서 실상사까지 23km 쯤, 승용차로 40여분이면 간다.
도로 가까이 민가 가까운 너른 들판에 있어 접근하기도 쉽다.
가람 배치가 멀지 않고 고만고만한 위치에 있어 탐방하기도 수월하다.
지리산 산행길에 고단할 만도 하지만 시간이 허락된다면 가보는 것이 좋다.
지리산 법계사 가는 길을 생각해 보라. 쉬 엄두가 나겠는가?
‘최고’라는 수식어가 많이 붙어 있으니 꼭 한 번 다녀가시기 바란다.
보광전 앞에서 통일신라시대 보물인 실상사 동·서 삼층석탑 너머
천왕문을 바라보면 지리산 주능선이 한 눈에 들어온다.
지세로 봐 실상사는 지리산의 정기가 서린 천연고찰임에 틀림없다.
여기도 하얗게 눈이 덮여있다.
지리산 주능을 천왕문 사이로 바라본다.
아내가 창고 같은 곳을 들여다보더니 날보고 와보란다.
뭔가 싶어 갔더니 뭔 소리가 들린다.
들릴 듯 말 듯 뭔 소리가 나기에 가만히 귀 기울여 들어봤더니
새소리, 바람소리, 개구리소리가 들린다.
이 소리는 정만영이란 작가가 2014년부터 실상사 주변의 소리를 채집해 들려주는 소리 풍경이었다.
해우소로 사용했던 곳을 창고로 썼고 지금은 ‘변소화랑’이란 이름을 붙여
실상사의 풍경을 소리로 전환해 세속의 번뇌를 씻어주는 곳이었다.
마침 자그마한 나무 의자가 놓여있어 앉아서 소리에 귀를 기울여봤다.
잔잔한 소리가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다른 절에서는 보기 드문 경험이다.
화장실이 갤러리로 바뀐 ‘변소화랑’이라니
그 참 아무리 생각해도 멋진 변신이다.
참신함을 넘어 이상야릇하기까지 하다.
옛날 변소로 사용하던 자리에 앉아 신선한 경험을 다 해본다.
잠시 앉아 먼지 하나에도 우주가 담겨 있다는 둥
세속의 번뇌를 해탈해 보겠다는 어설픈 생각은 감히 엄두조차 내지 않는다.
다만 편안한 마음과 발걸음이 가벼워진 감은 느낄 수 있었다.
차분해진 마음으로 내 집으로 향했다.
실상사를 들린 아내도 한결 마음이 평안해진 것 같다.
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지리산 주능선이 점점 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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