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개개비 올해 첫물
■ 언제 : 2023. 06. 10.(토)
■ 어디 : 옥산서원, 흥덕왕릉, 가남지
■ 누구랑 : 혼자
■ 탐조 내용 : 개개비, 해오라기
옥산서원을 탐조하고 별 볼일 없이 흥덕왕릉으로 와
솔숲이 내뿜는 피톤치드를 실컷 마신 후
가는 길에 가남지를 찾았다.
개개비를 보러 갈 참이다.
저수지 어귀에 다다르니 참새와 개개비 소리가 한창이다.
두 종이 함께 어울려 아예 합창을 한다.
갈대는 바람에 심하게 흔들리고
저수지를 가득채운 연은 온몸을 펼쳐 작열하는 땡볕과 씨름하고 있다.
참새는 바람과 더위따윈 아랑곳 없다.
뭣이 그리 바쁜지 여기저기 바쁘게 날아다닌다.
눈에 띄는 게 참새고 개개비는 소리만 요란하다.
개개비 얼굴 한 번 보자니 하세월이다.
시흥 관곡지에서 경험했던 것처럼 오늘도 소리만 듣고 갈 판이다.
이래선 곤란하지. 안 되겠다.
녀석을 한 번 불러봐야겠다.
소리를 냈다.
주변에 있던 녀석들이 득달 같이 달려왔다.
가까운 갈대 위에 앉아 악을 쓰고 노래한다.
성공이다.
관곡지에선 소리를 내도 무관심하더니 여기선 반응이 꽤 좋다.
아마 짝을 찾느라 분주한 시기라 반응이 좋았던 모양이다.
시기가 딱 들어 맞은 것이다.
짜슥들, 속여서 미안
니들이나 우리네 인생사 뭐 다 그렇고 그런거 아니더냐.
살아가노라면 속을 때도 있는 법
그냥 그러려니 하거라.
다시는 오지 않으마.
해오라기/ 개개비 찍다가 갑자기 연밭에서 날아오른 해오라기 한 마리