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여행 & 탐조 기행 2일차(10월 17일)
■ 언제 : 2023. 10. 16.(월) ~ 31.(화) 15박 16일, 10월 17일 2일차
■ 어디 : 제주(숙소는 협재 민박집 독채)
동네 바닷가 식전 산책 - 아침 식사 후 한림항 부근 단골 탐조지 - 물수리 촬영 현장 - 다시 한림항 부근 - 다시 물수리 촬영 현장으로 와 죽치고 물수리와 대치
■ 누구랑 : 혼자
■ 탐조 내용 : 물수리, 흑로, 매, 백할미새, 깝작도요, 왜가리, 쇠백로
제주 2일차 첫 탐조기행이다. 숙소가 협재 지역 바닷가라 아침 식전에 산책겸 숙소앞 바닷가를 탐색했다. 마치 갈매기가 물수리 마냥 방조제 부근에서 물질을 하더니 뒤이어 제주에 온 것을 환영이라도 하는 듯 진짜 물수리가 머리 위를 휑하고 지나가더니 연이어 한 마리가 더 날아간다. 이거 뭐지? 물수리가 우리 숙소 부근에도 있나? 이거 앞으로 기대만땅인데~ 잘하면 멀리 갈 필요도 없겠다.
아침 식사를 가볍게 한 후 제주에 가면 늘 먼저 들리는 단골 탐조지로 갔다. 여긴 흑로로 볼 수 있고 또 다른 도요물떼새들도 볼 수 있다.
그런데 오늘은 새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운좋게 도착하자마자 흑로 한 마리의 움직임이 눈에 띄어 살금살금 다가가 비교적 가깝게 찍었다. 이 녀석은 제주에서 한 번 본 이후론 갈 때마다 눈에 띈다.
흑로를 담고 다른 새를 찾아도 깝작도요와 갈매기 외엔 별로 탐탁치 않다. 이상하다. 여기가 그럴리 없는데~ 이거 별로 예감이 좋지 않다. 첫 탐조지부터 흑로 외엔 별다른 소득이 없다. 은근히 제주에서의 탐조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어디 가도 단골 출현 손님인 백할미새는 여기서도 마찬가지다. 가깝고 먼 곳에서 날아다니는 녀석이 뭔가 싶어 보면 욘석이다.
깝작도요
물수리 메카로 급부상한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여긴 물고기가 많다. 그것을 알아챈 물수리는 진즉에 여길 먹이 사냥터로 겨냥했다. 여긴 숭어, 광어, 벵에돔이 많아 낚시도 많이 하고 물수리도 자주 방문한다.
한 녀석은 광어 한 마리를 낚아챘다. 물수리 촬영도 좋지만 한산할 때 왜가리나 가마우지가 사냥하는 모습을 촬영하는 것도 기다림을 이기는 지혜랄 수 있다.
처음 왔을 땐 물수리가 잘 나타나지 않아 한링항쪽으로 다시 갔다가 거기도 또 재미없어 오후에 여기 다시 왔더니 이번엔 물수리가 자주 나타났다. 물수리는 오늘 하루 촬영으로 손맛 다 봤다. 포항 형산강에 비할 바 아니다. 물수리 촬영하고 싶은 사람은 여기 강추. 내 스타일은 물수리만을 찍기 위해서라면 여기 오지 않는다. 제주에 머무는 여러 새들을 보고픈 욕심에 왔지 얘만 집중 조명하기 위해 여기 올 일은 없다. 성향에 따라 다들 다르겠지만 나 같은 경우엔 그렇다는 얘기다.
정면으로 날아오기도 하고 머리 위를 휙휙 지나가기도 한다. 완전 대박
이런 사진은 오늘 하루에 찍은 것만 해도 거의 졸업 수준이다.
물수리 촬영의 백미는 누가 뭐래도 갈고리샷이다. 난 아직 형산강에선 제대로 된 갈고리샷을 건진 적이 없다. 형산강에 비하면 여기선 기회가 많은 편이다. 역광에 좀 어설프지만 이런 갈고리샷도 건졌다.
짜슥, 헛발질하고 공중 물털기만 하고 있다. 첫 번째는 너도 실패 나도 실패
두 번째 갈고리샷/ 조금 괜찮아 보이지만 정면샷이 아니라 좀 아쉽다. 여기서도 복불복이다. 잘 찍은 사람도 있는 반면에 허탕친 사람도 부지기수다.
마음 먹고 다이빙하더니만 이번에도 헛발질, 공중 물털기하기 바쁘다. 저기 한 마리 걸려있으면 이번엔 나름 성공이라 할 수 있는데 첫날에 이 정도 성과라면 충분하고 넘친다.
세 번째 다이빙
갈고리샷이 맘에 안들지만 그래도 하루에 세 번이나 이런 장면을 보다니 물수리 촬영 후 이런 경우는 처음 맛본다.
한 번 더 남았구나. 네 번째다. 이런 복이~ 여기가 이런 곳이었던가? 이러니 모두 비행기 타고, 차를 싣고 배를 타고 서울, 인천, 대전, 대구, 포항, 전주 등 전국 각지에서 오지~ 짜슥, 내리 꽂는 폼이 일품이다.
이 사진이 정면샷이고 가장 압권인데 아깝다. 참으로 아깝다. 초점만 잘 맞았더라면 한 장 건지는 건데 복이 오다가 말았다.
짜슥 이번에도 빈손, 성공보다 실패가 더 많다.
다섯 번째 다이빙 장면/ 우와 정리하다 보니 오늘 하루 입수 장면이 무려 다섯 번이다. 이 정도면 뭐 더 이상 바랄게 없다. 제주에 새가 많으면 물수리는 오늘로 땡하고 다른 새들이나 찾아 다녔으면 좋겠다. 머무는 기간이 넉넉하니 여긴 어디 갈 곳이 없을 때 오면 되니까~ 숙소에서도 8Km 거리밖에 안된다.
이번엔 성공했다. 사전오기, 광어 한 마리 낚아챘지만 나는 놓친게 있다. 갈고리샷이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이런 제기랄
물수리가 뜸하자 쇠백로 한 쌍의 사랑 놀음이 시작된다. 처음에 싸움박질 하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사랑이더라.
짜슥들 사랑놀음도 격이 다르네.
마치 우리 앞에서 사랑은 이렇게 하는 거라 시범을 보이는 거 같다. 아름답다. 파란 바다 위 파란 하늘 아래 마치 발레리나가 환상의 춤사위를 벌이는 듯 아름다운 사랑을 한다.
지금까지 내가 본 사랑놀음 중 최상급 버전이다. 나도 젊어지면 저런 사랑 한 번 해보고 싶다.
여기서부턴 미성년자 관람불가
물수리에 취해 있는 찍사님들 뒤로 흑로 한 마리가 휙 날아간다. 난 이 모습을 놓치지 않고 앵글에 담아 넣기 바쁜데 대부분 얘한텐 관심이 없다. 어떤 이는 가마우지로 보고 어떤 이는 뭣인지도 모른다. 가까이 있는 분한테 빨리 찍으라고 했더니 뭣인지도 모르고 있다가 얘기를 듣고 찍기 급급하다. 다른 사람들은 얘를 충분히 찍었는지 모르겠으나 별 관심이 없다. 얘도 보려면 제주에 와야 보는데~
갑자기 하늘 위로 매 한 마리가 나타났다. 멀지만 놓치지 않는다. 멀리 왔는데 하나라도 놓칠 순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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